작성한지 길게는 약 3년 가까이 되가는 글들이고 올들어 매크로 환경이 급격히 바뀌면서 시효성도 떨어지고, 예측했던 것들이 안들어맞는 경우가 태반이었던지라 블로그에 올려도 괜챦지 않을까 싶어 올립니다. 지나간 글들이지만 공부삼아 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마지막 부분 투자 의견은 요구되는 포멧이라 넣기는 했지만 억지로 끼워맞춘 것들이 많아서 무시하고 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제약-바이오 산업은 생명과학 산업의 발전, 인구 고령화 추세와 함께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산업의 성장과는 별도로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는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쉽지가 않다.
제약 산업군은 스무개 남짓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최상단의 대형 기업들은 대부분 성장 속도가 둔화된 성숙된 기업들로 주가 측면에서 안정적이지만 높은 수익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대형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 공급처 역할을 해주는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높은 주가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동반하는 변동성을 일반 투자자들이 견디는 것은 보통의 인내심으로는 쉽지 않다. 임상시험이 성공하는 경우에는 하루 아침에 50~100%의 급등도 가능하지만, 반대의 경우 해당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0에 수렴하게 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 친다.
필자는 그동안 알렉산드리아 리얼 에스테이츠,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 레플리젠, 찰스 리버 랩 등, 임상시험 결과에 기업 주가가 좌지우지되지 않으면서도 생명 과학 산업의 장기 성장 트랜드에 올라타고 주가가 장기 우상향하는 기업들을 소개한 바 있다.
오늘 소개할 비바 시스템즈 역시 생명과학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생명과학 산업에 IT 인프라를 제공해주는 기업이다. 금광을 찾아 서부로 떠난 개척자들은 성공한 사람도 있고 실패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모두가 튼튼한 청바지를 입어야했다.
모든 기업들이 임상시험에 성공하고 상용화에 성공하지는 못하지만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디지털화해서 보관하고 활용해야한다.
비바 시스템즈는 제약-바이오에 투자를 하고 싶지만 높은 변동성과 이해하기 어려운 의학 용어들 때문에 투자가 주저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업 개요
비바 시스템즈는 2007년 세일즈포스 출신의 피터 개스너가 맷 월럭과 공동으로 설립한 생명과학 기업들에게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 SaaS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 인근 플레전턴에 있으며 2013년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했다.
기준일자
2021.12.17
90일 평균 거래량
784,360
기업명 (심볼)
Veeva Systems Inc (VEEV)
52주 최저-최고가
$235.74 - $343.96
업종
헬스케어
P/E (TTM)
96.59
시가총액
$39.51B
EPS (TTM)
$2.66
현재주가
$256.93
배당금
없음
비바 시스템즈의 제품군은 전임상 단계의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생명과학 기업 제품의 전반적인 생애 주기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비바 시스템즈는 고객들에게 효율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 효과적인 의료 전문가, 의료 기관 대상 마케팅과 판매 등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한다. 비바 시스템즈 제품군의 솔루션은 기업 활동을 관련 산업군 내의 각종 규제 관련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며 진행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있다.
주요 고객은 제약회사, 바이오테크 기업, 의료기기 기업, 위탁 판매 기업, 위택 연구 기업, 위탁 생산 기관 등이며 담배와 같은 소비재, 화학, 화장품 등 생명과학 이외의 규제 산업에 대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2021년 1월 31일 기준 총 993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제품군은 크게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 (Veeva Commercial Cloud)와 비바 볼트 (Veeva Vault) 제품군으로 크게 나뉜다.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는 세일즈포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생명과학 기업의 마케팅용 수직적 통합 소프트웨어 스위트로 생명과학 기업의 마케팅/세일즈 부서에 고객 관계 관리 (CRM) 서비스와 최종 시장 데이터 및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는 다음과 같은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비바 CRM, 비바 메디컬 CRM: 생명과학 기업의 마케팅 담당팀 등 고객을 대면하는 팀에서 단일 통합 솔루션을 사용하여 의료 전문가 및 의료 기관과의 상호 작용을 관리, 추적 및 최적화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비바 CRM은 전자 서명 인식을 통한 처방약 샘플 관리, 복수의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사들의 복잡한 소속 조직 관리, 의료 정보 인식과 같은 생명과학 산업 고유의 마케팅 프로세스 및 컴플라이언스 준수 요건을 지원한다.
비바 CRM 마이 인사이트: 비바 CRM에 내장된 기능으로 생명 과학 마케팅 담당자에게 맞춤형 데이터 시각화 도구를 제공한다.
비바 CRM 어프루브드 이메일: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며 의료 전문가들과 주고 받는 이메일을 관리한다.
비바 CRM 인게이지: 비바 CRM에 내장된 기능으로 생명과학 마케팅 담당자들이 의료 전문가와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며 온라인 미팅을 통한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비바 얼라인: 생명과학 기업들의 영역 구분을 도와준다. 비바 CRM에 통합되어 현장 작업이 원활하도록 해준다.
비바 CLM: 생명과학 마케팅 담당자들이 의료 전문가와의 대면 접촉시 모바일 장치에서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비바 CRM 이벤트 매니지먼트: 의료 전문가들과의 그룹 미팅 및 각종 크고 작은 이벤트 관리, 생명 과학 기업의 지출 추적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 비바 포 닥터: 의료 전문가들에게 생명과학 산업군 내 전문가들 및 리소스와 연결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한다.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은 다음과 같다.
비바 오픈데이터: 의료 전문가 및 의료 기관의 인력 통계 정보, 라이선스 상태 및 정보, 전문의 정보, 의료인 소속 관계 등 고객 레퍼런스 데이터를 제공한다. 웹 기반의 비바 오픈데이터 익스플로러를 통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비바 링크: 종양학 분야 주요 과학 전문가들의 논문, 임상시험, 이벤트, 디지털 활동 등 실시간 고객 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며 2021년에는 추가 치료 분야 전문가로 확대될 예정이다.
비바 크로식스: 광고, 마케팅을 위한 의약품 브랜드별 개인 정보가 보호된 미국 환자 데이터와 분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크로식스 세이프마인 기술은 미국 환자들의 건강 정보와 비건강 정보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크로식스 DIFA는 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환자와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복잡한 교차 채널 미디어 캠페인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비바 데이터 클라우드: 출시 계획, 환자 분류, 상업 분석, 인공지능, 영역 설계, 타겟팅과 같은 상업적 활용 사례에 대한 소매, 전문 유통 채널에 대한 미국 환자 데이터를 제공한다.
비바 네트워크 커스터머 마스터: 여러 시스템, 데이터 소스로부터 의료 전문가 및 의료 기관 데이터를 중복 제거, 표준화 및 정리하여 통합된 단일 고객 마스터 레코드로 만들어주는 산업별 고객 마스터 소프트웨어 솔루션. 생명과학에 특화된 데이터 모델이 사전 구성되어 있으며 단일 시스템 내에서 글로벌 통합 및 국가, 시장, 지역별 데이터를 지원한다.
비바 나이트로: 산업별 데이터와 표준 데이터를 연결하여 생명과학 기업들이 처방전, 매출, 포뮬러리, 보험금 청구 데이터와 같은 가장 중요한 데이터 소스를 보다 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석 플랫폼.
비바 볼트
비바 볼트는 엔터프라이즈 콘텐츠 및 데이터 관리 기능 애플리케이션이 수평적으로 통합된 콘텐츠 및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스위트다. 비바 볼트는 영업과 마케팅, 의료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 등 고객의 상업적 기능과 임상, 규제, 품질 관리, 안전성 관리 등 고객의 R&D 기능에 대한 디지털 콘텐츠를 보관하고 서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비바 볼트는 비바 볼트 상업용 콘텐츠 관리(Veeva Vault for Commercial Content Management)와 비바 개발 클라우드(Veeva Development Cloud) 두가지 제품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바 볼트 상업용 콘텐츠 관리
비바 볼트 상업용 콘텐츠 관리는 생명과학 기업의 상업 및 의료 부서에서 상업용 콘텐츠를 규정을 준수하며 의료 전문가에게 제공하기 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비바 볼트 프로모맷츠: 상업용 콘텐츠를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며 협업, 리뷰, 배포가 가능하도록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
비바 볼트 매디콤즈: 의료 콘텐츠를 통합 관리하고 의료 전문가 및 환자에게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비바 개발 클라우드
비바 개발 클라우드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임상, 규제, 품질관리, 안전성 관리를 위한 앱을 통합하여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도록 해준다.
비바 볼트 클리니컬: 임상시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문서, 임상시험 사이트 및 환자, 의료 전문가, 지불 등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바 볼트 림: 승인 신청을 포함 보건 당국에 제출할 문서들을 작성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바 볼트 퀄리티: 승인 신청, 감사, 교육 등 품질 관리 과정 전반에 필요한 관리 소프트웨어.
비바 볼트 세이프티: 생명과학 기업의 안전성 관리 부서의 안전성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비바 볼트 의료 기기 스위트: 의료 기기 기업들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상업용, 임상, 품질관리, 규제 소프트웨어 스위트.
생명과학 분야 이외의 규제 산업에 대한 클라우드 솔루션: 소비재, 화학, 화장품 등 생명과학 분야 이외의 규제 산업 고객들을 위한 콘텐츠 및 데이터 관리 애플리케이션.
비바 시스템즈는 12월 1일에 있었던 2022년 3분기 실적발표부터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와 비바 볼트로 구분하던 세부 매출을 커머셜 솔루션즈 (Commercial Solutions)와 R&D 솔루션즈 (R&D Solutions)로 재분류했다. 이에 따라 비바 볼트 내 프로모멧츠와 메드콤즈 매출은 커머셜 솔루션즈 매출에 반영된다. 이전 기준에 의한 세부 매출 분류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2022년 9개월 세부 매출은 다음 표에 집계하지 않았다.
참고로 비바 시스템즈의 회계년도는 이전해 2월부터 당해 1월까지다. 즉 회계년도 2022년은 2021년 2월 ~ 2022년 1월이다.
비바 시스템즈는 생명과학 산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으로 특정 산업군에 대한 최초의 클라우드 기업이다. 업계 선두 기업으로 높은 고객 유지율,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기존 고객에 대한 사업 확장, 신규 고객 유치, 생명과학 산업 이외의 분야로 확장 등을 통해 확고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
비바시스템즈 이전에는 생명과학 기업들이 기업 활동 각 분야마다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했으며 이에 따른 여러가지 불편함과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비바 시스템즈가 생명과학 기업들의 필수적인 활동을 포함한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통합된 소프트웨어들을 제공하면서 한번 비바 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들어온 기업들은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이 어렵게 됐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 전환시 데이터 손실의 위험도 있어서 높은 전환 비용을 바탕으로 높은 고객 유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비바 시스템즈는 구독 서비스 고객 유지율은 120% 이상으로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는 시장 점유율 약 80%에 이를 정도로 이미 앞도적인 시장 선두이고 비바 볼트는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생명과학 산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면서 국가마다 서로 다른 규제가 있고 지켜야할 컴플라이언스도 다 다르다.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개발한 비바 시스템즈의 솔루션들은 이러한 복잡한 규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고객들로 하여금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이는 규모가 작은 신규 기업들이나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산업용 범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대형 기업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해자가 된다.
비바 시스템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들을 스위트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기존 고객들의 기업당 소프트웨어 사용 숫자를 늘리고 있다. 비바 볼트는 회계년도 2014년 69개의 고객, 고객당 1.48개 소프트웨어에서 2021년 2분기 769개 고객, 고객당 2.52개의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고객수는 물론 고객당 소프트웨어 수도 증가했다.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는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70개 고객, 고객당 1.90개에서 407개 고객, 고객당 3.72개로 증가했다.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회사는 모두 비바 시스템즈의 솔루션을 사용하는 고객이다.
뿐만 아니라 상위 6개의 위탁 연구 기관들 중 5개의 기업이 비바 볼트를 사용해 임상시험을 관리한다. 상위 위탁 연구 기관들은 다수의 전매출 단계의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임상시험을 위탁받아 수행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 역시 비바 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에 노출되어 고객으로 확보되는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게 된다.
비바 시스템즈의 높은 전문성과 해자는 비바 시스템즈가 상대적으로 적은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면서도 높은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비바 시스템즈의 판매/마케팅 비용은 매출의 약 15~20% 선에서 유지하고 있는데 비바 시스템즈와 유사한 매출 성장을 보이는 대표적인 고객 관계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의 경우 비바 시스템즈보다 매출의 40~50%를 판매/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덕분에 비바 시스템즈는 더 많은 비용을 연구 개발비로 지출할 수 있고 더 높은 이익 마진을 올릴 수 있다.
회계 연도별 구독 서비스 매출 유지 비율, 고객수 및 고객당 사용 소프트웨어 수 추이 (* 2분기까지)
기존의 임상시험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거점 병원들을 지정하고, 지정된 병원에 파견한 관리 인력과 의료진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약하고 환자들은 지정된 기일에 병원을 재차 방문하여 샘플과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었다. 기존의 방식은 의사와 임상시험 관리 인력들이 대면으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지만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 거점 병원 인근에 사는 사람들만이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고, 투약 후 환자들이 정해진 기일에 여러차례 병원을 방문해야하는데 환자들이 그 기일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임상시험 참여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제약 회사들은 환자의 가정으로 약을 보내고 원격 의료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 투약하거나, 투약만 병원에서 실시하고 이후 데이터 수집은 가정에서 관리하는 방식의 원격 임상시험 시스템을 도입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변화된 임상시험 관리 환경은 비바 시스템의 볼트 사용을 크게 증가시켰다. 비바 시스템즈는 회계년도 2016년에 세운 2021년 매출 $1B, 영업이익율 28-32%를 4년만인 2020년에 달성했다. 원격의료와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변화한 임상시험 환경은 거점 병원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 환자들도 임상시험에 유입시킬 수 있고 환자에 대한 추적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바 시스템즈는 2020년에 커머셜 클라우드 $1B, 볼트 $2B, 총 매출 $3B의 매출 목표와 영업이익율 35% 이상을 2025년 목표로 정했다. 2020년 $1.1B 매출이 2025년 $3B이 되려면 연평균 25%의 매출 성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비바 시스템즈가 보여준 매출 성장율이 가장 낮았던 해에 25%였던 점을 고려하면 경영진이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고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비바 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겸 CEO 피터 개스너는 많은 성장주들이 적자폭이 늘더라도 매출 성장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창업 초창기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집중했다. 덕분에 비바 시스템즈는 2013년 상장시 이미 흑자 기업이었다.
비바 시스템즈는 2013년 상장 이후 매년 25%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올려왔다. 적자를 기록하며 고속 성장하는 클라우드 기업들이 40~50%의 매출 증가율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비바 시스템즈는 대신 흑자 기업이다. 영업이익율 최소 19% 이상을 유지해왔으며 클라우드 기업을 평가하는 잣대인 40의 법칙 (매출 증가율 + 영업이익율 40 이상)을 상장 이후 8년 연속 충족했고 올해 (회계년도 2022년) 역시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증가하고 있으며 채무는 없다. 유동비율 역시 꾸준히 300%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ROE는 2021년 이후 12~19%를 유지하고 있다.
비바 시스템즈는 설립후 의약품 마케팅용 비바 커머셜 클라우드를, 2012년 의약품 연구 개발 데이터 관리용 비바 볼트를 출시하면서 하나의 의약품 개발 부터 마케팅까지 라이프 사이클 전체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의약품 하나가 개발하는데까지 약 10여년, 승인후 제품이 되어 시장에 출시되고 특허가 만료되기까지 또다시 약 10여년이 소요되는 동안 기업들은 비바 볼트와 커머셜 클라우드를 사용하여 데이터 관리 및 마케팅을 하게 된다. 이처럼 고객을 장기로 묶어둘 수 있게 되면서 비바 시스템즈의 재무 상태 역시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리스크 요인
높은 밸류에이션
다른 많은 고성장주들과 마찬가지로 비바 시스템즈 역시 고평가 주식이다. Non-GAAP 및 GAAP P/E가 각각 73배와 99배, 포워드 P/E 역시 각각 71배와 98배로 섹터 중간값 각각 22배, 31배 대비 고평가다. P/S 역시 22배 수준으로 섹터 중간값 7배 대비 고평가다.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가속화를 공식화했고 점도표를 통해 2022년 세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임을 예고하면서 시장이 고평가 성장주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으로 바뀌었다.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는 11월부터 시장을 지배하면서 고평가 성장주들의 조정 빌미를 제공했는데 비바 시스템즈 역시 8월 고점으로부터 약 25% 정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 500과 나스닥이 약 6%와 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시장 수익율을 하회했다.
따라서 조기 금리 인상으로 인해 바뀐 시장 환경에서 비바 시스템즈는 당분간 시장을 언더퍼폼할 가능성이 있다.
세일즈 포스와의 계약 만료
비바 시스템즈의 커머셜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거대 기업 세일즈 포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비바 시스템즈는 설립시부터 세일즈 포스와 협업관계를 맺고 상호간에 서로의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계약을 맺었다. 세일즈 포스는 생명과학 산업의 고객 관리 분야에, 비바 시스템즈는 생명과학 분야 이외의 고객 관리 분야에 진출하지 않는 계약을 맺은 것인데 이 계약은 2025년에 종료하고 이후 5년마다 갱신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세일즈 포스가 든든한 뒷배가 되어줬지만 계약 상황에 따라 협업 관계가 경쟁 관계로 바뀔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세일즈 포스와의 관계 때문에 비바 시스템즈가 신규로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크게 제한된다. 비바 시스템즈는 소비재, 화학, 화장품 등 생명과학 이외의 규제 산업으로 데이터 관리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IQVIA와의 소송전
생명과학 고객 관리 분야의 가장 큰 경쟁자인 IQVIA와 2017년부터 소송을 진행중이다. 처방전 및 의약품 가겨 데이터 분야에서 독과점적 기업이기도한 IQVIA가 고객 관리 분야 경쟁자인 비바 시스템즈의 데이터 사용을 제한하면서 벌어진 소송인데 결론은 2022년으로 예상된다. 다만 패소하더라도 심포니 헬스 등 다른 데이터 소스가 있기 때문에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비바 시스템즈의 주가, P/E, P/S, 잉여 현금 흐름 (FCF)
출처: Koyfin.com 2021.12.17
투자 의견
팁랭크스에 따르면 비바 시스템즈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13명 중 매수 9건, 보유 4건으로 종합적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322.33, 최고 $400, 최저 $280으로 현재 주가 $256.93 대비 각각 25.45%, 55.68%, 8.98%의 괴리를 보인다.
12월 1일 장마감후 가진 회계년도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바 시스템즈는 매출과 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회계년도 2022년과 2023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다음날 -9% 폭락했다. 2023년 매출 가이던스 $2.15B ~ $2.17B의 상단이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17B와 일치했고, 제시된 매출 가이던스 상단의 전년대비 성장율이 20%를 넘지 못한 17.5%이며, 12월 FOMC를 앞두고 최근 고평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폭락세를 보인 것과 겹친 결과다.
하지만 비바 시스템즈는 그동안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잡고 이후 상향조정하가며 애초에 제시한 가이던스를 초과달성해왔다. 회계년도 2021년의 애초 매출 가이던스는 $1.4B~$1.405B이었으나 실제 매출은 $1.465B을 기록했고, 올해 (회계년도 2022년) 애초 매출 가이던스는 $1.755B~$1.765B였으나 3분기에 $1.843B ~ $1.845B로 상향 제시하면서 애초 목표의 초과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회계년도 2023년도 매출 20% 이상 성장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바 시스템즈의 주가는 8월에 $343.96으로 고점을 찍은 뒤 5개월째 조정을 받으면서 고점대비 약 -25% 선까지 하락한 약 $250~$260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의 조정으로 YTD 수익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덕분에 고공행진하던 비바 시스템즈의 비바 시스템즈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낮아졌다. 판데믹 이전 P/E 62~116배 수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판데믹 이후 149배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95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전히 높지만 매출 성장율 25%대였던 판데믹 직전 대비 더 높은 매출 성장율과 크게 향상된 자유 현금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아주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에서 자유로운 소프트웨어 기업인 만큼 시장이 내년도 금리 인상의 충격을 흡수하고 있는 최근 조정장이 좋은 매수 기회일 수 있다.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한 의약품의 생애 주기는 탄생에서 개발과정, 시장 진입을 거쳐 시장 철수까지 20년이 넘는 긴 과정이다. 이 전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의 투자는 그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비바 시스템즈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의약품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디지털 솔루션은 현재로서는 비바 시스템즈가 유일하다.
단기적으로 미 연준의 긴축이 시작된 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온 고성장 기업들의 조정은 불가피해보이고 이미 조정은 시작됐다. 그러나 연준이 기준 금리를 12월 FOMC에서 제시한 점도표 대로 인상해 나간다고 해도 장기 목표는 2.5%로 코로나-19 이전 2018년의 금리 보다 높지 않다.
비바 시스템즈는 2018년도에도 비쌌던 기업이고 펀더멘털은 2018년 보다 더 견고해졌다.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할인율 적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비바 시스템즈는 부채가 없는 흑자 기업으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연준의 긴축으로 인해 비바 시스템즈가 여타 성장주와 함께 더 큰 조정을 받는다면 좋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비바 시스템즈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헬스케어 분야의 진출에 적극적이다. 본문을 작성중인 12월 17일 오라클이 의료 데이터 기업 서너의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라고 뉴욕타임즈와 파이넌셜 타임즈에 의해 보도됐다. 대형 IT 기업들이 언제든지 비바 시스템즈가 지배하고 있는 의약품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대형 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사장 점유율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비바 시스템즈가 생명과학 이외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비바 시스템즈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매도를 고려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펀더멘털적인 이유가 아닌 주가 조정이라면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좋을 것이다.
$100M 이상을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매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자산 보유사항에 대해 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 서류를 13-F라고 한다. 매 분기 발표되는 13-F는 비록 45일 이상 늦은 시점의 자료이기는 하지만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변동 사항을 엿볼 수 있어서 투자에 도움이 된다.
3분기 종료 후 45일이 지난 11월 15일 워런 버펫의 버크셔 헤더웨이가 SEC에 제출한 13-F가 공개됐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3분기 7종목의 주식 비중을 줄이고 3종목을 완전히 정리한 반면 비중을 늘린 종목은 한 종목, 신규 매수한 종목은 두 종목에 불과했다.
전반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인 버크셔 헤더웨이가 신규 매수한 종목은 로열티 파마 (RPRX)와 플로어 앤드 데코(FND)로 이 둘의 편입 비중은 각각 전체 포트폴리오의 0.16%와 0.03%였다. 2020년 6월에 상장해서 이제 고작 1년 조금 넘은 기업이고 상장 후 주가도 별로 재미가 없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로열티 파마. 하지만 주식 비중을 줄이는 와중의 버크셔 헤더웨이의 포트폴리오에 담기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의약품 로열티에 대한 이해
로열티 파마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제약 산업의 로열티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논문들은 1년에만 몇백만개씩 쏟아져 나온다 (PubMed에 등재된 논문수는 2020년 약 백70만개, 2021년 약 백 60만개이며 영어로 표기되지 않아 PubMed에 등재되지 않은 논문까지 포함하면 연 2백만건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자연스럽게 기초과학 연구 결과들이 실제 치료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초기 연구들은 아카데미 연구 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는데에는 10~15년의 오랜 기간 동안 약 $1B 가까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연구 성과와 별개로 최초의 연구가 끝까지 같은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들은 신약 개발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여러 단계에서 자금력과 인프라를 보다 잘 갖춘 기업들에게 넘어가서 개발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자산이 100% 매각되는 경우는 드물고 통상 최초 개발자의 권리를 일정 부분 유지한채 넘겨주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루어진다.
제약 산업에서의 라이선스는 일반적으로 선수금(upfront payment),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milestone), 매출 로열티(royalty)의 구조로 이뤄져있다. 라이선스를 사들이는 것을 라이선스인(license in), 파는 것을 라이선스 아웃(license out)이라고 한다.
선수금은 계약이 성사될 때 지급되는 금액으로 현금이나 주식으로 지급되며, 계약에 따라 라이선스아웃하는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가 이뤄지기도 한다.
마일스톤은 개발 단계에서의 마일스톤과 상용화 단계에서의 마일스톤으로 나뉘는데 개발 단계의 마일스톤은 각 임상시험의 시작과 종료, 보건 당국 승인 등 임상 개발 과정의 각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일컫는다. 상용화 단계의 매출 마일스톤은 매출이 일정 금액에 도달할 때마다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로열티는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불이 시작되는 금액으로 매출의 일정 퍼센티지를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매출 단계별로 다른 비율로 적용하며 매출이 높아질 수록 비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마일스톤은 계약 당시 사전에 정해놓은 금액이기 때문에 통상 선수금과 마일스톤의 총합으로 계약 규모가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엄밀히는 마일스톤은 보장된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금의 규모로 계약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합당하다. 일반적으로 후기 임상시험 후보물질일 수록 높은 선수금을 받으며 선수금의 규모가 해당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직결된다.
제약 산업의 라이선스 계약은 확실히 지급되는 선수금과 더불어 의약품 개발이 성공해야만 지급되는 로열티까지 의약품의 개발 진행 상황에 따라 최종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점을 비꼬아 바이오벅 (bio buck, buck은 달러의 속어)이라고도 부른다.
글로벌 제약 산업은 20여개의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700개 이상의 상장 바이오테크 기업들, 그리고 셀수 없이 많은 비상장 바이오테크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700개가 넘는 기업들 중 시총 $100B 이상은 약 15개 내외, 시총 $10B 이상까지 포함해도 30여군데 밖에 되지 않으며 시총 $1B 이하의 기업이 약 500여개가 되는 상부가 뾰족하고 하단이 넓은 피라미드 구조를 이룬다.
자연스럽게 하부의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상단의 대형 기업들에게 파이프라인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여러 산업군들 중 라이선스 계약 및 인수합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산업군이다.
신약을 개발하지 않는 제약회사, 로열티 파마
로열티 파마는 1996년 다국적 투자 은행 라자르 프레레 출신의 파블로 레고레타 현 CEO와 다수의 바이오테크 및 투자 자문회사 설립 경력이 있는 로리 릭스가 설립한 기업으로 기업 이름에는 제약회사를 의미하는 파마가 붙어있지만 직접 신약 개발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로열티 파마는 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한 현금을 일시불로 지불하여 아카데미, 비영리 기관,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로열티의 전부나 일부를 사들이는 독특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현금으로 미래의 현금흐름을 사들이는 모델로 의약품 로열티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다.
전술한대로 로열티는 라이선스 계약 당시 체결된 미래의 지불금이고 그 액수는 보장되어있지 않다. 초기 임상단계 후보물질의 경우 임상시험에 실패해서 상용화하지 못하는 경우 로열티가 아예 0이 될 수도 있으며, 상용화에 성공한 의약품이더라도 시장상황, 경쟁 등의 요인으로 인해 애초에 기대한 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 기대만큼의 로열티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로열티 파마의 수익 모델이 마치 금융권에서 대출을 통해 원리금과 이자 상환을 통한 수익을 얻는 것과 비슷하지만, 대출과 달리 원리금 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러한 리스크는 성공적인 시장 분석이 가능하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로열티 파마는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의약품 시장 분석, 로열티 현금흐름을 파악하는 금융 공학 기술, 후기 임상시험이나 초기 상용화 의약품으로의 대상 집중,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수익 창출에 성공해왔다.
기준일자
2021.12.11
90일 평균 거래량
2,538,366
기업명 (심볼)
Royalty Pharma plc (RPRX)
P/E (TTM)
19.61
업종
헬스케어
EPS (TTM)
$1.93
시가총액
$16.22B
배당금
$0.68
현재주가
$38.17
시가 배당률
1.74%
52주 최저-최고가
$34.86~$53.23
배당 주기
분기
로열티 파마의 포트폴리오
로열티 파마는 설립 후 승인 의약품의 로열티만을 매수하다가 2012년부터는 후기 임상 단계에 있는 의약품의 로열티도 매수하기 시작했다. 로열티 파마의 포트폴리오는 현재 약 45개 이상의 승인 의약품과 10개 이내의 개발단계 후보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질병 분야에 걸쳐 잘 분산되어 있고 의약품의 유형도 저분자 화학물, 항체 등 다양하며, 몇몇 분야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의약품들의 로열티를 모두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전체 로열티 매출에서 1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은 버텍스 파마의 낭포성 섬유증 의약품군, 바이오젠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티사브리, 애브비/J&J의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HIV 치료제 제품군으로 전체 로열티 매출의 각각 25%, 15%, 14%, 13%를 차지한다.
2020년 기준 매출 비중 상위 의약품들은 모두가 여전히 로열티 매출이 증가중인 의약품들로 특허 만료로 로열티 매출이 급감한 2018년 비중 1, 2위 텍피데라 (바이오젠, 다발성 경화증), 휴미라 (애브비, 관절염)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분산된 포트폴리오 (상) 질병 분야 (하) 주요 의약품, 질병, 제약회사별 로열티 매출 비중
포트폴리오 보유 의약품들 중 2020년 기준 16개의 의약품이 블록버스터 의약품 (연매출 $1B 이상)이며 이중 7개가 연 $3B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멀티블록버스터다. 로열티 파마의 포트폴리오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 갯수는 2011년 10개에서 2015년 11개, 2020년 16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로열티 파마는 매년 새로운 로열티 계약을 성사시키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오래된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후 매출 절벽에 대한 대비도 잘 되어 있다. 로열티 파마 포트폴리오 의약품들의 평균 로열티 기간은 13년이고 2025년 이후에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이 30개 이상이다.
로열티 파마의 재무재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알아야할 사항이 있다. 로열티 파마의 매출은 금융 로열티 자산 매출, 무형 로열티 자산 매출, 기타 로열티 매출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로열티는 금융 로열티 자산 매출로 잡힌다.
그런데 로열티 파마의 매출은 단순히 해당 분기에 제약회사로부터 실수령한 로열티의 합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로열티를 받기 위해 선불로 로열티 자산에 대한 권리를 선구매했기 때문에 금융 기관이 대출 후 이자 매출을 기록하는 방식과 유사한 계산된 매출이다. 해당 자산의 현금 흐름이 유효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 동안 감가 상각한 매입금액의 이자율 대비 기대되는 로열티의 유효 수익율을 계산하여 매출로 인식한다. 로열티의 유효 수익율은 셀-사이드 애널리스트들의 해당 자산 예상 매출의 변화를 매분기 반영하여 계산한다. 가령 해당 자산의 애널리스트 예상 매출이 증가하거나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되는 경우 해당 자산의 로열티 기대 수익율은 증가하게 된다.
취득한 로열티 자산에 지적 재산권과 같은 무형자산이 포함된 경우 무형 로열티 자산으로 분류한다. 현재 무형 로열티 자산으로 분류되는 의약품은 Januvia, Janumet, DPP-IV 특허 포트폴리오와 관련된 로열티 매출이다.
완전히 감가 상각되어 기대 매출이 없는 로열티 자산에서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혹은 연구개발 자금 조달 과정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매출의 경우 기타 로열티 매출로 잡힌다.
해당 자산의 기대 로열티 매출을 매 분기 계산하기 때문에 기대 현금흐름과 실제 현금흐름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영업이익 계산시 충담금을 설정해 증감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이때문에 2020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매출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로열티 파마의 복잡한 재무구조 때문에 로열티 파마의 재무제표를 볼 때는 단순하게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보는 것 보다는 조정 현금 수령 및 현금 흐름을 보는 편이 더 도움이 된다. 로열티 파마의 조정 현금 수령과 현금 흐름은 표에서와 같이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로열티 파마의 가장 큰 경제적 해자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성공 히스토리를 통해 경쟁자들 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로열티 파마는 의약품 로열티 시장에서 2012년 이래 시장 점유율 60% 이상 차지하는 절대적인 원 탑 기업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로열티 파마의 시장 점유율은 딜 규모가 커질 수록 증가한다. $500M 이상 딜에서는 약 80%, $1B 이상의 대형 딜에서는 10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큰 규모의 딜을 성사시킬 능력이 있다는 점은 보다 가치가 높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제약-바이오 산업군은 매년 상장하는 바이오테크 기업 수, 규모의 증가 추세에서 볼 수 있듯 한참 성장중인 산업이고 제약-바이오 분야의 연구 개발 비용은 글로벌 전체 연구 개발비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하다. 그런데 의약품 개발 단계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상장하고, 상장후 10여년간 매출이 없는 기업이 대다수인 제약 산업 특성상 대부분의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외부 펀딩이나 유상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에 의존적일 수 밖에 없다. 바이오테크 기업들 숫자의 증가는 로열티 파마에게는 시장의 확대를 의미한다. 즉 로열티 파마는 자연적으로 확장하는 시장에서 절대 우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의 안정성, 지속성, 수익성 등에 있어서도 로열티 파마는 유사한 규모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로열티 파마와 유사한 시가 총액 규모의 상용화 단계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1~2개의 상용화 의약품에 의존적인 반면 로열티 파마는 40개가 넘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어 한두개 의약품에 의존적이지 않으며, 포트폴리오의 분산도 의약품 분야와 유형 등 횡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의약품 특허 만료 기간이 긴 기간에 걸쳐 고르게 퍼져있어서 종적으로도 잘 이뤄져있다.
또한 직접 의약품 개발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우며 순이익 마진은 제약 기업들의 평균적인 마진 20~30%를 크게 상회한다. 매출 성장율 역시 폭발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꾸준하고 높은 두자릿 수 성장율을 유지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3분기 머크를 전량 매도하고 애브비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비중을 축소했다. 로열티 파마, 머크, 애브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P/E는 각각 약 19배, 22배, 29배, 116배, P/B는 약 2.8배, 5배, 16배, 3.4배로 이들 대형 제약사들과 비교했을 때 로열티 파마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로열티 파마의 어떠한 점이 버크셔 헤더웨이의 눈길을 끌었는지는 명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높은 경제적 해자를 지니고 있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마진이 높으며, 많지는 않지만 배당금을 지불하고, 상대적 밸류에이션이 낮은 점 등이 버크셔 헤더웨이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1990년에 시작해서 2003년에 종료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는 생명과학 역사상 가장 큰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과학적 연구 영역을 크게 확대시켰을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및 우리의 일상 생활에까지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프로젝트 이전에는 몇개인지 알지 못했던 인간의 유전자 숫자가 2만여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작으로 단 2만여개의 유전자가 어떻게 사람의 복잡한 기능을 조절하는지, 각종 질병과 어떠한 유전자가 연관되어있는지와 같은 연구를 통해 의학적 지식이 확대되었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유전자 정보가 이용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더불어 발전한 DNA 시퀀싱 기기를 비롯한 각종 과학 장비들 덕분에 우리는 코로나-19 백신을 단 두달만에 디자인해내는 시대에 살고 있고, DNA 시퀀싱은 애완견의 혈통을 알아보는데 큰 부담없이 사용될 정도로 그 가격이 저렴해졌다.
지난 30년간이 생명체의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한 지노믹스(genomics, 유전체학)가 생명과학 및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생명체의 단백체(프로티옴, proteome)을 분석하는 프로티오믹스 (proteomics, 단백체학)의 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프로티오믹스란?
DNA 이중나선을 발견한 공로로 195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현대 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란시스 크릭은 1958년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 이론을 주창한다. 센트럴 도그마란 유전 정보의 전달이 DNA에서 RNA로, 다시 RNA에서 단백질(protein)로 진행된다는 이론으로 지난 70여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론을 넘어 생명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70여년 동안 과학자들은 DNA는 유전정보의 저장 수단이고, RNA는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며, 단백질은 RNA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생명 활동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수행자라는 것을 밝혀냈다.
지노믹스는 생명체의 전체 유전자를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로 DNA와 RNA 염기서열을 분석과 생물정보학 (bioinformatics)이 주요 수단으로 사용된다. 유전정보 저장 수단인 염색체상의 DNA 염기서열의 정성적 분석을 통해 질병과 관련된 돌연변이, SNP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의 존재 유무를 알 수 있고 mRNA 염기서열의 정성적 분석을 통해 질병 혹은 특정 형질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양을 알 수 있다. 일루미나 DNA 시퀀싱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현재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한 개인의 지노믹스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게 됐고 이는 현대 의학이 지향하는 개인 맞춤형 의학을 가능케하는 초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노믹스는 mRNA 발현양을 통한 단백질 발현양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는 한계가 있다. 생명현상과 관련된 기능 수행은 단백질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질병과 관련된 해법을 얻기 위해서는 단백질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비록 mRNA 발현양과 단백질 발현양은 높은 상관성을 지니지만 생명현상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단 2만개의 유전자로 복잡한 생명현상이 설명 가능한 이유는 이 2만개의 유전자에서 스플라이싱이라는 과정을 통해 14만개의 서로 다른 mRNA가 만들어지고, 14만개의 mRNA로부터 약 1백만개의 서로 다른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노믹스의 다음 세대는 자연스럽게 단백질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프로티오믹스가 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그동안 프로티오믹스 분야에서는 2차원 전기영동, 일라이자 (ELISA),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가 주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론은 DNA 시퀀싱처럼 고용량의 시료를 짧은 시간내에 처리하는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단백질은 DNA, RNA 등의 핵산과 달리 시험관 상에서 단백질을 주형으로한 증폭이 불가능해 많은 양의 시료가 요구되고, 4개의 염기로 이루어진 핵산과 달리 2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배열이 복잡하며, 4개 염기 서열의 순서만으로 정보가 해석되는 핵산과 달리 단백질의 구조, 번역 후 변형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이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미노산 서열 분석만으로는 정보가 제한적이며,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 등 여러가지 기술적 한계가 프로티오믹스의 발전을 가로막아왔다. 수요는 있지만 기술적 진보가 따라주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1년 프로티오믹스가 하나의 산업군으로 성장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20년 12월 시어(Seer)의 상장을 시작으로 프로티오믹스 관련 기업들 7개가 줄줄이 미국시장에 상장한 것이다. 이전까지 프로티오믹스 관련 제품 및 솔루션은 서모 피셔와 같은 대형 생명과학용 연구 기자재 기업에서 사업의 일부로 포함시켜왔을 뿐 상장 기업 가운데 프로티오믹스를 전면적인 사업 모델로 지닌 기업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본 집중 종목 분석에서는 지난 1년간 상장한 7군데의 프로티오믹스 기업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보고자 한다. 순서는 상장일/합병일 순이다.
지난 1년간 상장한 프로티오믹스 기업
회사명
심볼
상장일 (합병일)
시총
상장 방식
Seer
SEER
2020.12
$1.56B
IPO
908 Devices
MASS
2020.12
$804M
IPO
Olink Holdings
OLK
2021.3
$3.05B
IPO
Nautilus Biotechnology
NAUT
2021.6
$622M
SPAC
Quantum Si
QSI
2021.6
$1.04B
SPAC
SomaLogi
SLGC
2021.9
$2.33B
SPAC
IsoPlexis Corp
ISO
2021.10
$596M
IPO
시어 (Seer)
시어는 2017년에 설립된 후 2020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으로 프로티옴 분석 솔루션 프로티오그래프 프로덕트 스위트 (Proteograph Product Suite)를 개발 중이다. 프로티오그래프 프로덕트 스위트는 샘플 처리 자동화 기기, 나노입자 포함 시약, 소프트웨어로 구성되며 프로티옴의 질량 분석기 분석을 위한 샘플링과 데이터 분석을 수월하게 해주는 제품이다. 질량분석기는 기존에 시장에 나와있는 주요 제품들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다수의 아카데미 연구기관들과 협업을 통한 시제품 테스트 단계에 있으며 2022년 초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3분기 매출 $2.2M에 불과하며 아직 유의미한 매출은 올리고 있지 못하다.
908 디바이시즈는 2012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2020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특수 목적용 초소형 질량 분석기를 제조, 판매하며 휴대용 질량분석기 MX908, 질량 분석기에 부착하여 샘플을 스프레이로 분사해주는 ZipChip, 세포 배지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Rebel 등 세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2020년 매출 $27M, 2021년 TTM 매출 $32M를 올렸으며 적자 기업이다.
오링크 홀딩스는 2016년에 설립된 스웨덴 기업으로 올해 3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는 한 쌍의 항체에 고유의 DNA 꼬리표를 달아 하나의 단백질 분자에 한 쌍의 항체가 결합한 경우에만 시그널을 내는 Proximity Extension Assay (PEA) 기술을 플랫폼 기술로 보유하고 있으며 단백질의 정량적 검출에 지노믹스에 사용되는 핵산 검출 기기인 qPCR이나 차세대 DNA 시퀀싱 (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기를 이용한다. NGS 사용시 96개의 샘플 믹스, 믹스 하나당1536개의 서로다른 단백질, 총 14만 7천개의 서로 다른 단백질을 한번에 분석할 수 있다.
오링크 홀딩스는 1500여개의 바이오마커 검출 키트를 제공하며 고객은 시약을 구매해 직접 실험을 수행하거나 오링크에 샘플을 보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검출 기기인 오링크 시그너쳐 (Olink Signature)를 개발하여 현재 선주문을 받고 있다.
오링크는 이미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이고 2019년 $46M, 2020년 $54M, 올해 3분기까지 TTM으로 $78M (9개월 매출 $51M)로 매출 성장중이며 적자폭도 줄여가고 있다.
노틸러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16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올해 6월 특수 목적 합병 법인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rp, 이하 SPAC) Arya Sciences Acquisition Corp III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Arya Sciences Acquisition Corp은 헬스케어 투자 전문 헷지펀드 퍼셉티브 어드바이저가 주관하는 SPAC이고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에는 라 캐피털,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오비메드, 캐스딘 캐피털 등 다수의 헬스케어 투자 전문 헷지펀드들이 참여했다. 노틸러스는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고인이 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폴 알렌이 시리즈 B 라운딩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노틸러스는 노틸러스 프로티오믹 분석 플랫폼 (Nautilus Proteomic Analysis Platform)을 개발중인데 시료의 단백질을 100억개의 단일 단백질 부착 패드가 정열되어있는 칩상에 코팅한 후, 형광물질이 부착된 에피톱 (고유의 단백질 조각) 결합 물질들과 결합시키는 사이클을 반복하고 각각의 형광 시그널을 읽어 형광물질 조합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단백질을 특정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노틸러스 프로티오믹 분석 플랫폼은 기존에 사용되던 질량 분석기나 항체를 이용한 분석법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분석법으로 기존 방식 대비 높은 해상도와 고용량 분석이 가능하다.
화려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도 불구하고 노틸러스는 아직 제품 개발 단계에 있고 제품 출시는 2023년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매우 초기 단계의 기업이다. 당연하게도 매출은 전혀 없다.
퀀텀 싸이는 2013년 설립된 기업으로 올해 6월 SPAC인 HighCape Capital Acquisition Corp.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스팩 상장시 글랜뷰 캐피털 매니지먼트, 레드밀 그룹 등 헬스케어 전문 헷지펀드들과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PIPE에 참여했다.
퀀텀 싸이의 설립자 조나단 로스버그는 최초의 지노믹스 기업 큐라젠, 최초의 NGS DNA 시퀀싱 기기 454 기기를 개발한 454 라이프사이언스의 설립자다. 큐라젠과 454 라이프사이언스는 이후 각각 셀덱스 테라퓨틱스와 로슈에 인수된다. 그는 DNA 시퀀싱 기기 시장에서 일루미나 다음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아이온 토런트, 최초의 디지털 PCR 기업 레인댄스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아이온 토런트와 레인댄스 역시 각각 서모 피셔와 바이오래드에 인수됐다.
퀀텀 싸이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을 이끈 기기들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대형 기업들에게 기업을 매각한 전력이 있는 설립자의 기업인 만큼 스팩 합병 발표시 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퀀텀 싸이의 경영진들은 아이온 토런트, 일루미나 등 지노믹스 분야 기업 출신 인물들로 채워져 신뢰성을 더한다.
퀀텀 싸이는 타임 도메인 시퀀싱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단백질 시퀀싱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반도체를 이용하여 단일 분자 단위에서 동시에 수백만개의 단백질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 샘플 처리 기기 카본과 시퀀싱 기기 플래티넘을 2022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10개의 아카데미 및 기업들고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다.
퀀텀 싸이는 화려한 설립자와 경영진들로 인해 상장 발표시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여타 스팩 상장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제품 출시 없이 상장했고 현재 유의미한 매출은 없다.
소마로직은 1999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올해 9월 CM Life Sciences II와 SPAC 합병으로 상장했다. 소마로직은 다양한 생물학적 기질 내 단백질들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인 소마스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소마스캔 플랫폼은 소마머(SOMAmer)라는 앱타머 (Aptamer, 특정 분자에 결합하는 성질을 지닌 핵산) 기반의 단백질 검출법으로 하나의 샘플에서7000개의 단백질 검출이 가능하며 결과 분석은 AI/머신 러닝을 이용한다. 오링크와 유사하게 단백질 정보를 핵산 정보로 전환시켜 해석하는 방식이다.
기기, 시약 및 솔루션 판매에 집중하는 여타 프로티오믹스 기업들과 달리 소마로직은 자사의 플랫폼을 이용한 진단 및 바이오마커 발굴 서비스가 주 사업모델이다. 소마로직의 기술은 시리즈 A 라운딩에서 노바티스, 앰젠 등 대형 제약회사,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스, 아이카본X 등 대형 진단 기업들이 참여하며 $200M을 모금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300군데가 넘는 아카데미 랩,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소마로직의 프로티오믹스 서비스는 아직은 연구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으나 임상 샘플을 다룰 수 있는 CLIA 인증 랩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32M, $56M을 올렸고 올해 9개월간 매출은 $58M이다. 여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적자 기업이다.
아이소플렉시스는 2013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올해 10월에 갓 상장한 기업으로 단일 세포의 프로티옴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 시약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한다. 아이소플렉시스는 단일 세포를 구획할 수 있는 마이크로칩에 샘플을 넣어 각각의 구획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고유의 바코드로 표지하고 바코드 표지된 단백질을 모두 합친 후 항체를 이용한 검출법으로 각각의 단백질의 양을 세포 단위로 정량하는 방식이다.
아이소플렉시스는 단일세포로 구획하고 바코드 표지를 하는데 사용되는 IsoCode와 CodePlex 마이크로칩 및 시약, 항체를 이용한 검출법을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IsoLight와 IsoSpark 기기, 그리고 결과를 분석해주는 IsoSpeak software를 판매하며 고객의 샘플을 받아 대신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2019년과 2020년 매출은 각각 $7.5M과 $10.4M을, 2021년 3분기까지 매출은 $11.7M을 기록했다. 아직 적자 기업이다.
퀀테릭스는 기존에 상장되어있는 기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프로티오믹스가 주 사업모델인 기업으로 이상 열거된 기업들과 비교해서 참고할 필요가 있다. 퀀테릭스는 2007년에 설립됐고 2017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항체를 기반으로하는 디지털 일라이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기와 시약 판매 및 고객의 샘플을 받아 대신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상 언급된 기업들의 매출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각 기업 매출, 시총, P/S 비교 (매출 규모 순, 단위: 밀리언)
시총
P/S
2019
2020
2021Q1
2021Q2
2021Q3
소마로직
$2.33B
26.87
$32.2
$55.9
$18.9
$19.6
$20.0
오링크 홀딩스
$3.05B
39.29
$46.3
$54.1
$13.6
$17.7
$20.0
908 디바이시즈
$804M
26.55
$18.0
$26.9
$5.5
$8.3
$12.5
아이소플렉시스
$596M
41.56
$7.5
$10.4
$3.2
44.3
$4.2
시어
$1.56B
475.31
$0.1
$0.7
$0.1
$1.3
$2.2
노틸러스
$622M
-
-
-
-
-
-
퀀텀 싸이
$1.04B
-
-
-
-
-
-
퀀테릭스
$1.69B
16.50
$56.7
$86.4
$27.2
$25.4
$27.7
출처: 각 기업 실적 발표 자료, 야후 파이넌스, 시킹 알파, 2021.11.20,
투자의견
이상 열거한 기업들은 모두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휴대용 기기를 제작, 판매하는 908 디바이시즈는 논외로 하고 나머지 기업들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고유의 플랫폼을 개발해 경쟁하고 있다.
일루미나의 NGS 기기처럼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방식의 혁신 플랫폼을 꼽으라면 퀀텀 싸이와 노틸러스를 꼽을 수 있다. 단백질의 시퀀싱이라는 기준에서 본다면 퀀텀 싸이의 기기만이 단백질 시퀀싱이 가능하고, 나머지 방식들은 대부분이 단백질을 고용량으로 동정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의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실제로 제품이 사장에 나오고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보기 전에 섣불리 투자할 필요는 없다.
현대의 지노믹스는 일루미나라는 한 기업의 차세대 시퀀싱(NGS)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부터 15년간 이어져온 일루미나의 혁신은 무어의 법칙보다도 빠른 속도로 시퀀싱 비용과 소요시간을 단축시켰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당시 한 사람의 전체 유전자를 시퀀싱하는데 들었던 비용과 시간은 $3B과 13년이었는데 일루미나는 이를 $100과 하루로 낮췄다.
일루미나의 시퀀싱 기술을 바탕으로 단일 분자/세포 분리 기술이 만나 10X 지노믹스(TXG)가, 액체 생검 기술과 만나 가든트(GH), 그레일과 같은 혁신적인 플랫폼 기업들이 탄생했고, 어댑티브 바이오테크놀로지스(ADPT), 인비테(NVTA), 나테라(NTRA), 이그잭 사이언스(EXAS)와 같은 혁신 진단 기업들이 탄생했다.
지난 1년간 이상 열거한 프로티오믹스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하면서 넥스트 지노믹스로 간주되는 프로티오믹스 분야에서 일루미나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프로티오믹스와 관련된 잠재 시장 규모는 각 기관마다 다르지만 응용 범위가 지노믹스보다 다양하기 때문에 대체로 지노믹스 관련 시장보다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어는 지노믹스와 프로티오믹스 시장 규모를 각각 $21B과 $31B으로, 소마로직은 각각 $70B과 $90B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프로티오믹스 분야의 일루미나가 될지는 현재로써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들 중 최종 승자가 나올 수도 있고, 전혀 엉뚱한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수도 있으며, 일루미나와 같은 압도적인 기업 대신 여러 기업이 시장을 나눠가질 수도 있다.
2007년 지노믹스의 태동기 시절 세개의 기업이 차세대 시퀀싱(NGS) 기술을 개발해 경쟁을 시작했다. 최초의 NGS는 454 라이프사이언스에서 개발했고 비슷한 시기에 솔리드 (SOLiD)와 솔렉사 (Solexa)라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은 이들 세 기업이 아닌 일루미나다. 세 기업 모두 각각 로슈, ABI, 일루미나에 인수됐는데, 일루미나에 인수된 솔렉사를 제외하면 454와 솔리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솔렉사의 기술을 이어받은 일루미나가 최종 승자가 된 것이다.
열거한 기업들 중 대형 기업에 인수합병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고, 독립된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기업도 있을 수 있다. 현재로써는 산업도 초기인데다가 기업들 대부분이 설립한지 10년도 되지 않은 신생 기업들이다. 너무 초기 단계의 산업, 기업들인 만큼 투자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 보인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도 꽤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노틸러스, 퀀텀 싸이, 시어는 아직 본격적인 제품 출시가 되지 않아 유의미한 매출이 없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매출은 있지만 적자폭이 늘어가는 상용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상용화 초기 단계인 만큼 당연하게도 높은 P/S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상장 후 주가를 보면 최근 상장한 아이소플렉세스를 제외하면 모든 기업이 상장 가격, 스팩 합병 기업의 경우 합병시 가격 보다 아래에 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점차 긴축적으로 돌아서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의 적자기업들이 올해들어 고전하고 있는 시장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변동성도 심하기 때문에 단기 투자에 능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천천히 3-4년 정도는 지켜보면서 기업들 간의 명암이 보이기 시작하면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꼭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살펴 볼 것을 권하며 너무 큰 비중은 싣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혹시나 이미 진입해서 크게 물려있는 분들이라면 당장 필요한 돈이 아니라면 3-4년간 보지말고 묻어두거나, 당장 필요한 돈이라면 손절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각 기업 상장 후 주가
출처: Koyfin.com, 2021.11.20,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지노믹스의 경우 DNA 시퀀싱 가격의 하락 → 아카데믹 실험실을 중심으로한 다양한 응용법 개발 → 수요 증가 → DNA 시퀀싱 가격의 하락이라는 선순화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면서 빠르게 발전했다. 프로티오믹스의 경우에도 수요가 충분히 있는 만큼 기술적인 뒷받침만 있다면 유사한 경로를 통해 시장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투자를 시작한다면 그때부터 해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새로운 플랫폼들이 여러가지 기술적 한계를 보이며 프로티오믹스 시장의 발전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여러 기업들이 백가쟁명식으로 경쟁을 하지만 뚜렷한 시장의 선두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프로티오믹스 분야의 뚜렷한 선두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투자처들도 많은 만큼 뒤로 물러나 지켜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지난 3년간 표류하던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복지 법안 패키지에 포함된 8월 이후 제약회사들의 주가는 시장을 언더퍼폼하며 부진했다. 10월 28알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복지 법안의 타결을 위해 패키지에서 메디케어가 의약품 가격 협상권 갖도록 하는 법안을 제외했고 제약회사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리제너론 파마는 메디케어에서 가장 높은 지출을 하는 의약품 아일리아가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따라서 법안 제외의 최대 수혜주는 리제너론 파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법안 제외로 인한 상승분은 곧바로 화이자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결과를 발표하면서 되돌려졌다.
10월 28일 바이든 대통령은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차 출발하기 앞서 사회복지 법안 (social spending bill, H.R. 5376)의 수정된 지출안을 공개했다. 공화당과의 협상에 앞서 자당 의원들의 설득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복지 법안 통과를 위해 규모를 당초 $3.5B 규모에서 절반으로 줄였고 통과 가능성이 낮은 유급 가족 휴가,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등 일부 항목을 백지화하고 의료 예산을 상당히 축소한 대신 기후 변화를 위한 재정은 유지했다.
협상을 위한 뼈대로 제시된 이번 수정안에서 제외된 법안에는 8월 이후 제약회사들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던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도 포함됐다. 트럼프 정권 시절부터 논의되어오던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들은 여러차례 의회에 제출됐지만 법안 단독으로는 통과 가능성이 낮아서 한동안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두가지 부양책 중 사회복지 법안에 패키지로 포함될 수 있다는 보도가 8월말에 나오고 9월초 백악관 초안이 공개되면서 제약회사들의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제시된 안들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연방 정부에서 65세 이상에게 제공하는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에 제약회사들과 직접 의약품 가격을 협상할 권한을 부여하고 협상된 가격이 민간 보험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었다. 미국 의료보험 체계의 30%를 차지하면서 단일 보험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메디케어가 가격 협상력을 가지게 되면 제약회사들의 매출은 그만큼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제약회사들의 압력 및 로비단체 PhRMA는 법안 통과시 제약회사 매출 40% 감소하게 되며 이에 따라 연구 개발 비용이 감소하여 신약의 시장 진입이 줄어들 것임을 경고한 바 있고 의회 예산국 조차 제약회사 매출이 15~25% 감소할 경우 신규 의약품의 시장 진출은 첫 10년간 연간 0.5% 감소하고 세번째 10년에는 연간 8%로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사회복지 법안은 인프라 법안과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두가지 핵심 정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이 사회복지 법안에 패키지로 포함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그 어느때보다 의약품 가격인하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도가 나온 8월말 이후 제약회사들의 인덱스인 DRG는 시장의 조정과 겹치면서 10월초까지 약 -10% 정도 하락했다.
개별 기업단에서는 더 큰 하락폭을 보였는데 개별 기업 이슈가 있었던 모더나와 바이오젠을 제외하면 특별한 개별 기업 이슈가 없는 주요 시총 상위 대형 제약회사-바이오테크 기업들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인 기업은 리제너론 파마로 고점 대비 약 -20% 하락했다. 리제너론 파마는 메디케어 파트 B 지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안과질환 의약품 아일리아(Eylea)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일리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로 압도적으로 높다.
주요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테크 기업 주가 8월 고점 대비 하락 폭 (기간: 8.16~10.28)
기업명
심볼
하락폭
S&P 500
-5.21%
NYSE Arca Pharmaceutical Index
DRG
-9.76%
Moderna Inc
MRNA
-33.67%
Biogen Inc
BIIB
-25.68%
Regeneron Pharmaceuticals Inc
REGN
-20.19%
Takeda Pharmaceutical Co Ltd
TAK
-19.74%
Eli Lilly And Co
LLY
-18.74%
Bristol-Myers Squibb Co
BMY
-18.37%
Pfizer Inc.
PFE
-18.05%
Incyte Corporation
INCY
-16.85%
Seagen Inc
SGEN
-15.88%
Novartis AG
NVS
-14.04%
Merck & Co., Inc.
MRK
-13.74%
Amgen, Inc.
AMGN
-12.68%
Johnson & Johnson
JNJ
-12.14%
Vertex Pharmaceuticals Incorporated
VRTX
-12.08%
AbbVie Inc
ABBV
-11.91%
Roche Holdings AG Basel ADR Common Stock
RHHBY
-11.72%
Novo Nordisk A/S
NVO
-11.15%
AstraZeneca plc
AZN
-10.76%
GlaxoSmithKline plc
GSK
-10.11%
Sanofi SA
SNY
-9.85%
Gilead Sciences, Inc.
GILD
-9.76%
출처: 필자 자체 제작, 2021.11.6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의 패키지 제외가 발표된 10월 28일과 다음날인 이틀간 리제너론 파마의 주가는 8.5% 상승하며 랠리를 펼쳤다. 같은 기간 S&P 500과 DRG는 각각 1.2%, 2.3% 상승했다.
역풍 하나가 가자 또다른 역풍이
그러나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의 패키지 제외에서 비롯된 순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필자가 글을 작성중이던 11월 5일 화이자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팩스로비드의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89%의 입원/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이며 머크 몰누피라비어의 50% 효능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환자군이 다르고 1:1 비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치의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점 참조).
화이자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로 머크를 비롯한 코로나-19 치료제 종목, 모더나를 비롯한 코로나-19 백신 종목 및 이들의 생산 및 배급과 관련된 종목들 모두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리제너론 파마 역시 예외일 수 없어서 전일 실적 발표에 힘입어 애프터마켓에서 보였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5.57% 하락하며 10월 28일 백악관 발표 이후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기업개요
리제너론 파마의 자세한 기업 개요에 대해서는 필자의 <항체 의약품의 강자 Regeneron Pharmaceuticals> 에서 한 차례 다룬 바 있어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기준일자
2021.11.6
52주 최저-최고가
$441.00~$686.62
기업명 (심볼)
Regeneron Pharmaceuticals (REGN)
현재주가
$611.54
업종
헬스케어
평균 거래량
827,818
거래소
Nasdaq
PE Ratio (TTM)
11.04
시가총액
$65.41B
배당금
없음
리제너론 파마의 주가는 2019년 글 작성 당시의 약 $300에서 지난 2년간 두배 가량 상승했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과 면역 질환 치료제 듀피젠트의 매출 성장으로 인한 실적 호조였다.
상용화 의약품은 2019년 글 작성 당시에서 세 종의 의약품이 추가된 총 10종이 있다. 추가된 세 종의 의약품은 2020년 승인받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Inmazeb, 2021년 승인받은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Evkeeza, 그리고 2020년말FDA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리젠코브(REGEN-COV)다. 이중 코로나-19 치료제를 제외하면 나머지 두의약품은 아직 의미있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 못하다.
리제너론 파마의 매출은 2019년 $6.6B, 2020년 $8.5B (+30%), 2021년 3분기까지 $11.1B(+83%, 연율로 계산하면 $14.8B)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주력 제품인 아일리아의 매출이 꾸준히 10% 내외의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의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 코로나-19 치료제 리젠코브가 더해진 덕분이다.
사노피가 판매를 담당하는 듀피젠트는 2018년 $922M에서 2019년 $2.3B (+259%), 2020년 $4.0B (+151%)의 매출을 올렸고 2021년 3분기까지 9개월 매출만 이미 $4.4B (+54%)에 이른다. 듀피젠트의 가파른 성장으로 2019년 매출에서 88%의 비중을 차지했던 아일리아의 매출은 2020년 72%, 2021년 9개월까지 48%까지 하락했다.
이에 더해 올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델타변이가 유행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리젠코브의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해 올해 9월까지 $4.7B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 제품인 일라이 릴리의 항체 치료제가 델타변이에 효과가 없다고 밝혀지면서 시장에서 자진 철수한 탓에 특별한 경쟁 없이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리제너론의 각종 지표들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올해 9개월까지의 ROE와 ROA는 각각 34%, 25%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율과 순이익율 모두 50%를 상회했다. 이익율의 증가는 듀피젠트 매출의 증가와 관련된다. 사노피가 영업을 담당하고 비용을 제외한 이익을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리제너론에게 돌아오는 사노피 협업 매출 (2020년 기준 약 $1.2B – 듀피젠트, 립타요, 케브자라 등 포함)은 비록 매출로 잡히고 사노피가 판매하는 의약품 전체 매출(2020년 기준 약 $5B)에 비해 작은 부분이지만 사실상 100% 이익으로 볼 수 있다. 채무/자본 비율은 11%까지 하락했고 현금성 자산은 사상 최대인 $11B을 보유하고 있다.
리제너론 파마의 주가가 8월 고점 이후 -20% 하락한데에는 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 뿐만 아니라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어의 영향도 있었다. 10월초 머크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어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기업들과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정맥주사용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타격을 받았다. 미국 FDA와 유럽연합의 EMA는 이미 몰누피라비어의 긴급사용 승인 심사에 착수해 올해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영국은 11월 4일 세계 최초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
화이자 역시 팩스로비드의 긴급 사용 승인 심사 서류 제출을 추수감사절 (11월 25일) 이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초에는 긴급 사용 승인이 날 수 있다. 몰누피라비어, 팩스로비드의 환자군과 리젠코브의 환자군이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이들 경구용 치료제가 출시되면 병원 병상에서 장시간 투여받아야하는 리젠코브의 매출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2011년 출시된 노인성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일리아가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특허 만료가 다가오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경쟁 제품들인 루센티스, 아바스틴의 바이오 시밀러 제품들이 시장에 진입했거나 조만간 진입할 예정이고, 아일리아의 2023년 핵심성분 특허 만료에 맞춰 다수의 기업들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승인을 준비중이다. 리제너론 파마는 아일리아의 투여 간격을 늘린 고농도 서방형 제품을 준비하며 특허 만료에 대비하고 있다. 출시된지 2년이 지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이지만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향후 매출 전망은 불투명하다.
비록 연내 통과를 목표로하는 바이든 사회복지 법안에서는 제외됐지만 여전히 민주당은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의 통과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민주당은 11월 3일 기존 법안보다 완화된 내용의 의약품 가격 인하 법안에 합의했다. 합의된 법안은 고가의 의약품으로 한정해 메디케어에 가격 협상권을 주고, 의약품 가격이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가격 상승을 보일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고, 인슐린 가격을 월 최대 $35로 제한하고, 노년층의 자기 부담 비용을 연 최대 $2000로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공화당과의 합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최종 사회복지 법안 패키지에 포함될지 여부 역시 불투명하지만 만일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민주당 내에서 합의가 된 만큼 추후 별도로 통과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년간 리제너론 파마 주가에 역풍 요소들이 크게 작용하는 동안 리제너론 파마의 펀더멘털은 더욱 강해졌다. 가장 큰 요인은 현재 진행형인 듀피젠트의 성장이다.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는 비부비동염으로의 적응증 확장, 아토피성 피부염의 연령군 확장, 자동 주사기구 승인을 차곡 차곡 쌓으며 멀티블록버스터의 대열에 올랐고 최근 식도염, 소양증, 두드러기 등의 후기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들을 도출하며 추가 적응증 확장에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식도염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1B 이상의 매출을 올려줄 적응증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약 $7B의 매출이 예상되는 듀피젠트는 경쟁제품 대비 뛰어난 안전성으로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특히 듀피젠트의 강력한 경쟁제품으로 평가받던 JAK 계열 저해제들에 대해 최근 FDA가 안전성 문제로 사용 제한을 가한 점은 (필자의 <애브비, 휴미라의 매출 절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참조) 리제너론에게 호재다.
전술했듯 듀피젠트 매출은 사노피 협업 매출로 잡히고 리제너론의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하지만 사노피 협업 매출은 이미 비용이 제해져 이익 기여도가 높고 이익 마진의 향상으로 나타난다.
PD-1 저해제 립타요도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확장승인을 받았다. 환자수가 적은 피부편평세포암 적응증으로 출시후 3년간 최대 약 $350M 매출에 그쳤지만 항암제 중 가장 시장이 큰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 확장에 성공하면서 향후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이 기대된다.
파이프라인 후보물질 중에는 인텔리아 파마와 협업으로 개발중인 NTLA-2001이 올해 in vivo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후보물질로는 최초로 사람을 대상으로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아직 임상 1상에 불과하지만 희귀질환인만큼 환자수를 늘리고 장기간 효능 유지가 확인된다면 임상 1상 결과만으로도 FDA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제너론 파마는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주가 밸류에이션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횡보하는 상황에서 이익과 매출이 증가하면서 EV/Sale (4.6배), P/E (12배) 멀티플 모두 최근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뿐만 아니라 섹터 평균 EV/Sale, P/E 7.1, 33보다도 한참 낮다.
월가는 2021년과 2022년 매출 전망을 각각 $14.57B과 $12.34B (범위 $9.92B~$15.53B)으로 내놓으며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이 약 -15% 감소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리젠코브를 제외한 의약품 매출이 여전히 성장세에 있고 올해 3분기까지의 리젠코브 매출이 $4.7B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도 매출 전망에는 리젠코브 매출이 거의 반영 안되어있다고 볼 수 있고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투자의견은 매수가 유지되고 있으며 목표주가도 평균 $697.39로 현재 주가와 14%의 괴리를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리제너론의 펀더멘털은 의약품 인하 법안,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등 외적인 요소를 둘러싼 소음 보다는 아일리아 고농도 서방형 치료제 개발 상황,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그리고 듀피젠트의 매출 성장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되며 따라서 최근의 주가하락은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추가 주가하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고 여러 산업 생태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촉발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것이나, 각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에 친환경 정책이 적극 도입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및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제약 산업에도 찾아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mRNA 의약품의 급성장이다. mRNA는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번역해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한 중간 단계 물질로 핵내에 있는 염색체 DNA를 전사해 세포질에 있는 단백질 공장인 라이보좀에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수많은 기능은 효소, 호르몬, 항체 등과 같은 단백질이 대부분 담당한다.
치료용으로 사용되는 의약품들은 특정 단백질을 타게팅해서 기능을 저해하거나 향상시키는 작용 메카니즘을 지닌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의약품 유형은 저분자 화합물이며 2000년대 이후 치료용 항체, 재조합 단백질, 항원(백신의 경우) 등 단백질 의약품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단백질 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에서 생산해야하기 때문에 통상 바이오로직스(바이오 의약품, biologics)에 포함되며 바이오로직스 의약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mRNA 의약품은 생물학 공정을 통해 생산, 정제, 분리해낸 단백질 대신 단백질 의약품의 유전정보를 담은 mRNA를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mRNA는 단백질 의약품 대비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1) mRNA는 생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을 통해 쉽게 생산할 수 있고, 환자의 세포가 mRNA를 흡수하여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을 직접 만들어내기 때문에 단백질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고비용의 복잡한 생산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서 생산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2) 단백질 대비 mRNA 생산의 용이성은 다수 후보물질의 테스트를 가능하게 해서 개발의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3) 화학합성이기 때문에 품질관리도 용이하다. (4) 단백질 의약품 방식으로는 어려운 막 단백질, 세포 내부 단백질에도 적용이 가능해서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mRNA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에는 실현된적 없는 가능성으로만 존재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의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된 모더나와 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대성공으로 인해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됐고 모더나와 바이온테크는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큐어백, 악투러스, 프로큐어 등 수많은 후발 주자들이 등장했으며, 모더나, 바이온테크의 성공을 목격한 대형 제약사들은 인수합병, 라이선싱을 통해 파이프라인에 mRNA를 추가하고 있다. 사노피의 트랜슬레이트 바이오 인수, 화이자의 바이온테크와의 협업 확대, GSK의 큐어백과의 협업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mRNA 의약품은 명실상부 주류 의약품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mRNA 의약품에 위에 열거한 다양한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단점이 (1) mRNA의 세포 전달을 위해 지질 나노입자와 같은 전달체의 사용이 필요한데 혈류를 통해 전달체가 도달할 수 있는 기관이 간 등으로 제한적이며, (2) mRNA는 생체물질 가운데 가장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성이 낮다는 점 등이다. 따라서 mRNA의 안정성을 높여주기 위한 여러가지 화학적 구조 변경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것이 오늘 소개할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mRNA 캡핑 기술이다.
기업 개요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사모펀드인 GTCR이 대주주로 있는 홀딩 컴퍼니다. GTCR은 상장전 100%,상장 후 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됐고 2020년 11월 20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기업을 인수합병한 후 투자, 업그레이드를 통해 인수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2016년 백터랩 (Vector Labs)의 인수를 시작으로 같은해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스 (TriLink BioTechnologies), 사이그너스 테크놀로지스 (Cygnus Technologies), 솔루링크 (Solulink)의 자산, 2017년 글렌 리서치 (Glen Research), 2020년 모크V 솔루션 (MockV Solutions)을 인수했다.
솔루링크의 자산은 글랜 리서치의, 모크V 솔루션은 사이그너스 테크놀로지스의 포트폴리오에 병합되었고 백터랩(Vector Labs)은 2021년 9월 매각하면서 현재 보유 기업은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글렌 리서치, 사이그너스 테크놀로지스 3개사이다.
기준일자
2021.10.23
52주 최저-최고가
$23.62 ~ $63.55
기업명 (심볼)
Maravai LifeSciences Holdings, Inc (MRVI)
90일 평균 거래량
1,697,327
업종
헬스케어
P/E (TTM)
10.19
시가총액
$5.52B
EPS
$4.12
현재주가
$42.00
배당금
없음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분야는 2020년 기준 크게 (1) 핵산 생산, (2)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3) 단백질 검출의 세 분야로 나뉘는데 단백질 검출 분야는 올해 9월 벡터랩을 매각하면서 더이상 사업을 하지 않는다. 3개의 자회사들 중 핵산 생산은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스와 글렌 리서치가,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는 사이그너스 테크놀로지스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핵산 생산 분야는 mRNA, 플라스미드 DNA, 올리고 핵산 등 핵산을 이용한 각종 기초 및 치료제 연구 개발 분야에 필요한 원료 공급 및 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핵산 생산 분야는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 분야들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시에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로 2019년 51%, 2020년 73%, 2021년 상반기 86%의 매출 비중으로 점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핵산 제품은 mRNA, 올리고 핵산, 플라스미드 DNA세개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플라스미드 DNA 사업은 올해 1분기에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스를 통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중 2020년 기준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역시 mRNA 분야로 매출의 47%를 차지하는데 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mRNA의 안전성을 높여주는 캡핑 기술인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스의 클린캡은 마라바이의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mRNA는 DNA 주형에 RNA 중합 효소와 A, U, G, C 네개의 염기로 구성된 단일 뉴클레오사이드를 반응시켜 mRNA 전구체를 전사를 통해 만들고 5’ 말단 (전사가 시작된 부위)과 3’ 말단(전사가 종료된 부위)에 에 각각 캡과 폴리 A 꼬리를 첨가해 만들어진다. 캡과 폴리 A 꼬리는 생화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mRNA를 안전화시켜 반감기를 늘려주는 역할을 하며 캡 구조가 없는 mRNA는 체내에서 선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21년 3월 기준 WHO가 집계한 263개의 개발중, 혹은 완료된 코로나-19 백신 중 34개가 mRNA 백신이고, 이중 5개의 임상/상용화 단계 프로그램 (화이자/바이온테크, 바이온테크/복성제약, 태국 쭐랄롱꼰 대학교 (임상 1상),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대학 (임상 1/2상), 큐어백 (임상 3상))과 전임상 단계 3개의 프로그램 (동경대/다이이찌 산쿄, eTheRNA 이뮤노테라퓨틱스,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이 클린캡 사용한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올해 8월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자하는 중국, 일본 및 여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관들과 클린캡 및 클린캡 mRNA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0월에는 한국 아이진의 mRNA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클린캡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이외에도 총 110개 이상의 고객들이 클린캡을 직접 구매해서 mRNA 생산에 사용하며 400개 이상의 고객들이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mRNA 제조 서비스를 통해 클린캡 기술을 사용한다. 최소 40개 이상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CAR-T, 백신, 효소 대체 치료 프로그램에서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핵산 제품을 사용하며 이중 25개 프로그램에서 클린캡 기술이 사용된 mRNA를 사용한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핵산 제품들은 의약품 개발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올리고 핵산, 단일 뉴클레오타이드 등은 PCR이나 시퀀싱 등 진단에도 사용된다.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사업은 사이그너스 테크놀로지스가 하고 있으며 항체, 재조합 단백질, 백신,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정에서 제거되지 못한 불순물을 검출하는 검출법을 제작, 판매한다.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 합성이 아닌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추출하기 때문에 생산에 사용되는 숙주 세포의 단백질이나 DNA, 세포 배지에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 오염된 미생물 및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된 바이러스 등이 의약품 추출 과정에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불순물은 경우에 따라 심각한 안전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사이그너스 테크놀로지스는 총 23종에 달하는 숙주 세포에 대한 검출 키트를 제공하며 고객은 이미 만들어진 키트를 사용하거나 자사의 목적에 맞는 키트를 맞춤형으로 제작하여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사업은 2020년 매출 기준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하며 이중 46%는 제약회사, 위탁 연구 기관 (CRO), 위탁 개발 생산 기관 (CDMO)로부터, 53%는 미국 및 글로벌 유통회사들로부터, 그리고 1%는 아카데미, 정부, 병원 연구 기관으로부터 나온다.
단백질 검출
단백질 검출 사업은 올해 9월 벡터랩을 매각하면서 더이상 하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단백질 검출 사업은 2020년 매출의 8%를 차지했으며 지난 3년간 각각 85%, 19% 성장한 핵산 생산,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사업과 달리 -5% 역성장했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매출은 2019년, 2020년 각각 16%, 98% 증가했고 2021년은 상반기에만 이미 2020년 전체 매출을 넘어서며 274%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폭발적으로 보급된데에 기인한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순이익은 2020년 흑자 전환했는데 영업이익이 2019년부터 흑자였기 때문에 순이익의 흑자 전환은 시간 문제였지만 백신 매출로 앞당겨졌다고 볼 수 있다.
매출의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 및 자유 현금 흐름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매출 총이익율은 2018년 51%에서 2020년 72%, 2021년 상반기 81%로, 영업이익율은 2018년 13%에서 2020년 42%, 2021년 상반기 67%로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채무/자본 비율은 2019년, 2020년 각각 233%, 345%에서 2021년 160%로 개선됐다. 160%도 여전히 높은 수치이지만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가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인수합병이 주 사업모델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유동비율은 200% 이상으로 유지해왔고 2021년 상반기에는 391%까지 높였으며 지난 9월 벡터랩을 매각했기 때문에 부채에 대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매출 세부 사항별로 보면 지역별 매출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사업 분야별로는 핵산 생산 매출이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화이자/바이온테크의 mRNA 백신의 보급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그리고 그 이외 지역으로 순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내 생산 시설에서 제조된 백신이 보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화이자/바이온테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mRNA 플랫폼 특유의 빠른 개발 속도로 시장 선진입은 가능하겠지만 전통적인 벡터 백신, 서브 유닛 백신 대비 효능은 낮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애초 예상과 달리 개발 속도는 물론 효능과 부작용 등 운송/보관의 어려움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경쟁 플랫폼 대비 우월성을 보이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떠올랐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 비용 및 생산 속도, 품질 관리의 용이성은 덤이었다.
코로나-19 mRNA 백신의 대성공은 대형 제약회사들의 mRNA 플랫폼 진입을 가속화했다. 주요 mRNA 플랫폼 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대형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중이었다. 모더나가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버텍스 파마와, 바이온테크가 사노피, 로슈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규모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아서 주로 소규모의 딜이나 지분 투자에 그치고 있었다.
대형 제약사와 mRNA 플랫폼 기업 간의 협업 규모는 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이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업은 사노피다. 사노피는 트랜슬레이트 바이오와 타이달 테라퓨틱스 두 기업을 각각 $3.2B, $470M에 인수합병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스에쿼티 (VaxEquity)와 26개 프로그램 옵션 계약을 맺었다. 프로그램당 마일스톤 $195M으로 모두 행사시 약 $5B에 달한다. 노바티스와 베이어는 큐어백과 코로나-19 mRNA 백신의 생산 계약을 맺으며 생산 역량 확보에 나섰다. 그리고 바이온테크와 일찌감치 손잡고 코로나-19 백신을 성공시킨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을 넘어서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로 협업을 확대했다.
대형 제약사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mRNA 백신의 주인공인 모더나와 바이온테크는 풍부해진 현금으로 파이프라인 및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고, 미국,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mRNA 플랫폼 기업들이 탄생하고 상장하고 있다. 이 모든 투자는 mRNA를 이용한 프로그램의 증가로 이어지고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에게는 시장의 확대로 연결된다.
최근 FDA가 mRNA 백신, J&J의 벡터 백신들간 교차 부스터샷 접종을 허용한 것도 단기적으로 mRNA 백신의 수요를 증가시킬 호재로 볼 수 있다.
고속 성장하는 산업군을 타게팅한 사업 영역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 영역인 핵산 생산과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사업은 모두 제약-바이오 산업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영역에서 사업을 한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핵산 제품군 및 서비스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른 mRNA를 비롯, 올리고 핵산 치료제 (siRNA, 안티센스 RNA 등),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에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사업의 제품들은 항체, 재조합 단백질, 백신,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등에 사용되는데 이 분야들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첨단에 서있는, 가장 많은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 분야들은 증가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프로그램의 추이만 쫓아가도 연평균 두자릿 수 성장을 올릴 수 있는 분야들이다. 핵산 생산 분야는 시장 규모 $3.5B에 2019년 19% 성장했고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분야는 시장 규모 $2.8B에 2019년 12% 성장했다. 이중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과 직접 연관되는 분야의 규모는 각각 $2.8B, $575M 규모이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각각 28%, 13% 성장했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 3년간 핵산 생산과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 분야에서 각각 85%, 19% 매출 성장을 올려 시장 성장율을 앞서며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가 두 분야 모두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 분야는 의약품의 원료 물질로 사용되거나 의약품 개발시 품질 관리에 사용되는 분야다. 의약품의 품질 유지와 관련된 사업들이기 때문에 고객들인 제약회사들은 제품의 수명이 다하는 짧게는 7~8년, 길게는 십수년간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한 웬만하면 공급처를 바꾸지 않다. 따라서 고객 충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사업들이다. 성장하는 사업이면서 고객 충성도가 높은 사업, 이보다 더 매력적이기는 어렵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사모 펀드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이고 기업 인수합병, 투자, 성장, 매각이 주요 사업 모델이다. 성장하는 분야에 대해 투자를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분야를 정리하는 작업이 일반 기업들에 비해 과감할 수 밖에 없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mRNA 분야가 대세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mRNA 분야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플라스미드 생산 사업을 시작하면서 mRNA 생산을 원스탑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샌디에고에 신규 생산 시설 투자로 클린캡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신규 생산 시설로 이전하고 기존 생산 시설은 클린캡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성장 사업인 바이오 의약품 안전성 테스트도 기존의 두배 규모의 신규 시설로 이전을 2분기 실적 보고시 발표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성장이 저조하고 제약-바이오 산업 보다는 기초 과학 연구에 대한 노출이 높은 단백질 검출 분야의 벡터 랩은 매각했다. 매각 조건은 $124M으로 2020년 단백질 검출 매출 $23M, EBITDA $17M 이었고 매출 성장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CEO 칼 헐은 젠-프롭을 2012년 홀로직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기업 인수합병과 매각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경영진이다. 증가하는 매출과 현금 보유량을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경영진이 향후 어떻게 배분할지, 어떤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을 모색할지 등도 주목할 점이다.
2021년 2분기 기준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 매출의 86%는 핵산 생산 매출로 대부분이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mRNA 백신 생산 증가에 기인한다. 매출이 특정 고객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코로나-19 백신의 수요가 2023년 이후 불투명하다는 점은 매우 큰 리스크 요인이다.
최근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기업 에어피니티(Airfinity)가 mRNA 백신이 2022년 중국 이외지역 코로나-19 백신 시장의 3/4을 차지하면서 $93.2B의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보도에 의하면 화이자/바이온테크는 $54.5B, 모더나는 $38.7B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까지 화이자/바이온테크와 모더나 백신이 각각 $20B과 $6.3B을 올렸고, 2021년 예상 매출이 각각 $52B, $20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mRNA 백신 매출이 전망된다.
전망이 맞다면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매출 역시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이 2023년 이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이 갑작스럽게 감소한다면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매출도 급감하게 된다. mRNA를 사용한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지만 상용화된 백신의 매출 절벽을 상쇄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년 초중반 정도부터는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수 있다.
최근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주요 고객 가운데 하나인 큐어백이 1세대 백신 생산 개발을 포기하고 큐어백과 생산 계약을 맺었던 베이어가 계약 취소를 발표했다. 이 소식에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주가는 이틀에 걸쳐 약 -10% 정도의 조정을 보였다. 한 고객의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 소식에 어느 정도의 변동성을 보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로, 그 고객이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라면 그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물류 공급망 교란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mRNA 위탁 생산 서비스도 수행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사업은 핵산 생산에 필요한 원료 물질을 생산, 판매하는 화학 분야 제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공급망 교란에 의한 물류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더군다나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업은 마진율이 높은 사업이 아니다. 최근 매출 총이익율이 80%대까지 올라왔지만 이는 코로나-19에 의한 특수 때문이고, 2019년까지의 마진율은 50%대였다. 상반기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약 $20B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핵산 생산 매출은 $252M으로 코로나-19 백신 매출의 약 2.5%에 불과했다. 물론 $252M 전체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사용된 원료물질의 매출도 아니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3분기 실적을 11월 10일 장마감 후 발표한다. 3분기 실적 발표시 매출 총이익율 및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의 원재료비 상승에 대한 언급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10명 모두 매수 의견으로 종합적으로 강력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58.25, 최대 $62, 최저 $52로 최저가도 현재 주가보다 높으며 각각 39%, 48%, 24%의 괴리율을 보여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는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1년 매출 가이던스를 $580M ~ $630M로 제시한 후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속으로 가이던스를 각각 $680M ~ $720M, $745M ~ $770M로 두 차례 연속 상향했다. 분기 실적의 컨센서스 상회, 가이던스 상향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됐고 이는 올해 상반기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EPS는 매출과 달리 2020년 대비 2021년과 2022년에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된 이유는 2020년 11월에 상장하면서 2020년 평균 주식 수가 2021년에 10배 가량 증가했기 때문으로 2020년의 EPS가 적은 주식수로 인해 부풀려진 것이기 때문에 2021년의 EPS 전망치 감소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2022년의 2021년 대비 EPS 전망치 감소는 눈여겨봐야할 부분이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후 크게 하락했고 최근 9월 이후의 조정으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왔다. 12개월 P/E, EV/S는 모두 10배 정도로 섹터 평균 34배, 7배와 비교해 크게 높다고 할 수 없다. 12개월 선행 P/E, EV/S는 각각 40배, 7배 정도로 섹터 평균 32배, 7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 밸류에이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고점에서부터 약 30% 정도 하락한 현재의 $40 초반 주가는 진입하기에 적당한 지점으로 판단된다. 다만 단기적으로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mRNA 백신의 매출이 내년 상반기 정도에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고 단기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생산량 감소를 보상해줄 상용화된 mRNA 의약품이 없는 만큼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실적 추이를 잘 관찰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mRNA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의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에 의해 일시적으로 시장이 부풀어진 측면이 있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생산량 감소와 함께 주가가 하락한다면 어느 정도 주가가 안정된 후에 장기 투자로 모아나가면 좋을 것이다.
최근 화이자/바이온테크가 코로나-19 부스터샷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부스터샷을 접종한 사람들의 백신 효능은 부스터샷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대비 무려 95.6%가 나왔다. 백신 미접종자들이 아닌 2차 접종까지 완료했지만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사람들과의 비교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충걱적이었다. 이는 모더나 대비 약 1/3가량 적은 양의 mRNA를 사용하면서 (도즈당 모더나 100 마이크로그램, 화이자/바이온테크 30 마이크로그램) 면역의 지속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다 델타 변이에 대한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최소한 화이자/바이온테크 백신 접종자들의 경우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매년 백신을 접종해야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현재 대량 생산을 통해 생산되는 mRNA 의약품은 코로나-19 백신이 유일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 mRNA 의약품 총 생산량은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 함께 감소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 입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코로나-19 백신의 생산량이 급격하지 않게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이고 이는 코로나-19 백신을 매년 접종해야하는 상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점진적인 mRNA 백신 생산량 감소는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에게 백신 생산으로 확보한 현금을 다른 성장 분야에 투자하여 매출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더불어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mRNA 프로그램의 보건 당국 승인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이 경우 마라바이 사이언스의 주가는 지난 1년간 포워드 EV/Sales 밴드의 하단인 6배가 지지선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반면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마라바이 사이언스의 매출이 경착륙에 실패하는 경우, 또는 새로운 투자에 실패하여 매출 다각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 마라바이 사이언스는 매출 감소에 비례해 큰 폭의 주가 감소를 겪을 수 있을 것이며 이경우 주가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포워드 EV/Sales 밴드의 하단인 6배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투심 악화로 더 큰 폭의 하락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부분 손절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올라가고 델타 변이로 인한 글로벌 3차 유행이 정점을 찍으면서 차츰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코로나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오랜기간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피로도가 늘어나고 경제가 크게 위축된데다가, 델타 변이를 비롯한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불가능하다고 인식이 바뀌고 있는 반면 백신 접종율이 올라가면서 확진자는 늘어나도 입원율과 사망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데 따른 완화 조치다.
완화된 방역 조치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두가지가 꼽힌다. 첫번째는 백신의 보급이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고 저소득 국가에서는 아직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로 보면 백신의 최소 1회 접종율은 45%를 넘어서며 백신 접종 가능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최소 한차례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돌파 감염 사례에서 보듯 백신 접종이 안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며 효과적인 치료제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특히 현재 사용중인 치료제들 보다 효과적이면서도 과거 신종 플루 유행 당시의 타미풀루처럼 감염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가정에서 쉽게 복용할 수 있어서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막아줄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이 두번째 조건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1일, 시장이 한달 째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랫만에 반등을 주는 소식이 들려왔다.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가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어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는데 외래환자 대상으로 위약 대비 50%의 입원/사망율 감소를 보였으며 특히 29일차 사망 환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델타를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들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긍정적인 중간 결과에 대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와 FDA는 추가 환자 모집 중단을 권고하고 머크는 조속한 시일 내에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한다고 발표한다. 머크의 중간 결과 발표에 힘입어 시장은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마감하고 1%대 반등을 했다. 좀처럼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은 무거운 머크의 주가 역시 14% 급등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여행 관련 업종 기업들 상당수가 두자릿 수 급등했다. 반면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하면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 및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머크의 최근 1년 주가
출처: 야후 파이넌스, 2021.10.9.
경구용 치료제 개발 현황
현재 미국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치료제는 한 종의 항바이러스제와 세 종의 항체 치료제, 그리고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 등 모두 다섯 종의 치료제가 FDA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초기 항바이러스제 및 항체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는 다음 표 및 필자가 지난해 6월 작성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을 참조하기 바란다.
주요 코로나-19 초기 감염 치료제 및 후보물질
후보물질 (제품명)
기업명(심볼)
의약품 종류
진행 상태
투여 방식
렘데시비어 (베클러리)
Gilead Sciences(GILD)
항바이러스제
FDA 승인
정맥 주사
밤라니비맙, 에테시비맙
Eli Lilly(LLY), AbCellera(ABCL)
중화항체 칵테일
FDA 긴급 사용 승인
정맥 주사
카시리비맙, 임데피맙 (REGEN-COV)
Regeneron Pharmaceuticals(REGN)
중화항체 칵테일
FDA 긴급 사용 승인
정맥 주사
소트로비맙
GSK(GSK)/Vir Biotechnology(VIR)
중화항체
FDA 긴급 사용 승인
정맥 주사
몰누피라비어
Merck(MRK)/ Ridgeback Biotherapeutics
항바이러스제
임상 3상
경구용
AT-527
Roche(RHHBY)/Atea Pharmaceuticals(AVIR)
항바이러스제
임상 3상
경구용
PF-07321332
Pfizer(PFE)
항바이러스제
임상 3상
경구용
AZD7442
AstraZeneca(GILD)
지속형 중화항체 칵테일
임상 3상
근육주사 및 정맥주사 (1회 투여)
출처: 각 기업 실적 공시 자료, 2021.10.9.
현재 FDA 승인 혹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다섯 종의 의약품은 모두 정맥 주사 제제로 병원 병상에서 링거를 꽂고 투약해야하며 의약품에 따라 치료 코스가 한차례 이상인 경우도 있다. 렘디시비어와 덱사메타손은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약하고 있으며, 중화항체 치료제들은 예방용으로도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병원 병상에서 투약해야한다.
투약 과정이 간단치 않은 만큼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구입한 후 가정에서 쉽게 투약할 수 있는 경구용 의약품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경구용 치료제는 투약 과정 뿐만 아니라 제조 및 글로벌 운송 과정이 건식 파우더나 액체 형태로 제조되어 콜드체인으로 운송되는 주사약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또한 정맥 주사 의약품은 병원 스케쥴에 따라 진단 후 투약 사이에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경구용 치료제는 진단 후 환자가 약국에서 약을 타다가 가정에서 투약하면 되기 때문에 진단과 투약 사이 지연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용 몰누피라비어의 치료 코스는 5일간 1일 2회 복용으로 1치료 코스당 10정의 알약이 사용된다.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항바이러스제, 항체 치료제들 역시 동일 성분의 경구용, 또는 비교적 외래 진료로 간단하게 주사할 수 있는 근육 주사나 피하 주사 제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현재 경구용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후보물질은 머크와 릿지백 바이오가 공동 개발중인 몰누피라비어, 로슈와 아티아 파마슈티컬즈가 공동 개발중인 AT-527, 화이자가 개발중인 PF-07321332가 있다.
이 세 후보물질은 모두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로 입원 환자, 비입원 환자, 고위험 비감염자 예방 등 다양한 환자군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고 올해 안에 비입원 환자들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예상되고 있다. 이중 머크가 가장 먼저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1회 근육 주사 투여만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속형 중화항체 칵테일의 비감염 고위험군 예방 치료 임상 3상 결과를 8월 발표했고 10월 5일 FDA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AZD7442는 감염후 예방에서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고 투여가 간단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의료 기관을 방문해서 투약해야하는 근육 주사 형태이기 때문에 쓰임새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작용 메카니즘 면에서 보자면 몰누피라비어와 로슈/아티아의 AT-527는 렘데시비어 처럼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방해하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 물질이다. 반면 화이자의 PF-07321332는 바이러스의 유전체에서 합성된 전구체 단백질을 활성 단백질로 전환시키는 단백질 분해 효소에 대한 저해제고, 아스트라제네카의 AZD7442는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막는 중화항체다.
3전 4기의 머크
머크의 전반적인 기업개요, 포트폴리오 및 파이프라인 등에 대해서는 필자가 올해 3월 작성한 “황제 등극을 앞둔 키트루다, 그리고 머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기준일자
2021.10.9
90일 평균 거래량
12,771,900
기업명 (심볼)
Merck(MRK)
P/E (TTM)
36.72
업종
헬스케어
EPS (TTM)
$2.20
시가총액
$204.1B
배당금
$2.60
현재주가
$80.63
시가 배당률
3.17%
52주 최저-최고가
$68.44~$84.56
배당 주기
분기
코로나-19에 대해 두 종류의 백신, 감염 초기 및 후기 환자들에 대한 두 종의 치료제 등 모두 네가지 종류의 코로나-19 의약품을 개발하던 머크는 지난 3월 당시 이미 두 종의 백신은 개발을 포기한 상태였고 두 종의 의약품만을 개발 중이었다.
이중 $425M을 들여 OncoImmune을 인수합병해서 중증의 후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중이던 CD24-Fc 융합 단백질 SACCOVID (MK-7110)는 FDA에 긴급 사용 신청을 했으나 FDA가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요구하면서 지난 4월 개발 포기를 결정했다.
네 개의 코로나-19 의약품 후보물질 들 중 이미 세 개의 의약품 개발에 실패한 머크의 마지막 후보물질인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어 역시 개발 실패 위기에 몰렸었다. 올해 4월 발표한 코로나-19 초기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의 2상 결과에서 치료 효과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3상 진행을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비입원 환자들에 대한 몰누피라비어의 임상 3상 결과는 4개의 후보물질들 중 3개는 실패했고 네번째 후보물질 역시 실패해도 이상하지 않은,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드라마틱한 반전이자 서프라이즈였다.
몰누피나비어의 원개발사인 릿지백 바이오의 개발 스토리 역시 드라마틱했다. 2003년부터 RNA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에 대해 비영리 기관 DRIVE가 개발하던 몰누피나비어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중이던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자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릿지백은 몰누피나비어를 코로나-19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DRIVE로부터 넘겨받고 정부의 지원을 신청했지만 실패한다. 개발 자금 확보에 실패한 릿지백은 머크와 협업이 성사되며 머크의 손에 의해 개발이 되게 된다. 만일 릿지백이 정부 펀딩에 성공했다면 단독 개발을 했을 것이고 입원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이 실패한 후 개발을 중단했거나 계속 진행했더라도 임상시험 결과는 한참 후에나 나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투자 의견
머크의 주가는 10월 1일 임상3상 결과 발표 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약 $20B의 시가 총액이 더해졌다. 최근 정치권의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법안이 논의를 넘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법안에 패키지로 포함되면서 8월 중순 이후 제약회사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었고 머크 역시 8월 23일 이후 약 -10%, 올해 1월 고점 대비 -13% 정도 조정을 받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몰누피라비어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중들에게 높은 영향력을 보여온 전임 FDA 커미셔너 스캇 고틀립은 머크의 결과 발표 후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는 놀라운 결과다. 유증상 환자에게 이정도 효과를 보이는 경구용 치료제가 있다는 것은 중대한 게임 체인저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더 나아가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구용 치료제가 출시되면 코로나-19의 판데믹이 종식되고 엔데믹(지역 유행)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 애널리스트 앤드루 바움은 머크의 목표 주가를 $105로 제시하며 몰누피라비어의 글로벌 매출이 $20B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이는 연매출 $10B 이상을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치료 코스당 $700에 1.7M 치료 코스, 총 $1.2B의 몰누피라비어 선주문 계약을 맺었으며 임상시험 중간 결과 발표 일주일만에 호주, 싱가폴이 몰누피라비어 선주문을 했고, 영국, 말레이시아는 선주문 의사를 밝혔으며 한국, 태국, 대만이 선주문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각국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몰누피라비어가 실제로 어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는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애널리스트들의 연매출 추정치도 $5B에서 $20B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천만 치료 코스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보건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전제로 미국의 선구매 가격인 치료 코스당 $700을 적용하면 1차적으로 대략 $7B의 매출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로슈/아티아,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결과와 비교를 해봐야 하겠지만 FDA와의 논의 하에 몰누피라비어의 임상시험 추가 환자 모집을 종료한 점을 미루어 볼 때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은 신속하게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머크는 시장 선진입에 따른 선점자 우위를 잠시나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몰누피라비어의 매출이 예상만큼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많다. 아직 부유국들 이외에는 백신 접종율이 낮은 상황에서 일부 부유국들에게는 필요한 의약품일 수 있으나 아직 한자릿 수 접종율에 그치고 있는 저소득 국가들은 백신 접종이 우선 순위이며 경구용 치료제가 백신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부유국들에서도 다양한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백신 접종율이 더이상 올라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은 자친 백신 거부자들에게 백신 접종 거부 정당화 사유가 될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민간 의료 보험이 $20 짜리 백신 접종을 거부한 사람들에게 $700 짜리 치료제의 보험을 적용해줄지도 의문이다.
머크는 아직 몰누피라비어의 정확한 가격 정책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국가별 GDP에 따라 가격을 차등 적용하고 저소득국가에게는 인도의 복제약 기업들과의 라이선싱을 통해 저가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매출은 부유국으로부터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로슈/아티바와 화이자에서 개발 중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와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다. FDA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어 포함 네 종의 의약품들은 모두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로 분류되는데, 화이자의 PF-07321332를 제외한 3종은 모두 바이러스의 RNA에 삽입되어 RNA 복제를 막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유사한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화이자의 PF-07321332 구별되는 작용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어 가장 유리한 면이 있다.
몰누피라비어의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보건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네 종의 치료제 매출을 살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승인 받은 치료제들의 가격은 미국 기준으로 렘데시비어는 치료 코스당 약 $3,000, 중화항체 치료제들은 도즈 당 약 $2,000 정도로 몰누피라비어의 치료 코스당 $700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매출은 아래 표에서 보듯 가장 높은 렘데시비어가 4분기 동안 약 $5B을 기록했다. 최근 델타 변이로 인해 수요 부족까지 겪은 리제너론의 리젠-코브(REGEN-COV)의 경우 아직 3분기 매출은 발표가 안됐지만 지난 4분기 매출이 $3B에 불과하다. 따라서 몰누피라비어의 델타 변이로 인한 3차 유행도 진정되고 있는 국면에서 $10B 이상 매출 예상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정맥 주사형 중화항체 치료제나 렘데시비어 보다는 경구용 치료제들이 2023년 이후까지도 타미 플루가 아직 사용되는 것처럼 롱런할 가능성이 있다.
FDA 긴급 사용 승인을 취득한 코로나-19 치료제 분기별 매출 (단위: 밀리언)
후보물질 (제품명)
기업명(심볼)
2020Q3
2020Q4
2021Q1
2021Q2
합
렘데시비어 (베클러리)
Gilead Sciences(GILD)
$873
$1,938
$1,456
$829
$5,096
카시리비맙, 임데피맙 (REGEN-COV)
Regeneron Pharmaceuticals(REGN)
$40
$146
$262
$2,591
$3,039
밤라니비맙, 에테시비맙
Eli Lilly(LLY), AbCellera(ABCL)
$810
$149
$959
소트로비맙
GSK(GSK)/Vir Biotechnology(VIR)
£16
£16
출처: 각 기업 실적 발표 자료, 2021.10.9.
몰누피라비어의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는 큰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약 한 달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추적한 결과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장기 추적 데이터는 부족하다. 몰누피라비어는 기본적으로 RNA 합성을 방해하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 물질이고 정상 세포의 DNA에 삽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몰누피라비어와 유사한 의약품의 동물 실험에서 선천적 기형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머크는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해 임상시험에 임산부의 참여를 배제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치료 기간 성관계 금지 혹은 피임 기구 사용에 동의를 요구했다. 머크는 동물실험에서 몰누피라비어를 사람에게 사용하는 용량보다 많이, 장기간 투여했을 시에도 DNA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하지만 실제로 사람에게 영향이 없는지는 장시간에 걸쳐 추적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는 일이다. 더불어 약효가 확진 5일 이내에 투여한 환자군에서만 효과를 보여 치료 윈도우가 작다는 점도 사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된다.
머크는 9월 29일 심혈관계 질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액셀레론 파마슈티컬즈를 $11.5B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1.5B의 인수합병은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대형 인수합병을 좀처럼 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경영해온 머크가 진행하는 모처럼만의 대형 인수합병이다. 머크는 올해 7월부터 지난 10년간 머크를 이끌던 캔 프레이지어가 CEO에서 물러나고 신임 로버트 데이비스가 취임했다.
머크의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인 2028년 특허가 만료되는 키트루다의 매출 절벽에 대비해 신임 로버트 데이비스 CEO는 전임 캔 프레이지어와는 달리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파이프라인 보강을 천명했다. 액셀레론의 인수합병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데이비스 CEO는 발란스 시트에 구애받지 않고 인수합병을 할 것이며 높은 부채로 인해 신용 등급이 강등되는 것도 감수하겠다며 인수합병을 통한 파이프라인 보강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언론은 이를 추가적인 대형 인수합병이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만일 머크가 몰누피라비어로 인한 $10B 정도의 매출을 2022년에 추가할 수 있다면 이는 머크의 2020년 매출 $48B, 올해 예상되는 약 $51.7B 대비 20% 정도에 해당하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2020년 머크의 최대 매출 의약품은 키트루다의 $14.4B이며 그 다음은 $3.9B을 올린 자궁 경부암 백신 가다실이다. 몰누피라비어 매출의 2023년 이후 지속성에 대해서는 코로나-19의 추이와 경쟁 의약품의 개발 상황 등을 지켜봐야하겠지만 2022년 몰누피라비어를 통해 마련할 현금은 분명 머크의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며 머크의 미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 6월 구글 뉴스, 링크드인(LinkedIn), 슬랙, 도큐사인, 줌을 합쳐 놓은 것 같은 앱을 보유한 IT 기업이 상장했다. 스스로를 의사들의 디지털 플랫폼이라 지칭하는 닥시미티는 예상됐던 $20~$23 범위 공모가보다 높은 $26에 상장한 후 거래 첫날 $55.98에 마감하며 115.3% 상승했고, 이후 상장일 장중 최저가였던 $41.17 아래로 하락한 적 없이 수직 상승하여 3개월만에 장중 최고가 $107.79, 공모가 대비 약 4배, 상장일 종가 대비 약 2배까지 상승했다. 공모가 기준 $4.6B이던 시총은 단숨에 $16B~$19B으로 치솟았다. 9월 들어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닥시미티의 주가도 현재는 $80정도로 내려온 상태다. 상장 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의료인들의 소셜 네트워크 닥시미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기업 개요
닥시미티는 2010년에 설립된 미국 최대의 의료인 소셜 네트워크 기업이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으며 올해 6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회원 가입 후 자격증 제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 물리 치료사, 심리학자, 의대생 등 의료계 종사자들만 가입이 가능한 닫힌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실명을 사용한다. 미국 의사의 80%, 임상 간호사 (nurse practitioner, NP, 일반적으로 의사가 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훈련 받은 간호사)의 50%, 의대 졸업생의 90%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기준일자
2021.10.2
90일 평균 거래량
1,853,012
기업명 (심볼)
Doximity, Inc. (DOCS)
52주 최저-최고가
$41.17 ~ $107.79
업종
헬스케어
P/E (TTM)
256.10
시가총액
$14.74B
EPS (TTM)
$0.31
현재주가
$79.39
배당금
없음
플랫폼
플랫폼은 모바일과 데스크탑 모두 제공되며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과 매우 유사하다. 접속 후 첫 화면은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처럼 피드 화면이다.
1. 메인 피드 (홈)
메인 홈 화면에는 매주 20십만건씩 쏟아져 나오는 의학 논문, 의학 기사, 영상을 인공지능이 각 개별 회원의 전공, 관심사, 커넥션, 콘텐츠 선호도를 고려해 큐레이팅하여 중요한 아티클만 선택해서 피드로 제공한다. 또한, 커넥션된 동료들의 업데이트 사항, 동료의 논문, 기사 커멘트 등이 업데이트 된다. 커멘트 기능을 통해서 회원들간 특정 포스팅에 대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후술할 제약회사, 의료 기관이 협찬하는 콘텐츠 역시 메인 피드에 올라온다.
2. 프로필
상단 우측의 본인 사진을 클릭하면 본인 프로필로 연결되며 프로필은 링크드인처럼 이력서 기능을 한다. 프로필은 실명으로 제공되며 교육 사항, 소속 기관, 자세한 세부 전공, 자격증, 출판된 논문, 임상시험 참여 경력, 수상 경력 등이 기재된다.
닥시미티는 회원과 관련된 업데이트 사항이 있으면 자동으로 업데이트 해준다. 가령 회원의 이름이 들어간 논문이 출판됐으면 본인의 논문이 맞는지를 물어보고 맞다고 답하면 프로필에 등록된다.
닥시미티는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의 친구 추천처럼 동일 전공, 동일 지역, 동일 병원 등에 서로간 공통점이 있는 회원들의 커넥션을 추천한다. 2021년 3월 현재 회원 당 평균 50명의 커넥션을 맺고 있다.
다른 회원들과의 커넥션은 닥시미티의 추천뿐만 아니라 검색 기능을 통해서도 만들 수 있다. 이름, 전공, 소속 의료 기관, 지역 등으로 검색이 가능해 특정 지역의 특정 전공의를 찾기가 수월하다. 검색 기능은 단순한 동료 찾기뿐만 아니라 의사들 간의 협업이 가능케 한다.
한국의 경우 단일한 의료보험 체계 덕분에 환자가 아무 병원이나 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대부분이 주치의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서는 주치의를 먼저 만나 레퍼럴(referal)을 받고 주치의가 소개하는 전문의를 만나야 한다. 의료 보험이 수십가지에 달하는 미국에서는 모든 병원이 모든 보험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치의와 동일한 의료보험 네트워크에 소속된 전문의들만 만날 수 있다. 주치의는 지역의 소형/개인 병원의 의사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치의가 전문의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내 전문의들과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닥시미티의 검색 기능은 각 의료인들의 자세한 프로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필요에 맞는 전문의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의료인들이 이미 어느 정도의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있는 주치의의 연고 지역이 아닌 외부 지역의 전문의 선정에 매우 요긴하게 사용된다. 또한 의사들 마다 세부 전공이 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질환에 대한 전문가를 찾기가 수월하다.
4. 커리어
커리어 페이지는 구직 활동을 위한 페이지다. 회원들은 자신의 필요에 맞는 직업 알림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는 닥시미티의 구직 솔루션에 연결된다. 의료 기관의 의료인 구직 광고를 검색할 수 있으며 지역별, 전공별 연봉 자료와 같은 다양하고 자세한 의료 고용 시장 정보가 제공된다.
레지던시 네비게이터 기능은 의대생들을 위한 레지던트 프로그램 검색 기능으로 동료들의 별점 및 리뷰 기능이 있어 의대생들의 커리어 목표에 맞는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의대생의 90%가 닥시미티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레지던시 네비게이터 때문이다.
팩스/메시지, 전화 기능은 의사들의 일상적인 워크플로우를 모바일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한 기능들로 의사, 환자 모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5. 팩스/메시지
팩스/메시지 탭은 HIPAA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의료 정보 보호법) 규정을 준수하면서 서명을 담은 의료 기록을 디지털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의료 정보를 팩스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닥시미티의 팩스/메시지 기능은 HIPAA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손쉽게 디지털로 환자의 의료 기록을 동료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어 의료기록을 프린트해서 펜으로 서명하고 다시 스캔한 후 팩스로 전송하는 불편함을 덜어준다. 메시지 기능을 통해서는 회원들 간의 협업이 가능하며 복수의 전공의들이 팀으로 협업할 수 있는 유용한 툴을 제공한다.
전화 탭은 원격의료 기능을 제공한다. 원격의료는 음성과 화상 통화가 모두 가능하며 음성 통화에서 화상 통화로 전화를 끊지 않고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닥시미티 앱은 의사가 환자에게 개인 모바일을 통해 전화할 때 수신자의 전화기에 의사 개인 전화번호가 아닌 병원 전화번호가 뜨는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전화를 할 때 병원의 일반 전화를 이용하거나 부득이 개인 휴대 전화를 이용할 때에는 발신자 표시 제한을 했다. 그러나 발신자 표시가 제한된 전화를 수신자가 받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의사-환자간 통화가 이뤄지는 비율이 낮았다. 닥시미티 앱을 통한 전화는 병원 전화번호가 뜨기 때문에 환자가 스팸 전화 걱정없이 받을 수 있어 의사-환자 통화 비율을 높여주며 동시에 개인 휴대폰 번호 노출을 원치 않는 의사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해준다.
또한 음성 통화에서 화상 통화로 전환될 시 여타 원격의료 앱들이 환자의 모바일에도 앱설치를 요구하는 반면 닥시미티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문자로 보내진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영상 통화로 넘어갈 수 있어서 환자들 입장에서도 편리할 뿐만 아니라 사용 방법이 간단해서 의사들 입장에서도 별도의 교육이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통화 중에 다른 의료인 혹은 환자 가족이 통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상으로 닥시미티의 플랫폼에 대해 간단히 알아봤다. 그렇다면 닥시미티는 어떤 수익 모델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것일까?
수익 모델
닥시미티의 주고객은 회원으로 있는 의료인 개인 회원이 아닌 제약회사, 의료 기기 기업, 의료 기관, 의료 리쿠루팅 기업 등 닥시미티의 구독 솔루션을 구매하는 기업 고객들이다. 닥시미티는 의료인 개인 회원들에게는 원격 의료 서비스 다이알러 프로를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소정의 구독료를 받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회계연도 2021년 (닥시미티의 회계연도는 이전연도 4월 1일부터 당해 3월 31일까지다) 600개 이상의 구독 고객이 있고 이중 200군데는 매출 $10만불 이상, 29군데는 연매출 $1M 이상의 고객이다. 2021년 매출의 93%가 구독 서비스로부터 창출됐다.
① 마케팅 솔루션: 제약회사, 의료 기기 기업들과 의료 기관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제약회사는 브랜드별로, 의료 기관은 전공별로 서비스를 구매한다. 마케팅 캠페인은 고객이 마케팅 대상 회원의 전문성, 위치 등의 정보를 조합하여 선택할 수 있으며 고객의 필요에 따른 모듈을 선택하고 조합할 수 있다. 모듈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어웨어니스(Awareness)’, 학회 참석, 세일즈 담당자 연결, 샘플 주문 등의 ‘인터액티비티(Interactivity)’, 닥시미티 네트워크 내에서 회원과 각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시켜주는 ‘피어(Peer)’로 나뉜다.
2021년 현재 20개 상위 제약회사, 20개 상위 대형 병원이 닥시미티의 마케팅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2021년 매출의 80%가 마케팅 솔루션으로부터 나왔다. 별도의 독립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닥시미티를 사용하는 제약회사 고객들의 ROI (return on investment, 투자 수익율)는 10:1 (즉, $1 투자에 $10 수익), 의료 기관 고객들의 ROI는 13:1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② 구직 솔루션: 의료 기관 및 의료 리쿠루팅 기업들에게 원하는 의료인을 찾을 수 있는 플렛폼 제공한다. 구직 솔루션은 구직 공고와 대상 회원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이 있으며 두 기능 모두 구독 모델로 판매된다. 2021년에 리쿠루팅 기업 큐어러티브를 인수하여 고객들에게 수수료 기반의 AI를 이용한 맞춤형 구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③ 원격의료 솔루션: 2021년 3월에 처음 도입된 후 6천 3백만회의 원격 진료를 했다. 전화 기능은 모든 멤버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프리미엄 서비스인 다이알러 프로는 연간 라이선스로 판매된다. 의사, NP에게는 무료 서비스가 무제한 제공되지만 의대생을 비롯한 여타 회원들은 20회 무료 기능 사용후 다이알러 프로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대형 병원과 같은 기업 고객에게는 다이알러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계 자료가 공개되어 있는 2019년부터의 실적을 보면 닥시미티는 고속 성장하는 기업이면서도 이미 흑자를 기록중인 매우 드문 기업이다. 2020년, 2021년, 2022년 1분기 매출 성장률 각각 36%, 78%, 100%에 영업이익율 각각 19%, 26%, 34%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기업 벨류에이션 측정이 어려운 IT 고속 성장주의 투자 매력도 지표인 40의 법칙(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경우 %매출 성장율 + % 영업 이익율의 합이 40을 넘는 경우 투자 매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을 가볍게 상회한다.
매출, 이익뿐만 아니라 영업활동 현금흐름 및 자유 현금흐름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익 마진 폭도 넓어지고 있고 채무도 없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았지만 상장으로 자본을 충당하면서 부채/자본 비율도 좋아졌다. 올해 6월 상장한 닥시미티는 상장 후 한 번의 실적 보고를 했는데 매출, 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닥시미티의 가장 강력한 투자 매력은 미국 의사들의 80%, 미래의 의사인 의대 졸업생의 90%를 이미 실명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닥시미티는 최신 의료 정보에 대한 요구가 높은 의사들에게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는 정보들만 선별에서 보여주고, 구직에 대한 정보 및 동료 의사들과의 네트워킹을 직관적이고 쉬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등 의사들의 미충족 수요를 파고 들며 회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앱 평점도 높아 구글 플레이 4.6/5점, 애플 앱스토어 4.8/5점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인 소셜 네트워크 앱으로서의 닥시미티는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의사의 80%를 이미 확보했다는 점은 자칫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닥시미티의 수입은 회원인 의사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닌, 이들에게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 광고주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의 최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압도적인 검색 기능과 안드로이드 앱 사용을 통해 모은 사용자 개개인의 막대한 데이터가 있다. 그러나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가 광고주들에게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개개인의 행동 양식을 분석애야하는 어려운 작업이 동반한다.
하지만 닥시미티는 광고 대상이 되는 의료인들이 네트워킹, 구직 등 본인의 필요를 위해 자발적으로 세부 전공 및 이력사항을 자세히 프로필에 기입하고, 피드에 올라오는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반응을 보인다. 간접 데이터 분석을 통한 행동 양식 예측 같이 어려운 분석이 아닌 직관적인 분석을 통해서도 광고주들의 니즈에 맞는 광고 대상을 충분히 추려낼 수 있는 것이다.
의약품 및 의료 기기의 최종 소비자는 환자들이지만, 환자에게는 의약품과 의료 기기의 선택권이 없다. 선택권은 의사들에게 있다. 따라서 의사들은 제약회사, 의료 기기 회사들에게 최대의 광고 대상이다. 통상적으로 제약회사들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제품 설명회, 관련 전문의 방문 등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통해 마케팅을 해왔다. 땅 덩어리가 넓은 미국 전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영업 인력들의 출장비가 많이 소요된다. 또한 같은 질병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의약품을 개발해온 대형 제약사들이 아닌 경우 자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실제로 처방할 의사들이 누구인지를 알기가 쉽지 않았다.
닥시미티는 이러한 제약회사, 의료 기기 기업들의 수요를 파고 들며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회원들의 프로필 및 플랫폼 사용을 통해 의약품 및 의료 기기를 실제로 사용할 의사들을 추려내는 것이 가능하고, 피드에 올라오는 관련 논문, 동영상을 통해 의사들에 대한 교육이 수월하며 이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객들 입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덕분에 제약회사의 ROI 10:1 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올 수 있고 고객당 매출액 유지율 증가폭 및 10만불 이상 고객수 증가에서 알 수 있듯 닥시미티를 한번 사용해본 고객들은 계속해서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특별한 경쟁 기업도 없다.
전술한 닥시미티 플랫폼의 강점은 의료인 구직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의료인 구직 시장 고객의 ROI는 제약회사 고객의 그것보다 더 높은 13:1이다. 닥시미티는 자사 플랫폼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총 $18.5B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광고 $7.3B, 병원 마케팅 및 구직 $6.9B, 원격 의료 $4.3B으로 닥시미티 플랫폼의 장점을 생각하면 잠재적 시장의 상당부분을 닥시미티가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회계년도 2021년 닥시미티의 매출은 $207M으로 잠재 시장 규모의 0.1%에 불과해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닥시미티와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으로 2000년도에 설립된 일본의 M3가 있다. M3 역시 실명 기반의 플랫폼으로 일본 의사의 90%, 약사의 50%가 가입되어 있고 원격 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M3의 시가 총액은 약 $49B, 2021년 매출은 약 $1.6B으로 닥시미티 대비 각각 3.25배, 7.7배 높다. 세계 최대의 의료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닥시미티가 아직 갈 길은 멀다.
3. 원격의료
닥시미티는 판데믹이 시작된 직후인 2020년 3월에 원격 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닥시미티의 원격 의료 플랫폼 사용량은 급격하게 증가하여 6월 1분기 실적 발표 기준 미국 의사의 30%가 이미 닥시미티 원격의료 플랫폼 사용하고 있으며 회계연도 2021년(2020.4~2021.3) 진료 횟수는 6천 3백만회에 이른다. 반면 미국 최대의 원격 의료 기업 텔라닥의 회계연도 2020년(2020.1~2020.12) 미국 진료 횟수는 닥시미티보다 7배 작은 8백 8십만회에 불과했다.
닥시미티 원격 의료 시스템이 지니는 강점을 알기 위해서는 텔레닥과의 비교가 유용하다. 텔라닥은 기본적으로 B2B 모델로 의료보험 비용을 절약하고 싶은 기업을 대상으로 구독료를 받고 해당 기업 직원들에 대해 원격 의료 제공한다. 텔라닥은 원격 의료를 위한 별도의 의료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보수를 제공한다.
반면 닥시미티는 의사들에게 닥시미티 플랫폼 및 기본적인 원격의료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며 의료 기관을 대상으로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별도의 구독료를 받고 있다. 진료 횟수로는 닥시미티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매출로 보면 텔라닥의 매출이 닥시미티의 (원격의료 매출이 아닌) 전체 매출 보다도 약 5배가 많다. 그러나 닥시미티는 의료 기관으로부터 플랫폼 사용료를 받고 플랫폼을 제공할 뿐 서버 비용 외에는 특별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텔라닥은 의료 기관 및 기업 고객으로부터 구독료를 받고 자사 네트워크 의사들에게 보수를 제공해야한다. 매출은 텔라닥이 독시미티보다 5배나 많지만 여전히 적자 기업인 반면 닥시미티는 이미 흑자 기업이다. 사업 모델 면에서 닥시미티가 더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네트워크의 의사 숫자를 비교해보면 독시미티가 지닌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는 텔레닥 네트워크의 의료진 숫자는 5만명 정도인데 의사 뿐만아니라 NP, 간호사 등을 포함한 숫자다. 반면 닥시미티 네트워크의 의사 숫자는 18만명에 이르며 닥시미티는 미국에서만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미국내 의사다.
닥시미티와 텔라닥 비교
시총
미국 매출
12개월 진료 횟수
의료진 수
의료 기관 고객
닥시미티
$14.8B
$207M (전체 매출)
6300천회
180천명
150
텔라닥
$20.2B
$967M
882 천회
50천명 (글로벌)
600
출처: 닥시미티, 텔라닥 연간 실적 보고서, 2021.10.2, 필자 자체 제작
중요한 점은 텔라닥은 환자의 주치의 및 의료 보험 네트워크 의사들과는 별도로 자체 네트워크 의료진을 구성하고 있는 반면 닥시미티는 원격 의료를 통해 환자 본인의 주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의료 기관들은 원격 의료를 위해 텔라닥과 같은 원격 의료 전문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원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텔라닥의 경우 이 숫자가 600개에 달한다. 하지만 의료 기관 자체 의료진들의 원격 의료가 닥시미티 플랫폼을 통해 가능해지면 원격 의료 전문 기업들과의 계약은 더이상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현재 닥시미티와 기업 고객으로 원격 의료 계약을 맺은 의료 기관은 150여 군데에 불과하지만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의료 기관들의 요구를 닥시미티가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숫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 원격 의료 시장에서 텔라닥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 입장에서도 텔라닥 사용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반면 닥시미티로 주치의와 진료할 때에는 자신이 보유한 보험 내에서 커버된다.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 가입도 필요가 없다. 환자의 편리성 면에서도 닥시미티가 우위에 있다.
4. 플랫폼의 확장성
닥시미티의 회원은 의사들이 주류로 아직 NP, 물리치료사, 치과의사, 심리학자 등에게는 아직 보급이 많이 안됐다. 닥시미티는 회원의 범위를 확장하는 반면 환자가 의사에게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게 하는 등 환자에 대한 접근권도 강화할 계획이다.
닥시미티는 향후 의료 보험, 의료 기기, 진단 등을 연계하는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으로 회원의 직군이 넓어지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종류도 많아진다. 향후 닥시미티가 어떤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리스크 요인
지난해 독시미티의 급격한 성장은 코로나-19로 제약회사의 대면 마케팅이 줄어들고 온라인 마케팅이 늘어난 효과가 큰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의약품의 온라인 마케팅이 장기 추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크게 늘어난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향후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제약회사들의 대면 마케팅이 다시 증가하면 닥시미티의 매출은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구직 서비스 부문은 아직 본격적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지 않은 링크드인이 언제든지 본격적으로 수익 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링크드인은 의료인들만의 네트워크는 아니지만 많은 의료인들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어서 닥시미티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모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인 만큼 막대한 자금력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모든 직종에 대한 소셜 네트워크인 만큼 닥시미티가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 가령 닥시미티가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지 못한 약사들과의 협업 등 닥시미티를 넘어서는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닥시미티는 6월에 상장해서 아직 IPO 락업 해제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 닥시미티의 IPO 락업 해제일은 올해 12월 21일이다. 이미 25%의 보호 예수 물량이 상장일 및 첫 실적 발표일 후 3일간 부분적으로 해제되어 시장에 풀렸다. 두 기간 모두 거래량은 증가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하지만 나머지 75%의 보호 예수 물량이 풀리게 되면 주가가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일반적으로 상장 후 고공행진하던 주가가 IPO 락업 해제일이 다가오면서 모멘텀을 잃고 하락세로 전향하는 경우가 흔하다.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당분간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인한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닥시미티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9명 중 강력 매수 3건, 매수 4건, 보유 2건으로 종합적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63.50, 최대 $71, 최저 $40로 모두 현재 주가 아래에 있다. 월가에서 닥시미티의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현재의 주가는 다소 과도하게 올랐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닥시미티의 주가 밸류에이션을 평가해보면 P/E가 200을 넘어가고 P/S도 70이 넘는다. 회계년도 2022년, 2023년의 예상 EPS를 대입해봐도 포워드 P/E가 각각 203, 172로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선뜻 쉽게 매수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닥시미티가 지닌 성장 잠재력, 가시적인 경쟁자가 없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시가 총액 $14B은 결코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 다만 아직 IPO 락업 기간이 종료하지 않았고 9월 FOMC 이후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만큼 12월 IPO 락업일까지 충분히 지켜 보며 천천히 분할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
하반기 닥시미티의 가장 주목해야할 일정은 2분기 실적 발표와 IPO 락업 해제일이다. 닥시미티의 2분기 실적 발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분기 실적 발표를 8월 10일 화요일에 했으므로 11월 9일 화요일에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닥시미티는 상장후 첫 실적 발표인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이후 주가가 랠리를 펼치는 기반이 됐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컨센서스인 매출 $73M~$74M, 조정 EBITDA $26.4M~$27.4M를 상회한다면 주가는 최근의 조정을 뒤로하고 다시금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9월 FOMC에서 연준의 스탠스가 매파적으로 변하고,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심해지며 인플레이션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국발 헝다 사태, 전력 부족 사태 등이 이어지며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이에 따라 성장주 위주의 시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닥시미티 역시 성장주 조정과 함께 조정을 받고 있으며 IPO 락업 해제일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분간은 주가가 모멘텀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닥시미티는 이제 시작 단계인 기업이고 충분히 텐배거가 될 포텐셜을 지닌 기업인 만큼 조정을 받으며 매수 기회가 제공 된다면 분할 매수하며 장기로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
9월 1일 FDA가 화이자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젤잔즈(Xeljanz)의 6년간 진행된 안전성에 관한 승인 후 장기 추적 임상시험에 대한 리뷰에서 심장마비, 중풍, 혈전 등 심장 관련 심각한 부작용 리스크와 암 발생 리스크가 증가한다고 결론지었다. FDA는 젤잔즈와 동일한 클래스로 분류되는 JAK 저해제 계열의 의약품 일라이 릴리/인사이트의 올루미언트(Olumiant), 애브비의 린보크(Rinvoq) 역시 업데이트된 박스 경고 부착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의 사용을 TNF 저해제 계열 의약품 최소 한가지를 먼저 사용하고 효과가 없는 경우에 사용할 것으로 치료 차수에 제한을 뒀다.
화이자는 이미 올해 1월 젤잔즈가 경쟁 제품들인 TNF 계열의 휴미라 (애브비), 엔브렐 (앰젠) 대비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이 높게 발생한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FDA가 젤잔즈의 업데이트된 박스 경고 부착을 요구한 것은 놀라울 것이 없었다. 또한 동일한 박스 경고가 올루미언트와 린보크에 적용된 것은 의외이기는 했지만 예상 못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TNF 저해제 계열 의약품을 먼저 사용한 후 효과가 없는 경우 사용하라는 차수 제한은 다소 놀라운 결과였다.
FDA 발표 후 해당 기업들은 주가 하락을 겪었는데 화이자, 일라이 릴리는 각각 -0.07%, -0.34% 하락에 그쳤다. 일라이 릴리에 라이선스 아웃한 올루미언트 외에도 또다른 JAK 저해제이자 자사의 주력 상품인 자카피를 보유한 인사이트는 자카피가 박스 경고 대상에서 빠지면서 오히려 주가가 0.71% 상승했다. 반면 애브비는 장중 -10%까지 하락 후 -7.05% 하락으로 마감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동일한 FDA의 조치에 대해 애브비만 큰 타격을 받은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브비와 휴미라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 휴미라
2013년 애보트의 제약 사업부가 스핀오프해서 탄생한 애브비는 독립된 기업 출범 시작부터 이미 휴미라라는 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한, 시총 $50B에 육박하는 대형 제약회사였다. 2003년 출시 후 2012년 $9.3B의 매출로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에 오른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는 2018년 $19.9B 매출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에도 $19.8B 매출을 올리며 9년째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이다. 휴미라의 왕좌는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 정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승승장구하는 휴미라와 함께 애브비의 주가도 상장 후 줄곧 우상향하며 2013년 $30대였던 주가가 2018년 초 $120대까지 상승한다.
기준일자
2021.9.18
90일 평균 거래량
6,860,342
기업명 (심볼)
AbbVie(ABBV)
P/E (TTM)
29.05
업종
헬스케어
EPS (TTM)
$3.71
시가총액
$190.4B
배당금
$5.20
현재주가
$107.73
시가 배당률
4.81%
52주 최저-최고가
$79.11~$121.53
배당 주기
분기
하지만 기업이 하나의 제품에 매출이 집중되면 위기가 발생한다. 특히 제품의 수명이 정해져 있는 의약품의 경우 FDA의 시장 진입 후 보호, 특허 보호 등으로 인한 독점 판매 기간이 만료되면 복제약의 등장으로 매출이 심하면 90% 이상까지도 급감하는 매출 절벽 경로를 걷는다. 다수의 특허 출원, 특허 침해 소송, 복제약 회사들과의 합의 등으로 애브비는 휴미라의 독점 판매권을 연장해왔지만 2023년부터는 복수의 바이오시밀러 복제약의 시장 진입이 예정되어있다. 휴미라의 독점 판매 기간 종료가 가시화되고 휴미라와 또다른 블록버스터 C형 간염 치료제 마비렛의 매출이 피크를 찍고 정체/하향세에 들어간 2018년 이후 애브비의 주가는 2019년 8월까지 1년 반동안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전고점 대비 반토막난 $60대 초반까지 하락한다.
애브비가 휴미라의 매출 절벽을 손놓고 보고만 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파마사이클릭스를 $21B에, 2019년 앨러간을 $63B에 인수합병하며 혈액 종양 치료제 임브루비카와 피부 시술 및 뇌신경 질환 치료제 보톡스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또한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 및 협업을 통해 면역 질환 분야에서 휴미라를 대체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스카이리지와 린보크를 2019년 출시했다. 애브비는 스카이리지와 린보크가 휴미라의 8개 적응증에 나눠 침투하여 2025년 매출 각각 $7B, $8B, 도합 $15B의 매출로 2023년 이후 휴미라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 두 의약품은 출시 2년차인 2020년 각각 $1.59B, $731M의 매출을 올리며 애브비와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출발을 보이고 있다. 1년 반 동안 하락만 하던 애브비의 주가가 201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한데에는 스카이리지와 린보크의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2023년으로 다가온 휴미라의 매출 절벽 이후를 책임져줄 두 개의 핵심 신규 의약품 중 하나인 린보크에 대해 FDA가 제약을 가하면서 기대 매출 충족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다. 애브비가 화이자, 일라이 릴리보다 큰 타격을 받은 이유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화이자의 젤잔즈와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는 지난해 이미 FDA로부터 박스 경고 부착 요구를 받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둘째, 애브비의 린보크는 JAK1과 JAK3를 동시에 저해하는 젤잔즈, JAK1, JAK2, JAK3, TYK2를 저해하는 올루미언트와 달리 JAK1을 선택적으로 저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성 위험이 덜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셋째, 젤잔즈는 화이자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이기는 하지만 2012년 FDA 첫 승인을 받고 2020년 매출 $2.4B을 기록한 매출 증가 면에서 이미 성숙기에 들어간 의약품이다. 올루미언트는 2018년 승인을 받았지만 젤잔즈에 밀려 상대적으로 시장 침투가 더뎌 일라이 릴리의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이 아니다. 반면, 린보크는 2019년 FDA 승인을 받은 신규 의약품이고 전술한 바와 같이 2023년 휴미라의 매출 절벽 이후를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애브비의 핵심 의약품이다.
넷째, 린보크는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대해 2019년 승인을 받았고 추가 적응증인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FDA 승인 심사 중인데 부작용 위험으로 인해 승인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FDA는 올해 6월 린보크와 올루미언트의 추가 적응증에 대한 승인 심사 기일을 젤잔즈의 임상시험 결과 리뷰 후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FDA는 올해 8월 JAK 저해제 계열 후보물질들 중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았던 길리어드 사이언스/갈라파고스의 JAK1 선택적 저해제 필고티닙을 안전성 문제로 승인 거부한 바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린보크 추가 적응증의 FDA 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필고티닙은 유럽에서는 지난해 문제없이 승인을 받았다.
다섯째, 린보크가 추가 적응증에 대한 FDA 승인을 받더라도 박스 경고 및 FDA의 TNF 계열 우선 사용 권고로 인해 선차수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린보크는 2025년까지 예상 최대 연매출 $8 이상이 기대되는 멀티 블록버스터 후보 의약품인데 추가 적응증 확장이 되더라도, 선차수 치료제로의 확장이 진행되지 못할 경우 예상 매출 달성이 어려워진다. SVB 리어링크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포지스는 린보크가 1차 치료제가 되지 못하는 경우 예상되는 최대 연매출 $8B에서 $1~$3B의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 분석했고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로니 갈은 린보크의 2030년 기대 연매출을 $17.2B에서 $11.2B으로 낮췄다.
출처: 각 기업 연간 실적 보고서, 필자 자체 제작, 2021.9.18
애브비는 두 개의 날개 중 하나가 꺾인 것일까?
휴미라의 매출 절벽 이후를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했던 두 개의 날개 중 하나가 꺾일 위기에 놓인 애브비, 과연 제대로 비행할 수 있을까? 린보크에 대한 FDA의 제한 조치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뷰는 갈린다. SVB 리어링크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포지스는 미국에서의 매출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더라도 유럽의 매출이 증가해서 결국은 $8B의 예상 최대 연매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레이먼드는 자신의 예상 최대 연매출 $8.13B이 이미 선차수 치료제가 되지 못할 것을 가정한 예상치이기 때문에 기존의 예상 매출을 유지했다. 반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로니 갈은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 등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적응증에 대한 FDA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고 추가 적응증들에서도 FDA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들이 실패한 경우에 사용하도록 차수에 제한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 최대 연매출은 대폭 하향했음에도 $11.2B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애널리스트들이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은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 물론 조만간 나올 린보크 추가 적응증에 대한 FDA의 심사 결과까지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린보크와 스카이리지라는 두개의 신규 의약품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애브비는 다각화가 잘 이루어진 포트폴리오, 깊이가 있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이다. 혈액 종양 치료제 임브루비카, 벤클렉스타가 적응증 확장 임상 시험 진행중이어서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아직은 진출하고 있지 못한 고형암에 대한 다수의 후보물질들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앨러간 인수로 확보한 보톡스는 미용 시장을 넘어 뇌신경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해가고 있는데 이분야 매출이 지난해 미용 시장에서의 매출을 넘어섰고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시험이 다수 진행중이다. 2015년 첫 승인 후 적응증을 추가해가고 있는 조현병, 양극성 장애 치료제 브레일라도 최대 $4B에 이르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애브비는 여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신약 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기업이다. 이미 20개가 넘은 제품, 후보물질들을 다수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하고 있으며 휴미라, 보톡스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포트폴리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 나갈 수 있다. 최근에는 리젠엑스바이오의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을 라이선싱해 유전자 치료제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하반기 주목해야할 이벤트는 린보크의 추가 적응증인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FDA의 승인 심사 결정이다. 6월로 예상되던 FDA의 승인 여부 결정이 화이자 젤잔즈의 임상시험 결과 리뷰 후로 미뤄졌기 때문에 조만간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안전성에 관한 자문위원회를 소집하면서 심사 기일이 내년으로 잡히거나, FDA의 승인 불허가 나는 경우 애브비의 주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린보크가 선차수 치료제가 되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몇몇 추가 적응증 확장에 실패하더라도 기대 매출이 $8B에서 0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포트폴리오 내의 다른 의약품들을 통해 보충이 가능하다. 특히 스카이리지가 린보크와 적응증이 많이 겹치고 린보크와 유사한 종류의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스카이리지의 입지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야후 파이넌스에 의하면 애브비의 투자 의견은 애브비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20명 중 강력 매수 4건, 매수 6건, 보유 10건으로 종합적으로 매수 의견이다. 그러나 7, 8월 대비 9월 투자 의견에서 강력 매수 의견 6건에서 4건, 매수 의견 14건에서 6건으로 감소한 반면 보유 의견은 5건에서 10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의약품 가격 규제 움직임으로 제약 회사들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125.96, 최대 $144, 최저 $105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17%, 34%, -3%의 괴리가 있어서 하락 보다는 상승 여력이 더 커보인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포워드 P/E 약 8배 정도로 애브비의 역사적인 포워드 P/E 밴드 7~17의 하단에 위치해 있어 부담이 크지 않다.
애브비 투자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애브비가 배당 성장주라는 점이다. 애브비는 상장한지 8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모기업이었던 애보트 시절의 이력도 인정받아 애보트와 함께 25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인상한 S&P 500 기업의 리트스인 배당 귀족 (Dividend Aristocrat) 65개 종목에 포함되어 있다. 애보트 시절 포함 1924년 이래 한분기도 빠지지 않고 배당을 지급했고 49년 연속 배당금을 인상했다. 이제 1년만 더 배당을 인상하면 단 32개 기업만이 속해있는 S&P500 배당 왕 (Dividend Kings) 리스트에 포함된다. 배당왕 리스트는 배당주 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더불어 많은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는 종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업의 주주 환원 정책이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다.
최근의 주가 하락으로 애브비의 시가 배당률은 5%에 근접해 있다. 2018년 주가 저점시와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3월 하락장에서 일시적으로 시가 배당률이 7% 내외에서 형성되기는 했지만 5% 시가 배당률은 애브비의 지난 5년 평균 시가 배당률 4.22%, S&P 500 평균 시가 배당률 1.3% 대비 매우 매력적인 배당율로 장기 배당 투자자들에게 좋은 매수 시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5%를 넘어가는 경우 매수세 진입으로 인한 주가 하락의 지지선 역할을 해줄 수 있다. 5%, 5.5%, 6% 시가 배당율에 해당하는 주가는 각각 $104, $94.55, $86.67이다.
배당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 수록 그 효과가 증폭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애브비가 상장한 2013년 $40에 투자를 해 2018년 이후 1년 반의 하락세를 버틴 사람이 있다면 250%에 달하는 주가 상승과는 별도로 당시 5% ($2)이었던 시가 배당률이 12% ($4.84)로 증가해 있을 것이다. 제약 업종중 대표적인 배당왕인 존슨앤 존슨을 25년전인 1996년 $25에 투자한 사람이 있다면 약 7배에 달하는 주가 상승에 더불어 17%의 배당 수익율(현재 시가 배당률 2.56%)을 매년 얻고 있을 것이다.
한가지 주목할 사안은 제약 산업은 규제 산업인데 바이든 행정부 집권과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후 의약품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점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의약품 가격 규제에 관한 방안 및 의회 입법 요구안이 발표되면서 제약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국가 의료 보험인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비중이 높은 노인성 만성 질환에 대한 비중이 높은 애브비 주가 역시 흔들렸다.
정치권의 의약품 가격 규제 움직임과 더불어 이와 보조를 맞춰 규제를 강화하는 FDA의 움직임 역시 제약 종목 투자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술한 갈라파고스/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필고티닙 외에도 파이브로젠/아스트라제네카의 신장질환 치료제 록사더스탯 역시 유럽에서는 문제없이 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FDA는 최근 안전성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이번 FDA의 JAK 저해제의 사용 제한에 대해서도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예측하기 어렵고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으며 섹터에 대한 부정적인 센티먼트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을 강제 분할한 과거 스탠다드 오일 정도의 강력한 규제가 아니라면 주가는 결국 실적을 따라간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강경파들이 제시하고 있는 의약품 가격 규제 움직임은 제약 기업들의 사업 모델을 송두리째 뒤흔들 정도로 강력하지도 않을뿐더러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내 중도파 의원들조차 설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점 역시 기억하자. 더불어 정치권에 대한 로비가 합법인 미국에서 로비에 가장 많은 자금을 사용하는 직종별 압력 단체가 제약 업종을 대표하는 PhRMA다.
하나의 의약품이 FDA 승인을 받아 시장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평균 10~15년이 걸리고 약 $2.5B의 연구 개발비가 소요되는 등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기업이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렵고, 특히 중소 규모의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신약 개발의 많은 과정들이 외주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신약 개발 단계는 크게 후보물질 발굴 (discovery) 단계와 개발 (development)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발굴 단계는 신약이 될만한 후보물질 수십~수백만개를 스크리닝하여 선두 후보물질을 선택하고 약물로서 최적화된 특성에 맞게 개선시켜가는 단계로 통상 4~6년이 소요된다. 개발 단계는 발굴 단계에서 선택된 후보물질의 안전성, 내약성, 임상적 효능을 전임상 실험 (배양 세포 및 동물 실험) 및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해가는 과정으로 통상 7~10년이 소요된다.
신약 개발 산업에서 제약 회사,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수탁을 받아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기업을 통상 위탁 연구 기관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이하 CRO)라고 한다. 제약 산업의 규모가 점점 커져감에 따라 CRO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CRO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CRO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몇몇 기업으로의 통합화 및 대형화 과정도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과거 각 단계별로 전문성이 있는 서로 다른 CRO에게 위탁을 주던 방식에서 점차 하나의 대형 CRO에게 신약 개발의 전반적인 과정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의 외주는 후기 개발 단계, 즉 임상시험의 외주에 집중되어 왔고 따라서 대부분의 대형 CRO들은 후기 개발 단계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발굴 단계 및 초기 개발 단계의 외주는 신약 개발의 단계의 상당 부분을 외주를 줄 수밖에 없는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숫자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비교적 최근들어 나타나는 추세다.
본 주식 투자 전략에서는 대형 CRO 가운데 발굴 및 초기 개발 단계의 위탁 연구를 유일하게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인 찰스 리버 래보러토리즈 (Charles River Laboratories, 이하 찰스 리버 랩)에 대해 다룬다. 필자는 알렉산드리아 리얼 에스테이츠,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 레플리젠 등, 임상시험을 직접 수행하지 않아 주가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성장하는 생명 과학 산업의 장기 트랜드에 올라탄 기업들을 소개한 바 있다. 오늘 소개할 찰스 리버 랩 역시 성장하는 제약 산업의 수혜를 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다.
기준일자
2021.9.11
90일 평균 거래량
287,649
기업명 (심볼)
Charles River Laboratories International, Inc. (CRL)
52주 최저-최고가
$205.97 - $450.84
업종
헬스케어
P/E (TTM)
56.95
시가총액
$22.23B
EPS (TTM)
$7.74
현재주가
$441.00
배당금
없음
기업 개요
찰스 리버 랩은 1947년 헨리 포스터 박사가 보스턴 지역에 실험용 쥐를 공급하기 위해 1인 실험실로 설립한 오랜 역사의 기업이다. 찰스 리버는 하버드 의대가 위치한 보스톤 (강북)과 MIT 및 하버드 본교가 위치한 캠브릿지 (강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강 이름으로 보스톤 지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강이다.
찰스 리버 랩은 생명과학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실험 동물 분야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는 기업으로 1969년 아폴로 11호에 싣고가서 닐 암스트롱보다 달을 먼저 밟은 쥐 애스트로마이스의 공급처로도 유명하며 실험용 쥐의 여러가지 스탠다드를 설립한 기업이다. 오랜 기간 실험 동물 사업을 전문적으로 해왔지만 성장은 다소 정체되어 있던 찰스 리버 랩은 2012년 아큐제닉스의 인수합병을 시작으로 여러 인수 합병을 통한 CRO 사업에 진출하면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메사츄세츠주 윌밍턴에 본사가 있으며 전세계 20개 이상의 국가에 100여개의 시설 보유하고 있다. 주고객은 글로벌 제약회사,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 농업 기업, 화학 기업, 의료 기기 기업, 진단 기업, 식음료 기업, 정부 기관, 아카데미 연구소, 병원, 위탁 연구 및 생산 기관 등 B2B 사업을 한다. 2000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올해 5월 S&P 500에 편입됐다.
찰스 리버 랩의 사업 분야는 연구 모델 및 서비스 (Research Models and Services, 이하 RMS), 발굴 및 안전성 점검 (Discovery and Safety Assessment, 이하 DSA), 생산 지원 (Manufacturing Support, 이하 Manufacturing)의 세 분야로 나뉜다.
1. RMS
RMS 사업은 1947년 설립시부터의 주 사업 분야인 실험용 동물 공급 서비스 사업이다. 찰스 리버 랩은 150개 이상의 설치류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미, 유럽, 아시아 대륙 8개국에 다수의 실험 동물 사육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매출의 19.6% 비중이며 2014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율은 2%다. 관련 직원은 3,900여명이다. 2020년 HemaCare와 Cellero를 인수하며 신규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RMS 사업은 세가지 분야로 다시 나뉜다.
① 연구 모델 (Rsearch Models): 기초 연구부터 전임상 단계의 안전성 및 효능 점검 등 다양한 연구에 사용되는 여러 품종의 실험용 쥐, 생쥐를 공급하는 사업.
② 연구 모델 서비스 (Research Model Services): 고객의 목적에 맞는 실험 동물을 만들고, 유지하는 서비스, 고객의 실험 동물 시설을 관리하거나 시설을 임대해주고, 인력을 제공하는 서비스, 고객의 실험 동물을 점검해주는 서비스.
③ 연구 제품 (Research Products): 2020년 HemaCare와 Cellero 인수로 진출한 사업으로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1차 세포 및 혈액 세포를 공급하는 사업.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인 신약 발굴 과정과 전임상 안전성 점검 등 신약 개발의 비임상 분야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분야 세계 최대의 기업이며 11,600여명의 관련 직원이 있다. 2020년 매출의 62.8% 비중을 차지하며 2014년 이후 23%의 연평균 매출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DSA 사업은 발굴 서비스 (Discovery Services)와 안전성 점검 (Safety Assessment) 두 분야로 나뉜다.
① 발굴 서비스 (Discovery Services): 새로운 타겟을 찾고 검증하는 초기 신약 발굴 작업부터 안전성 점검 진입 직전의 후기 단계까지 신약 후보물질 발굴의 전 과정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질병 분야의 발굴 서비스를 제공하나 종양, 면역 질환, 뇌신경 질환에 중점을 두고 있다. AI를 이용한 신약 디자인, 항체 발굴, 줄기세포 모델,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신약 발굴 등의 의약품 유형 전반에 걸쳐 발굴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0년 항체 발굴 기업 Distributed Bio를 인수해 항체,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역량을 강화했다.
② 안전성 평가 (Safety Assessment): 규제 당국에 제출할 신약 후보물질을 비롯 산업, 농업용 화학 물질, 일반 소비재, 동물용 의약품, 의료 기기 등에 대한 독성학, 조직학, 약물/약동학 등에 걸친 in vivo 및 in vitro 안전성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관리 관련 서비스로 2,000명의 관련 직원이 있다. 2020년 기준 매출의 17.6%를 차지하며 2014년 이후 연평균 13%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추후 언급하겠지만 올해 Cognate Bioservices와 Vigene Biosciences를 인수하여 세포, 유전자 치료제와 바이러스 벡터 CGMP 위탁 생산 서비스 (CDMO) 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지난 5월의 투자자의 날 미팅에서 이 분야를 집중 설명하며 향후 5년간 신성장 동력을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① 미생물 솔루션: 의약품, 주사용품, 음식료, 영양제 등 다양한 제품의 여러 생산 단계에서 미생물 검출, 내독소 (endotoxin) 오염 테스트 등 품질 관리 테스트 서비스를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 및 국제 규격에 맞춰 제공한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미생물 검출을 위한 Celsis 시스템 (시약, 기기, 소프트웨어) 판매도 한다. Celsis는 2015년 인수했다.
② 생물의약품 (biologics) 테스트 솔루션: 생물 의약품 (혈액 추출물, 항체, 유전자, 세포 치료제 등)의 임상 개발 혹은 상용화 단계에서 규제 당국의 요구에 맞춘 각종 품질 관리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③ 조류 백신 서비스: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인 유정란 배양에 필요한 SPF (Specific-pathogen-free) 유정란 및 닭을 제공한다.
찰스 리버 랩은 2012년 아큐제닉스의 인수합병을 시작으로 여러 인수 합병을 통한 CRO 사업에 진출하면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2014년 이후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19로 많은 실험실들이 문을 닫았던 2020년에도 12% 성장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6.6%, 34%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2021년 매출 및 EPS 가이던스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마진율은 2010년대 초반 대비 매출 총이익율은 30% 중반에서 후반으로, 순이익율은 한자릿수 후반에서 10%대 초반으로 개선시켜오고 있으며 ROE는 15~20%선을 지키고 있다. 2012년 이후 다수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부채가 2010년대 초반 대비 크게 증가했고 부채/자본 비율은 188%로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유동 비율은 150% 전후로 조절하고 있어 큰 부담은 없어 보이며 지난 5년간 부채 상환에 문제가 있었던 전력은 없다.
1. 증가하는 신약 개발 분야 연구 개발 비용 및 외주 트랜드, 그리고 찰스 리버 랩의 포지셔닝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신약 개발 기업들에게 엄청난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물론 개발하지 않는 기업들도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유상 증자를 통한 자금 보유량이 급증했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가 최근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표적인 바이오테크 ETF인 IBB를 구성하는 250여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전체 현금 보유량은 약 $130B으로 2005~2009년 평균인 약 $25B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대였던 2015년 $109B 역시 상회했다. 이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평균 3.5년을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역대 최대이며 지난 5년간 평균치인 약 30개월을 크게 웃돈다. 덕분에 1.5년 이하로 운영가능한 만큼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6%에 불과해 지난 10년 평균 약 20%를 크게 하회하면서 역대 최저치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금은 성장하는 산업 답게 원래도 증가 추세였지만 지난해에는 그 추세를 벗어날 정도로 크게 폭증한 것이다.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증가한 것에 비례해 연구 개발의 외주 비율은 증가 추세다. 특히 찰스 리버 랩의 주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비임상 연구 개발 분야 외주 비율은 2008년 25%에서 2020년 60%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제약사들은 자체 역량을 유지하는 대신 외주를 통한 효율화에 나서는 추세고,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수가 크게 증가한 점도 한 몫했다.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사이즈가 작다보니 자체적으로 임상 시험 및 전임상 실험을 담당할 인력을 유지하는 데에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CRO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동시에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은 올해 들어 생명과학 연구용 소모품/기자재 분야의 최대 기업 서모피셔가 대형 CRO PPD를 $17.4B에 인수하면서 CRO 시장에 진출했고, CRO인 ICON이 역시 CRO인 PRAH Health를 $12B에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운 점 등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비록 임상 시험 관련 위탁 연구는 CRO 기업들이 대형화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찰스 리버 랩이 선점하고 있는 비임상 분야 위탁 연구는 비교적 경쟁이 크지 않다. 찰스 리버 랩은 동물 모델 분야 최대 기업이라는 확고한 경제적 해자를 바탕으로 비임상 분야 위탁 연구 시장에서 넘보기 힘든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하는 시장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찰스 리버 랩이 2024년까지 두자릿 수의 장밋빛 매출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배경에는 거스르기 어려운 바이오 산업의 성장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찰스 리버 랩이 비임상 분야 위탁 연구 시장의 최강자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 바탕에는 1940년대부터 쌓아온 막대한 실험용 동물 모델들이 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찰스 리버 랩이 실험 동물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실험 동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험용 쥐 시장은 간단하게 찰스 리버 랩과 나머지들로 나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구권에서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쥐 두마리중 한마리는 찰스 리버 랩으로부터 소싱될 정도로 찰스 리버 랩의 위상은 넘사벽이다. 워낙에 오랜 기간 확립해온 설치류 품종의 개수 자체가 타사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고 수많은 연구 논문에 인용되고 사용되온 기록들로 인해 연구 개발시 가장 먼저 찾는 기업이 됐다. 연구자들은 실험의 일관성을 위해 실험 재료를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강하고 실험 동물 역시 마찬가지로 스위칭 코스트가 높은 분야다. 한 연구자가 한 기업의 제품을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일생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수의 연구자들은 찰스 리버 랩에서 구할 수 없는 품종이 아닌 이상 찰스 리버 랩을 우선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험용 동물을 직접 공급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RMS 분야는 찰스 리버 랩의 핵심 사업 분야는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DSA와 Manufacturing 사업 분야는 자사가 보유한 막강한 실험 동물 모델을 이용한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여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다. FDA 등 규제 기관에서 신약, 의료 기기 개발 등의 임상시험 전에 효능, 약물의 특성, 안전성 확인을 위한 동물 실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 모델은 신약, 의료 기기 개발의 필수적인 과정이며 각각의 질병 모델마다 다른 특성의 동물 모델들이 사용된다. 기반이 되는 실험 동물 분야에서 경쟁자들이 넘보기 힘든 위상을 지녔다는 점은 찰스 리버 랩이 경쟁자들 대비 확실하게 차별화될 수 있는 강점이다. 2018년 이후 FDA 승인 의약품의 80% 이상이 찰스 리버 랩의 서비스 중 하나를 거쳐갔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3. 공격적인 사업 확장 및 인수합병
60여년을 실험 동물 모델을 연구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해오던 찰스 리버 랩은 2012년 Accugenix의 인수를 시작으로 자사가 보유한 막대한 실험 동물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사업 분야의 확장을 시작했다.
지난 10여년간 총 $4B을 투자해 25건 이상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고 그 결과 찰스 리버 랩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 및 임상 시험을 제외한 실험 동물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설치류 동물 모델 분야의 확고한 명성으로 프리미엄 가격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동물 모델과 신약 개발의 서로 다른 단계의 여러 서비스들을 번들로 묶는 것이 가능했다. 가령 초기 발굴 단계 서비스를 이용한 찰스 리버 랩의 고객 50%는 안전성 점검 서비스 역시 이용한다.
찰스 리버 랩은 실험용 동물 이외에도 최근 HemaCare와 Cellero의 인수를 통해 1차 배양 세포 및 혈액 세포 모델 시장에도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의 다각화를 통해 2020년 전체 매출의 2%, 분야별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 고객이 없을 정도로 고객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찰스 리버 랩은 올해 5월 투자자 미팅을 통해 세포, 유전자 치료제 위탁 생산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할 것임을 밝혔다. 찰스 리버 랩은 올해 3월과 5월 Cognate Bioservices와 Vigene Biosciences를 인수하여 세포, 유전자 치료제와 바이러스 벡터 CGMP 위탁 생산 서비스 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세포, 유전자 치료제는 2010년대 후반부터 각광받기 시작한 분야로 현재 FDA 승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는 9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임상 시험을 진행중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은 1000개가 넘고 전임상 단계까지 포함하면 2900여개에 달하며 900개가 넘는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이는 전체 제약-바이오 기업 R&D 파이프라인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이며 2025년까지 매년 10~20개의 신규 의약품의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저분자 화합물, 항체 치료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의약품 가격을 책정할 수 있고 그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대형 제약사들도 이 분야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2020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 유전자 치료제 연구 개발비로 사용한 비용만 $20B에 달한다.
유전자, 세포 치료제 분야는 아직 초기인 만큼 대형 제약사들이 직접 의약품 개발에 나서는 대신 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개발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체 생산 시설을 지닌 기업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임상시험에 필요한 치료제 후보물질을 외주 생산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임상시험용 치료제 후보물질 생산 병목현상은 임상 시험 지체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임상시험용 후보물질과 대량 생산용 물질의 품질 관리 일관성 부족은 승인 심사 시 보건 당국이 승인을 거부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세포, 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의 잠재력을 일찍 알아보고 2019년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에 진출한 서모피셔, 캐털런트 등 대형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인한 수혜를 크게 누린 바 있다. 찰스 리버 랩은 이미 유전자, 세포 치료제의 품질관리를 위한 인프라를 지니고 있어 이 분야 CDMO 사업과의 접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동일한 인프라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당분간 수요가 유지될 코로나-19 백신 생산의 수혜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찰스 리버 랩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와 바이러스 벡터 CDMO 사업의 향후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율이 2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시장 자체의 성장율이 20~30%가 되기 때문에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1. 지난 몇년간 저분자 화합물,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전문성을 지닌 기업들이 다수 등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 지능을 이용하여 후보물질 발굴을 도와주는 기업들이 다수 등장해 주목받고 있으며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2. 제약 산업의 연구비 규모에 의존적이다. 따라서 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 등 규제 리스크나 여타 매크로 상황 등에 의해 대형 제약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경우 이들의 연구비 규모가 축소되거나 외주를 주는 대신 자체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3. 동물 모델은 이미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더 이상의 성장은 쉽지 않다.
4. 올해 두 배가 넘는 주가 상승으로 멀티플이 급속히 확장하면서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있다.
최근 10년 찰스 리버 랩 주가, 포워드 P/E
출처: Koyfin.com 2021.9.11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찰스 리버 랩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16명 중 강력 매수 5건, 매수 3건, 보유 8건으로 종합적으로 매수 의견이다. 그러나 7, 8월 대비 9월 투자 의견에서 매수 의견은 8건에서 3건으로 감소한 반면 보유 의견은 2건에서 8건으로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448, 최대 $485, 최저 $354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2%, 10%, -20%의 괴리가 있어서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
찰스 리버 랩의 주가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 이후 약 1년 반 만에 저점 대비 4배 이상, 코로나-19 이전 고점 대비 약 2.5배가 상승했다. 2012년~코로나-19 이전까지 약 5배가량 상승했던 것과 비교해 너무 빠른 속도로 주가가 올랐고 자연스럽게 P/E 멀티플은 크게 확장했다. 코로나-19 이전 14배~23배의 밴드에서 움직이던 포워드 P/E는 코로나-19 이후 밴드 상단을 뚫고 올라가 40배까지 확장했다. 코로나-19 이전 밴드 상단인 23배를 적용하더라도 EPS가 $19은 되야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는 2022년 EPS 전망치에서도 한참 벗어난다. 다만 세포, 유전자 치료제와 바이러스 벡터 CDMO 사업 진출로 성장율의 증가가 목격된다면 이전 밴드 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생명과학의 발전과 함께 유전자, 세포 치료, mRNA, 합성 단백질 등 이전에는 없던 유형의 치료제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으며 사용된적 없던 의약품 유형에 대한 보건 당국의 안전성에 대한 규제는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찰스 리버 랩의 주요 사업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기 어려워 보이고 찰스 리버 랩의 향후 10년, 20년 후 주가는 현재 보다 높은 위치에 있을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1년 반 동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만큼 찰스 리버 랩에 대한 진입은 좀 더 나은 시점을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S&P 500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랠리에서 단 한차례의 5% 이상 조정 없이 1년을 상승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모멘텀에 둔화에 더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마진율 압박이 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따라서 언제 시장의 조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고 9월은 전통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여왔던 달이기도 하다.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그 폭은 꽤 클 수 있다.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찰스 리버 랩의 기존 사업이 현재의 성장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면서 신규 진출한 세포, 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 1차 배양 세포 및 혈액 세포 모델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찰스 리버 랩은 목표로 하는 10%대 초반 보다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찰스 리버 랩이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보인다면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찰스 리버 랩의 사업 영역 자체가 장기 성장하는 분야인 만큼 분할 매수, 장기 투자로 접근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지난 10여년간 찰스 리버 랩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해왔다. 그러나 모든 인수 합병이 성공적일 수는 없는 만큼 최근 신규 진출한 사업들, 특히 CDMO 서비스 사업의 성공 여부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CDMO 사업의 경우 찰스 리버 랩의 경제적 해자라고 할 수 있는 실험 동물 모델과는 관련성이 떨어지고 서모 피셔, 캐털런트 등 대형 경쟁 기업이 선진입해있는 분야인 만큼 100% 성공을 점치기 어렵다. 더불어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는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최근 1~2년간 여러 임상시험에서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면서 치료제로 적합한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찰스 리버 랩이 CDMO 사업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실적에서 나타난다면 비중을 축소하면서 경영진의 대응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20년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 SARS-CoV-2의 유전자 염기 서열이 공개되면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은 mRNA 백신이라는 기존에 백신으로 사용된 적 없던 생소한 플랫폼을 들고 나온 두 기업 바이온테크*와 모더나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있다. (*주: 흔히 화이자 백신으로 알려진 mRNA 백신의 원 기술 보유 기업. 자사의 mRNA 백신 플랫폼으로 발굴한 BNT162b2 (브랜드명 코미어나티, Comirnaty)를 화이자와 50:50 수익 배분율로 공동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엔테크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으나 자사의 홍보영상을 보면 바이온테크로 명명하는 것이 맞다)
임상시험에서 높은 효능이 확인된 애쥬반트 단백질 섭유닛 백신 (노바백스, 사노피/GSK)은 여전히 개발중이어서 섣불리 mRNA 백신의 승리를 선언하기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에 mRNA 백신이 대량으로 유통, 접종되고 있으며 머지 않은 시기에 판데믹의 정점이 지나 엔데믹 (지역 풍토 질환)으로의 전환이 점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상업적으로는 mRNA 백신의 승리가 확실해 보인다.
mRNA 백신은 후보물질 디자인 및 제조의 편의성과 속도에서 기존 백신 플랫폼 대비 월등히 앞서 있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시장 진입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애초에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는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또한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백신 특성상 후속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시장 진출시까지만 임시로 유통될 백신으로 취급됐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개발의 속도는 물론이고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도 기존의 바이러스 벡터 백신, 비활성화 백신에 비해 우월하다는 점이 밝혀지고 초저온 유통 문제가 차츰 해결되면서 가장 수요가 높은 코로나-19 백신으로 자리 잡았다.
mRNA 백신의 폭발적인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바이온테크와 모더나는 올해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고 주가 역시 코로나-19 유행 이전 대비 각각 10배, 20배가량 상승했다. 특히 미국에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일일 확진자수가 감소에서 증가로 반전되기 시작한 7월초 이후에만 2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바이온테크와 모더나 모두 8월 10일 장중 고점을 찍은 후 큰 폭의 등락을 보이며 고점 징후를 보이고 있다. 두기업 모두 8월 10일 이후 10 거래일 중 10거래일 모두 당일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5% 포인트 이상의 변동성을 보였고 전일 종가 대비 하루 등락 폭 5% 포인트 이상으로 마감한 날이 바이온테크 6일, 모더나 4일에 이른다. 시가 총액으로 치면 왠만한 규모의 중형 바이오테크 기업 하나만큼의 가치가 하루에 움직이는 것이다.
바이온테크와 모더나의 시가 총액이 각각 최고 $110B, $200B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시가 총액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높아졌고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언제까지 올해처럼 지속될지 불투명한 가운데 밸류에이션 논란이 일고 있다.
주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시가 총액 (8/24 기준)
기업명
심볼
시총
Johnson & Johnson
JNJ
$455B
Roche
RHHBY
$352B
Pfizer
PFE
$261B
Eli Lilly And Co
LLY
$248B
Novo Nordisk
NVO
$233B
AbbVie
ABBV
$211B
Novartis
NVS
$207B
Merck & Co
MRK
$193B
AstraZeneca
AZN
$183B
Moderna
MRNA
$154B
Bristol-Myers Squibb
BMY
$148B
Sanofi
SNY
$131B
Amgen
AMGN
$127B
GlaxoSmithKline
GSK
$103B
Gilead Sciences
GILD
$89B
BioNTech
BNTX
$87B
Regeneron Pharmaceuticals
REGN
$71B
출처: 야후 파이넌스, 필자 자체 제작, 2021.8.28
바이온테크와 모더나가 장중 고점을 찍은 8월 10일 뱅크 오프 어메리카는 모더나가 시총 약 $200B까지 올라가며 머크, 브리스톨마이어스큅, 앰젠과 같은 기업들의 시총을 추월한 것은 비이성적인 것을 넘어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다며 목표주가 $110, 투자의견 언더퍼폼을 제시하는 리포트를 발간해 밸류에이션 논란을 촉발했다.
과연 mRNA 플랫폼의 유니콘 기업 모더나와 바이온테크의 기업가치는 지금과 같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필자는 모더나 및 mRNA 플랫폼에 대해서 지난해 3월 “Moderna Inc - 첫 코로나19 백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기고글에서 알아본 바 있다. 본 이슈종목에서는 모더나와 상장 전부터의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독일의 mRNA 플랫폼 기업 바이온테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본다.
[기업 개요]
바이온테크는 2008년 설립된 독일의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본사는 독일 마인츠에 있으며 2019년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제트라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같은해 10월 미국 나스닥에 ADR 상장했다. 모더나에 이어 mRNA 플랫폼 기업으로는 두번째로 상장한 기업이다.
기준일자
2021.8.28
52주 최저-최고가
$54.10 ~ $464.00
기업명 (심볼)
BioNTech SE (BNTX)
90일 평균 거래량
3,999,104
업종
헬스케어
P/E (TTM)
19.71
시가총액
$86.94B
EPS (TTM)
$18.19
현재주가
$358.48
배당금
없음
바이온테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잘 알려졌기 때문에 자칫 주력 사업 분야가 감염질환 백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라이벌 기업인 모더나의 경우 다양한 질병 분야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지만 가장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감염질환 백신이다. 하지만 바이온테크의 경우 감염질환 백신이 파이프라인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주력 사업 분야는 면역 치료 항암제다. 바이온테크는 자사 홈페이지에 “우리는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제를 개척하는 차세대 면역 치료 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바이온테크는 자체 생산 시설 및 자체 상용화 능력을 지닌 글로벌 통합 면역 치료제 기업을 추구하고 있으며 2020년초 니온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면서 미국에 진출했고, 독일과 터키에 상용화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싱가폴에 지역 헤드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인력을 2천명 이상을 보유하는 등 코로나-19 백신의 대성공으로 축적한 현금을 바탕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핵심 기술은 mRNA 기술이지만 라이벌인 모더나와 달리 항체, 저분자 화합물은 물론 세포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에 성공한 물질은 코로나-19 백신 코미어나티가 있으며 20개 이상의 후보물질이 파이프라인에 포함되어 있고 15개 후보물질이 18개의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올해 3개의 허가용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중 두개는 이미 시작했다. 화이자, 복성 제약, 레제너론, 제넨텍, 젠맙, 사노피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 회사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바이온테크의 파이프라인은 크게 항암제 파이프라인과 비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나눌 수 있다. 비항암제 파이프라인에는 감염 질환 및 희귀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포함된다.
감염 질환 및 희귀 질환
코로나-19 백신: 코로나-19 백신 코미어나티는 현재 바이온테크의 유일한 상용화 제품이다. 6개월~11세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부스터 샷 및 변이 전용 백신에 대한 임상 1/2/3상도 진행 중이다.
인플루엔자 백신: 화이자와 파트너로 3분기에 인플루엔자 백신 BNT161의 임상 1상 시작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BNT162b2와 동일한 mRNA 플랫폼을 사용한다.
말라리아 백신: 세계 보건 기구(WHO)와 아프리카 질병 통제 예방 센터(ACDCP)의 지원을 받아 2022년 임상시험 시작을 목표로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 중이다.
희귀 질환: 효소 대체 치료가 사용되는 희귀 질환들에 대해 단백질 효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mRNA 치료제를 제네반트와 공동으로 개발중이다. 단백질 효소 대체 치료가 세포 바깥에서 작용하는 효소들에 대해서만 가능한 반면 mRNA는 세포 내부에서 작용하는 효소들에 대해서도 가능하다.
항암제
FixVac: FixVac은 동종의 암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암 항원의 유전자 코드들의 조합을 담은 mRNA를 리포좀에 실은 RNA-리포플렉스(RPX) 형태의 항암 백신이다. 환자 몸에 들어가 암 항원을 발현시켜 암 항원에 대한 면역을 활성화하도록 디자인됐으며 리드 후보물질은 BNT111과 BNT113이다. BNT111은 6월에 립타요(cemiplimab, PD-1 항체, 사노피/리제너론)와 병용으로 PD-1 항체 불응성 흑색종에 대해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개시했다. BNT113은 키트루다(pembrolizumab, PD-1 항체, 머크)와 병용으로 7월에 HPV16 양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1차 치료로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두 임상 2상은 모두 허가용 임상 시험으로 디자인됐고 결과에 따라 FDA 승인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NeSt (Individualized Neoantigen Specific Immunotherapy): FixVac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FixVac이 기성복이라면 iNeSt는 맞춤복과 같은 개별 환자 맞춤형 항암 백신이라고 할 수 있다. FixVac이 동종 암 환자들에게서 공통으로 자주 발견되는 암 항원의 mRNA 조합을 사용하는 반면 iNeSt는 개별 환자의 암에서 발견되는 암 신생 항원 (neoantigen) 약 20여개의 유전자 코드 조합을 담은 mRNA를 사용한다. 제넨텍(로슈)과 공동 개발하는 BNT122 (Autogene Cevumeran)가 리드 후보물질로 흑색종 1차 치료에 대해 임상 2상 환자 모집중이며 2021년 하반기 대장암에 대해 허가용으로 디자인된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종양내 면역 치료 (Intratumoral Immunotherapies): 종양 미세 환경을 변화시켜 면역 세포의 종양에 대한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사이토카인의 mRNA를 전신 투여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종양 내부에 직접 주사하는 면역 치료법을 사노피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RiboMabs: 치료용 항체를 담은 mRNA를 간을 타게팅하는 지질 나노 입자에 실어 환자의 간세포가 치료용 항체를 생산해 내도록 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BNT141 (타겟 미공개), BNT142 (CD3, CLDN6 이중항체)의 임상 1상을 올해 하반기 시작할 예정이다.
RiboCytokines: RiboMabs과 유사한 물질로 치료용 항체 대신 면역 세포를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의 유전자 코드를 담은 mRNA를 사용한다. BNT151(IL-2)를 PD-1, PD-L1 항체와 병용으로, BNT152(IL-2) + BNT153(IL-7)을 RNA 항암 백신과 병용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각각의 임상 1/2a상을 올해 시작했다.
CAR-T + CARVac: 고형암을 타게팅하는 2세대 CAR-T 세포 치료제로 고형암 표면에서 발현되는 CLDN6를 타게팅하는 BNT211의 임상 1/2a상을 올해 2월 시작했다. BNT211은 기존 CAR-T가 체외에서 세포 확장 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CLDN6 mRNA를 담은 RPX인 CARVac을 함께 투여하여 환자 몸 안에서 CAR-T 세포 확장이 일어나도록 디자인됐다. 하반기 첫 임상시험 결과 발표 예정이다.
TCR (T Cell Receptor) T 세포: 고형암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암 항원을 타게팅하는 T세포 수용체를 지닌 T세포 치료제 플랫폼을 일라이 릴리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NEOSTIM 신생항원 T세포: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하여 환자 특이적 신생항원에 반응하도록 체외에서 학습시킨 후 다시 체내로 투여해 치료제로 사용하는 방식의 T세포 치료제다. BNT221을 PD-1 면역항암제 불응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중이며 흑색종 환자에 대해 최근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면역 관문 조절 항체 (Checkpoint Immunomodulators): 면역 관문 조절 인자들에 대한 이중 항체를 젠맙과 공동으로 젠맙의 듀오바디 플랫폼을 이용하여 개발하고 있다. PD-L1과 4-1BB 두 면역 조절 인자의 이중항체 BNT311과 CD40, 4-1BB의 이중항체 BNT312가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2a상을 진행중이다. 올 하반기 BNT311과 BNT312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표적 항암 항체 (Targeted Cancer Antibodies): 췌장암을 대상으로 sLea를 타게팅하는 항체 BNT321을 개발중이다.
저분자 화합물 면역 조절제 (Small Molecule Immunomodulators): 면역 조절인자 TLR7의 증강제인 BNT411을 단독 및 티센트리크(PD-L1 항체, atezolizumab, 로슈)와 병용으로 폐암에 대해 임상 1/2a상을 진행중이며 올 하반기 결과 발표 예정이다.
2020년 1월 10일 중국의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밝혀내고 공개한 후 여러 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바이온테크 역시 1월 27일 백신 개발을 시작한다. 3월에 화이자, 중국 복성제약과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4월과 5월에 각각 독일과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7월말에 임상 2/3상을 시작하여 11월 18일에 95%의 백신 효능을 보이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그리고 12월에 미국 FDA를 비롯한 다수의 국가 보건 당국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는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mRNA 플랫폼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속도로 개발에 성공한 코미어나티는 파트너사인 대형 제약사 화이자의 축적된 경험과 결합해 시장을 선점하며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접종된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미국내 백신 접종 비율은 화이자 54%, 모더나 38%, J&J 8% 이며, WHO 승인 백신 7가지 중 매출을 알 수 있는 4종 백신의 상반기 매출 비중은 화이자 61%, 모더나 32%, 아스트라제네카 6%, J&J 1% 순으로 대략 상반기 전세계 백신의 절반가량은 코미어나티가 차지했다.
코미어나티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바이온테크는 2020년 4분기 $422M, 2021년 1분기 $2.4B, 2분기 $6.3B의 매출을 기록한다. 1, 2 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각각 469%, 162%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상반기에만 $8.7B의 메가 블록버스터 매출을 기록한다. 코미어나티의 매출은 화이자와 50:50으로 수익 배분하는 구조임에도 라이벌인 모더나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더불어 상장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바이온테크, 모더나의 최근 2년 분기 매출 추이
출처: Koyfin.com, 2021.8.28
바이온테크는 2분기 실적 발표 시점 기준 전세계에 공급된 백신이 100개국 이상에 10억 도즈 이상이라고 밝혔다. 7월 21일 기준 2021년 계약 물량은 22억 도즈이며 2022년 이후 계약 물량은 10억 도즈 이상이다.
바이온테크에게 긍정적인 점은 부유국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백신 접종율이 높은 이스라엘, 영국을 중심으로 접종 6개월 정도 지나면 백신의 효능이 감소하며 특히 델타 변이에 대한 효능이 낮지만 부스터샷 접종시 효능이 높아진다는 여러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독일, 영국은 부스터샷 접종을 결정해서 시행중이고 미국은 면역 체계 손상 환자 (장기 이식 환자, HIV 감염 환자, 항암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결정했다. 또한 일반인 대상 부스터샷은 바이든 행정부가 9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백신 보급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WHO가 부스터샷 접종을 11월까지 미뤄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부스터샷 접종 추세를 막기는 어려워 보이고 당분간 백신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백신 접종자들에게 돌파 감염율이 비교적 높은 델타 변이의 등장은 향후에도 백신을 회피하는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였는데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가장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백신 플랫폼이 mRNA라는 점도 바이온테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노바백스, 사노피/GSK 등이 개발중인 애쥬반트 단백질 서브유닛 백신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mRNA 백신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어있는 6개월~11세 연령층의 어린이 및 임산부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하반기 발표 예정이어서 백신 접종 연령층 확대도 기대된다.
다만 -80’C 초저온 유통에서 단기로는 냉장 보관도 가능하도록 유통 문제가 일정 정도 해결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최적의 보관 조건은 초저온 냉동이라는 점에서 아직 백신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저개발국가들에서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애쥬반트 단백질 서브유닉 백신의 점유율 우위가 점쳐진다.
월가에서는 바이온테크의 2021년 매출을 평균 $14.61B ($18.12B~$10.59B), 2022년 매출을 평균 $14.26B ($22.16B~$5.57B)로 전망하고 있어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정도의 매출이 기대된다. 그러나 전망치의 범위가 약 $5B부터 $22B까지 크게 차이가 나서 향후 코로나19 백신의 수요에 대한 불투명성을 짐작케 한다.
바이온테크, 모더나의 2021, 2022년 매출 전망 (단위: 빌리언)
2020
2021
2022
바이온테크
전망치 평균
$0.59
$14.61
$14.26
전망치 하단
-
$10.59
$5.57
전망치 상단
-
$18.12
$22.16
모더나
전망치 평균
$0.80
$20.28
$18.52
전망치 하단
-
$17.04
$10.19
전망치 상단
-
$22.03
$36.55
출처: 야후 파이넌스, 필자 자체 제작, 2021.8.28
투자 의견
바이온테크의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10배가량 상승했고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7월 이후에만 두 배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싱크로나이즈된 듯 움직이던 바이온테크와 모더나의 주가는 8월 9일 바이온테크의 실적 발표 다음날인 10일 장중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해 이후 미국 FDA의 면역 체계 손상 환자들에 대한 부스터샷 긴급 사용 승인, 바이든 행정부의 일반인 대상 9월 20일 이후 부스터샷 접종 실시 발표, 미국 FDA의 정식 승인 등 잇따른 호재에도 불구하고 8월 10일 장중 고점 대비 약 -30% ~ -20% 구간에서 횡보하고 있다. 전술한대로 횡보 구간에서 주가는 높은 일일 변동성을 보이면서 고점 징후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미국 시장의 경우 큰 틀에서 보면 실적과 연동해 움직인다. 바이온테크와 모더나의 주가가 올해 급격히 상승한 것도 애초 예상보다 높아진 백신 매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시가총액이 커진 두 기업이 현재의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상용화 제품인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내년 이후에도 올해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있어야 가능하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양사의 내년 매출을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망했다. 월가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지 않는 한 현재의 주가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모더나의 경우 P/E가 45배로 다소 높지만 바이온테크의 경우 19배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다.
그러나 바이온테크의 올해 백신 수주량(22억 도즈)과 내년 이후 수주량(10억 도즈)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월가의 매출 전망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내년도 전망치에 부스터샷과 접종 대상 확장으로 인한 추가 수요 등이 일정 정도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2023년 이후의 매출에 대한 전망치가 본격적으로 나올 시점이 되면 바이온테크와 모더나의 주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월가의 목표주가 및 투자 의견에도 잘 드러난다. 현재 주가 대비 월가의 목표주가에는 더 이상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으며 (현재주가 $358.48, 최저 $91.40, 최고 $371.4, 평균 $261.95) 투자 의견 역시 매수보다는 보유 및 매도 의견이 많다.
필자 역시 바이온테크와 모더나 양사의 단기 투자 전망은 비중 축소다. 다만 8월 10일 고점이 단기 최고점이 될지, 한 두번의 추가 상승 사이클이 찾아올지에 대해서는 쉽게 예단할 수 없으므로 기존 보유자라면 일정 정도 차익 실현을 하고 보유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 판단한다.
바이온테크와 모더나가 2023년 이후에도 올해, 내년과 같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3 이후에도 올해와 같은 백신 수요가 있거나, 파이프라인 후보물질들 가운데에 코로나-19 백신 매출 감소분을 보충해줄 블록버스터가 탄생하거나,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이 세가지 중 하나라도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바이온테크의 경우 파이프라인 후보물질들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물질들이 올해 임상 2상에 들어갔고, 모더나의 경우 올해말에 CVM 백신의 임상 3상이 시작 예정이다. 임상 시험의 결과가 좋아서 보건 당국에 승인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도 승인 신청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고 승인이 나서 시장에 진입하는 시점 역시 빨라야 2023~4년이 될 것이다. 의약품이 시장에 나와도 상업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없고, 설령 블록버스터가 되더라도 보통 2~3년은 걸린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백신은 보통의 블록버스터가 아닌 연매출 $10B을 상회하는 메가 블록버스터다. 파이프라인 후보물질들이 코로나-19 백신 매출의 잠재적 감소분을 2~3년 내에 보충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양사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코로나-19 개발의 성공으로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mRNA 플랫폼에 대한 개념 증명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플랫폼의 가치는 몇 단계는 업그레이드됐다. 바이온테크와 모더나 양사 모두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게 됐으며 생산 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물적, 인적 인프라 및 대량 생산 과정으로의 기술 이전, 다수 국가 보건 당국의 승인 심사 과정, 상용화 과정 등 개발 단계 바이오테크 기업이 가질 수 없는 여러 경험을 축적했다.
특별히 주목해봐야할 부분은 바이온테크와 모더나 양사가 보유한 풍부한 유동성이다. 양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분기 실적 발표 기준 각각 $1.085B, $7.99B에 이른다. 미수금을 합치면 양사 모두 $10B에 육박하는 거금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시가 총액이 커진 만큼 유상 증자를 통해 적은 수의 주식 발행으로도 큰 자금을 조달하기가 용이하다.
바이온테크는 7월 길리어드 사이언스로부터 신생항원 TCR T세포 R&D 플랫폼과 메릴랜드의 생산 시설을 인수했고 싱가폴 등지에 백신 생산 시설을 확충했다. 모더나의 경우 좀 더 적극적인데 $1B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론칭했고 캐나다에 백신 생산 시설 및 R&D 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토러스 테라퓨틱스로부터 mRNA 면역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기술 라이선싱을 했다. 더불어 유전자 편집 기업을 인수하려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향후 보유한 현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두 기업은 제약 산업의 테슬라와 같은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이오 의약품(biologics)은 항체, 재조합 단백질,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 화학적으로 합성되는 의약품이 아닌 생명체를 통해 만들어지는 의약품을 지칭한다.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합성이 아닌 세포 배양 등 생명체를 통해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높고, 따라서 의약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여 고마진을 취할 수 있으며, 제조 공정이 복잡해서 복제약 제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투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화학 합성 의약품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해가고 있다.
글로벌 처방약 시장은 연평균 한자릿수 중후반대의 성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반면 항체 의약품은 시장 조사 기관들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연평균 15~20%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처음 FDA 승인을 받고 사용되기 시작한 항체 의약품은 현재는 글로벌 매출 탑 20 의약품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점유했다. 2020년 말 기준 120개의 FDA 승인 항체 의약품이 있으며 이중 약 60%는 최근 6년간 승인이 이뤄졌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임상 시험을 진행중인 항체 의약품 후보물질은 630개 이상이다.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1990년대에 유전자 치료제의 첫 FDA 승인이 이뤄졌지만 상용화에는 실패했고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유의미한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9개의 FDA 승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가 있다. 아직 시장 침투 초기라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가장 가격이 높은 의약품의 최상단은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가 차지하고 있다. 임상 시험을 진행중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은 1000개가 넘고 연평균 성장율은 20~3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바이오 공정(bioprocessing) 분야다. 바이오 공정은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전 과정을 일컫는다. 위탁 생산 기관(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s, 이하 CDMO)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 삼성 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주로 생산하는 의약품이 바이오 의약품이며 이들은 본질적으로 바이오 공정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바이오 공정 시장이 2020년대 중후반까지 연평균 9~11%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 공정 분야에는 삼성 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처럼 바이오 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전문 기자재 및 소모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도 있다. 오늘 소개할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용 전문 기자재 및 소모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바이오 공정의 틈새 시장 플레이어 레플리젠
레플리젠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전문 기자재, 솔루션, 소모품을 개발, 판매하는 기업이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및 위탁 생산 기관을 주 고객으로 한다. 본사는 메사츄세츠주 월댐에 있으며 미국, 에스토니아, 독일,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1981년에 설립됐고 1986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설립 초기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항체의 분리, 정제에 필수적인 프로틴 A 레진을 OEM 방식으로 제조, 공급하는 사업으로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2012년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제품 생산으로 사업 모델을 전략적으로 변경한 이후2013년 완전한 흑자로 돌아서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기준일자
2021.8.14
52주 최저-최고가
$138.00 ~ $258.08
기업명 (심볼)
Repligen Corporation (RGEN)
90일 평균 거래량
397,384
업종
헬스케어
P/E (TTM)
143.39
시가총액
$14.182B
EPS
$1.80
현재주가
$257.96
배당금
없음
항체, 재조합 단백질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공정은 크게 단백질을 생산하는 세포주를 만들고 배양하는 업스트림 단계와 배양 세포에서 만들어진 생물학 제제를 수확, 정제, 제품화하는 다운스트림 단계로 크게 나뉜다. 각 단계는 다시 여러 단계들로 나뉘어 지며 각 단계마다 특수 목적의 다양한 기기, 분석 장비, 소모품이 필요하다. 레플리젠의 제품군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공정 전체를 커버하지는 못하지만 몇몇 특정 단계에 특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틈새 시장 플레이어다.
1. 여과 장치(Filtration): 업스트림 세포 배양 단계에서 바이오 리액터에 부착하여 세포 배양 배지 교체에 사용되는 필터, 다운 스트림 수확 단계에서 전통적인 원심 분리 방식을 대체해 생물학 제제와 세포를 분리해주고 농축해주는 필터 등 다양한 필터 시스템 및 일회용 카세트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업스트림 여과 필터 시장의 선두 위치에 있으며 다운스트림 쪽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020년 유기적 성장율 35%를 기록했다. 2020년 전체 매출의 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0년 ARTeSYN 인수합병을 통해 약 $100M규모의 잠재 시장이 추가됐다.
2.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 다운스트림 후기 정제 단계에서 정제 및 분리, 공정 개발, 제품화에 필요한 다양한 크기와 용도의 일회용 크로마토그래피 제품군 및 품질 관리를 위한 ELISA 테스트 키트 등의 제품이 있다. 시장 점유율 약 15~20%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리팩 컬럼 (레진을 미리 채워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판매되는 크로마토그래피 컬럼) 시장의 선두 위치에 있다. 2020년 유기적 성장율 약 15%를 기록했고, 2020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2020년 EMS, NMT, ARTeSYN 인수합병을 통해 약 300M 규모의 잠재 시장이 추가됐다.
3. 공정 분석 (Process Analytics): 여과 장치, 크로마토그래피, 단백질 제품군에 부착되어 단백질 용량 측정에 사용되는 분광학(Spectroscopy)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약 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25~30% 성장했다. 2020년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한다.
4. 단백질 (Proteins): 항체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프로틴 A 리간드 및 프로틴 A 레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필요한 스파이크 단백질 리간드, 세포 배양 배지에 첨가되는 성장 인자(Growth Factors) 등의 제품군이 있다. 레플리젠의 레거시 사업 분야다. 프로틴 A 리간드는 프로틴 A 크로마토그래피의 마켓 리더인 밀리포어 시그마 (2023년), 퓨로라이트 (2026년) 등과 OEM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시장 점유율 약 10~15%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백질 A 리간드 분야의 마켓 선두다. 2020년 유기적 성장율 약 15~20%를 기록했고 2020년 전체 매출의 약 22%를 차지한다.
레플리젠의 각 사업 분야별 매출은 바이오 공정 사업으로 전략전 전환을 한 이후 레거시 제품군인 단백질 사업군의 비중이 점차 줄어든 반면 여과 장치와 크로마토그래피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었다. 이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여과 장치 분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율 72%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레플리젠의 전체 매출은 연평균 35%로 증가했다.
레플리젠은 2014년 이후 7년간 매출 성장율이 가장 낮았던 해가 25%일 정도로 빠르게 고속 성장중이다. 매출총이익율, 영업이익율, 순이익율은 각각 50%대 중후반, 10% 중후반, 8~20%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각각 57%, 19%, 16%를 기록했다.
레플리젠은 자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을 병행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2년 이후 다수의 인수합병을 통해 제품군을 확장했고 자연스럽게 채무는 증가했다. 그러나 부채/자산 비율은 30%를 크게 넘지 않는 선에서 감당 가능할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 매출은 프로틴A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시절에는 밀리포어 시그마가 위치한 유럽 매출 비중이 컸으나 다른 사업부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북미와 아시아 등의 매출 비중이 늘어났다. 또한 매출 비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의 매출 비중 역시 매출 다각화와 함께 2014년 71%에서 2020년 11%로 크게 감소하면서 매출 채널 집중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레플리젠의 가장 큰 투자포인트는 레플리젠이 속한 산업군 자체가 성장하는 산업군이고, 레플리젠은 그 산업군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의약품 산업은 인구 고령화 추세와 함께 매년 성장중인 산업이다. 전술한대로 의약품 산업내에서도 의약품 유형별 비중은 바이오 의약품이 화학 합성 의약품보다 더욱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구조적으로 바이오테크 기업 수, 바이오 의약품의 임상시험 수가 증가 추세에 있고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와 같은 혁신 의약품 개발은 산업 초기 단계에 있으며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 의약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은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 분야의 주요 기업들 중 몇 안 되는 순수 바이오 공정 전문 기업으로 바이오 의약품 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순풍을 그대로 타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임상시험 결과와 FDA 승인 결과에 따라 큰 폭의 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레플리젠은 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므로 변동성을 줄이면서 바이오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대안이다.
반복 매출
레플리젠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여과 장치와 크로마토그래피 분야 매출의 대부분은 소모품과 일회용품 매출이다. 레플리젠의 일회용 여과 장치 및 크로마토그래피 컬럼은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에 플러그 앤드 플레이로 부착해서 멸균 단계 없이도 오염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한 편리성, 소규모 공정 개발 단계부터 대규모 생산 단계 까지의 모든 규모의 공정을 커버할 수 있는 규모의 다양성 및 고객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레진을 프리팩으로 만들어주는 종류의 다양성, 주요 바이오 공정 기업들의 시스템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 등을 바탕으로 바이오 공정용 일회용품 시장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소모품 매출은 반복 매출을 창출한다. 반복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주식 시장에서 대체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다. 또한 레플리젠의 사업이 일반적으로 저마진 사업인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마진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레플리젠의 매출총이익율은 5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전략적 사업 변경을 통한 성공을 이끈 경영진
레플리젠은 2012년 전략적으로 바이오 공정 분야로의 사업 분야 확장을 결정하고 2014년 현 CEO 토니 헌트를 최고 운영 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 COO)로 영입했다. 이후 2015년 CEO에 오른 토니 헌트는 이후 레플리젠의 고속 성장기를 이끌고 있다. 토니 헌트는 2014년 서모 피셔에 인수합병된 라이프 테크놀로지스에서 바이오 공정 분야를 책임지던 인물로 바이오 공정 분야 전문가다. 또한 2015년 이후 주요 경영진을 바이오 공정에 전문성을 지닌 인물들로 교체했다. 덕분에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현 경영진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개발과 더불어 다수의 소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레플리젠은 2020년에는 그동안 1회용 소모품 관련 인수합병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유체 조절(fluid management) 시스템에 관련된 세 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시스템 시장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오 공정 시장은 레플리젠과 같은 소형 전문 기업보다는 밀리포어 시그마, 데이나허의 자회사 사이티바, 서모 피셔, 사토리우스 등 다양한 생명과학 관련 사업을 하는 대형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 산업의 틈새시장에서 메이져 플레이어들이 놓치고 있던 제품군을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많은 성숙한 산업들이 그렇듯 바이오 공정 시장 역시 몇몇 주요 기업들로 통합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레플리젠은 가장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인수합병이 되는 기업의 주주들에게는 일반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리스크 요인
틈새시장 전략
틈새시장 전략은 레플리젠이 2014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케한 성공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은 언제든지 약점이 될 수 있다. 바이오 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은 레플리젠의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다. 밀리포어 시그마와 사이티바에는 프로틴 A 레진을 OEM 공급하고 있고, 사토리우스 스테딤 바이오테크와는 당사의 바이오리액터에 자사의 여과장치를 부착하여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경쟁사들에게 매출의 일부가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데 사이티바의 경우 2020년 자체 프로틴 A 생산을 시작하면서 2021년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코로나-19는 레플리젠에게 역풍 보다는 순풍으로 작용했다. 판데믹 초기에는 시장과 함께 주가가 -20%가량 하락했지만 두달도 되지 않아 코로나-19 이전 고점을 회복했고, 이후 코로나-19 저점 대비 약 3배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레플리젠의 사업 중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업은 없지만 코로나-19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항체 의약품 및 백신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간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결과적으로 2020년 매출의 약 13%인 $46M이 코로나-19 관련 매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2021년에는 코로나-19 관련 예상 매출이 $170~$180M으로 규모도 커지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6%~29%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은 매출 증가가 주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2022년 이후에도 올해와 같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판데믹의 진행 상황에 따라 급격한 주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 매출 비중이 높았던 진단 기업들의 주가가 백신이 보급되면서 급격히 하락한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투자 의견
팁 랭크스에 따르면 레플리젠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5명 모두 매수 의견으로 종합적으로 강력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257.60, 최대 $275, 최저 $240으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0%, 6.6%, -7%의 괴리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올해 들어 7월말까지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횡보하던 레플리젠의 주가는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고 그 결과 YTD 34% 상승으로 S&P 500, 나스닥, 러셀 2000의 19%, 15%, 12.6%를 아웃퍼폼하고 있다. 월가의 올해 EPS와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36%, 60%로 올해 역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으나 2022년에는 다소간 둔화된 EPS 12%, 매출 16.7%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레플리젠의 포워드 P/E는 흑자로 완전히 전환한 2013년 하반기 최저 70, 최대 260의 밴드 내에서 움직였다. 동일 산업군 내에서 마땅히 비교할 만한 대상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인 평가는 어렵지만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포워드 EV/Sales 역시 같은 기간 12~28배의 밴드에서 움직였는데 EV/Sales 수치가 일반적인 기업들의 P/E 수치와 맞먹을 정도다. 현재의 포워드 P/E와 EV/Sales는 주가 대비 각각 94배, 20배로 밴드 내에서는 평균 정도로 볼 수 있지만 현재의 성장성이 미래에도 지속된다고 가정해야만 주가가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레플리젠은 다른 많은 성장주들과 달리 이미 흑자 전환한 기업이고, 성장주 투자는 언제나 프리미엄이 요구되며,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인 밴드의 평균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본다면 좀 더 좋은 진입 시점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작은 조정시 조금씩 분할 매수하면서 모아가는 방식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 비중의 증가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항체 의약품은 이미 대부분 대형 제약사들의 주력 제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반복되는 규제 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형 제약사들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어 향후 의약품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순수 바이오 공정 기업이라는 레플리젠의 현재 포지션이 잘 지켜지고, 지난 6-7년간 보여준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 레플리젠의 주가가 중간 중간 부침은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간에 걸쳐 우상향할 것이고 아직은 성장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당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있고 테이퍼링을 앞둔 거시 경제 환경이 성장주 투자에 우호적이지 않아 단기적인 수익율 기대치를 조금 낮게 잡아야할 필요가 있지만 시장이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면 신규 진입 및 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성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바이오 공정 시장에서 레플리젠이 현재와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게 담보하기 어렵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이 언제든지 레플리젠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고, 시장이 커진다면 바이오 공정 사업에 참여하지 않던 다른 대형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 여지도 있다. 거액을 들인 인수합병이 실패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경쟁 제품의 등장 소식이 나올 경우 한 번 반응을 하고, 실제로 그 여파가 실적에서 수치로 확인될 때 다시 한번 반응한다. 하지만 뉴스에 의한 주가 조정은 다소간 과도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레플리젠이 경쟁 제품 등장으로 인해 펀더멘털에 훼손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뉴스보다는 실적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레플리젠의 제품군이 비교적 다각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 제품 한 두개의 출현으로는 실적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 제품의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난다면 그때는 비중을 축소하면서 레플리젠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거액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간접 투자 대안으로 흔히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 부동산 투자 신탁 회사)에 투자한다. 리츠는 법적으로 90% 이상의 수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수익을 재투자해 성장 사이클을 돌리기가 어렵고 따라서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보다는 높은 배당금을 받기 위한 배당 투자에 더 적합한 투자처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한 간접 투자법이 꼭 리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의 부동산 자산을 맡아 관리해주며 기업의 부동산 임대매매와 모기지를 중개해주고, 기업 특성에 맞는 위치의 부동산 및 실내 공간을 설계해주며, 입주 후에는 시설 관리를 해주는 등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그룹이다.
기준일자
2021.7.21
90일 평균 거래량
1,482,768
기업명 (심볼)
CBRE Group (CBRE)
52주 최저-최고가
$41.03 ~ $90.21
업종
부동산
P/E (FWD)
21.04
시가총액
$28.85B
EPS (FWD)
$3.99
현재주가
$85.96
배당금
없음
기업 개요
CBRE 그룹은 2020년 매출 및 시총 기준 세계 최대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및 투자 기업이다. 1906년에 설립됐고 2020년말 기준 10만명이 넘는 직원이 있으며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포츈 100개 기업들 중 9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가지고 있으며 2020년 포츈 선정 기업 랭킹 128위, 립시 컴퍼니가 선정하는 가장 인정받는 상업용 부동산 브랜드에 2021년 포함 20년 연속 선정됐다. 2006년부터 S&P 500에 편입됐다.
CBRE (부동산 자문 및 아웃소싱), CBRE Global Investors (투자 관리), Trammell Crow Company (미국 부동산 개발), Telford Homes (영국 부동산 개발), Hana (유연한 업무 공간 솔루션)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간접 보유 자회사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는 홀딩 컴퍼니다. 직접 보유 자회사인 CBRE Services, Inc 역시 홀딩 컴퍼니다.
CBRE의 사업 부문은 (1) 자문 서비스 (Advisory Services), (2) 글로벌 워크플레이스 솔루션 (Global Workplace Solutions, GWS), (3) 부동산 투자 (Real Estate Investments)의 세가지로 나뉜다.
1. 자문 서비스
자문 서비스 부문은 부동산 임대, 부동산 판매, 모기지 서비스, 자산 관리, 프로젝트 관리, 평가 등 포괄적인 임대차 자문 서비스를 글로벌로 제공한다. 2020년 성사시킨 부동산 임대 계약은 글로벌로 $108.5B 규모에 달한다. 대부분의 자문 서비스는 간접 전액 출자 자회사 CBRE를 통해 수행된다. 모기지 서비스는 대부분 미국에서 제공되며 간접 전액 출자 자회사 CBRE Capital Markets 및 그 자회사를 통해 수행된다. 자문 서비스 부문의 주요 서비스들은 다음과 같다.
① 임대 서비스 (Leasing Services): 사무실, 산업 및 소매 공간 임대와 관련하여 부동산 소유주/투자자와 거주자/세입자에게 전략적 조언과 실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미션 매출과 함께 계정 기반 거주자 고객의 임대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반복 매출을 창출한다. CBRE는 미국 메트로 도시 지역 대부분에서 리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② 캐피털 마켓 (Capital Markets): 고객들에게 부동산 판매와 더불어 모기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CBRE를 통한 거래는 리얼 캐피털 어낼리스틱스(Real Capital Analytics)에서 집계한 $2.5M 이상 규모의 모든 미국내 부동산 거래의 17%를 차지한다. 2020년 $181.6B의 부동산 판매, $53.2B의 모기지 생성 및 대출 서비스, 총 $234.8B 규모의 캐피털 마켓 거래를 클로징했다. 대다수 국가에서 거래 클로징에 따른 커미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③ 자산 및 프로젝트 관리 서비스 (Property and Project Management Services): 사무실, 산업, 소매 부동산 소유주/투자자들을 위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산 관리 서비스에는 건설 관리, 마케팅, 건축 엔지니어링, 회계, 금융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다수의 고객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으며 월 관리비 명목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자산 관리 서비스는 소유주/투자자 및 거주자들에게 제공되며 고정 관리비 외에도 특정 목표 도달시 인센티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④ 평가 서비스 (Valuation Services): 시장 가치 평가, 소송 지원, 할인 현금 흐름(DCF) 분석, 타당성 조사, 컨설팅 서비스 (부동산 상태 보고서, 호텔 자문 및 환경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CBRE의 평가 서비스 비즈니스는 부동산 업계 최대 규모다.
2. 글로벌 워크플레이스 솔루션 (이하 GWS)
GWS부문은 기업 부동산에 대한 위탁 관리 서비스로 주로 다년 계약을 통해 시설 관리, 프로젝트 관리, 거래 서비스 (임대 및 매매) 등을 주 고객인 다국적 기업들에게 제공한다. 금융 위기 이후 2015년에 사업 다각화를 위해 JCI로부터 $1.5B에 편입한 사업 분야다.
① 시설 관리 (Facilities Management Services): 일반 사무실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 생명과학 및 의료 시설, 유통 창고, 정부 시설, 소매 상점 등 특수 목적 부동산에 대한 일상적인 관리를 제공한다. 2020년 기준 약 43억 평방 피트의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다.
② 프로젝트 관리 (Project Management Services): 포트폴리오 전반 혹은 프로그램 기반으로 프로젝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젝트 관리 매출의 69%는 GWS에, 31%는 자문 서비스에 귀속된다.
③ 거래 서비스 (Transaction Services): 부동산 거주자들에게 사무실, 산업, 소매 공간 임대, 매매, 인수에 대한 전략적 조언과 실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3. 부동산 투자
부동산 투자 부문은 글로벌 부동산 투자 관리, 미국 및 영국의 부동산 개발 서비스, 유연한 사무실 공간 솔수션 등을 제공한다.
① 투자 관리 서비스 (Investment Management Services): 투자 관리 서비스는 간접 전액 출자 자회사 CBRE Global Investors와 그 글로벌 자회사가 담당한다. 부동산, 인프라, MLP 등 다각화된 실물 자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하는 연기금, 보험 회사, 국부 펀드, 재단, 기부금, 여타 기관 투자자들에게 투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우에 따라 CBRE Global Investors가 전략적으로 공동 투자하기도 한다. CBRE Global Investors는 (1) 후원 자금의 부동산 직접 투자 (2) 별도 계정의 부동산 직접 투자 (3) 상장 증권을 통한 부동산 및 인프라 간접 투자 (4) 다중 관리 투자 프로그램의 부동산, 인프라, 사모 간접 투자 (5) 후원 자금, 별도 계정의 부동산 혹은 통합 부동산 담보 신용 투자 등 다섯가지 범주의 투자를 단행한다. 2020년 기준 운용자산(AUM)은 $122.7B으로 2019년 $112.9B 대비 $9.8B 증가했다. 기본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한 비상장 리츠라고 생각하면 무방하다.
② 개발 서비스 (Development Services): 부동산 개발 서비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간접 전액 출자 자회사 Trammell Crow Company와 Telford Homes가 각각 담당한다. Trammell Crow Company는 산업, 사무실, 다가구 주택 및 복합 용도 부동산, 생명과학 및 의료 시설, 소매용 부동산을 개발하며 Telford Homes는 런던 전역에서 거주지 및 복합 용도 부동산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다가구 주택의 개발 후 임대로 전략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③ 유연한 공간 솔루션 (Flexible-Space Solutions): 유연한 공간 솔루션 부문은 공유 사무실, 회의실, 협업 사무실 등을 개발, 운영하며 자산 소유주가 유연한 공간 솔루션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연한 공간 솔루션은 간접 전액 출자 자회사 CBRE Hana (Hana)가 담당한다. 공유 사무실 기업 위워크(WeWork)와 유사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면 무방하다.
CBRE의 사업 분야별 매출 비중은 각각 32%, 64%, 4%로 GWS 부문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조정 EBITDA는 각각 60%, 27%, 12%로 자문 서비스 부문이 오히려 GWS보다 높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국이 57%로 가장 높고 영국과 기타 지역이 각각 13%와 30%를 차지한다.
CBRE 매출은 금융 위기 이후인 2009년 이래 2019년까지 11년간 한차례의 감소도 없이 연평균 19%의 증가율로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무실 및 소매점들이 비어나가면서 2020년에는 -0.3% 소폭 감소했다. 자문 서비스 분야 매출이 공실율이 증가하면서 -15% 감소했지만 GWS와 부동산 투자 부문 매출이 각각 8%, 26% 증가하며 자문 서비스 매출 감소를 상쇄한 덕에 코로나-19의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매출 감소(-3%)를 미국 이외 지역에서 상쇄해줬다. 금융 위기 이후 사업 분야를 주력인 자문 서비스 이외의 분야들로 다각화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4월에 발표한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코로나-19 발생전인 2020년 1분기 대비 0.8% 매출 증가를 보이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보였다. 자문 서비스 매출은 -5.3% 감소하며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았지만 감소폭이 줄고 있고, GWS 매출이 데이터 센터 부분의 호조로 3.6% 증가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매출이 -1%, 영국 매출 5%, 호주와 중국이 호조를 보인 기타 지역 2%로 글로벌 마켓의 회복이 미국보다 먼저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미국 기업들의 오피스 복귀는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호주, 중국 사례를 보면 결국은 오피스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CBRE의 매출은 회복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소규모 기업들로 파편화된 산업 특성상 CBRE는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에 따라 늘 부채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데 글로벌 금융 위기후 2009년 300%가 넘던 부채/자산 비율을 점차 줄여서 지난해에는 22%까지 낮췄고, 유동 비율은 120%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 흐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인 사업 유지를 뒷받침해준다.
주요 재무제표 항목들 (단위 Million – EPS 제외)
손익계산서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4년 CAGR
매출
$5,905
$6,514
$7,185
$9,050
$10,856
$13,072
$14,210
$21,340
$23,894
$23,826
19%
매출총이익
$2,448
$2,772
$2,995
$3,439
$3,773
$3,948
$4,316
$4,891
$5,205
$4,779
3%
영업이익
$463
$585
$616
$792
$836
$815
$1,071
$1,088
$1,260
$970
-3%
순이익
$239
$316
$317
$485
$547
$572
$691
$1,063
$1,282
$752
3%
기본 EPS
$0.75
$0.98
$0.96
$1.47
$1.64
$1.71
$2.05
$3.13
$3.82
$2.24
3%
희석 EPS
$0.74
$0.97
$0.95
$1.45
$1.63
$1.69
$2.03
$3.10
$3.77
$2.22
3%
조정 EBITDA
$693
$862
$983
$1,142
$1,297
$1,562
$1,717
$1,905
$2,064
$1,892
3%
재무상태표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4년 CAGR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093
$1,089
$492
$741
$540
$763
$752
$777
$972
$1,896
36%
유동 자산
$3,550
$4,085
$2,880
$3,525
$5,305
$5,122
$5,631
$6,754
$7,534
$8,846
16%
총 자산
$7,219
$7,810
$6,998
$7,647
$11,018
$10,780
$11,718
$13,457
$16,197
$18,039
15%
유동 부채
$2,681
$2,972
$2,606
$2,876
$4,994
$4,525
$4,713
$5,803
$6,436
$7,144
15%
채무
$3,231
$3,527
$2,358
$2,381
$4,430
$3,803
$2,910
$3,099
$1,885
$1,542
-19%
총 부채
$5,802
$6,128
$5,062
$5,346
$8,259
$7,722
$7,544
$8,447
$9,924
$10,533
12%
총 자본
$1,417
$1,682
$1,936
$2,301
$2,759
$3,057
$4,175
$5,010
$6,273
$7,120
19%
현금 흐름표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4년 CAGR
영업활동 현금흐름
$361
$291
$745
$662
$652
$617
$894
$1,131
$1,223
$1,831
27%
투자활동 현금흐름
($480)
($198)
($465)
($152)
($1,619)
($151)
($303)
($561)
($721)
($342)
4%
재무활동 현금흐름
$711
($101)
($866)
($232)
$790
($221)
($628)
($507)
($272)
($625)
0%
비율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매출 증가율
15%
10%
10%
26%
20%
20%
9%
50%
12%
0%
매출총이익 증가율
14%
13%
8%
15%
10%
5%
9%
13%
6%
-8%
영업이익 증가율
4%
26%
5%
29%
6%
-2%
31%
2%
16%
-23%
순이익 증가율
19%
32%
0%
53%
13%
5%
21%
54%
21%
-41%
기본 EPS 증가율
17%
31%
-2%
53%
12%
4%
20%
53%
22%
-41%
희석 EPS 증가율
17%
31%
-2%
53%
12%
4%
20%
53%
22%
-41%
조정 EBITDA 증가율
0%
24%
14%
16%
14%
20%
10%
11%
8%
-8%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율
116%
0%
-55%
51%
-27%
41%
-1%
3%
25%
95%
총 자산 증가율
41%
8%
-10%
9%
44%
-2%
9%
15%
20%
11%
총 자본 증가율
33%
19%
15%
19%
20%
11%
37%
20%
25%
14%
영업활동 현금흐름 증가율
0%
-19%
156%
-11%
-1%
-5%
45%
26%
8%
50%
매출총이익율
41%
43%
42%
38%
35%
30%
30%
23%
22%
20%
영업이익율
8%
9%
9%
9%
8%
6%
8%
5%
5%
4%
순이익율
4%
5%
4%
5%
5%
4%
5%
5%
5%
3%
EBITDA 마진율
12%
13%
14%
13%
12%
12%
12%
9%
9%
8%
ROE
17%
19%
16%
21%
20%
19%
17%
21%
20%
11%
ROA
3%
4%
5%
6%
5%
5%
6%
8%
8%
4%
유동비율
132%
137%
111%
123%
106%
113%
119%
116%
117%
124%
부채/자본 비율
228%
210%
122%
103%
161%
124%
70%
62%
30%
22%
부문별 매출 및 조정 EBITDA
매출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비중
4년 CAGR
자문 서비스
—
—
—
—
—
—
$7,380
$8,440
$9,069
$7,699
32%
1%
GWS
—
—
—
—
—
—
$10,792
$12,365
$14,164
$15,296
64%
12%
부동산 투자
—
—
—
—
—
—
$457
$535
$661
$832
3%
22%
합계
—
—
—
—
—
—
$18,629
$21,340
$23,894
$23,826
100%
9%
조정 EBITDA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비중
4년 CAGR
자문 서비스
—
—
—
—
—
—
$1,175
$1,303
$1,466
$1,144
60%
-1%
GWS
—
—
—
—
—
—
$334
$346
$424
$517
27%
16%
부동산 투자
—
—
—
—
—
—
$207
$256
$174
$232
12%
4%
합계
—
—
—
—
—
—
$1,717
$1,905
$2,064
$1,892
100%
3%
지역별 매출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비중
4년 CAGR
미국
$3,492
$3,932
$4,359
$5,027
$5,992
$6,917
$7,424
$12,264
$13,852
$13,472
57%
22%
영국
$484
$546
$632
$1,627
$1,861
$2,009
$2,105
$2,587
$2,973
$3,084
13%
14%
기타
$1,929
$2,036
$2,193
$2,395
$3,003
$4,146
$4,681
$6,489
$7,069
$7,270
31%
16%
합계
$5,905
$6,514
$7,185
$9,050
$10,856
$13,072
$14,210
$21,340
$23,894
$23,826
100%
19%
출처: CBRE 연간 실적 보고서. 필자 자체 제작, 2021.7.21,
투자 포인트
1. 업계 1위의 스케일과 명성
CBRE는 시총 및 매출 기준 상업용 부동산 업계 최대 기업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금융 위기 때 어려움을 겪은 크고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이후 인수합병을 통한 통합 과정을 겪으며 소수의 대형 기업으로 재편됐다. CBRE는 이 과정을 살아 남으며 승자가 된 기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으며 사업 규모 면에서 CBRE와 비견될만한 기업은 Jonse Lang LaSalle과 C&W 정도다.
상업용 부동산 산업은 네트워크, 고객 충성도 및 브랜드 인지도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써 부동산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하는 인재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젊은 인재뿐만 아니라 경쟁 기업에서 고객들과 관계를 형성한 인재의 영입이 용이하다.
또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의 종류 또한 커버하지 않는 분야가 없기 때문에 다국적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원스톱 쇼핑을 위한 선택지가 많지 않다. 다국적 대기업들은 이미 신뢰 관계가 형성된 부동산 기업과 사업을 지속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CBRE는 포츈 100 기업중 9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2012-2017년 기간 50대 상위 고객 중 96%가 유지됐다.
CBRE의 임대 거래의 60%가 일회성 거래가 아닌 계정 기반 고객들로부터 발생한다. 연 $25M 이상을 부동산에 지출하는 고객수는 2012년 19개에서 2017년 82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2-3년사이 기존 고객의 부동산 비용 지출이 20%에서 30%로 증가했다. 이처럼 경쟁 기업들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 번들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CBRE는 높은 전환비용을 경제적 해자로 지니고 있다.
2. 다각화된 사업 분야
2008년 금융 위기 이전까지 CBRE의 주된 사업 분야는 임대 거래 자문 서비스였다. 임대, 매매 및 모기지 중개 거래 커미션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자문 서비스는 마진율은 높지만 거래 건수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CBRE 역시 금융 위기 당시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고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CBRE는 금융 위기 후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분야를 재편했는데 자문 서비스보다 마진은 낮지만 반복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경기에 덜 민감한 계약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했다. 또한 사무실, 소매점 이외에 데이터 센터, 물류 창고, 생명과학 및 의료 시설로 서비스 포트폴리오 범위를 확대했다. 덕분에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서는 락다운과 재택근무로 상점과 사무실들이 비어나가고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음에도 매출이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 경쟁 기업인 Jonse Lang LaSalle과 C&W이 각각 -11%, -10%의 매출 감소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3. 우호적인 상업용 부동산의 트랜드
CBRE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해온 사업 부문 개편의 마무리 작업으로 2019년 기존 미국, 유럽 및 중동,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투자, 개발 서비스 등 다섯 부문으로 구분하던 사업부문을 현재와 같은 자문 서비스, GWS, 부동산 투자의 세 부문으로 재구분했다.
사업 부문 개편후 CBRE는 개편의 이유로 부동산 시장의 세가지 트랜드를 꼽았는데 (1) 기업 부동산 서비스의 외주 트랜드 (2) 대체 투자로서의 부동산 투자 활성화 (3) 부동산 기업들 간의 통합뿐만 아니라 고객들 역시 부동산 관리 기업을 통합하는 트랜드가 그것이다. 참고로 CBRE는 부동산 시장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도 가장 앞서 있는 기관 중 하나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부동산 시장 동향 분석에 관한 유용한 보고서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https://www.cbre.us/research-and-insight).
1990년에 첫 부동산 서비스 외주 고객을 유치한 CBRE는 2017년 기준 500개가 넘는 고객을 보유할 정도로 외주 서비스 분야가 성장했다. 부동산 서비스는 고객이 입주한 건물의 외관 관리, 시설 개보수, 보안, 청소부터 회의시 제공되는 커피나 스낵류 제공까지 크고 작은 다양한 서비스들이 포함되는데 이러한 서비스들를 외주기업을 고용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각 서비스별로 서로 다른 외주 기업을 고용하던 것에서 CBRE처럼 원스톱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고용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국적 대기업의 경우 CBRE를 고용함으로써 각 지역별로 서로 다른 서비스 제공 기업을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 계약은 보통 5년 이상의 장기로 이뤄지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안정된 매출이 창출된다.
또다른 우호적인 트렌드는 기관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점차 대체 투자처로서 부동산에 대한 자산 배분을 늘려가는 추세인데 1980년대 2%에 불과하던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내 부동산 투자 비율은 2018년 10%가 넘을 정도로 증가했다는 점은 기관 투자자 유치에 유리한 CBRE에게 긍정적이다.
미국이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실업률이 증가하고 재택 근무로 근무 환경이 바뀐지 1년 반이 지난 현재, 제조업은 대부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됐지만 서비스 부문의 회복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실업률은 일정 수준 빠르게 회복된 뒤 좀처럼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있고, 오피스 및 소매점들의 공실 역시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직원은 오피스 복귀를 독려하고 있지만 대형 테크, 인터넷 기업들은 여전히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옵션을 제공하고 복귀를 종용하지 않고 있다.
재택 근무가 가능한 직종의 경우 한번 자리 잡은 재택 근무 환경이 쉽게 바뀌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재택 근무에 여러가지 한계점들이 있고 IT 업종이더라도 네트워킹이 커리어 개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의 성인 백신 접종율이 증가함에 따라 하반기에 직장 복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BRE의 미국 매출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CBRE가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며 경기에 민감한 사업 분야 비중을 크게 축소했지만 여전히 사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부동산 산업 자체가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는 다행히 큰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었지만 추후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부동산발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나오는 만큼 매출이 환율에 따라 출렁일 수 있고 고용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2. 델타 변이 확산
전세계적으로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이 거세다. CBRE의 실적은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직장 복귀가 이루어진 호주와 중국을 비롯한 미국 이외 지역부터 향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 청정지역 중 하나로 꼽혔던 호주의 시드니마저 델타변이로 인해 7월 7일 락다운을 선언했다. 미국 역시 7월초 집계부터 델타 변이가 50%를 넘었고 7월 20일에는 83%에 이르며 빠르게 확산중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율은 빠르게 증가한 뒤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거셌던 중남부 교외 지역 거주자들은 여전히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델타 변이로 인해 또다시 락다운과 재택 근무 환경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상화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실제로 7월 20일 애플은 9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주 3일 오피스 복귀를 한달 이상 늦추기로 결정했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CBRE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8명 중 강력 매수 2건, 매수 3건, 보유 3건으로 종합적으로 약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95.67, 최대 $108, 최저 $87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11.3%, 25.6%, 1.2%의 괴리가 있다.
CBRE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로부터 약 5% 정도 하단에 위치해 있다. CBRE의 최근 10년 포워드 P/E 밴드와 비교하면 밴드 상단에, 포워드 EV/S와 비교하면 밴드 중간 정도의 위치다. 현재 주가가 사상 최고가 근처지만 지나치게 비싸지는 않다는 의미다. 다만 싸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위치인 만큼 당장의 매수보다는 좀 더 나은 진입 시점을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CBRE 주가, 포워드 P/E, 포워드 EV/S
출처: Koyfin.com 2021.7.21
올해와 내년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컨센서스는 EPS는 각각 80%와 10% 증가를, 매출은 9%와 7%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GWS와 부동산 투자 부문의 호조가 자문 서비스 부문의 매출 감소를 메워주며 매출은 거의 감소하지 않았지만 GWS와 부동산 투자 부문의 마진이 자문 서비스보다 낮기 때문에 EPS는 크게 감소한 탓에 정상 궤도로 진입할 올해 EPS의 증가분이 매출 증가분 보다 클 것으로 예측된다. EPS 기반의 P/E가 매출 기반의 EV/S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2분기 실적은 7월 29일 목요일 장시작전에 발표한다. 매수를 고려중이라면 실적 발표를 기다려 결과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백신 접종율이 높은 영국과 이스라엘에서 두가지 상반된 정책을 발표했다. 영국은 백신 접종자들이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입원 및 사망률이 극히 낮은 점을 들어 최근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방역으로 인한 모든 봉쇄 조치를 철회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완화했던 방역 규제를 다시 도입하는 선택을 했다. 아직 정책 초기라 어떤 선택이 옳을지는 알 수 없다. 만일 영국의 선택이 옳다면 백신 접종율이 높은 국가들의 일생생활 복귀, 그리고 직장 복귀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CBRE의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수 있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반면 영국의 선택이 실패로 판명될 경우 다시금 전세계 국가들의 방역이 강화될 수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현재로서는 이전과 같은 락다운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앞일은 알 수 없고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락다운에도 불구하고 CBRE의 실적이 견고했던 점을 고려하면 델타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다면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6월 26일 인텔리아 테라퓨틱스가 역사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자사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 후보물질 NTLA-2001을 중간 용량으로 투여한 희귀 유전 질환 트랜스타이레틴 아밀로이드증 환자에서 한차례의 투여로 87%의 혈중 트랜스타이렌틴 감소를 보고한 것이다. 트랜스타이레틴은 바이오마커에 불과해 아직 치료 효과를 충분히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표준치료제가 트랜스타이렌틴을 80% 정도 감소시킨다는 점, 그리고 아직 최고 용량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였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전신 투여한 치료로는 최초의 결과라는 점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은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 대상이 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첨단 기술이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혈액 질환에 대한 엑스 비보 방식 (ex vivo, 세포를 체외로 꺼내 유전자 조작을 가한 후 체내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의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며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의 임상적인 적용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엑스 비보 방식은 적용할 수 있는 질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인 비보 (in vivo,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물질을 체내에 직접 투여하여 체내에서 편집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 방식을 통한 치료로 가야했고, 이번에 인텔리아 테라퓨틱스가 최초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의 임상 시험 결과 발표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의 주가를 두배 넘게 상승시켰을 뿐만 아니라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중인 에디타스 메디슨,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빔 테라퓨틱스, 버브 테라퓨틱스, 그래파이트 바이오 등의 주가를 크게 상승시켰다. 또한 반대급부로 트랜스타이레틴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온파트로를 2018년에 출시한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즈와 온파트로의 플랫폼 기술인 RNAi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즈, 다이서나 파마슈티컬즈 등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필자는 지난 1월에 2021년에 주목할 바이오 키워드로 유전자 편집을 선정하고 유전자 편집 분야 및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를 비롯한 주요 개별 기업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https://whatmoney.co.kr/stock/strategy/view?idx=931). 이번 이슈 종목에서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와 유사하게 인 비보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심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최근 상장한 유전자 편집 기업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기업 개요
버브 테라퓨틱스는 2018년 설립된 메사츄세츠 캠브릿지 소재 심혈관 치료제 개발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2016년 이후 상장한 에디타스 메디슨,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빔 테라퓨틱스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플랫폼에 대한 기술적 전문성을 지녔지만 특정 질병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다소 떨어지는 기업들이었다면 버브 테라퓨틱스는 심혈관 질환에 대한 뚜렷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도구로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출범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의 7명의 설립자들은 심혈관계 질환 전문의,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개발 전력의 기업인, 유전학자, 유전자 편집 전문가 및 벤처 투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동 설립자중에는 에디타스 메디슨과 빔 테라퓨틱스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한국계 하버드 의대 교수 키스 정도 포함되어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설립 3년만인 지난 6월 17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19, 공모 총수익 $266.7M에 업사이즈 (애초 공모가격대 $16~18) 상장했고 거래 첫날 75% 상승 마감했다.
벤쳐 라운딩에서는 시리즈 A, 시리즈 A-2, 시리즈 B의 세차례 라운딩을 통해 $216.5M을 모금했다. 라운딩A에는 구글 벤쳐, 아크 벤쳐, 바이오매틱스 캐피털 파트너, 빔 테라퓨틱스, 웰링턴 바이오메디컬 이노베이션, 캐스딘 캐피털이, 라운딩 B에는 웰링턴 바이오메디컬 이노베이션, 캐스딘 캐피털, 구글 벤쳐, 바이오매틱스 캐피털 파트너가 참여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벤쳐 캐피털 및 지분율은 다음 표와 같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심혈관 질환의 가장 흔한 형태인 죽상경화성 심장혈관병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이하 ASCVD)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심혈관 질환은 암과 더불어 성인의 사망 원인 1-2위로 꼽히는 질환이며 만성 질환으로 환자가 평생 치료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미국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연간 비용은 $350B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유전자 편집 기업들 대부분이 자사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개념 증명을 위해 희귀 질환인 단일 유전자 질환 (monogenic disease –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발병하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비해 버브 테라퓨틱스는 환자 규모가 큰 질환의 치료제의 개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유전자 편집 기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버브 테라퓨틱스가 단일 유전자 질환을 벗어나 환자수가 큰 질환에 도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질환 및 유전학에 대한 전문성이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ASCVD에서 이미 검증이 끝나서 타사들에 의해 이미 치료제가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유전자들을 대상으로 유전학적으로 자연 발생하면서 질환 발생 리스크와 상관계가 높은 돌연변이를 찾아 해당 돌연변이를 유전자 편집을 통해 환자에게 도입하는 방식의 치료제 개발 전략을 짰다. 즉 기존에 저분자 화합물, 항체 등을 통해 저해제를 만들던 타겟 유전자에 유전자 편집을 통한 돌연변이 삽입으로 영구적으로 불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미 검증이 끝난 유전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임상시험을 통해 유전자 기능 손실시의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고, 인류에 자연 발생적으로 존재하지만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리스크가 없다.
돌연변이 삽입을 위한 방법론으로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중에서도 염기 편집기(base editor)를 택했다. 기존의 Cas9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은 염색체의 이중 나선을 절단한 후 편집(주: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기 때문에 유전자 가위라고 보통 불린다)하기 때문에 이중나선이 복구되지 않는 경우 유전체의 불안전성을 야기해 최악의 경우 암까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지닌다. 하지만 염기 편집기는 염색체를 절단하지 않고 염기를 치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 월등히 우월하다. 또한 유전자 편집의 가장 큰 리스크인 오프 타겟 (원하는 염색체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를 편집하는 것) 최소화를 위해 오프 타겟 연구 전문 인력 및 최신 방법론으로 오프 타겟을 최소화했다.
크리스퍼 염기 편집기를 목적한 부위인 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바이러스 대신 지질나노입자 (lipid nanoparticle, 이하 LNP)를 택했다. LNP는 비교적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약물 전달 방식이지만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즈의 핵산 치료제 파티시란에 핵산 전달물질로 사용되어 FDA 승인을 받았고 특히 최근 모더나, 화이자/바이온테크의 mRNA 백신에서 mRNA 전달물질로 사용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한 기술이다.
LNP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전달 방식 대비 약물로 사용되는 유전자가 염색체에 삽입될 위험이 없고 면역 반응이 적어 재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목적한 부위인 간은 정맥주사를 통해 주입된 LNP가 혈류를 타고 자연적으로 축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목적부위 타게팅에 대한 어려움도 적고 따라서 저용량 사용이 가능하다.
LNP에 실리는 약물은 Cas12b 염기 편집효소 유전자와 편집 부위의 인식에 필요한 gRNA인데 Cas12b 유전자는 mRNA를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mRNA 백신과 동일한 방식의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다. mRNA 백신의 대성공으로 mRNA 생산에 대한 인프라가 글로벌로 갖춰지게 된 점은 임상시험을 위한 후보물질 생산 및 승인 후 치료제 대량 생산에 있어 순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다른 버브 테라퓨틱스의 탁월한 전략은 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이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플랫폼 개발에 시간을 들이는 대신 타사의 검증된 플랫폼들을 라이선싱했고 이에 따라 비용 문제로 일반적으로 전임상 연구 개발의 후반기에 진행하는 영장류 실험을 초기에 진행할 수 있었다. 영장류는 설치류보다 인간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영장류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임상시험 진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버브 테라퓨틱스가 불과 설립 3년만에 상장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임상시험 진입을 위해 대략 10년 정도가 소요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무척 빠른 속도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빔 테라퓨틱스로부터 Cas12b 염기 편집 기술을,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브로드 가문의 투자를 받아 하버드 의대와 MIT가 합작으로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소)와 하버드 대학으로부터 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아퀴타스 (Acuitas)로부터 LNP 기술을 라이선싱했다.
이처럼 버브 테라퓨틱스는 타겟의 설정 부터 약물의 유형 선택 및 전달 방법까지 매우 스마트한 방식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했는데 경영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점이자 가장 큰 투자 포인트이기도 하다.
파이프라인
심혈관 질환은 심장과 혈관에 발생하는 질병을 통칭하는 말로 크게 ASCVD와 심근증(cardiomyopathy)으로 나뉜다. 심혈관 질환의 가장 흔한 형태인 ASCVD는 다시 관상동맥 심장 질환 (coronary heart disease), 허혈성 뇌졸중 (ischemic stroke), 말초동맥 질환(peripheral vascular disease)으로 크게 나뉜다. ASCVD는 콜레스테롤로 인해 혈관에 형성된 죽상경화 플라크(atherosclerotic plaque)가 동맥을 단단하게 만들면서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은 apo B, 중성지방이 서로 다른 비율로 섞여 간에서 만들어져 혈류로 분비된 LDL (low-density lipoprotein, 저밀도 리포단백질), TRL (triglyceride-rich lipoprotein, 중성지방이 풍부한 리포단백질), Lp(a) (lipoprotein(a), 리포단백질(a)) 등 주로 이 세가지의 형태로 혈관을 돌아다닌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이들 세가지의 리포단백질 LDL-C (LDL 콜레스테롤), Lp(a), TRL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진 타겟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두개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리드 후보물질인 VERVE-101(프로젝트명)은 IND-enabling (IND 신청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 IND는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FDA에 제출하는 서류) 단계이고, 두번째 후보물질인 ANGPTL3(타겟명)은 Lead optimization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에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의 리드 후보물질인 VERVE-101은 PCSK9 유전자에 대한 염기 편집기다. 유전학 연구에 의하면 PCSK9 유전자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들은 돌연변이를 지니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LDL-C가 38 mg/dL 낮으며 ASCVD 리스크가 88% 감소한다. VERVE-101은 전술한대로 자연발생하는 PCSK9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유전자 편집을 통해 도입하여 한차례의 투여로 LDL-C 감소 및 ASCVD 리스크 감소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유전적으로 PCSK9 불활성화에 의해 확실하게 LDL-C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적응증으로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광범위한 ASCVD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형 가족성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이하 HeFH)에 대해 2022년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족성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이하 FH)는 LDLR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LDL-C가 증가해 발생하는 유전병으로 ASCVD의 위험이 높다. 돌연변이가 하나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경우 HeFH, 두개 모두에 존재하는 경우 HoFH (Homozygous FH)라고 하며 전자의 경우 미국에 250명당 한 명 (약 백 30만명), 전세계에 약 3천 백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후자의 경우 미국에 250,000명당 한 명 (1300명)만이 존재하는 희귀 질환이다.
PCSK9 단백질은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분비되며 LDLR단백질에 결합해 LDL-C의 분해를 저해한다. PCSK9은 이미 FDA 승인 의약품이 존재하는 잘 알려진 타겟이다. 엠젠의 Repatha (evolocumab)과 리제너론 파마슈티컬즈/사노피의 Praluent (alirocumab)는 PCSK9의 기능을 저해하는 단일 클론 항체로 각각 HeFH, HoFH, ASCVD와, ASCVD, HeFH를 포함한 원발성 고지혈증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또한 노바티스의 siRNA 핵산 치료제 Leqvio (inclisiran)는 지난해 고코레스테롤혈증,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EMA의 승인을 받았고 현재 FDA 승인심사중에 있다.
VERVE-101은 지난해 6월 영장류 실험에서 투여 2주 후 간세포에서 67%의 PCSK9 유전자 편집율, 89%의 혈중 PCSK9 단백질 감소 및 59%의 혈중 LDL-C 감소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10개월이 지난 후에도 62%의 혈중 LDL-C 감소가 유지됐다. 이는 간세포가 약 200일 간격으로 재생되는 것을 고려할 때 유전자 편집이 세포 분열 후에도 유지됨을 의미한다. 또한 간세포 실험에서 염색체 상의 정확하게 원하는 부위만 편집되고 141개의 오프 타겟 가능 부위에서 편집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승인된 의약품들의 경우 두개의 단일 클론 항체 Repatha와 Praluent는 후기 임상시험에서 약 60%의 LDL-C 감소를 보였고 Leqvio는 이보다 다소 떨어지는 40%의 LDL-C 감소를 보였다. VERV-101이 1회 투여라는 투여상의 장점이 있는 만큼 유사한 수준의 LDL-C 감소를 임상시험에서 보일 수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ANGPTL3 프로그램
버브 테라퓨틱스의 두번째 프로그램 ANGPTL3는 혈중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ANGPTL3 유전자를 타게팅하는 유전자 염기 편집기다. 후보물질이 확정된 VERVE-101과 달리 아직 후보물질이 최적화 단계에 있어 프로젝트 명이 아닌 타겟 유전자 명으로 불리고 있다. 2022년에 IND-enabling study를 시작할 계획이다.
ANGPTL3 단백질은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분비되며 혈관 표면에 존재하는 혈중 중성지방 분해 효소 lipoprotein lipase를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PCSK9과는 달리 LDLR과 무관한 메커니즘으로 LDL-C를 조절한다.
유전학 연구에 의하면 ANGPTL3 유전자에 자연 발생하는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지닌 사람들은 돌연변이를 지니지 않은 사람들 대비 중성지방, LDL-C, HDL-C가 감소하고 ASCVD 리스크가 30~40% 감소한다.
VERVE-101과 마찬가지로 유전적으로 잘 정의된 환자군인 HeFH, HoFH 모두에 대해 임상시험을 먼저 진행하고 단계적으로 광범위한 ASCVD 환자군에 대해 확장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ANGPTL3를 타게팅하는 승인 의약품은 리제너론 파마슈티컬즈가 올해 2월 ANGPTL3 단백질을 저해하는 단일 클론 항체 Evkeeze (evinacumab)을 HoFH에 대해 FDA 승인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Evkeeze는 후기 임상시험에서 HoFH 환자 대상 24주차 LDL-C 49%, 중성지방 50% 감소를 보였다. 또한 HeFH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에서는 PCSK9 저해제에 더해졌을 때 56%의 추가적인 LDL-C 감소를 보였다.
그밖에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즈와 화이자가 공동으로 ANGPTL3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ASO 핵산 치료제 후보물질 vupanorsen의 임상 2상을,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즈가 역시 siRNA 핵산 치료제 후보물질 ARO-ANG3의 임상 1/2상을 진행중이다.
버브 테라퓨틱스의 ANGPTL3 후보물질의 경우 영장류 실험에서 1회 투여 2주후 ANGPTL3 단백질 95%, 중성지방 64%의 감소를 보였고 10개월 후 ANGPTL3 단백질 96%, 중성 지방 69% 감소가 유지됐다. 따라서 영장류 실험 결과가 임상시험에서 반복될 경우 항체 치료제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ANGPTL3의 전달체로는 아퀴타스에서 라이선싱한 LNP가 아닌 자체 개발한 GalNAc-LNP의 사용이 예상된다. 간세포가 LNP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LDLR 단백질이 필요하지만 HoFH 환자의 경우 상동 염색체상의 LDLR 유전자 두 쌍 모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에 LDLR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고 따라서 간세포의 LNP 흡수율이 낮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즈가 siRNA의 간 전달에 사용한 GalNAc를 LNP에 부착한 GalNAc-LNP를 대신 사용하여 간세포의 LNP 흡수율을 높였다. GalNAc는 간세포 표면에서만 발현되는 ASGPR에 결합하는 리간드다.
투자 의견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전술한대로 스마트한 전략이다. 이를 요약해보면 (1) 질환 및 유전학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존 유전자 편집 기업들과 달리 환자수가 많은 질환을 적응증으로 선택함으로서 잠재 시장 규모를 크게 넓혔고 (2) 검증된 타겟과 검증된 방법론을 사용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 시간을 줄였으며 (3) 검증된 방법론이 모두 첨단 기술들인 동시에 최근에 크게 각광받기 시작한 방법론들이라는 점이다.
반면 리스크도 존재하는데 (1) 검증된 타겟이다보니 경쟁 제품이 존재하고 따라서 경쟁 제품보다 우월성을 확보해야하고, (2) 크리스퍼 염기 편집기에 대한 임상시험 단계에서의 검증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빔 테라퓨틱스는 아직 전임상 단계다), (3) 아직 임상시험에도 진입하지 못한 전임상 단계의 기업이면서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어서 조그마한 흠집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으며 (4) 자체 개발한 원전 기술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플랫폼에 대한 가치를 높게 주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한 월가의 투자 의견은 총 4건의 의견 중 매수 3건, 보유 1건으로 평균적으로 강한 매수 의견이다. 목표 주가는 평균 $74.50, 최고 $92, 최저 $50으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50%, 85%, 0%의 괴리율을 보인다. 6월 17일에 상장해 아직 상장 1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커버하는 증권사가 네 군데나 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우며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유전체 ETF ARKG에서 최근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상장일에 공모가 $19에서 75% 상승한 $31.92에 마감했고, 열흘 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최고 $73.8, 상장가 대비 288% 상승한 뒤 하락해 현재는 $5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고가에서는 많이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장가 대비 150% 상승한 가격이다.
2016년 이후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의 주가 추이
출처: Koyfin.com, 2021.7.14
특히 시가총액 면에서 2016년에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한 에디타스 메디슨의 $2.9B과 맞먹는 $2.3B을 기록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진행중이고 조만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기업과 유사한 수준의 시가 총액은 다소 고평가라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버브 테라퓨틱스는 플랫폼 기술을 라이선스 아웃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가치는 높지 않다. 상장 초기의 과열에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임상시험 결과의 영향이 겹쳐 주가가 높게 형성된 과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군 비교
이름
심볼
시총
리드 프로그램
임상 프로그램
전임상 프로그램
Verve Therapeutics Inc
VERV
$2.3B
VERVE-101, 전임상
0
2
Intellia Therapeutics Inc
NTLA
$10.2B
NTLA-2001, 임상1상
2
7
Crispr Therapeutics AG
CRSP
$10.5B
CTX001, 임상1/2상
4
5
Beam Therapeutics Inc
BEAM
$5.6B
BEAM101, 전임상
0
11
Editas Medicine Inc
EDIT
$2.9B
EDIT-101, 임상1상
2
6
Graphite Bio Inc
GRPH
$1.5B
GPH101, 전임상
0
5
출처: 각 기업 홈페이지, 야후 파이넌스, 필자 자체 제작. 2021.7.14
그러나 경영진의 스마트한 접근법, 기업 설립 3년만에 이룩한 빠른 진행, 영장류 전임상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버브 테라퓨틱스의 장기 전망은 상당히 밝아 보인다. 2016년 상장했던 3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보면 초반 매우 큰 폭의 주가 변동을 보였던 것을 알 수 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전임상 단계이던 2018년 $70대까지 이유없이 주가가 치솟은 후 $20대까지 하락했었고, 에디타스 메디슨 역시 전임상 단계 시절 $15~$40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특별한 호재나 악재 없이 시장 분위기에 따라 2-3배의 주가가 움직인 것이다. 따라서 버브 테라퓨틱스의 미래 전망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는 현재의 주가 보다 좀 더 나은 진입 시점을 기다려 장기로 홀드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 판단한다.
백혈병 등 혈액암을 제외한 대부분 고형암의 치료는 절제 가능한 종양의 경우 절제 수술 후 화학 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 화학 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수많은 제약회사,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개발, 판매하는 항암제는 대부분 화학 치료의 범주에 들어가고 간혹 화학물질과 방사능 물질을 결합한 치료제도 존재한다.
초기 화학 치료 및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성질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성인의 정상세포 대부분은 일부 줄기세포, 모세포 들을 제외하면 최종적인 분화가 이루어져 더 이상 세포 분열을 하지 않거나 속도가 느리다. 반면 암세포는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에 증식하는 세포를 저해하는 화학 물질, 방사선을 이용해 항암제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일부 세포지만 신체에는 빠르게 분열하는 정상 세포들이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했다.
이후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찾아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어 각광받았지만 내성이 쉽게 생기고 항암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신체의 면역 체계로 하여금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면역 항암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면역 항암제는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경우에는 완치에 가까운 효능을 보이지만 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전혀 듣지 않는 이중성을 보인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면역 항암제가 효과를 보이는 환자와 보이지 않는 환자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한 노력과 함께 대상 환자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병용 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노보큐어는 수술, 화학, 방사선 요법이라는 기본적인 항암 치료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전기장을 이용한 항암 치료라는 독특한 치료법을 개발해 교아종(glioblastoma, GBM), 흉막 중피종(mesothelioma, MPM)에 대해 FDA 승인을 받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노보큐어의 Tumor Treating Fields (TTFields)는 세포막을 투과할 수 있는 10 - 500 kHz 대역의 저주파 전기장을 이용하여 정상 세포에는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의 세포 분열을 막고 사멸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주파수 대역은 암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TTFields는 부착 부위 피부 간지럼증 정도의 가벼운 부작용만 보이며 화학 치료대비 높은 안전성을 보인다. 교아종, 흉막 중피종을 넘어 폐암, 간암, 위암, 난소암, 췌장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해가고 있는 노보큐어에 대해 알아본다.
기준일자
2021.6.30
90일 평균 거래량
1,002,193
기업명 (심볼)
Novocure Ltd (NVCR)
52주 최저-최고가
$55.40 ~ $232.76
업종
헬스케어
P/E (TTM)
2,132.88
시가총액
$22.94B
EPS (TTM)
$0.10
현재주가
$221.82
배당금
없음
기업 개요
노보큐어는 2000년 이스라엘 과학 기술 대학의 생물리학자 요람 팔티 교수가 설립한 항암 치료용 휴대용 의료 기기 제조 기업이다. 본사는 저지섬 (Bailiwick of Jersey,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인근의 작은 섬에 위치한 영국 왕실령 섬)에 있으며 스위스, 미국, 이스라엘에 지사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2015년 10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노보큐어의 사업 모델은 비교적 단순하다. TTFields를 이용한 항암 치료용 휴대용 의료 기기를 제조 판매한다. 현재 교아종 치료용 옵튠 (Optune)과 흉막 중피종 치료용 옵튠 루아 (Optune Lua) 두 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옵튠과 옵튠 루아는 전기장 제너레이터, 1회용 어레이, 충전지와 액세서리로 구성되어 있다. 치료는 암 부위 외피(교아종의 경우 두피, 흉막 중피종의 경우 흉/복부)에 어레이를 부착하고 연결된 전기장 제너레이터로부터 의사의 처방을 받은 환자 맞춤형 주파수에 맞춰 전기장을 흘려주는 방식이다. 휴대할 수 있도록 백팩과 손가방이 제공되며 무게는 노트북 컴퓨터 (2.7파운드, 약 1.22 Kg) 정도다. 제품 모든 파트는 위탁 생산한다.
① 옵튠 (Optune): 화학치료 후 재발한 교아종 환자에 대한 단독 2차 치료로 2011년 첫 FDA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에서 화학 치료 대비 동등한 생존 기간 및 반응율 향상을 보였으며 부작용이 없어 삶의 질 향상을 보였다. 2020년 확정 임상시험에서 생존 기간이 1.7개월 연장됨을 확인했다. 2015년 화학치료제 temozolomide와의 병용으로 신규 교아종 환자의 1치료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고 유럽의 CE 마크 및 일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에서 temozolomid 화학치료 대비 생존 기간이 약 5개월 연장 (20.9개월 vs 16개월) 되는 결과를 보였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일본, 스웨덴, 스위스에서 판매 중이다. 옵튠 매출은 노보큐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② 옵튠 루아 (Optune Lua): 2019년 악성 중피종 (malignant pleural mesothelioma)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화학치료 병용 치료시 평균 생존기간 18.2개월을 보이며 FDA 승인을 받았다. 유럽, 스위스에서 CE 마크 (제품명은 옵튠 루아 대신 NovoTTF-100L를 사용한다)를 받았다. 현재 미국에서만 판매 중이다.
병원을 통해 환자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일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환자에게 직접 제공한다. 환자, 간병인의 트레이닝, 24/7 기술적 서포팅 및 보험 환급 도움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민간 의료보험에서 교아종 신규 및 재발 환자 치료를 커버하고 있으며 2019년 9월부터 메디케어 행위별 수가(fee-for-service)로 교아종 신규 환자 치료의 커버가 시작됐다. 2018년 NCCN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31개의 암센터의 연합으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에서 옵튠, temozolomide 화학치료 병용을 신규 교아종 환자의 수술 후 애쥬반트 치료의 카테고리 1 치료법으로 가이던스에 포함시켰다. 미국의 치료비 책정가는 월 $21,000이다. 오스트리아, 독일, 이스라엘, 일본, 스웨덴, 스위스에서 올해 4/1부터 국가 보험 커버를 시작했다. 2020년말 현재 글로벌 84명의 세일즈 인력이 있으며 처방을 위해 교육을 받은 의사는 교아종에 대해 3,700명, 중피종에 대해 130명을 확보했다.
중화권에서는 2018년 자이 랩(ZLAB)에게 개발 및 판매권을 라이선싱 아웃하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자이 랩은 중화권에서 옵튠의 독점적 판매권을 가지며 중국에서의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담당한다. 자이 랩은 중국에서 신규 및 재발성 교아종에 대해 옵튠을 출시했고 홍콩에서 중피종에 대해 옵튠 루아를 출시했다. 옵튠 루아는 2021년 중국에서 승인 신청 예정이다.
노보큐어의 매출은 2013년 이후 8년간 연평균 74%의 속도로 증가했다. 매출이 규모 있게 증가한 최근에는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최근 3년간 여전히 4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의료기기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했던 지난해에도 진단 후 생존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교아종의 특성상 사용이 줄지 않아서 노보큐어의 매출은 41% 증가했다.
매출이 규모있게 증가함에 따라 매출 총이익율도 증가하면서 2016년 이후 적자폭이 꾸준히 줄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다. 매출의 20% 이상을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유동 비율은 500% 이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다. 부채/자본 비율은 최근 채무가 증가하면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매출 비중은 미국 매출이 64%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유럽, 일본, 그리고 최근 중화권에서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32%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노보큐어는 교아종과 중피종 외에 폐암, 간암, 위암, 난소암, 췌장암 등 보다 환자수가 많고 시장이 큰 고형암들에 대해 적응증 확장을 위한 다수의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교아종, 중피종 처럼 대부분 화학 치료제와 병용으로 진행중이지만 최근 몇 년간 암종에 따라 표준 치료가 면역 항암제나 표적 항암제로 바뀌어 감에 따라 폐암에서는 면역 항암제와, 간암에서는 표적 항암제와의 병용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또한 미국 대비 중국에 20배가량 환자수가 많은 위암에 대해 자이 랩과 공동으로 중화권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노보큐어는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시험 외에도 기존 옵튠 보다 고밀도로 전기장을 사용하는 고밀도 어레이에 대해서도 교아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노보큐어가 진행중인 임상시험
임상 시험
적응증
치료
미국 연간 환자수
마일스톤/참고 사항
임상 2상 EF-33
재발성 교아종
옵튠 200kHz 고밀도 어레이 테스트
2022년 결과 발표
임상 4상 TRIDENT
신규 교아종
옵튠 승인 후 임상시험
2020년 시작
임상 3상 METIS
비소세포 폐암에 의한 뇌전이
TTFileds, SRS 화학치료 병용
38,000~77,000
2022년 결과 발표
임상 2상 EF-15
비소세포 폐암
TTFileds, pemetrexed 화학치료 병용
193,000
2013년 종료. 과거 대조군 대비 중위 무진행 생존 기간 6.5개월 vs 2.9개월, 중위 종합 생존 기간 13.8개월 vs 8.3개월
임상 2상 KEYNOTE B36
PD-L1 양성 비소세포 폐암 1차 치료
TTFileds, 키트루다 (머크) 병용
2021년 2분기 시작
임상 3상 LUNAR
플라티넘 화학 치료 실패한 4기 비소세포 폐암 2차 치료
TTFileds, 면역관문 억제제 혹은 화학치료 (docetaxel) 병용
46,000
2021년 4월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 환자 모집 수 및 추적기간 단축 권고. 2021년 4분기 중간 결과, 2022년 최종 결과 발표
임상 2상 HEPANOVA
진행성 간세포암
TTFileds, Sorafenib 병용
42,000
2021년 2분기 결과 발표
임상 2상 EF-31
위선암, 위장관 접합부위 선암 1차 치료
TTFileds, XELOX 화학치료 병용
26,000 미국, 478,500 중국
2022년 결과 발표/Zai Lab과 공동으로 중화권 임상시험 진행
임상 2상 INNOVATE
재발성 난소암 2차 치료
TTFileds, paclitaxel 화학치료 병용
24,000
2018년 종료. 과거 대조군 대비 중위 무진행 생존 기간 8.9개월 vs 3.9개월, 중위 종합 생존 기간 추적 기간내 미도달.
임상 3상 INNOVATE-3
플라티넘 저항성 난소암
TTFileds, paclitaxel 화학치료 병용
16,000
2021년 3분기 중간 결과, 2023년 최종 결과 발표
임상 2상 PANOVA
절제 불능 진행성 췌장 선암
TTFileds, gemcitabine +/-nab-paclitaxel 화학치료 2중 혹은 3중 병용
53,000
2018년 종료. gemcitabine 병용: 과거 대조군 대비 중위 무진행 생존 기간 8.3개월 vs 3.7개월, 중위 종합 생존 기간 14.9개월 vs 6.7개월 gemcitabine, nab-paclitaxel 병용: 과거 대조군 대비 중위 무진행 생존 기간 12.7개월 vs 5.5개월, 중위 종합 생존 기간 추적 기간 내 미도달
임상 3상 PANOVA-3
절제 불능 국부 진행성 췌장암
TTFileds, gemcitabine, nab-paclitaxel 화학치료 3중 병용
43,000
2022년 중간 결과, 2023년 최종 결과 발표
출처: 노보큐어 보도 자료 및 10-K. 필자 자체 제작. 2021.6.30.
투자 포인트
1. 잠재적 시장 크기
노보큐어는 기존의 교아종, 중피종 등 비교적 환자수가 작은 암종에서 환자수가 많은 암종으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다수의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중인 암종은 비소세포폐암에 의한 뇌전이,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췌장암, 임상 2상을 진행중인 암종은 간암, 위암 등으로 모두가 교아종, 중피종에 비해 환자수가 많은 비교적 흔한 암들이다. 참고로 교아종과 중피종의 연간 미국 신규 환자수는 각각 약 15,000명, 3,000명으로 추산된다.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암종의 미국 연간 환자수는 앞선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진행중인 임상시험 결과들은 올해부터 2023년 사이에 발표될 예정이다. 당장 올해에는 간암에 대한 임상 2상 중간 결과 발표가 상반기 내에 (주: 본문 작성일 하루 후인 7월 1일에 객관적 반응율 9.5%의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15% 정도 하락했다), 난소암 임상 3상 중간 결과와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 중간 결과 발표가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예정되어 있다. 이중 중요한 발표는 역시 비소세포폐암과 난소암의 임상 3상 결과다.
지난 4월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의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는 예정된 중간 분석에서 오리지널 프로토콜상의 환자 모집 정원 534명을 276명으로 절반가량 감축하고 추적 기간 역시 18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할 것을 권고했다. 통상 투여군과 대조군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통계적 유의미성 확보를 위해 환자수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IDMC의 권고는 TTFields가 효과를 보임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으로 이 발표 후 $130대였던 주가는 장중 한때 $200을 넘기며 크게 상승했다. IDMC는 원래 프로토콜로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대조군 환자들에게 비윤리적이라고까지 밝혀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기대 하게했다. 또한 추적기간이 6개월 줄어듦에 따라 규제 당국의 잠재적 승인 시점 역시 단축됐다. 한편으로는 환자 모집이 66명 정도 남은 상황에서 조기 종료를 권고하지 않은 점은 생각만큼 효능이 엄청나게 뛰어나지는 않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임상 3상을 진행중인 비소세포폐암에 의한 뇌전이,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췌장암 모두 임상 2상에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한 결과들을 보여줬다 (상기 표 참조). 노보큐어는 임상 시험에 성공하고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적응증 확장이 이루어질 경우 뇌전이 적응증 확장만으로도 마켓 사이즈가 현재에 비해 6배로 증가하고,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췌장암 적응증 확장이 모두 성공할 경우 현재 마켓 사이즈의 20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매출 $0.5B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각각 $3B, $10B의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되는 것이다.
노보큐어 매출의 대부분은 주로 미국에서의 옵튠 판매가 차지한다. 미국 이외의 국가 중에는 독일과 일본 정도가 유의미한 매출 비중을 차지할 뿐이다. 하지만 자이 랩과의 협업을 통해 중화권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유럽내에서 큰 시장인 프랑스 시장의 진출도 시작했다. 아직은 중형 기업으로써 글로벌 확장 속도에 한계가 있지만, 기존의 적응증만으로도 진출할 시장이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3. 의약품 대비 상대적으로 긴 독점 기간
노보큐어의 TTFields 기술은 미국에서 2021년~2037년 사이 만료되는 185개 이상의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노보큐어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향상하며 새로운 특허를 추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45개의 미국 특허 포함 125개의 추가적인 특허를 출원했다. 새로운 특허가 추가되는 만큼 특허 보호 기간 역시 연장된다.
아래 그림의 오리지널 제너레이터가 2세대 제너레이터로 개선된 것이 한가지 예에 해당한다.
노보큐어는 고밀도 어레이를 임상시험에서 테스트 중이다. 고밀도 어레이가 기존 어레이보다 효과가 뛰어난 점이 임상시험에서 증명되면 제품 개선을 통한 특허 보호 기간 연장이 추가로 가능할 것이다.
또한 특허 포트폴리오 이외에도 영업 기밀, 노하우, 기타 기밀 정보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 특허 이외의 장치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한다는 점은 경쟁 제품들이 복제하기가 까다롭다는 의미가 된다.
4. 흑자 전환의 초입
노보큐어는 2020년 처음으로 영업이익 및 순이익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이 7년 연속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룸에 따라 마진율도 큰 폭으로 개선된 데 따른 결과로 향후 매출 성장 폭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보다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리스크 요인
1. 여전한 불신
노보큐어의 창업자 요람 팔티 교수의 스토리를 보면 초창기 자신의 아이디어를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자신의 집 창고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노보큐어가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증명하고 FDA 승인을 받아 제품을 판매하는 현시점에서도 TTFields를 믿지 못하는 시각은 여전히 의료업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옵튠이나 옵튠 루아는 의사의 처방 없이 환자가 사용할 수 없다.
현재 지역별로 옵튠의 교아종 시장 침투율은 30%대를 보이고 있는데 아직 침투할 시장이 많이 남아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후술할 처방전수 증가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침투가 피크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통상적인 항암 치료법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기에 시장 침투율 증가를 위해서는 의료진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함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놓을 노력이 필요하다.
노보큐어의 옵튠 매출은 지난 7년간 높은 성장을 기록했지만,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의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교아종에 대한 처방전 수가 정체되는 듯한 숫자를 보이기 시작한 것인데 미국에서 처방전 수의 2019년 대비 2020년 증가율은 1%에 그쳤다. 처방전 수 증가의 둔화는 활성 환자 수 증가의 둔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매출 성장의 둔화로 이어진다. 지역별 활성 환자 수 추이를 보면 미국에서의 활성 환자 수가 2020년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정체하는 모습이다.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성장만으로는 이전의 성장 추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교아종에서의 시장 침투가 어느 정도 피크에 이르렀다고 가정할 때 노보큐어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적응증의 확장이 필요하다. 전술한대로 노보큐어는 다수의 후기 임상시험들을 진행 중이고 1~2년 내에 결과들이 나온다.
현재 노보큐어 주가의 P/E는 2000이 넘고 EV/Sales는 40이 넘는다. 노보큐어의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를 보거나 피어 그룹들과 밸류에이션 비교를 보면 현재의 노보큐어 주가는 과평가 구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피어그룹들과의 비교를 통한 회귀 분석으로 유추해 보자면 40% 정도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에서는 EV/Sales의 적정 멀티플은 약 22~23배 정도,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올해와 내년 15%대 매출 성장률(후기 표 참조)에서는 약 16배 정도가 적정 멀티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주가는 노보큐어 주가는 2~3배 정도 고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매출이 2~3배 이상 증가해야 정당화될 수 있는 멀티플로서 노보큐어 주가에 후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적응증들의 성공이 일정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이 하나라도 실패하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맞을 수 있다. 비록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들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대조군 없이 과거 스터디들에서 대조군을 가져와 비교한 임상시험이다. 대조군이 없는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대조군이 포함된 임상 3상을 실패한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2상 결과만으로 너무 높은 기대를 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노보큐어 주가, EV/Sales
출처: Koyfin.com 2021.6.30
피어 그룹 비교
기업명
심볼
시총
사업분야
최근 3년 연평균 매출 성장 (TTM)
EV/Sales (TTM)
Align Technology, Inc.
ALGN
$49.18B
치과 교정
20.73%
17.1
Novocure Ltd
NVCR
$23.04B
암
39.49%
43.15
Insulet Corporation
PODD
$18.77B
당뇨
25.45%
19.81
ABIOMED, Inc.
ABMD
$14.15B
심장 질환
12.59%
15.71
Penumbra Inc
PEN
$10.25B
심혈관 질환
17.70%
17.02
Globus Medical Inc
GMED
$7.64B
근골격 장애
8.05%
8.24
Tandem Diabetes Care Inc
TNDM
$6.23B
당뇨
67.22%
11.14
Nevro Corp
NVRO
$5.86B
통증
1.64%
15.48
Inspire Medical Systems Inc
INSP
$5.35B
수면 장애
59.19%
38.38
LivaNova PLC
LIVN
$4.21B
심혈관, 신경조절
-3.20%
4.97
Glaukos Corp
GKOS
$3.90B
안과 질환
13.27%
16.24
Establishment Labs Holdings Inc
ESTA
$2.00B
가슴 성형
28.59%
21.87
출처: Seekingalpha.com 각 기업 페이지, 필자 자체 제작. 2021.6.30
4. 주식 희석 가능성
노보큐어는 지난해 11월 $575M 규모의 2025년 만기 이자율 0%의 선순위 전환 사채를 발행했다. 주식 전환가는 $168.24로 전환사채 발행 당시만 해도 주가가 $112대였지만 8개월만에 주가가 두 배가량 상승했다. 현재 주가인 $220대와 비교해도 30% 이상의 마진이고 주가가 더 상승할수록 그 폭은 더 커진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현금 상환 대신 주식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고 따라서 유통 주식수 증가로 주식 희석의 위험이 있다.
5. 글로벌 최소 법인세율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해 15%의 글로벌 최소 법인세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G7 국가들의 동의는 받아냈고 G20으로 그 폭을 확대하려하고 있다. 노보큐어는 그동안 적자 기업으로 세금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다. 노보큐어의 본사는 조세 회피처인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인근 저지섬에 위치해있는데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글로벌 최소 법인세율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 의견
팁랭크스에 따르면 노보큐어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7명 중 매수 3건, 보유 3건, 매도 1건으로 종합적으로 약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206.33, 최대 $250, 최저 $142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7%, 13%, -36%의 괴리가 있다.
전술한대로 노보큐어는 높은 매출 성장율을 지속적으로 보여왔지만 올해 성장의 둔화가 예상되고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에 반영되어 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2021년과 2022년의 매출이 지난 3년간의 40%대와는 거리가 먼 16.8%, 1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상시험들이 모두 성공하더라도 FDA의 승인과 초기 론칭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곧바로 높은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못한다.
따라서 노보큐어에 대한 신규 진입은 다소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실적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주가에 반영되는 것과는 달리 임상시험의 성공과 실패는 하루만에 모두 반영되어버리는 특징이 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하루 아침에 주가가 50% 상승할 수도, 50% 하락할 수도 있다. 미국 주식 시장에는 상/하한가 제도가 없다.
노보큐어의 전망대로 시장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현재의 주가는 여전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EV/Sales 멀티플은 현재 주가 기준 매출이 6배 증가한다면 7배 수준, 20배 증가한다면 2배 수준이다. 적정 멀티플을 15배로만 잡아도 주가의 업사이드 포텐셜은 2배~7배가 된다. 중기 임상 시험 결과들로 유추해봤을 때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다만 임상시험이 모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매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따라서 노보큐어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면 기간을 길게 두고 조정시 매수를 추천한다.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올해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비소세포폐암과 난소암 임상 3상이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한다고 가정하면 잠재 시장은 약 6~7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승인후 미래 매출 증가율 역시 높은 두자릿수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주가는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신규 투자자라면 임상 시험 결과 발표 이전 조정 기간이 있다면 일부 진입하고, 결과가 발표된 후 일부 진입하는 분할 매수 방식을 추천한다. 노보큐어처럼 높은 성장성을 지닌 기업은 단기로 20~30% 정도 이익 실현하고 빠지는 것보다는 장기로 비중을 늘려가면 텐배거(10 bagger)에 도전해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인 투자일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노보큐어의 임상시험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급격한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임상시험들이 있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다시금 반등하며 기존 보유자들에게 매도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하나의 임상 시험이 실패해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다음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 주가는 회복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임상시험 실패로 인한 주가 급락시 당장 전부 매도하기 보다는 기회를 보며 부분 매도하는 방식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6월 7일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헴 (아두카누맙)이 FDA 승인을 받았다. 아두헴의 승인은 알츠하이머에 대한 신규 치료제로는 2003년 나멘다 이후 18년만이고 근원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의약품으로는 최초다. 아두헴과 바이오젠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필자의 <아두카누맙, 과연 최초의 치매 근원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를 참조하기 바란다.
아두헴의 승인 결정은 2021년에 예정됐던 제약-바이오 산업군의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꼽혀왔다. 아두헴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아두헴 FDA 승인의 위력은 예상대로 대단했다. 발표전 시총 $43B의 거대 기업 바이오젠은 발표 후 장중 최고 64%, 종가 기준 38%의 주가가 상승했다. 시총 기준으로 무려 $16B~$27B의 등락 폭을 보인 것인데 그 등락폭만해도 바이오텍 시총 상위 5~10위권 기업의 규모에 해당한다.
그뿐 아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여러 기업들의 주가 역시 폭등했는데 그중에는 시총 기준 글로벌 5위권, 미국내 3위권의 대형 제약사 일라이 릴리도 있다. 일라이 릴리는 이날 주가가 장중 최고 15% 상승한 후 10% 상승으로 마감했는데 움직인 시총의 폭이 바이오젠 시총 등락폭보다 더 큰 $20B~$30B이다. 일라이 릴리 규모의 글로벌 대형 제약회사의 주가가 자사 제품의 승인도 아닌 간접 이벤트로 이정도 크게 출렁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아두헴 승인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아두헴의 FDA 승인 후 다수의 증권사들이 바이오젠의 투자 등급을 상향 조정했으며 증권사마다 각기 다른 아두헴 예상 매출을 발표했는데 평균적으로 연매출 약 $17B의 메가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두헴의 승인은 그동안 바이오젠의 성장을 이끌던 다발성 경화증, 척수성 근위축증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최근 1-2년 동안 매출 하향세로 돌아서며 궁지에 몰렸던 바이오젠이 기사회생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두헴 FDA 승인이 제약-바이오 산업군에 미치는 영향
아두헴의 FDA 승인은 바이오젠이 기사회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 이외에도 제약-바이오 산업군에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① 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알츠하이머는 아두헴 승인 이전까지 전문 근원 치료제가 없는 최대 규모의 시장이었다. 인간 수명이 길어지고 글로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보건 분야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글로벌 치매 환자는 2030년 8천 2백만명에 이르고 그중 60~80%가 알츠하이머 환자일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에만 6백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츠하이머 시장이 지닌 잠재력은 류마티스성 관절염 시장과 비교해보면 쉽게 확인된다. 2020년 약 $20B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 휴미라가 타게팅하는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미국내 환자수는 약 1백 3십만으로 추정된다. 알츠하이머 환자수의 약 1/5 수준이다.
기존에 존재하던 시장 내에서 더 나은 의약품이 개발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렸고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은 관련 산업 분야에 있어서 대단한 호재다. 아두헴 승인 당일 바이오젠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일라이 릴리 같은 대형 제약사부터 소형 바이오테크까지 일제히 랠리를 펼친 점은 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나 아두헴이 논란이 많고 효능이 아주 높지 않은 의약품인 만큼 이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후보물질을 지닌 기업들의 몸값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오픈은 관련 의약품 개발 기업들뿐만 아니라 제반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두헴을 포함 알츠하이머에 대해 개발중인 다수 의약품들이 항체 기반 바이오로직스 형태의 의약품이다. 바이오로직스 생산 산업의 전후방 기업들 모두가 수혜를 입을 수 있는데 세포 배양액, 바이오리엑터, 단백질 정제용 컬럼 등을 제조하는 기업들부터 바이오로직스 의약품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위탁 생산 기업들이 모두 포함된다. 또한 알츠하이머는 만성 질환인 만큼 입원 치료보다는 가정을 방문해 정맥 주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고, 고가의 의약품인만큼 치료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한 진단 스크리닝,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진단법을 제공하는 기업들 역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유연해진 FDA vs FDA 권위 상실
아두헴의 승인은 개별 기업단에서도 영향을 미쳤지만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도 미치는 영향이 컸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해 2월 이후 5개월여 조정을 받고 있는데 조정의 이유는 금리 상승 및 물가 상승으로 성장주에서 경기 민감 산업으로 섹터 로테이션이 일어난 점도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규제 리스크가 높아진 점도 한몫 했다.
민주당이 주도해온 의약품 가격 규제 법률화 움직임이 민주당이 상, 하원 모두 다수당 위치가 되면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세계 보건 기구 (WHO)에서 제기된 코로나-19 백신 특허 임시 면제안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 지지하고 나서면서 의약품 가격 규제를 위해 코로나-19 이외의 의약품에 대해서도 미 의회와 행정부가 특허 무효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신임 FTC 위원장이 제약회사를 콕 찝어서 국제 워킹그룹을 만들어 반독점적 인수합병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발표는 인수합병 가능성이 주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고, 실제로 FTC는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FDA도 한 몫 했는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아직까지 커미셔너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승인 심사를 위한 추가 자료나 추가 임상시험을 요구하는 등 신약 승인 심사가 지난 트럼프 행정부 기간과 달리 까다로워졌다고 보일만한 여러 행보들을 보였다.
하지만 FDA의 아두헴 승인은 FDA가 승인 요건을 엄정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그간의 우려와는 달리 미충족 수요가 강한 질환의 의약품에 대해 유연한 결정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 아두헴의 승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FDA가 유연하게 대처했다고도, 반대로 FDA가 승인 조건이 되지 않는 의약품을 전문가 의견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승인을 내줬다고 볼 수 있을 만한 논란이 큰 승인이다. 아두헴 승인 일주일만에 FDA 아두헴 승인에 반대 표결했던 세명의 신경 전문의들이 FDA 승인에 반발해 FDA 자문 위원회를 사퇴했고, 시민 감시 단체 퍼블릭 시티즌은 세명의 FDA 간부를 해고하라고 보건 복지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FDA 결정에 대한 권위 및 공정성이 다소간 상실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시장은 FDA 결정의 부정적인 측면 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대해 반응했고 아두헴 승인 후 일주일간 대표적인 바이오 ETF IBB와 XBI가 각각 7%, 6% 상승하며 그동안의 조정 국면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③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고가 의약품 논란
바이오젠은 아두헴의 가격을 첫해에는 $41,000, 이후 연 $56,000로 책정했다. 미국에서 의약품 가격에 대해 영향이 큰 비영리 의약품 가격 감시단체 ICER이 제시한 연 $8,300과는 격차가 큰 가격이다. 바이오젠이 비록 출시 후 첫 4년간 가격을 동결하고, 치료 결과에 따른 가치-기반 가격 모델을 제시한다고 발표했지만 파장은 컸다. 예상보다 대폭 높게 책정된 치료비와 대부분의 환자가 연방정부에서 노년층에 제공하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 의료보험 메디케어의 대상이라는 점은 한동안 잠잠했던 고가 의약품 논란을 다시 수면위로 재부상시켰다. 몇몇 정치인들은 바이오젠이 가격을 발표한 후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다. 최근 잠잠했던 의회의 의약품 가격 규제 법안 논의가 아두헴으로 인해 가속도가 붙는다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아두헴 승인의 수혜주들
전술한대로 아두헴의 FDA 승인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열렸다. 이와 관련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제약-바이오 기업들, 아두헴 생산과 관련된 제반 산업내 기업들, 아두헴 투여와 관련된 기업들, 환자군 선별을 위한 진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는데 간략히 정리해보면 다음 같다.
①아밀로이드 가설에 기반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기업들
FDA는 아두헴을 논란이 많았던 1차 종결점 (primary endpoint) 기반의 정식 승인 절차가 아닌 바이오마커 기반의 신속 승인 절차를 통해 승인했다. 아두헴의 효능에 대해 서로 상반된 두개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FDA는 새로운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하는 것을 전제로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그의 감소만으로 아두헴을 승인한 것이다. 따라서 아두헴과 동일한, 혹은 유사한 메카니즘의 치료제 후보물질이라면 FDA 승인을 위한 기준점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효능 입증 대신 분석 기간이 짧은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신속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고 관련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수혜의 대상이 됐다.
현재 알츠하이머의 후기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는 후보물질들 중 아두카누맙 처럼 아밀로이드 가설에 기반한 후보물질들은 대부분 일라이 릴리, 로슈, 바이오젠과 같은 대형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후보물질들이다. 최근에는 소형 바이오테크인 아노비스 바이오, 카사바 사이언스 등이 기대감을 갖게 할만한 초기 임상 결과들을 발표한 바 있다.
기업명(심볼)
시총
후보물질
종류
단계
타겟
Eli Lilly(LLY)
$216B
Solanezumab
항체
3상
베타 아밀로이드
Eli Lilly(LLY)
$216B
Donanemab
항체
3상
베타 아밀로이드
Roche(OTC:RHHBY)
$332B
Gantenerumab
항체
3상
베타 아밀로이드
Biogen(BIIB), Eisai(OTC:ESALY)
$58B, $31B
BAN2410(lecanemab)
항체
3상
베타 아밀로이드
Roche(OTC:RHHBY), AC Immune(ACIU)
$332B, $540M
Crenezumab
항체
2상
베타 아밀로이드
AC Immune(ACIU)
$540M
ACI-24
백신
2상
베타 아밀로이드
Araclon, Grifols(GRFS)
$20B
ABvac40
백신
2상
베타 아밀로이드
Roche(OTC:RHHBY)
$216B
RG6102
항체
2상
베타 아밀로이드
Cassava Sciences(SAVA)
$3.1B
Simufilam
저분자 화합물
2상
베타 아밀로이드
Annovis Bio(ANVS)
$626M
ANVS-401
저분자 화합물
2상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② 아밀로이드 가설 이외의 메카니즘에 기반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기업들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으로 아밀로이드 가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와 다른 메커니즘으로 치료제를 개발중인 기업들도 있다. 중기 이상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기업들은 중소형 기업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대다수의 주가가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승인과 함께 동반 상승하면서 시장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업 전반에 대해 우호적인 환경으로 변했음을 짐작케 했다.
베타 아밀로이드처럼 뇌에 침전물을 형성하는 타우 단백질을 타게팅하는 후보물질들이 비주류 메커니즘 중에는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뇌의 항상성을 증진시켜주는 메커니즘 (아나벡스, 아티라), 뇌의 염증 반응을 저해해주는 메커니즘 (알렉터, 백시넥스) 등도 관심을 받고 있다. 치주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와 알츠하이머가 90%의 상관관계를 보이는데에서 착안해서 gingipains이라는 박테리아에서 분비되는 독성 물질을 타게팅하는 후보물질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중인 코티자임이라는 기업도 관심을 둘 만하다.
기업명(심볼)
시총
후보물질
종류
단계
타겟
AC Immune SA(ACIU), Johnson & Johnson(JNJ)
$540M, $435B
ACI-35
백신
2상
타우
AC Immune SA(ACIU), Roche(OTC:RHHBY)
$540M, $332B
Semorinemab (RG6100)
항체
2상
타우
Eli Lilly & Co(LLY)
$216B
Zagotenemab
항체
2상
타우
Cortexyme(CRTX)
$1.5B
Atuzaginstat (COR388)
저분자 화합물
2/3상
gingipains
Anavex Life Science(AVXL)
$1.5B
Blarcamesine (Anavex 2-73)
저분자 화합물
2/3상
Sigma-1 receptor
Athira Pharma(ATHA)
$679M
ATH-1017
저분자 화합물
2상
HGF/MET
Alector(ALEC), AbbVie(ABBV)
$1.7B, $203B
AL002
항체
2상
TREM2(염증)
Vaccinex(VCNX)
$77M
Pepinemab
항체
1/2상
SEMA4K(염증)
③ 아두헴 생산 관련 기업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과정에서 백신을 직접적으로 개발하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백신의 생산에 관련된 기업들이 함께 수혜를 입고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처럼, 아두헴으로 인해 열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으로 인해 바이오로직스 의약품 생산의 전후방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는 환자수가 많고 지속적인 치료를 요하는 만성 질환인 만큼 의약품의 물량 수요가 상당히 크고 지속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차적으로는 항체인 아두헴의 생산을 위해 필요한 바이오 리액터, 세포 배양액, 단백질 정제 레진 등 바이오로직스 생산 공정에 필요한 소모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바이오젠은 아두헴의 원료 물질을 노스 캐롤라이나 및 스위스의 자체 시설에서 생산할 계획인데 스위스 생산 시설은 아직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생산 캐파가 부족할 경우 추가적인 원료 물질 생산, 필-피니시 등의 과정을 담당해줄 위탁 생산 기업들이 추후 필요할 것으로 보여 바이오로직스 생산 및 필-피니시 공정을 지닌 위탁 생산 기업들이 향후 수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표에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삼성 바이오로직스 역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후보군에 포함된다.
기업명(심볼)
시총
관련 사업
Danaher(DHR)
$183B
바이오 리액터, 단백질 정제용 레진
Merck KGaA(OTC:MKKGY)
$80B
바이오 리액터, 단백질 정제용 레진
Thermo Fisher Scientific(TMO)
$191B
바이오 리액터, 세포 배양액, 단백질 정제용 레진, 위탁 생산
Sartorius(OTC:SARTF)
$33B
바이오 리액터, 단백질 정제용 레진
Avantor(AVTR)
$20B
바이오 리액터, 단백질 정제용 레진
Catalent(CTLT)
$19B
위탁 생산
Lonza(OTC:LZAGY)
$55B
위탁 생산
④ 아두헴 환자 선별 및 치료 경과 모니터링 진단 기업들
바이오젠은 아두헴 치료 대상 환자 선별을 위해 랩콥, 메이요 클리닉과 뇌척수액 진단 검사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아두헴의 작용 메카니즘인 아밀로이드 플라그 진단의 골든 스탠다드는 뇌의 PET 이미징이다. 그러나 PET 이미징은 비용 부담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피검사나 피검사 보다는 조금 번거롭지만 PET 이미징 보다는 저렴한 뇌척수액 검사가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장 기업들 가운데 뇌척수액을 통한 아밀로이드 플라그 진단법을 제공하는 기업은 퍼킨 엘머, 로슈 등 대형 기업들이 있다. 랩콥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서비스 제공 업체이지만 진단법을 자체 개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상용화된 진단법을 사용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요추에 주사바늘을 찔러 뇌척수액을 추출해야하는 뇌척수액 검사는 환자의 통증이 크기 때문에 점차 피검사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피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검출할 수 있는 진단법을 판매중인 기업은 비상장 기업 C2N diagnostics가 유일하고 Quanterix의 진단법은 연구 개발용으로만 사용중이다. 그러나 아두헴이 승인을 받은만큼 Quanterix는 FDA 승인을 통해 진단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 진단 기업들이 아밀로이드 플라그 피검사 시장으로 진출하는지도 지켜볼 대목이고 C2N diagnostics와 피검사를 개발중인 ADx Neurosciences의 상장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기업명(심볼)
시총
진단 테스트
C2N diagnostics(비상장)
-
피검사(진단용 판매중)
ADx Neurosciences(비상장)
-
피검사(개발중)
Quanterix(QTRX)
$2.4B
피검사(R&D용 판매중), 뇌척수액 검사(R&D용 판매중)
LabCorp(LH)
$25B
뇌척수액 검사(바이오젠과 계약)
Perkinelmer(PKI)
$17B
뇌척수액 검사(진단용 판매중)
Roche(OTC:RHHBY)
$332B
뇌척수액 검사(R&D용 판매중)
⑤ 아두헴 투여 관련 기업들
아두헴은 4주에 1회, 1시간가량의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되는데 치료 1년차에는 용량 타이트레이션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의사의 관찰이 용이한 병원에서 대부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년차부터는 동일 용량을 정기적으로 반복 투여하는 과정이고 환자들 중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도 다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험 혜택이 적용된다는 가정하에 가정을 방문해서 투여하는 서비스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장 기업들 중 가정 방문 정맥 주사 서비스 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은 CVS, 시그나, 유나이트 헬스케어 등 대형 종합 의료 서비스 기업들이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매출이 크고 다각화 되어있는 대형 종합 의료 서비스 기업들이 아두헴 및 추후 승인될 수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가정 방문 정맥 주사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규모의 기업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미국 상장 기업들 중 가정 방문 정맥 주사 서비스가 주 사업 분야인 기업은 옵션 케어 헬스 (OPCH)가 거의 유일하므로 옵션 케어 헬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명(심볼)
시총
사업
Option Care Health(OPCH)
$3.7B
가정 방문 정맥 주사 서비스
CVS Health Corporation(CVS)
$112B
약국, 의료 보험, PBM
Cigna Corporation(CI)
$82B
의료 보험, PBM
UnitedHealth Group(UNH)
$375B
의료 보험, PBM
투자 의견
이상으로 최초의 알츠하이머 근원 치료제 아두헴의 승인과 관련한 영향 및 수혜 기업들을 간략히 정리해 봤다. 여러 수혜 기업군 중 직접적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중소형 기업들의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이미 다수의 중소형 기업들이 아두헴 승인 당일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뤘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의 투자는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주가가 두배 오르거나 반토막나는 일도 비일비재할 만큼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대형 제약사들이나 알츠하이머 시장 확대에 따른 간접적인 수혜주들이 더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 특히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로직스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는 비단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아니더라도 산업군 내에서 메가 트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오로직스 의약품의 생산과 관련된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가 곡선을 그릴 수 있으로 관심권에 두는 것이 좋아 보인다.
# The Boston Beer Company (SAM) #Constellation Brands, Inc. (STZ) #Molson Coors Beverage Company (TAP) #Anheuser-Busch InBev SA/NV (BUD) #Brown-Forman Corporation (BF-B) #Diageo plc (DEO) #MGP Ingredients, Inc. (MGPI) #Monster Beverage Corporation (MNST) #Keurig Dr Pepper Inc. (KDP)
여름이 다가온다. 학교는 방학을 시작했다. 독립 기념일 7월 4일의 집단 면역과 바비큐 파티를 공언한 바이든 대통령의 바램처럼 미국은 성인 백신 접종율 50%, 최소 한차례 접종율 60%대를 넘어서며 집단 면역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휴가 시즌에 강제로 스테이케이션을 해야했던 미국인들은 코로나 이전 수준의 소비 활동을 이미 시작했고 올 여름 휴가 시즌은 지난해 가지 못한 휴가까지 몰아서 갈 기세다.
방학, 휴가, 여행, 캠핑, 바비큐. 이상 열거한 단어들에서 빠질 수 없는 연관어가 바로 시원한 맥주다. 휴가 시즌이 끼어있는 3분기는 연간 맥주 최대 소비 시즌이다. 그런데 최근 3-4년간 맥주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 새로운 종류의 주류가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할 하드 셀처 (Hard Seltzer)다.
“COCKTAIL? Too boozy. WINE? Too bottled. BEER? Too bloaty (칵테일? 너무 취해. 와인? 너무 불편해. 맥주? 너무 배불러.)” (트룰리 홈페이지의 슬로건)
하드 셀처는 과일향 탄산수에 알코올이 첨가된 알코올 음료로 약 100 칼로리 내외의 저칼로리, 무글루텐, 5% 내외의 저알코올, 다양한 종류의 향과 깔끔한 디자인의 캔 용기를 특징으로 한다. 하드 셀처는 술은 마시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는 않고, 고칼로리의 맥주는 부담스럽고, 잔에 따라 마셔야 하는 와인은 불편하게 느끼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밀레니얼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나 여성의 술일 것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남녀 모두에게 고른 사랑을 받고 있으며 남성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오히려 남성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좀처럼 큰 폭의 성장과 하락폭을 보이지 않는 주류 시장에서 2016년 이후 연평균 128%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하드 셀처의 돌풍은 놀라울 정도다. 2016년 $41M 규모였던 하드 셀처 시장은 2020년 $1.8B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 역시 35% 증가한 $2.5B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버드와이저의 매출을 넘어서 전체 맥주 시장의 약 8% 수준까지 차지했다. 주류 전문 시장 조사 기관 IWSR은 하드 셀처 시장은 2023년까지 현재 수준의 세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드 셀처의 돌풍은 2016년 같은 해에 출시된 후 합쳐서 시장 점유을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개의 브랜드 화이트 클로(White Claw)와 트룰리(Truly)가 주도해왔다. 시장 점유율 1위의 화이트 클로는 비상장 기업 마크 안소니 브랜즈 인터네셔널이, 2위 트룰리는 수제 맥주로 유명한 보스톤 비어 컴퍼니에서 생산한다. 아쉽지만 비상장 기업인 마크 안소니 브랜즈 인터네셔널은 투자가 불가능하고 본 집중 종목 분석에서는 트룰리의 보스톤 비어 컴퍼니에 대해 알아본다.
수제 맥주, 그리고 하드 셀처의 선구자 보스톤 비어 컴퍼니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메사츄세츠주 보스톤에 본사를 둔 미국의 수제 맥주(craft beer) 전문 제조 회사다. 설립자 제임스 쿠크(James Koch)는 6대째 내려오는 자신의 집안 레시피로 제조한 수제 맥주를 지역에 공급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보스톤 비어 컴퍼니를 1984년 설립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시작한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현재 미국에서 네번째로 큰 맥주 회사로 성장했고 1995년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했다. 심볼 ‘SAM’은 대표 브랜드인 사무엘 아담스(Samuel Adams)의 애칭 샘에서 따왔다.
기준일자
2021.6.5
90일 평균 거래량
152,087
기업명 (심볼)
The Boston Beer Company, Inc. (SAM)
52주 최저-최고가
$498.29 - $1349.98
업종
필수 소비재
P/E (TTM)
57.34
시가총액
$13.59B
EPS (TTM)
$19.29
현재주가
$1106.29
배당금
없음
보스톤 비어 컴퍼니를 현재의 규모로 성장시킨 대표 제품은 역시 미국의 대표적인 수제 맥주 사무엘 아담스다. 사무엘 아담스 맥주는 미국 독립 전쟁의 도화선이 된 ‘보스톤 차 사건 (Boston Tea Party)’를 주도한 보스톤 지역 정치인이고 미국 2대 대통령 존 아담스의 4촌이며 미합중국 건립자 가운데 한명인 사무엘 아담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1985년에 출시된 첫제품 사무엘 아담스 보스톤 라거는 당시 (그리고 지금까지도) 주류를 이루던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류의 밍밍한 맛을 지닌 대량 생산 맥주와 달리 라거 맥주이면서도 에일 맥주와 같이 짙은 갈색에 풍부한 풍미를 지닌 쓰고 진한 맛의 맥주다. 사무엘 아담스 보스톤 라거는 같은해 93개의 맥주가 경연을 펼친 그레이트 어메리칸 비어 페스티벌에서 “미국 최고의 맥주”로 선정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인 마이크로 브루어리 답게 사무엘 아담스 브랜드는 각 계절 특색에 맞춘 계절 상품, 계절 상품 사이 사이에 짧은 기간에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 포함 약 60여종의 서로 다른 맛의 제품을 출시하며 맥주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무엘 아담스는 보스톤 마라톤과 한국에도 팬이 많은 미국 메이져리그의 인기 야구단 보스톤 레드삭스의 공식 맥주이기도 하다. 사무엘 아담스의 성공은 미국에서 1990년대 ~ 2010년 중반까지 마이크로 브루어리 수제 맥주의 유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수제 맥주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알코올성 음료들을 출시했다. 사과 발효주 (apple cider)인 하드코어 사이더 (Hardcore Cider)와 앵그리 오챠드 (Angry Orchard)를 1997년과 2012년에 출시했고 알코올 아이스 티 트위스티드 티 (Twisted Tea)를 2000년에 출시했다. 2016년에는 하드 셀처 트룰리를 출시했으며 2019년에는 델라웨어의 수제 에일 맥주 기업 독피시 해드(Dogfish Head)를 인수했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매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5%의 증가율로 성장했다. 상장 이후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크게 두번의 기간으로 나뉘어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첫번째는 2004년~2015년 기간으로 수제 맥주 시장이 붐을 이루며 성장하던 기간이다. 이후 2015년~2017년 3년간 매출이 살짝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7년 이후 다시금 높은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수제 맥주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며 매출이 감소하다가 하드 셀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제2의 성장기에 들어선 것이다. 2017년 이후 4년간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26%에 이른다. 2017년 $863M이던 순매출은 4년만에 두배로 증가한 $1.7B을 기록했고 올해는 $2B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지난 10년간 2019년 35%가 가장 낮은 수준일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의 ROE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 평균이 50%를 상회한다. 매출 총이익율 50% 전후, 영업이익율 10~15%, 순이익율 10% 전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채무는 없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영업활동 현금 흐름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유동 비율도 15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재무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여전히 사무엘 아담스로 대표되는 수제 맥주다. 하지만 현재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성장을 주도하는 제품은 단연 하드 셀처 트룰리다. 하드 셀처 시장은 이 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존재감이 없다가 2016년 3월 트룰리, 6월 화이트 클로, 9월 본&비브 (AB 인베브)가 차례로 출시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9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화이트 클로 58%, 트룰리 26%로 두 제품의 점유율 합이 80%가 넘었다. 그러나 두 제품의 성공을 목격하고 하드 셀처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다국적 대형 주류 회사들이 2019년부터 하드 셀처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격화된 상태다. 하드 셀처 시장의 잠재력은 이제까지 주류 제품을 출시한적 없는 코카 콜라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잘 입증해준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월의 하드 셀처 시장 점유율은 화이트 클로가 43%까지 하락했으나 트룰리는 25%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이 격화되고 자본력과 유통망이 앞서는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입으로 트룰리의 시장 점유율이 현재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은 1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3년간 3배의 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의 초기 사이클인 만큼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더라도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매출 증가는 유지될 것이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아이스 티 하드 셀처 등 계속해서 새로운 향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최근 출시한 후루트 펀치 향이 좋은 평을 얻고 있다.
틈새 시장, 카테고리 리더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제품군을 카테고리 별로 보면 수제 맥주, 애플 사이더, 알코올 티, 하드 셀처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제품군에는 두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주류 시장내에서 비주류 틈새 시장이라는 점과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모든 카테고리에서 리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사무엘 아담스의 성공으로 마이크로 브루어리 붐을 이끈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수제 맥주 시장에서 1800년대에 설립된 영링 컴퍼니 (Yuengling Company, 비상장)의 영링 브랜드 제품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리는 수제 맥주 브랜드다.
알코올이 첨가된 아이스티 시장에서 트위스티드 티는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농촌 지역의 상점이나 식당에 가면 흔히 보이는 수제 애플 사이더를 상품화한 앵그리 오챠드는 하드 사이더 시장에서 45%의 점유율로 2위군과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하드 셀처 시장 역시 전술한대로 화이트 클로와 트룰리의 양강 구도가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이처럼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다국적 대형 주류 기업들의 대량 생산 방식과 달리 틈새 시장을 찾아 선진입하여 프리미엄 소규모 다품종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소형 주류 기업의 장점을 살려 성공의 역사를 써왔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포스트 하드 셀처 제품군으로 어떤 품종을 선정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경영진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설립자 제임스 쿠크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의 경영학 석사 (MBA), 법학 박사 (JD)를 받은 초 엘리트이며 모두가 부러워하는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컨설턴트라는 고연봉의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수제 맥주 회사를 차린 인물이다.
그는 일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열정을 보일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철학, 좋은 제품을 만들면 애써 홍보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알아봐준다는 철학을 지닌 인물로 바에서 맥주에 대한 열정을 지닌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던 중 즉석에서 채용한 일화, 기업 설립 후 10년간 마케팅과 관련된 직원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일화, CEO이면서 스스로 세일즈맨 역할을 해왔던 일화 등은 잘 알려져있다.
제임스 쿠크는 설립후 2001년까지 CEO를 역임했고 현재는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유통주식 클래스 A 주식과 유통되지 않는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 B 주식으로 나뉘어 있으며 제임스 쿠크는 클래스 B 주식의 19.5%를 보유하면서 최대 주주의 위치에 있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CEO가 전면에 나서는 여타 기업들과 달리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아직도 CEO와 제임스 쿠크가 함께 전면에 나설 정도로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CEO는 피츠 커피의 CEO를 역임했던 마틴 로퍼가 2019년부터 맡고 있는데 공정 무역 커피라는 틈새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피츠 커피 출신의 CEO를 선임한 점 역시 향후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나아갈 방향을 짐작케 한다. 향후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어떤 제품을 출시할지는 알 수 없지만 획일화된 맛보다는 개성있는 다양한 맛을 선호하는 밀레니얼들이 소비의 주체로 자리 잡아가면서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전략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리스크 요인
감소 추세의 레거시 제품들 및 차기 제품 리스크
하드 셀처의 대성공으로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하고 있지만 첫 전성기에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성장을 이끌던 수제 맥주 시장은 과포화되며 사무엘 아담스, 독피시 헤드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2009년 1500여개이던 미국의 수제 맥주 양조장은 2020년 8천개 이상으로 증가하며 사무엘 아담스는 로컬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무엘 아담스의 성공을 목격한 다국적 대형 주류 회사들도 앞다퉈 자체 수제 맥주 제품을 출시하거나 유명 마이크로 브루어리를 인수해 자사 제품군에 편입시키고 있다. 90%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앵그리 오차드 역시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매출이 감소세에 있다. 최근 출시한 아이스티 향 트룰리는 자사의 트위스티드 티와 시장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트위스티드 티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5월 14일 캐나다에 카나비스 비알코올 음료에 대한 연구개발 자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트 하드 셀처에 대한 힌트를 준 셈이다. 카나비스 합법화를 지지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에서 연방정부 수준의 카나비스의 합법화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커졌지만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함부로 점치기 어렵다. 미국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경우 큰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하드 셀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전에 카나비스 합법화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져야할 리스크는 크다.
대형 맥주 회사들의 하드 셀처 시장 진입
두 중소형 기업 마크 안소니 브랜즈 인터네셔널의 화이트 클로,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트룰리의 대성공은 필연적으로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불러왔다. 대형 맥주 회사들은 자사의 유명 브랜드를 차용한 하드 셀처 제품들을 2019년 이래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최초의 하드 셀처 스파이크드 셀처 (Spiked Seltzer)를 인수해 화이트 클로, 트룰리와 함께 일찌감치 2016년에 본&비브로 상품명을 바꿔 출시했지만 큰 재미를 못 본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 AB 인베브는 자사 최고의 상품 버드와이저 브랜드를 딴 버드 라이트 셀처를 2020년에, 미켈롭 울트라 오가닉 셀처와 내츄럴 라이트 하드 셀처를 2021년에 출시했고 향후 2년간 $1B의 하드 셀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버드 라이트 셀처는 약 10% 정도의 점유율로 2020년 양대 셀처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2019년 비지(Vizzy) 하드 셀처로 시장에 발을 담근 몰슨 쿠어스는 2020년 쿠어스 셀처 (Coors Seltzer), 불루문 라이트 스카이 (Blue Moon LightSky) 등 자사 인기 브랜드명을 차용한 하드 셀처를 출시한데 이어 코카콜라와 합작으로 토포 치코 (Topo Chico)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으로 하드 셀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2021년에는 위스키, 럼, 보드카, 데킬라 등 스피릿츠를 베이스로한 프루프 포인트 (Proof Point)도 출시했다.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2020년 코로나 하드 셀처를 출시해 점유율 4위를 차지했고 올해 신규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드카로 유명한 스미노프(Smirnoff) 브랜드의 스피릿츠 기업 디아지오는 스미노프 스파이크드 스파클링 셀처를 2016년 출시했지만 크게 성공적이지 못했고 최근 론 리버 랜치 워터 (Lone River Ranch Water) 하드 셀처를 보유한 파 웨스트 스피릿츠를 인수했다.
이처럼 자금력, 유통망, 인지도를 갖춘 대형 주류 기업들이 하드 셀처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화이트 클로의 점유율은 60%대에서 45%대로 추락한 반면 트룰리는 25%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3자 생산으로 인한 마진 저하
하드 셀처는 증류 방식이 아닌 맥주와 같은 발효주로 맥주와 동일한 양조 시설을 사용한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최근 트룰리의 대성공으로 제품 출하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체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제품 볼륨이 2017년 90%에서 2020년 65%까지 하락했다. 3자 생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50%대 초반을 유지하던 매출 총이익율이 2020년 47%까지 하락했으며 2021년에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2020년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63M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따라서 향후 유상 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이 있을 수 있다.
고성장에 눈높이가 맞춰진 높은 밸류에이션
사무엘 아담스가 성장을 주도하던 2015년까지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P/E는 17배~54배, P/S는 1.8배~5.2배의 멀티플 밴드에서 움직였다. 하드 셀처로 제2의 성장기를 맞이한 지금 P/E는 지난해 10월 87배로 최고치를 찍은 후 현재는 57배, P/S 역시 올해 4월 9배로 고점을 찍은 뒤 6.9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주가가 고점 대비 약 30% 정도 조정을 보이며 P/E와 P/S도 하락했지만 역사적 밴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최상단이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높은 성장율과 낮은 금리를 전제로 한다. 이 둘 중 하나라도 충족이 되지 않으면 높은 밸류에이션은 정당화되기 힘들고 주가는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 주가, P/E, P/S
출처: Koyfin.com 2021.6.5
투자 의견
팁랭크스에 따르면 보스톤 비어 컴퍼니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10명 중 매수 6건, 보유 4건으로 종합적으로 약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1407.98, 최대 $1600, 최저 $1204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25%, 42%, 7% 상승 여력이 있다.
지난 1분기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2021년 Non-GAAP EPS 가이던스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시의 $20~$24 (+29~55%)에서 $22~$26 (+42~67%)상향 제시했다.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23.68~$26.8에 평균 $25.49으로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가이던스가 다소 보수적임을 알 수 있다. 어떤 경우건 2021년에도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EPS는 약 50% 정도로 크게 증가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는 매출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지만 상각과 출하량 가이던스를 제시하는데 각각 35%, 45% 증가에서 40%, 50% 증가로 상향 제시했다 (*상각(depletion)과 출하(shipment)는 각각 유통업체가 소매점에 판매한 수와 소매점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한 수를 나타낸다). 가격 인상을 1~2% 정도로 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증가 역시 40~50% 수준이 될 것을 알 수 있다.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2.26B ~ $2.80B 범위에 평균 $2.56B으로 47%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2021년에도 2020년에 이은 고속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높은 성장율이 지속되는 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역사적 P/E, P/S 밴드상에서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살펴봤다. 그런데 다소 높아 보이는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밸류에이션을 경쟁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그래프는 보스톤 비어 컴퍼니와 경쟁 및 유사 기업들의 3년 연평균 이익과 매출 성장율을 P/E, P/S와 비교한 것이다. 성장율 측면에서는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매출, 이익 모두 최상위권에 있고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이지만 높은 성장율을 고려한다면 경쟁 기업들 대비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주가가 지난 1년간 3배가량 상승했고 밸류에이션의 부담도 있으며, 1주당 가격이 비싸다는 점은 주식 매수에 걸림돌이다. 그러나 하드 셀처 시장이 이제 성장 초입이고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리딩 포지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의 파이를 놓치기 아까운 것 역시 사실이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기존 보유자라면 하드 셀처 시장이 성숙기에 이를 때까지 보유를, 신규 진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하드 셀처 시장의 성장 추이와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점유율 추이를 확인하면서 조정이 올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시장 조사 기관들의 전망처럼 하드 셀처 시장이 향후 3년간 3배 성장하고 보스톤 비어 컴퍼니가 15%대의 점유율을 유지한다면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트룰리 매출은 3년뒤 약 80%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현재 주가에 트룰리의 기대 매출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보더라도 주가 측면에서 40% 정도의 업사이드는 남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여름의 시작인 6월이 포함되어 있는 2분기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실적이 중요해 보인다. 대형 주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하드 셀처 시장에 진입한 첫 여름인 만큼 각 기업들마다 심혈을 기울여 마케팅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맥주류는 6~8월 여름 기간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한다. 올 여름을 지나면서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시장에서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것이 확인된다면 단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고 비중 확대를 고려해도 좋을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4월 이후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주가는 약 30% 정도의 조정을 보이고 있다.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겨서라기 보다는 지난 1년간 과도하다시피 오른 주가에 대한 부담과 테이퍼링 우려가 지배하는 시장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4월에 있었던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매출, 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며 2021년 가이던스도 상향하는 등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전술한대로 대형 주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하드 셀처 시장에 진입한 첫 여름의 초입이 포함된 2분기 실적 발표다. 7월에 있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보스톤 비어 컴퍼니의 하드 셀처 시장에서의 위치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면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주 감염 경로인 호흡기 노출이 없이는 치료가 불가능한 치과 치료 업종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가운데 하나다. 특히 미용 목적이 강한 치열 교정의 경우 필수적인 치과치료에 비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백신 접종율이 상승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은 여타 서비스 업종과 더불어 치열 교정 업종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본 집중 종목 분석에서는 투명 치열 교정기 인비절라인을 통해 투명 치열 교정기 시장을 최초로 열고 개척한 얼라인 테크놀로지 (Align Technology)에 대해 알아본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1997년 설립된 미국의 치열 교정 장치 제조 및 서비스 기업이다. 본사는 아리조나주 템피에 있다. S&P 500과 나스닥 100의 구성 종목이다.
기준일자
2021.5.22
90일 평균 거래량
653,614
기업명 (심볼)
Align Technology, Inc. (ALGN)
52주 최저-최고가
$237.24 - $601.00
업종
헬스케어
P/E (TTM)
102.68
시가총액
$46.83B
EPS (TTM)
$5.76
현재주가
$591.75
배당금
없음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설립자 지아 치슈티 (Zia Chishti)가 자신이 치열 교정을 받으면서 하나의 보철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교정하는 대신 뺏다 꼈다 할 수 있는 탈착식 교정기 여러 세트를 교정 단계별로 바꿔가면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로부터 인비절라인을 착안하면서 설립됐다.
최초의 투명 치열 교정기 인비절라인 (InvisAlign – Invisible(투명)과 Aligner(치열 교정기)의 합성어)은 1998년 FDA 승인을 받고 1999년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설립자 지아 치슈티가 치의학 배경이 없다는 점 때문에 치열 교정 전문의들로부터 외면당했으나 공격적인 마케팅과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빠르게 시장에 침투했다. 2001년 집단 소송을 통해 치열 교정 전문의가 아닌 일반 치과의들도 인비절라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시장을 확대했고 2003년 흑자 전환했다. 2005년에는 하버드 치의과대학에서 인비절라인 자격증을 졸업 요건으로 지정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1년에는 iTero 디지털 구강 스캐너 및 3차원 이미징 시스템을 보유한 이스라일 기업 카덴트를 인수했고 2013년 iTero 소프트웨어의 FDA 승인을 받았다. 2020년에는 독일의 치과 CAD/CAM 소프트웨어 기업 exocad를 인수했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주 고객은 치과 교정 전문의, 일반 치과의, 보철 전문의, 치주 전문의, 구강 외과, 덴탈 랩 및 치과 지원 기구 (Dental Support Organization, DSO – 치과 전문의와 계약을 통해 비즈니스 관리 및 지원을 제공하는 기구) 등이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사업부는 투명 치열 교정기 부문과 이미징 시스템, 컴퓨터 지원 설계/제조 CAD/CAM (computer-aided design/computer-aided manufacturing)서비스 부문으로 나뉜다. 각 사업부 매출 비중은 2020년말 기준 각각 85%와 15%다.
1. 투명 치열 교정기 사업
인비절라인 시스템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가상 치료 계획 및 전문의 처방에 의한 맞춤형 탈착식 투명 치열 교정기에 기반한 치열 부정교합 (malocclusion) 치료 토탈 솔류션이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3차원 구강 스캐너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교정 단계별 탈착식 투명 치열 교정기를 디자인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환자 맞춤형 인비절라인을 제작한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의 3D 프린터 사용 기업이기도 하다.
인비절라인 시스템에 의한 치료는 ① iTero 혹은 여타 호환 가능한 3사 구강 스케너 및 엑스레이 촬영을 통한 진단과 데이터 전송 ② ClinCheck 소프트웨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3차원 치료 계획 작성 ③ ClinCheck 치료 계획의 전문의 수정 및 승인 ④ 3D 프린팅을 통한 폴리머 재질의 탈착식 맞춤형, 단계별 투명 교정기 제작 ⑤ 투명 교정기 전문의 배송의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2020년부터 클라우드를 통한 ClinCheck 소프트웨어 제공도 시작했다.
인비절라인은 크게 포괄적 (comprehensive) 패키지와 비포괄적 (non-comprehensive) 패키지의 두가지의 패키지를 통해 제공된다. 포괄적 패키지는 복잡한 교정 치료 등 유아~성인의 경증~중증 부정교합 치료 전반에 대한 치료 패키지이며 7-10세의 인비절라인 퍼스트 페이즈 1 패키지와 페이즈 1 완료후의 페이즈 2 패키지가 포함된다. 비포괄적 패키지는 비교적 단순한 재발, 복원, 미용 시술을 위한 저가 패키지이며 인비절라인 익스프레스 라이트, 고, 고 플러스, 모더레이트 등이 포함된다.
2. 시스템 및 서비스 사업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iTero 구강 스캐너 포트폴리오와 2020년 인수한 exocad의 CAD/CAM 소프트웨어 및 각종 관련 소모품을 판매한다. 휴대용 장치인 iTero 구강 스캐너는 빠르고 정확한 3차원 디지털 구강 이미징을 통해 인비절라인 제작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치과 보철물 제작 등 다양한 치과 치료를 위한 디지털 워크 플로우에 이용된다. iTero 포트폴리오는 iTero Element 2, iTero Element Flex, iTero Element 5D Imaging System, iTero Element Plus 등의 제품군이 있으며 인비절라인 제작을 위한 구강 스캐닝의 79%는 iTero 스캐너를 통해 이뤄진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세계 약 100여개 국가에 인비절라인 인프라스트럭쳐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인비절라인의 생산은 멕시코의 후아레즈와 중국의 쯔양에, 디지털 치료 계획 시설은 코스타리카, 중국, 독일, 스페인, 폴란드, 일본 등에 위치하며 지역별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 및 서비스는 각 지역별로 직접 판매하거나 파트너를 통해 유통한다. 미국 매출이 201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0년 현재 44%로 감소하는 등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매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 20%로 단 한차례의 감소도 없이 꾸준히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1, 2 분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던 2020년에도 3분기와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면서 연간으로 3%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2021년 1분기 실적에는 역대 최대 매출 및 인비절라인 출하량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더불어 인비절라인 총 환자수 천만명이라는 마일스톤을 달성했다. 인비절라인 환자수는 첫 백만명을 돌파하는데 10년이 걸렸으나 점점 속도가 증가해 이후 매 6개월마다 백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하지만 이익 폭이 들쭉 날쭉하며 안정적이지 못한 재무상태를 보이는 중소형 성장주들과 달리 안정적이고 탄탄한 재무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2020년을 제외하면 매출 총이익율 70%대, 영업이익율 20%대, 순이익율 10%대 후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R&D 비중은 매출의 7%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신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ROE는 2017년 이전 10%대에서 2017년 20%, 2018년 이후로는 30% 이상을 기록하며 향상되고 있다. 2020년의 경우 이례적으로 높은 55%의 ROE를 보였는데 이는 스위스 헤드쿼터로 특허를 이전하면서 발생한 세금 혜택 덕분에 순이익이 크게 증가 (전년 대비 약 300% 증가)한 덕분으로 일회성 이벤트로 봐야한다.
채무는 없으며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비율인 유동비율은 최근 2-3년간 줄어들기는 했지만 10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120~200% 수준을 바람직한 유동비율로 간주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치열 부정교합 (malocclusion)은 이가 고르지 않거나 위아래 치열 맞물림이 부정확한 경우를 일컫는다. 치열 부정교합은 가장 흔한 치과질환 중 하나로 전체 인구의 약 60~75%가 이에 해당하며 선진국에서 매년 약 천 5백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치열 교정은 전통적인 금속 보철기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투명 치열 교정기의 시장 침투율은 북미의 경우 약 15~17%, 북미 이외지역은 약 6~7%에 그친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선진국에서의 투명 교정기가 전체 치열 교정 시장의 90%까지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켓 리서치 기업 Grand View Research는 투명 치열 교정기 시장이 2020~2027년 기간 $1.4B에서 $6.0B으로 연평균 2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주요 특허가 만료되면서 투명 치열 교정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 심화는 가격 하락을 초래해 역설적으로 투명 치열 교정기 사용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고비용 문제가 점차 해결고 있다. 이에 따라 투명 치열 교정기의 시장 침투율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제품 단가의 하락은 부정적이지만 전체 시장 사이즈의 증가 속에서의 가격 하락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 및 고해상도 모니터의 보급, 코로나-19 기간 줌 사용으로 인한 화상대화의 일반화 등은 외모, 특히 얼굴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자연스럽게 치열 교정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매출이 2020년 1, 2분기에 크게 하락했지만 3분기 이후 계속해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억눌린 수요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주요 경쟁사인 스마일 디렉트 클럽의 경우 2021년 1분기가 되서야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매출 회복 속도가 얼라인 테크놀로지만큼 못된다는 점에서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와 스마일 디렉트 클럽의 최근 3년 분기 매출
출처: Koyfin.com 2021.5.22
2021년 5월 화이자/바이온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12-15세에 대해 FDA 긴급 사용 허가를 받으면서 중학생 연령의 10대들까지 백신 접종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10대 및 6세 이상 어린이는 매년 치아교정 시술을 시작하는 천 5백만명의 75%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 2021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성인 환자는 전분기 대비 5.8%, 전년 동기 대비 68.5% 증가한 반면 10대 환자는 전분기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에 그쳤다. 10대의 절반인 16세 이상에 대해서만 백신 접종이 가능했던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10대 초반으로의 백신 접종 확장은 얼라인 테크놀로지에게 호재다. 올해 말부터 11세 이하로 백신 접종이 확장되면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3.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 및 10대 마케팅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경쟁 기업들이 주로 치과 전문의와의 대면 상담을 원격 의료로 대체하고 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치과 전문의와의 대면 상담을 통한 판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인비절라인은 20여년간 투명 교정기 시장을 독점해온 명성, 치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친 판매로 인한 소비자 신뢰감을 바탕으로 경쟁제품 대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Charli D’Amelio, Avani Gregg, Tan France 와 같은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으로 치열 교정 시장의 주 고객인 10대를 타게팅하는데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 투명 교정기는 금속 보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만큼 소비 여력이 높은 젊은 성인들이 주 고객층을 이룬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10대 환자수 비율은 경쟁 기업 스마일 디렉트 클럽의 10% 대비 25%로 높으며 10대들의 치과의 한명 당 치료 건수가 2019년 3분기 19.1건에서 2020년 3분기 24.1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4. 디지털 플랫폼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클라우드 ClinCheck을 론칭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의, 덴탈랩, 환자 모두가 클라우드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디지털로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데 1분기 앱 다운로드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고 활성 사용자수는 3배 증가했으며 지금까지 총 57만 5천건의 고객 사진이 클라우드에 등록됐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축적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데 업계 1위의 기업의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는 장기적으로 경쟁 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경제적 해자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5. 주주 친화 정책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비록 배당금은 지급하지 않지만 꾸준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는 기업이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5월 13일 향후 3년간 $1B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1B은 현재 시가 총액의 약 2%에 해당하는 규모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오랜 기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계속 증가시키고 있다. 이번 발표는 2018년부터 3년간 시행해오고 있는 $600M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보다 50% 이상 증가한 규모다. 5월 18일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1B 중 $100M에 대해서는 신속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8월까지 자사주 매입을 마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성장주 조정과 함께 조정을 받고 있는 얼라인 테크놀로지 주가의 하단 지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주식수를 최근 10년간 8천 3백만주 ~ 7천 9백만주 사이에서 조절하고 있으며 2020년말 현재 주식수는 최근 10년래 가장 적은 수다.
리스크 요인
격화되는 경쟁
전술한대로 2017년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주요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전까지 얼라인 테크놀로지가 독점하던 투명 치열 교정기 시장에 경쟁 기업들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스마일 디렉트 클럽과 같은 원격 의료를 이용한 소비자 직접 판매 (direct-to-consumer, DTC)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고 각 지역별로 로컬 경쟁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이 비상장 소규모 기업인 소비자 직접 판매 기업들 외에도 최근에는 치과 및 의료 기기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인 3M, Danaher Corporation, Dentsply Sirona, Henry Schein 같은 중대형 기업들도 속속 투명 교정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크고 작은 경쟁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은 심화되고 있고 인비절라인이 경쟁 제품들과는 차별화된 하이 엔드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얼라인 테크놀로지 역시 가격 인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0년간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P/E는 코로나-19 당시를 제외하면 최저 21, 최고 100을 훌쩍 넘어갈 정도로 항상 비싼 주식이었다. 코로나-19로 P/E 8.6배, P/S 2.8배까지 하락했던 멀티플은 최근 P/E 약 100배, P/S 약 16배에 이를 정도로 지난 1년간 급격하게 상승해서 역사적 고점 부근에 위치해 있다.
지난 2월 이후 인플레이션 상승과 그로 인한 금리 상승 우려감으로 고밸류 성장주들이 3개월째 조정을 받고 있는데 얼라인 테크놀로지 역시 적자 성장 기업들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고점대비 약 -20% 정도의 조정을 보인 후 박스권 내에서 횡보중이다. 신규 진입하기에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인 만큼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크게 상승 동력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지난 10년간 얼라인 테크놀로지 주가, P/E, P/S
출처: Koyfin.com 2021.5.22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얼라인 테크놀로지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11명 중 강력 매수 7건, 매수 4건으로 종합적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702.77, 최대 $770, 최저 $450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19%, 30%, -24% 상승 여력이 있다.
2017년 이후 얼라인 테크놀로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주된 이유는 대부분이 특허 만료로 인한 경쟁 심화였다. 하지만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2017년 이후에만 약 6배가 넘게 상승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특허 만료전의 연간 성장율 10~20%대 오히려 더 높아진 20~30% 대의 성장율을 기록하고 있다. 더군다나 제품 단가가 하락하면서 이룬 성과다.
앞으로도 얼라인 테크놀로지가 그동안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얼라인 테크놀로지가 지닌 경제적 해자가 만만치 않음을 지난 2-3년간 스스로가 입증해 보였다.
월가는 올해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실적 역시 EPS 98%, 매출 54%라는 고속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물론 2020년에 성장이 거의 제자리였던 기저 효과를 감안한 수치다. 그리고 2022년에는 이전에 보여온 20%대의 성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얼라인 테크놀로지는 판데믹 경제 회복의 마지막 퍼즐인 서비스 분야 회복의 수혜주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는 고평가 성장주라는 상반되는 두 분야의 접점에 위치해 있다. 다만 현재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역사적 주가 멀티플을 고려한다면 경기 회복 부분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시장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언제 시장의 성격이 다시 성장주 주도로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성장주 투자에 대해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천천히 조정시 분할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현재 10%대에 불과한 투명 교정기의 선진국 치열 교정 시장 침투율과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바램처럼 90%까지 침투율이 증가할 가능성, 그리고 업종 내에서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확고한 위치 등을 고려한다면 10년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몇 배 더 높은 위치에 있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저효과와 경기 부양으로 일시적으로 성장하던 경기 민감주들이 주도하던 장세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 부양 효과가 떨어져 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잠잠해지면서 다시금 기존 성장주가 주도하는 장세로 시장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봤을 때 조정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매수의 적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얼라인 테크놀로지가 고점으로부터 약 20% 정도의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아웃퍼폼하는 시장 상황에 따른 것으로 펀더멘탈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심화되는 경쟁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의 감소가 나타난다면 펀더멘탈의 훼손으로 봐야할 것이다. 시장 점유율의 감소는 매출 성장율의 둔화, 지나친 가격 하락으로 인한 영업 이익율의 감소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매출 성장이 현재의 20~30%대에서 10%대로 둔화되거나 영업이익율이 10%대 중반까지 감소하고 그것이 추세적이라면 그때는 부분적으로 매도한 후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3월 31일 발표한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인프라스트럭쳐 투자 계획 파트1 "미국인 일자리 계획 (The American Jobs Plan)"을 발표했다. $2.25T 규모의 “미국인 일자리 계획"은 노후 인프라 개선 및 친환경 사업 확대를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종간 격차를 해소하며 사회 노약층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야별로 교통 인프라 개선에 $621B, 수질 개선, 인터넷망 개설에 $311B, 노후 주택, 빌딩, 교육 시설, 보훈 병원, 연방 시설 개보수 및 확충에 $418B, R&D 투자, 제조업 및 소상공인 활성화, 미래 직업 교육에 $580B의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중 $400B의 노년층, 장애인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가정 및 지역사회 기반 의료, 간병인 서비스 제공 등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이 포함되어 있다.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은 건설,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 분야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배정한 금액 면으로 보자면 전기차 인프라 확대에 제시한 $174B, 친환경 인프라 확대에 제시한 $100B 보다 더 큰 금액이 배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수혜를 받을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은 가정 및 지역사회 기반의 장기 요양 서비스의 국가 의료보험 메디케이드의 커버를 확대하고 임금을 인상하며 노조 가입을 촉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적 인프라 확충안이다.
가정 의료 서비스는 경기 부양책이 아니더라도 인구 고령화와 수명 연장으로 매년 증가하는 노년층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산업 분야다. 미국은 가족이 드넓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사는 경우가 많고 직계 가족이 노년층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가 드문 미국인의 생활 방식의 특성상 요양원, 호스피스 서비스가 잘 발달되어 있다.
본 이슈 종목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Amedysis에 대해 알아본다.
기업 개요
어메디시스는 1982년에 설립됐고 1994년에 상장한 미국 최대의 가정 의료 서비스 제공 기업 가운데 하나다. 본사는 루이지아나 바톤 루지에 있고 2만 1천명의 직원이 있으며 2,900개의 병원, 78,000명의 의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기준일자
2021.5.1
52주 최저-최고가
$165.42-$325.12
기업명 (심볼)
Amedisys, Inc. (AMED)
90일 평균 거래량
195,498
업종
헬스케어
P/E (TTM)
44.54
시가총액
$8.79B
EPS (TTM)
6.06
현재주가
$269.85
배당금
없음
어메디시스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① 가정 의료 서비스: 간호사, 테라피스트, 사회복지사가 수술, 부상, 병에서 회복하는 환자, 만성 질환 환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간호, 물리치료, 마사지 등 다양한 개인 맞춤형 의료 및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33개주에서 320개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0월 CMS 설문조사에 의하면 서비스 품질 평균 점수 4.33에 92%의 스태프가 별점 4점 이상, 44개의 케어 센터가 별점 5점을 받았다.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평균 4.28점으로 전체 평균을 7% 포인트 상회했다.
② 호스피스 서비스: 호스피스는 말기 암, 치매 환자 등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에게 의료, 통증 관리, 정신 건강 관리, 종교 서비스 등 생의 막바지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집단 거주 의료시설이다. 2019년 Compassionate Care Hospice, RoseRock Healthcare, Asana Hospice, AseraCare Hospice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35개주에서 1만 3천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총 180개의 호스피스 센터를 운영하는데 이는 미국내 3번째로 큰 규모다.
③ 개인 돌봄 서비스: 노인, 장애인, 재활 치료자, 치매환자, 정신 질환자, 투석 환자 등에 대한 가정 방문 간병 서비스 및 가족 간병인을 대신한 임시 간호 등 개인 맞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이후 총 5개의 개인 돌봄 서비스 센터를 인수하여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메사츄세츠 주에 12개, 플로리다주와 테네시 주에 각각 1개씩 총 14개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 개인 돌봄 서비스 소프트웨어 분야 최대 기업 ClearCare와 2019년 파트너십을 맺었고 개인 돌봄 서비스 업체 BrightStar Care와도 파트너십을 맺어 어메디시스의 가정 의료, 호스피스 서비스 네트워크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메디시스의 분야별 매출 비중은 가정 의료 서비스 60%, 호스피스 서비스 36%, 개인 돌봄 서비스 3%로 가정 의료 서비스 비중이 가장 높다. 세 분야의 지난 5년간 매출 성장은 각각 4%, 25%, 19%로 호스피스 서비스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호스피스 서비스는 2019년 네 건의 인수합병으로 인한 비유기적 성장과 동일 매장 매출 성장에서 드러나는 유기적 성장이 어울어져 사업 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율을 보인다.
어메디시스 사업 특성상 대부분의 고객이 정부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 고연령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메디케어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70% 이상을 차지한다. 2020년 1월자로 CMS*의 급여체계가 RAP (Request for Advance Payment)에서 PDGM (Patient-Driven Groupings Model)로 바뀌면서 매출의 감소가 예상됐지만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어메디시스의 2020년 매출은 6% 증가했다.
* CMS: 미 보건복지부 산하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의 줄임말로 국가 의료 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관장하는 기관.
여타 의료 서비스 관련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어메디시스 역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고 2020년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를 겪었다. 분야별로는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컸던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가정 의료 서비스와 개인 돌봄 서비스 매출이 감소한 반면 호스피스 서비스 매출은 증가했다. 호스피스 서비스 매출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환자 증가에 기인한다. 그러나 사망자 역시 증가하면서 평균 체류 기간은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2021년 들어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가정 의료 서비스 분야는 2분기에 원격 의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3분기부터는 매출이 다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가정 돌봄 서비스는 아직까지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어메디시스의 세가지 사업 분야 가운데 가장 마진율이 높은 호스피스 서비스 분야 매출의 비중 증가로 인해 최근 3년간 매출 증가보다 이익 증가세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으며 전체 마진율과 ROE가 높아지는 추세다.
4월 28일에 있었던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9.2%, 조정 EPS 46.7%, 조정 EBITDA 47.5% 증가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올해 가이던스 역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가이던스 대비 상향 조정했다. 다만 가이던스 상향은 정부의 시퀘스트레이션* 연기안이 올해 12월 31일까지 연장된 것을 반영했음을 명시했다.
*시퀘스트레이션: 통합 예산법 CAA에 따라 연방 정부 지출을 매년 자동으로 정해진 비율로 줄이는 것으로 메디케어 지출도 영향을 받는다.
1. 바이든 “미국인 일자리 계획"의 수혜주다.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은 가정 및 지역사회 기반의 장기 요양 서비스의 메디케이드의 커버를 확대하여 서비스 수혜자를 늘림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간병인의 임금을 인상하며 노조 가입을 촉진하는 내용으로 토목 공사를 통한 물적 인프라가 아닌 인적 인프라 투자안이다. 어메디시스의 주요 사업 분야 세가지는 모두 간호/간병/요양 서비스 사업으로 모두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의 직접적인 수혜 범위에 들어간다. 어메디시스는 세가지 사업분야가 모두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한 서비스업으로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군들 가운데 서비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유사 기업들은 바이든 일자리 계획의 수혜와는 조금 동떨어져 보이는 요양시설 임대업, 의료 기기 임대업, 앰블런스 사업 등 비서비스 기타 사업 분야의 비중이 매출의 일정정도를 차지한다.
유사 기업군 비교
Ticker
시총
P/E
ROE
영업 이익율 (5년)
매출 성장율 (5년)
영업이익 성장율 (5년)
매출 비중
가정의료
호스피스
개인돌봄
기타
Amedisys
AMED
$8.79B
44.54
16.4%
7.8%
10.4%
26.3%
60%
36%
3%
-
Addus HomeCare Corp
LHCG
$6.68B
58.50
8.6%
7.5%
23.1%
24.3%
71%
12%
9%
7%
Pennant Group
PNTG
$1.16B
NA
16.5%
6.1%
15.7%
14.5%
29%
35%
6%
31%
Chemed Corp
CHE
$7.61B
23.68
29.6%
13.4%
6.4%
11.7%
-
63%
-
37%
Encompass Health Corp
EHC
$8.42B
27.82
27.3%
16.1%
10.5%
4.0%
19%
4%
-
77%
Brookdale Senior Living
BKD
$1.2B
14.86
-19.7%
3.6%
-4.7%
NA
8%
3%
-
89%
출처: 각 기업 실적 발표 자료. 야후 파이넌스. 필자 자체 제작. 2021.5.1
2. 미국 인구 고령화의 직접적인 수혜주다. 많은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출생률 감소에 의한 고령 인구 증가,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한 수명 연장이 겹쳐지면서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 인구조사국에 의하면 2034년이 되면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7천 7백만명에 이르고 사상 최초로 18세 이하 인구를 앞지르게 된다. 65세 이상 노령 인구 비율은 2016년 4천 9백 2십만명, 미국 인구의 15.2%에서 연평균 1.5%의 속도로 증가하여 2060년 9천 4백 7십만명, 미국 인구의 23.4%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4년 동안 고령 인구가 약 두 배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로 건강관리 섹터의 다양한 산업군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어메디시스의 사업 분야만큼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업종은 많지 않다.
1. 바이든 일자리 정책 입법화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의 $2.25T 일자리 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은 4월 22일 바이든 안의 1/4 규모인 $568B 규모의 자체 인프라 투자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교통, 항공 인프라, 수자원, 인터넷 등 물적 인프라 투자는 포함되어 있지만 친환경, 헬스케어, 교육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3월에 $1.9T의 경기 부양책을 공화당과의 협상 없이 민주당 일방으로 통과시켰고, 인프라 법안에는 민감한 세금 인상 문제가 포함되어 있어 3월처럼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따라서 공화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바이든 투자안의 많은 부분이 제외될 수 있고 입법화에 성공하더라도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이 포함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2. 어메디시스의 사업 분야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분야들이다. 어메디시스는 CMS 설문조사 점수에 각별한 신경을 쓰면서 서비스 품질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특성상 어메디시스의 경제적 해자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언제든지 강력한 경쟁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다.
3. 정부 메디케어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정부 재정에 의존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정부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난 만큼 향후 재정 지출을 줄이는 경우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어메디시스의 주가는 지난 5년간 약 455% 상승으로 S&P 500의 102%, 헬스케어 ETF 74%를 크게 아웃퍼폼했다. 지난 1년으로 범위를 좁혀도 각각 43%, 22%, 55%로 역시 벤치마크를 아웃퍼폼하고 있다. S&P 500 대비 변동성을 나타내는 베타* 값은 0.58로 주가 움직임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큰 폭의 주가 변동폭을 원치 않는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아웃퍼폼하면서도 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베타: S&P 500 대비 변동성을 나타내는 값으로 1을 기준으로 위는 S&P 500보다 변동성이 큼을, 아래는 작음을 나타낸다.
최근 10년 어메디시스 주가, P/E, EV/EBITDA
출처: Koyfin.com, 2021.5.1
3월 31일 바이든 “미국인 일자리 계획”이 발표된 이후 어메디시스의 주가는 7.9% 상승하며 5.2% 상승한 S&P 500을 아웃퍼폼했다. 그러나 아직 1월의 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고 일자리 정책 발표 후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아 바이든 일자리 정책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유사 기업들과의 비교나 어메디시스 자체의 P/E, EV/EBITDA 밴드 상으로 봤을 때 현재 주가는 비교적 고평가 영역이다.
바이든 일자리 정책은 여름 동안 공화당의 협상을 거쳐 가을 정도에 입법화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 일자리 정책에 포함되는 것과 무관하게 미국의 인구 고령화는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만일 공화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간병인 경제 인프라 확충안이 제외되면서 조정을 받는다면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메디시스에 대한 월가의 투자 의견은 총 11건의 의견 중 적극 매수 2건, 매수 3건, 보유 6건, 평균 점수 1.8로 매수 의견이다. 평균 목표 주가는 $330.25으로 현재 주가 대비 22% 상승 여력이 있다. 어메디시스의 현재 주가는 11건의 목표주가들 최하단 보다도 아래에 있다. 미국의 인구 고령화 추세는 긴시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고 그 추세가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한다면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몸은 4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40조개의 세포들은 정자와 난자가 만난 하나의 수정란에서 출발해서 모두가 동일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만 어떤 세포는 신경이 되고 어떤 세포는 머리카락이 되며 어떤 세포는 눈이 된다.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각각의 세포들이 분화하여 서로 상이한 형태를 지니고 상이한 기능을 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각각의 세포가 서로 다른 조합의 유전자를 발현하기 때문이다 (주: 유전자 발현이란 DNA 형태의 유전자가 mRNA로 전사되고 mRNA를 주형으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나의 세포에 2만개의 유전자 DNA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유전자들은 발현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며 세포에 따라 서로 다른 조합으로 발현되는데 이처럼 전체 유전자들 가운데 어떤 조건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고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를 유전체학(genomics)이라고 한다. 유전체학은 2000년대 중반 일루미나를 필두로한 차세대 시퀀싱 (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발달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고 맞춤 의학, 정밀 의학의 토대가 된다.
기존의 유전체학이 지닌 한계 중 하나가 분석의 해상도였다. 샘플링 기술의 한계 때문에 세포 하나 하나의 유전체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고 조직 (tissue) 단위의 분석만 가능했다. 암 진단을 위한 유전체 분석을 예로 들어보자.
암은 암세포 외에도 주변의 혈관 세포, 섬유 아종 세포, 면역 세포 등 다양한 정상세포와 섞여있고, 암세포들 자체도 한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암세포들이 섞여 있다. 이를 암의 이질성 (heterogenity)라고 한다. 기존의 유전체 분석은 암 조직을 떼어내 조직내 모든 세포의 DNA, RNA, 단백질이 하나로 섞인 상태로 분석하기 때문에 어떤 유전자가 암세포에서 발현되고 어떤 유전자가 주변 정상 세포에서 발현되는지 알기 어려웠고, 암조직 내에 소수만이 존재하는 특정 종류의 암세포로부터 발현되는 유전자는 희석되서 알기가 어려웠다. 암의 이질성은 진단 및 신약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표적 항암제 치료시 재발의 주 원인이 되어왔다.
기존 유전체 분석의 해상도 문제를 극복할 대안으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이 고려되었으나 여러가지 기술, 비용의 문제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은 2010년대 들어 플루이다임 (Fluidigm), 레인댄스 (Raindance Technologies) 등의 기업에 의해 시도됐지만 한 번에 분석 가능한 세포 수가 너무 적고 세포 분리 기술의 정확도도 떨어져 상용화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상황이 10X Genomics (이하 10X)의 등장 이후 최근 3년새 크게 바뀌고 있다. 수요는 있지만 기술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틈새 시장에 머물던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이 유전체 분석의 주류로 진입했다. 정밀 의학 전문 컨설팅 업체 DeciBio는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시장은 2019년 $630M 규모에서 연평균 23%의 속도로 성장해 2023년 $1.5B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0X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의 대명사 10X Genomics
10X는 2012년 Serge Saxonov, Ben Hindson, Kevin Ness가 공동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 기자재 개발 기업이다. 2019년 9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CEO Serge Saxonov는 최근 스팩 합병 상장을 합의한 소비자 유전자 분석의 선두 기업 23andme의 설계자다. 설립자 3명은 모두 2011년 바이오래드에 인수된 droplet digital PCR (ddPCR) 개발 기업 퀀타라이프 (Quantalife) 출신이다. CFO는 테슬라 출신의 Justin McAnear가 맡고 있다.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 인근 플레센튼에 위치해 있으며 직원수는 290명이다. 2020년 기록적인 수익율을 기록한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ARKK (혁신)와 ARKG (유전체학) ETF에 모두 포함 되어있기도 하다.
기준일자
2021.4.25
90일 평균 거래량
703,757
기업명 (심볼)
10X Genomics Inc (TXG)
52주 최저-최고가
$72.04 - $203.20
업종
헬스케어
P/E (TTM)
N/A
시가총액
$20.40B
EPS (TTM)
-$5.41
현재주가
$193.95
배당금
없음
2016년 10X는 최초의 고출력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기기 크로미엄 단일 세포 컨트롤러 (Chromium Single Cell Controller)를 출시한다. 10X 이전에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에 대한 수요가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기술력으로 인해 쓰임새가 제한됐다. 2012년 출시된 최초의 단일 세포 유전제 분석 기기인 플루이다임의 C1 시스템은 한 번에 96개의 세포만을 처리할 수 있는 저출력 시스템에 분석 기법이 시퀀싱이 아닌 PCR이었고 단일 세포 분리가 완벽하지 않는 등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10X는 ddPCR에 사용된 미세 기름방울로 파티셔닝을 하는 기술을 차용하여 크로미엄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한 번에 8만개의 세포 처리가 가능하고 PCR 대신 NGS 시퀀싱을 분석 기법으로 사용하면서 대성공을 거둔다.
첫 제품 크로미엄은 단일 세포 RNA 시퀀싱에 용도가 제한됐으나 RNA 시퀀싱을 통한 면역 세포 프로파일링 솔루션을 추가하고 Epinomics 인수합병을 통해 후생 유전학 (epigenetics) 분석이 가능한 ATAC-seq 솔루션 및 ATAC-seq과 RNA 시퀀싱이 동시 가능한 멀티옴 (mutliome) 솔루션을 추가하면서 적용 범위를 크게 확장한다. 지난 3년간 10X를 이용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논문수는 아래 그림에서처럼 크게 증가하고 있다. 10X의 기기는 네이쳐지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연구기관과 20대 제약회사 모두에서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에 총 2400대가 넘는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관련 분야 종사자들은 마치 호빵, 쵸코파이라는 특정 제품명이 관련 제품군 전체를 지칭하는 일반명사가 된 것처럼 ‘10X’라는 기업명의 일부를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로 이미 사용하고 있다.
10X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이외의 분석 솔루션 제품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있다. Spatial Transcriptomics의 인수합병 (2018년)을 통해 조직 내 세포들의 공간적인 유전체 분석이 가능한 Visium 시스템을 출시했고 ReadCoor, CartaNA의 인수합병 (2020년)을 통해 In Situ 분석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또한 Tetramer Shop 인수합병 (2021년)을 통해 면역학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10X는 2020년말 기준 45개국에서 영업중이다. 북미와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직접 판매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유통 파트너를 통해 판매한다.
10X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2019년까지 3년간 연평균 86%의 높은 성장율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다수의 실험실들이 폐쇄되면서 2020년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2020년 매출 가이던스 $350-$360M에 못미치는 $299M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은 2020년 1분기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매출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 매출은 다시 회복되어 4분기에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의 85%는 소모품 매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북미지역 매출이 53%로 가장 비중이 높지만 중국 매출이 연평균 136% 증가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10X의 제품군은 단일 세포 분석 플랫폼 크로미엄과 조직내 공간 유전체 분석 플랫폼 비지엄 두가지가 있으며 유형별로 기기, 소모품, 소프트웨어로 나눌 수 있다.
1. 단일 세포 분석 기기, 시스템 및 솔루션
10X의 크로미엄 단일 세포 분석 플랫폼은 크로미엄 컨트롤러, 미세유체역학 칩, 관련 소모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로미엄 컨트롤러는 주입해준 세포를 단일 세포로 분리해 각각이 서로 다른 고유의 바코드를 지닌 비드 한개와 함께 미세 기름 방울안에 가둬 세포 별 파티션을 만들어준다. 이 각각의 파티션을 GEM (Gel beads in EMulsion)이라 부른다. 각각의 GEM은 서로 독립된 반응 튜브 역할을 한다. 각 기름방울 파티션에 갇힌 세포는 함께 갇힌 비드와 함께 미세유체역학 (microfluidics) 칩상에서 반응을 일으켜 세포의 DNA, RNA에 고유의 바코드 표지를 부착시킨다. 이후 각각의 GEM을 모두 모아 섞은 후 시퀀싱 라이브러리를 만들게 되는데 각 세포의 DNA, RNA는 고유의 바코드가 부착되어있어 모두 섞어도 식별이 가능하게 된다. 시퀀싱 라이브러리는 일반 NGS 시퀀싱 기기를 통해 분석되고 분석 결과는 10X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툴키트를 통해 분석된다.
① 크로미엄 컨트롤러: 수만개의 세포를 단일 세포 단위로 기름방울에 파티셔닝하고 바코드 표지를 해준다. 시퀀싱 라이브러리 제조는 사용자 목적에 맞게 수동으로 해야한다.
② 크로미엄 커넥트: 크로미엄 컨트롤러에 시퀀싱 라이브러리 제조를 자동화해주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③ 소모품: 크로미엄 컨트롤러에서 생성된 GEM으로부터 사용자의 용도에 맞는 시퀀싱 라이브러리를 만들수 있도록 해주는 소모품 칩과 시약들이다. 10X는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단일 면역 세포 프로파일링, 단일 세포 ATAC, 단일 세포 ATAC + 유전자 발현 동시 분석 멀티옴, 유전체 단위반복변이 (copy number variation) 등 다섯 가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④ 소프트웨어: 10X는 Cell Ranger, Space Ranger, Long Ranger, Supernova 등 소프트웨어 툴키트를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0X 시스템의 또다른 강점이기도 한 소프트웨어는 복잡한 유전체 분석을 코딩 기술 등 고급 지식이 없어도 쉽게 가능하고 데이터를 한눈에 보기 좋게 시각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10X는 2021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론칭했다. 기존에 유저들에게 개별 공급되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으로 여전히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당장의 수입원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10X는 클라우드를 통해 유저들이 어떤 용도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을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유저들의 미충족 수요를 파악하여 차기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조직내 공간 유전체 분석 플랫폼 비지엄: 2019년 말에 출시된 10X의 두번째 제품으로 조직내 각각 세포들의 위치 정보를 보유한 채 유전체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고유의 바코드들이 촘촘하게 배열되어있는 슬라이드 위에 조직 절편을 올려 각 세포들에 위치 바코드를 표지한 후 시퀀싱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시퀀싱을 통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비지엄은 기기가 아닌 소모품 제품이다.
10X는 조직내 RNA 발현 이미징 기법인 In Situ를 세번째 제품으로 개발중에 있다.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은 수요가 큰 미개척 분야인 만큼 10X 이외에도 여러 크고 작은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형 기업들은 10X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해 10X가 개발하고 있지 않은 영역에서 제품을 개발중이다.
① 바이오래드: 10X의 가장 큰 경쟁 기업이다. 후술하겠지만 10X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인 특허 소송의 주체다. GEM 기술의 기반이 되는 미세 기름방울을 이용한 파티셔닝의 오리지널 특허를 보유한 레인댄스 테크놀로지와 10X의 모태라 할 수 있는 퀀타라이프를 인수합병했다. 그러나 2017년 출시 ddSEQ은 10X의 65% 포획율 (input 세포 대비 output 세포 비율) 대비 15% 이하의 낮은 포획율과 높은 더블릿 (하나의 파티션에 두개 이상의 세포가 포획) 형성율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20년 Genesis시스템을 보유한 Celsee를 인수했다.
② 백턴 디킨슨 (BD): 유체역학을 통한 단일 세포 분석, 분리에 널리 사용되는 flow cytometry 기기의 최강자로 특정 RNA 시퀀싱 분석에 특화된 Rhapsody 시스템을 출기했다. 그러나 시장이 10X 와 같은 전체 전사체 분석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요가 제한되며 flow cytometry는 기본적으로 저출력이다.
③ 다카라 바이오: 일본 기업으로 2017년 WaferGen의 ICELL8 cx Single-Cell System을 인수했다. ICELL8 cx 시스템은 mRNA 전체 길이 시퀀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 번에 처리 가능한 세포 수가 적은 저출력 시스템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다음은 소형 기업들로 대형 기업에 인수합병 되는 경우 10X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
④ Mission Bio: 10X가 아직 진출하지 못한 특정 DNA 분석, DNA/단백질 동시 분석이 가능한 Tapestri 시스템을 출시했다. DNA 분석은 돌연변이 분석을 통한 정밀 의학에 수요가 있으며 Mission Bio는 백혈병을 분석할 수 있는 AML 패널을 출시했다.
⑤ 1CellBio: 사용자가 프로토콜을 변경하여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Drop-Seq을 출시했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다.
⑥ Dolomite Bio: Drop-Seq, Nadia 시스템을 출시했다.
⑦ NanoString: 비지엄의 경쟁 제품인 공간 유전체 분석 시스템 GeoMx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말 두번째 시스템 SMI를 출시했다.
투자 포인트
1. 새로 창출된 성장하는 마켓에서의 리딩 포지셔닝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은 최근 3년 사이 급성장하면서 유전체 분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분야이며 10X의 제품군은 그 중심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0X 솔루션에 크게 의존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은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2018년 Breakthrough of the Year에 선정됐고, 10X의 멀티옴과 공간 유전체 분석은 각각 2019년과 2020년 네이쳐 메소드 지가 선정한 Method of the Year에 선정됐다. 단일 세포 ATAC은 2019년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10대 기술에, 공간 유전체 분석과 멀티옴은 2020년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10대 기술에 선정됐다.
10X는 마치 2010년대 유전체학 성장의 중심에 있던 일루미나의 초기 모습을 연상시킨다. 일루미나는 2007년 $2M이 넘던 전체 유전체 시퀀싱 가격을 2017년 $100대까지 끌어내렸다. 시장을 장악한 일루미나는 규모의 경제로 시퀀싱 비용을 낮출 수 있었고 낮아진 비용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선순환을 일으켰다.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은 분명 유전체학이 나아갈 길임이 분명하지만 아직은 비용이 많이 든다. 시퀀싱 비용을 무어의 법칙보다도 빠르게 낮추는 파괴적 혁신으로 시장을 장악한 일루미나처럼 단일 세포 유전체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위치에 가장 근접한 기업이 있다면 10X다.
2. 침투 여력이 많이 남은 잠재적 마켓
10X는 2020년 기준 전체 생명과학 연구 도구 마켓 크기를 약 $60B, 자사 제품군과 유관한 마켓 크기를 $15B으로 잡고 있다. 10X 유관 마켓은 전통적인 분석 방법들 - FACS를 이용한 단일 세포 단위 분석, 전통적인 유전체 분석, 전통적인 조직 현미경 분석 등을 포함하는데 10X가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분석틀은 기존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분석을 가능하게 하면서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10X의 기기는 2020년 12월 기준 전 세계에 2400대 정도가 보급되어 있고 2020년 10X의 매출은 약 $300M 정도로 유관한 마켓의 2%에 불과하다. 10X는 벤치마크로 real-time PCR 기기와 NGS 시퀀싱 기기를 보고 있는데 이들은 전 세계에 각각 5만대, 1만 5천대 이상이 보급되어 있다. 10X는 자사 기기가 최소한 NGS 시퀀싱 기기수 만큼은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X의 제품군은 “RUO (Research Use Only, 연구 개발 전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일루미나의 시퀀싱이 비용 하락을 동반하면서 연구 개발용에서 차츰 진단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처럼 10X의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공간 유전체 분석도 궁극적으로 유사한 경로를 걸을 가능성이 높고, 의료/진단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우 잠재적 시장 규모는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RUO 사용 내에서도 현재의 아카데미 기초 연구분야에서 신약개발 등 산업 분야로 쓰임새가 옮아가면 역시 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10X의 매출에서 아카데미 기초 연구 분야 매출은 2019년 70%에서 2020년 65%로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3. 반복 매출
10X의 매출에서 소모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65%에서 2020년 85%로 크게 증가했다. 10X의 크로미엄 시스템에는 10X 전용 소모품들이 사용되며 타사의 소모품들과 호환되지 않는다. 마치 프린터와 토너의 관계처럼 널리 보급되어 있는 기기를 기반으로 반복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모델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의 기업들이 구독모델을 통해, 수술용 로봇의 대명사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소모품 매출을 통해 반복매출을 창출하는데 성공한 것이 주가의 높은 멀티플을 받게된 배경이 되는 것처럼 10X의 반복 매출은 10X의 높은 매출 성장율, 80%대의 높은 매출 총이익율과 더불어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해준다.
4. 다각화되고 있는 매출 비중
전술한대로 10X의 주 고객은 아카데미 연구기관, 정부 기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고 이들은 연구 개발용으로 10X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10X의 매출은 정부 연구비를 받는 아카데미 연구기관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제약 회사 등 민간 부분의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매출이 여전히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10X 제품을 이용한 연구 방법론이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이외 지역으로의 다각화된 매출 비중 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스크 요인
1. 경쟁
전술한대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시장은 10X가 아직까지는 선점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시장이고 크고 작은 여러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바이오래드, 서모 피셔, BD 바이오 등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업들에서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거나 혁신적인 소형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10X의 선두 위치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2. 바이오래드와의 전면적인 특허 분쟁
10X는 경쟁사인 바이오래드와 다수의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전술했듯이 10X의 GEM 기술은 ddPCR의 미세 기름 방울 파티셔닝 기술을 차용했는데 ddPCR 기술 개발의 양대 기업 레인댄스와 퀀타라이프는 바이오래드에 모두 인수됐다.
바이오래드는 레인댄스가 레거시 GEM 제품군에 대해 2015년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을 이어받아 소송을 진행했는데 델라웨어 지방 법원에서 승소하고 2020년 연방 순회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그 결과 10X는 2018년부터 레거시 GEM 미세유체역학 칩을 이용하는 크로미엄 기기와 연관 소모품의 신규 판매가 금지되고 기존 고객에게만 소모품을 판매할 수 있으며 관련 매출의 15%를 로열티로 바이오래드에 영구 지급해야한다. 바이오래드는 독일에서도 2019년 레거시 GEM 미세유체역학 칩을 이용하는 제품군에 대해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아냈다.
바이오래드는 또한 차세대 GEM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도 제기하는 등 10X의 단일 세포 분석 플랫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특허 침해 소송을 미국, 유럽에 제기하여 다수의 소송이 현재 진행중이다.
10X 역시 바이오래드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바이오래드의 특허 무효 및 ATAC-seq 제품군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진행중이다.
BD와도 상호 특허 침해 소송이 제기되어 상호 특허 라이선싱으로 합의를 했으나 2020년부터 4년간 BD에 총 $25M을 지급해야한다.
이처럼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시스템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10X의 사업 모델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3. 높은 밸류에이션
10X의 주가는 높은 매출 성장율을 바탕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비싼 주식이다. 후술할 코로나-19 하락장의 예처럼 매출 성장에 둔화가 나타나면 큰 폭의 주가 하락이 가능하다. 또한 10X는 높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커버하기 위한 비용으로 인해 당분간은 적자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금리 상승처럼 주식 시장이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상황이 온다면 역시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보일 수 있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10X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는 9명이고 강력 매수 5건, 매수 3건, 보유 1건으로 종합적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209.57, 최대 $240, 최저 $175로 각각 8%, -10%, 24%씩 상승 여력이 있다.
10X의 주가는 2019년 10월 상장 첫날 $50대에서 코로나-19 이전 최고가 $106로 100% 이상 상승했었으나 코로나-19 하락장에서 상장 가격대인 $50대로 다시 되돌아왔다. 이 기간 전술한대로 매출 감소를 겪었다. 그러나 2020년 3분기 이후 매출이 다시금 상승세를 타면서 현재는 상장 첫날 주가에서 약 200% 상승한 $193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P/S 멀티플도 코로나-19 이전 최대 45배를 넘어서 70배까지 치솟아 있는 상태다.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기업이지만 현재 주가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고 주가를 정당화해줄 지속적인 높은 매출 성장율을 필요로 한다.
10X 주가와 P/S 밴드
출처: Koyfin.com 2021.4.25
10X는 적자 기업이고 2019년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적자폭은 다시 크게 늘어났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10X가 향후 적자폭을 줄여나가지만 2년 내에 흑자전환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성장률에 주가가 크게 좌우되는 성장 기업인 만큼 향후 실적에서 매출 성장율이 추세적으로 꺾이는지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P/S 멀티플의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한 30% 이상의 매출 성장율을 유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야후 파이넌스에 의하면 10X의 2021년, 2022년 EPS 및 매출은 30-80% 대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시장의 고속 성장은 당연시되고 있고 관건은 10X가 시장내 현재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단기적으로는 바이오래드와의 소송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10X의 지속적인 혁신 가능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4분기에 예상되는 ITC 1068 판결, 2분기 예상되는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 판결, 역시 올해 예상되는 독일 고등법원 판결 등 특허 소송 결과가 1-2년 사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따라서 판결 시기가 다가오면 주가는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판결 결과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더라도 판매금지 처분을 당하지 않고 계속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면 결과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조정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반면 소송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는 경우 – 차세대 GEM 관련 제품군의 판매 금지 결과가 나온다면 비즈니스 펀더멘털에 심각한 훼손이 생겼다고 봐야할 것이다. 레거시 GEM에 대해서는 차세대 GEM을 소송 판결에 앞서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영업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차세대 GEM까지 판매가 금지된다면 10X로서는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 시장을 포기하고 공간 유전체 분석, In Situ 등 다른 제품군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이 분야들 역시 성장하는 분야이지만 10X의 시장 위치가 차별화된 선두라고 보기 어렵고 잠재 시장 규모 역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종목인 만큼 안좋은 결과가 나오면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예상되고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훼손되는 경우에는 회복을 기다리기 보다는 손절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미국 암 연구 학회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 연례 학술 회의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개최 기간은 4월 10일~15일에 1차, 5월 17일~21일에 2차로 나뉘어 진행되며 1차에서는 임상시험 결과, 2차에서는 전임상 및 기초 연구 결과 위주로 발표된다.
3~4월에 열리는 AACR 연례 학술 회의는 6월에 열리는 ASCO (미국 임상 종양 학회) 연례 학술 회의와 함께 암 관련 학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학회다. 주로 후기 임상시험 결과들이 많이 발표되는 ASCO와 달리 AACR에서는 기초 연구, 전임상 및 초기 임상 결과들이 주로 발표된다.
초기 연구 결과들이 주로 발표되다 보니 대형 제약사나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바이오테크 기업의 경우 AACR에서의 발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ASCO에 비해 제한되고, 따라서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서 ASCO 만큼 주목도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AACR을 통해 새로운 타겟에 대한 개념 증명, 새로운 접근법 등이 제시되고 많은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차기 후보물질을 AACR을 통해 처음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AACR에서 주목받은 신기술은 3~4년 후 트렌드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세대 바이오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는 놓칠 수 없는 이벤트다.
가장 먼저 큰 주제로 묶을 수 있는 발표들은 Opdivo (Bristol-Myer Squibb), Keytruda (Merck & Co)의 개발 후 항암 치료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PD-1/PD-L1 면역 관문 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s)의 효능 개선을 위한 종양 미세 환경 조절 인자들에 대한 발표다.
면역 관문은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우리 몸의 정상 세포들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T세포는 바이러스나 병원균 감염, 혹은 돌연변이 발생 등으로 외부 이물질이 표면에 나와 있는 세포들을 인식해 공격한다. 정상 세포들은 자신을 공격하지 말라고 T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표지를 세포 표면에 달고 있고 이 표지 단백질에 T세포 표면의 수용체가 결합하면 T세포는 공격을 멈추는데 이를 면역 관문이라고 한다.
암세포는 T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면역 관문을 역이용하는데 표지 단백질을 과발현시켜 T세포에 속임수를 써서 공격을 피한다.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세포 표면의 표지 단백질과 T세포 표면의 수용체 단백질의 결합을 저해함으로써 T세포가 암세포를 다시금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그림 1의 왼편을 보면 T세포가 암세포 표면의 암항체를 인식했지만 암세포 표면의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함으로써 암세포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있다. 오른편을 보면 PD-L1이나 PD-1에 대한 항체를 처리한 경우 암세포 표면의 PD-L1과 T세포의 PD-1의 결합이 저해되고, 그 결과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을 유도한다.
2011년 첫 면역 관문 억제제인 CTLA4 항체 여보이(Bristol-Myer Squibb)가 출시되면서 항암 치료에서 면역 관문 억제제의 첫 가능성을 보였고, 2014년 PD-1 항체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출시되면서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출시된 PD-1, PD-L1 항체는 옵디보, 키트루다를 포함하여 6종에 이르며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항체들도 여럿 존재한다. PD-1/PD-L1 단백질 이외에도 CTLA-4, TIM-3, LAG-3, TIGIT, VISTA, BTLA 등 다수의 면역 관문 인자들이 면역 세포에 존재한다.
PD-1, PD-L1 항체들은 기존의 화학 항암제, 표적 항암제에서 볼 수 없었던 높은 효능을 보이면서도 내성이 생기지 않고 치료 지속 효과가 길어 기적의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잘 듣는 암에서는 잘 듣지만 듣지 않는 암에서는 전혀 듣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그 원인을 규명하고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어왔고 현재 항암제 개발의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그림 2는 현재 미국에서 승인을 받은 6종의 PD-1, PD-L1 항체들 및 기타 임상 개발중인 항체 (Other PDx)의 2017년과 2020년의 임상시험 통계를 보여준다. 회색 막대는 PD-1, PD-L1의 단독 임상시험이고 나머지는 병용 임상시험이다. 그림을 보면 병용 임상시험의 개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면역 관문 억제제의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종양 미세 환경 (tumor microenvironment)에 대한 조절이다. 종양 미세 환경이란 암세포에 침투해 있는 혈관, 면역 세포 및 다양한 정상 세포들, 암세포와 정상 세포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분비된 물질들로 구성된 세포외 기질 (extracellular matrix), 다양한 신호 전달 물질 등 암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미세 생태계를 의미한다. 암세포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암이 증식하기에 유리하고 면역 세포의 공격을 피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바꾸어 놓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종양 미세 환경은 원래 정상 조직의 미세 환경과 다른 특징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암세포 증식에 우호적인 환경을 저해함으로써 면역 관문 억제제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새로운 매카니즘의 치료제들이 면역 관문 억제제와의 병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와 올해 PD-1, PD-L1 저해제가 단독으로는 효능을 보이지 못하는 신장암, 간암 등에서 VEGF/VEGFR 저해제 (Cabometyx: Exelixis, Lenvima: Eisai, Avastin: 로슈)와의 병용 치료로 FDA 승인을 받거나 좋은 임상 결과들을 내고 있다. VEGF (리간드), VEGFR (수용체)는 혈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이다. VEGF와 VEGFR의 결합을 막는 저해제들은 암 조직 주변 혈관 생성을 막아 영양분, 산소 공급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으로 단독 치료로도 효과를 보이지만 면역 관문 억제제가 작용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주변을 리프로그래밍 해줌으로써 병용 투여시 더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많은 제약회사,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Cabometyx, Lenvima, Avastin 처럼 기존에 승인을 받은 의약품들 중 종양 미세 환경을 변화시키는 의약품들 뿐만 아니라 단독으로는 임상시험에서 실패했거나 테스트된 적 없지만 종양 미세 환경을 변화시킬 것으로 개대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다양한 후보물질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올해 AACR에서는 이들 중 사이토카인 (cytokine)과 신규 면역 조절 인자들에 대한 여러 기업들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1.1. 사이토카인과 면역 관문 억제제 병용
사이토카인은 인터페론, 인터류킨, 성장 호르몬 등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서 분비한 세포 자신이나 주변 세포에 작용하는 다양한 인자들을 지칭한다. 현재 수백가지의 사이토카인들이 알려저 있고 기능도 다양하다. 이들 중 면역을 활성화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사이토카인들이 면역 관문 억제제와의 병용으로 테스트되고 있다. 올해 AACR에서 발표되는 주요 발표들은 다음과 같다.
(참고) 엠바고에 걸려있는 초록들은 제목만 공개되며 초록 내용은 4월 9일 자정 12:01 (미국 동부시간)에 공개된다.
① AbbVie (ABBV), ArgenX (ARGX): 고형암에 대한 ABBV-151 (GARP/TGFβ trap) 단독 혹은 자체 개발중인 PD-1 저해 항체 budigalimab (ABBV-181)과의 병용 임상 1상의 첫 결과를 발표한다. ABBV-151은 암에 대해 우호적인 종양 미세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TGFβ가 생성되지 못하도록 저해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최근 유사한 메커니즘의 독일 머크 (Merck KGaA), GSK의 bintrafusp alfa (PD-L1 항체, TGF-β 수용체 융합 단백질)가 임상시험에서 실패하고 개발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② Kadmon Holdings, Inc. (KDMN): 고형암에 대한 PD-L1 항체, IL-15 융합 단백질인 KD033의 임상 1상 첫 결과를 공개한다. IL-15는 CD8 T세포, NK 세포 등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이토카인이다.
④ Sanofi (SNY): 고형암에 대한 THOR-707 (SAR444245), Keytruda (Merck) 병용 임상 1/2상의 첫 결과를 발표한다. THOR-707 (SAR444245)은 독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 섭유닛이 없어도 작용하도록 변형된 IL-2 사이토카인이다. IL-2는 IL-15, IL-21과 같은 계열의 사이토카인인데 이들 중 가장 활성이 높다. 단독 요법으로 항암제로 개발되어 90년대에 FDA 승인까지 받았으나 독성 문제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THOR-707 (SAR444245)은 사노피가 2019년 $2.5B에 인수한 Synthorx의 리드 후보물질로 인수 가격이 높았던 만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술한대로 면역 관문 조절 인자들은 기존에 이미 의약품의 타겟으로 개발이 된 CTLA-4, PD-1, PD-L1 이외에도 TIM-3, LAG-3, TIGIT, VISTA, BTLA 등 다수의 인자들이 면역세포 상에 존재한다. 이들 각각은 서로 역할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기능들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면역 세포 내에서 발현 분포 역시 상이하다.
CTLA-4, PD-1, PD-L1의 성공 이후 여러 면역 관문 조절 인자들에 대한 의약품 개발 시도가 있어왔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종양 미세 환경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정밀 의학의 발달로 적절한 환자군 가려내기가 가능해지면서 초기에 큰 효능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타겟들에 대한 후보물질들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케이스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초기에 기대만큼의 효능을 보여주지 못했던 면역 관문 조절 인자 TIGIT, LAG-3 등에 대한 저해 항체다. 로슈와 머크는 이들에 대해 초기에 비해 후기 임상시험에서 개선된 효능을 보여줬고 TIGIT은 차세대 PD-1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로슈는 TIGIT의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올해 AACR에서 발표되는 신규 면역 조절 인자들에 대한 발표는 다음과 같다.
① iTeos Therapeutics (ITOS): 진행성 암에 대한 EOS884448의 임상 1/2a상 첫 결과를 발표한다. EOS884448은 TIGIT 저해 항체로 iTeos는 임상시험을 PD-1/PD-L1 병용이 아닌 단독 요법으로 진행한다. EOS884448은 TIGIT에 결합해 T세포-암세포간의 신호 전달을 저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TIGIT을 발현하는 Treg 면역 조절 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면역 활성화를 더욱 강화시키도록 디자인되었다. iTeos의 발표는 올해 AACR에서 TIGIT에 대해 발표하지 않는 Arcus Biosciences (RCUS), Mereo BioPharma (MREO)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rcus는 TIGIT 및 자체 개발한 PD-1 항체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옵션을 가지고 있다. Mereo는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③ Astrazeneca (AZN): 비소세포 폐암에 대한 Oleclumab (MEDI9447, CD73 저해 항체), Tagrisso (EGFR 저해제) 병용 임상 1b/2상 결과를 발표한다. CD73은 암세포 및 암 주변 정상 세포들에서 과발현되는 세포 표면 단백질로 AMP를 면역 억제 신호 전달 물질인 아데노신으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한다.
④ Arcus Biosciences (RCUS): CD73과 동일한 신호 전달 체계 내의 아데노신 수용체 A2a/A2b 저해제 etrumadenan의 임상 1/1b상 대장암 코호트의 생존율 결과를 발표한다. 아데노신 수용체 A2a에 대한 저해제를 개발 중인 iTeos, Corvus Pharmaceuticals (CRVS)의 주가 움직임도 연계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⑦ Iovance Biotherapeutics (IOVA): 흑색종에 대한 TIL (tumor infiltrating lymphocytes) 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Lifileucel (LN-144)의 임상 2상 결과를 업데이트한다. TIL은 암 조직에 침투해 있는 T세포를 지칭하며 대부분이 암세포에 의해 비활성화되어 암세포 공격 능력이 약화된 상태다. Iovance는 환자의 암 조직으로부터 TIL을 분리해 시험관에서 재활성화 및 배양 후 환자로 되돌려 보내는 세포 치료법을 개발중이며 이 분야 선두에 있는 기업이다. 올해말 FDA 승인 신청 예정이다.
⑧ Checkmate Pharmaceuticals (CMPI): 흑색종에 대한 TLR9 활성화제 CMP-001의 단독 혹은 키트루다 병용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 TLR9은 대식세포 (macrophages), 수지상 세포 (dendritic cells), B세포 활성화를 통해 Th1세포와 CTL 세포를 활성화시켜 T세포가 암을 공격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최근 Idera Pharmaceuticals (IDRA)의 TLR9 활성화제 tilsotolimod와 여보이의 병용이 흑색종에 대한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현재 항암제 분야에서 면역 항암제만큼이나 뜨거운 분야가 drugging the “undruggable”, 즉 암 발생 원인 인자로 이미 잘 알려져 왔지만 그동안의 기술로는 약물개발이 불가능했던 타겟들에 대한 신약 개발이다. 단백질 구조학의 발달, 새로운 메커니즘의 약물 개발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기존에 약물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던 타겟들에 대해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중 현재 가장 앞서 있는 분야가 KRAS 돌연변이를 타게팅하는 분야다. 세포 성장 조절에 관련된 신호 체계를 조절하는 KRAS 유전자는 전체 암종을 통틀어 세번째로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하는 유전자이며 약 25%의 암이 KRAS의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다. 2019년 암젠은 ASCO 연례 학술 회의에서 그동안 약물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KRAS 돌연변이 중 가장 빈도가 높게 발생하는 G12C 돌연변이를 타게팅하는 후보물질 sotorasib (AMG 510)을 처음 공개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암젠은 임상 2상 데이터를 가지고 현재 FDA의 신속 승인 심사를 진행중에 있고 Mirati Therapeutics (MRTX)는 동일 메커니즘 후보물질 adagrasib (MRTX849)의 올해 하반기 FDA 승인 신청서 제출을 예고하고 있다.
암젠과 미라티의 두 후보물질은 그동안 약물 개발이 불가능했던 KRAS에 대한 약물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효능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후속 주자들은 암젠과 미라티의 두 후보물질들 보다 더 효능이 뛰어나면서 G12C 이외의 다른 KRAS 돌연변이들을 타게팅할 수 있는 후보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AACR에서 공개되는 KRAS 돌연변이 타게팅 후보물질의 발표는 다음과 같다.
① Revolution Medicines (RVMD), Sanofi (SNY): 레볼루션 메디슨은 사노피와 파트너십을 맺고 SHP2 저해제 RMC-4630를 개발중이다. RMC-4630은 단독 요법 및 KRAS G12C 저해제, PD-1 항체 등과 다양한 병용 요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데 이번 AACR에서 단독 요법 임상 1상의 첫 결과를 공개한다. SHP2는 KRAS와 결합해 KRAS의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SHP2 저해를 통해 특정 KRAS 돌연변이가 아닌 여러 돌연변이를 모두 타게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KRAS 타게팅 후보물질들을 개발중인 레볼루션 메디슨은 KRAS G12V 돌연변이 타게팅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도 공개한다.
③ Boehringer Ingelheim (비상장): KRAS G12C 저해제 후보물질 BI 1823911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전임상 실험에서 암젠, 미라티의 후보물질들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병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후보물질 스크리닝에서 SOS1 저해제와 병용으로 사용했을 때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였다.
④ PMV Pharmaceuticals (PMVP): PMV 파마슈티컬즈는 2020년에 상장한 p53 분야의 권위자들이 모여 만든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p53은 대표적인 암 억제 유전자이고 모든 암종을 통틀어 가장 많은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유전자로 전체 암의 약 50%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그러나 의약품 개발을 위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껏 성공적이지 못했다. 타겟을 비활성화시켜야하는 기존의 항암제 메카니즘과 달리 p53을 재활성화시켜야하고, 너무 강하게 재활성화시키는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MV 파마슈티컬즈는 올해 AACR에서 p53 Y220C를 타게팅하는 후보물질 PC14586의 첫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① Merck & Co (MRK): 흑색종에 대한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제에 대한 첫 발표다. 현재 키트루다는 정맥주사로 30분간 투여가 이루어진다. 피하주사 제제에서 동일한 효능이 확인되면 외래 투여가 가능해져서 환자들의 편리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이상으로 2021년 AACR에서 발표할 미국 상장 기업들의 주요 발표를 주제별로 살펴봤다. 발표하는 기업 및 유관 기업들의 시가 총액, 주가, 야후 파이넌스 투자 의견은 다음 표와 같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들 주가, 시가 총액, 투자 의견 (시가 총액 순)
이름
심볼
주가
시가총액
투자의견
커버 수 (3월)
목표주가
Merck & Co., Inc.
MRK
$77.09
$195.1B
강력매수 (1.9)
24
$96.10
AbbVie Inc
ABBV
$108.52
$191.5B
매수 (2.0)
22
$122.17
Eli Lilly And Co
LLY
$185.24
$177.6B
매수 (2.2)
21
$215.91
Amgen, Inc.
AMGN
$249.17
$143.9B
매수 (2.3)
30
$255.41
AstraZeneca plc
AZN
$49.53
$129.8B
강력매수 (1.2)
5
$63.73
Sanofi SA
SNY
$49.36
$123.3B
강력매수 (1.5)
4
$64.67
Seagen Inc
SGEN
$143.40
$26.0B
매수 (2.2)
18
$192.06
Incyte Corporation
INCY
$83.01
$18.2B
매수 (2.2)
20
$105.38
argenx SE - ADR
ARGX
$282.36
$14.3B
매수 (2.2)
17
$338.15
Mirati Therapeutics Inc
MRTX
$179.73
$9.1B
매수 (2.3)
15
$247.91
Blueprint Medicines Corp
BPMC
$97.95
$5.7B
매수 (2.0)
15
$116.31
Iovance Biotherapeutics Inc
IOVA
$32.22
$4.7B
강력매수 (1.7)
12
$52.00
Revolution Medicines Inc
RVMD
$46.84
$3.4B
강력매수 (1.8)
5
$54.00
Arcus Biosciences Inc
RCUS
$28.83
$2.0B
강력매수 (1.7)
11
$53.20
Zentalis Pharmaceuticals Inc
ZNTL
$43.34
$1.8B
강력매수 (1.3)
6
$62.00
PMV Pharmaceuticals Inc
PMVP
$32.94
$1.5B
매수 (2.0)
4
$61.67
Olema Pharmaceuticals Inc
OLMA
$34.39
$1.4B
강력매수 (1.5)
4
$65.00
iTeos Therapeutics Inc
ITOS
$35.31
$1.2B
강력매수 (1.5)
5
$46.33
Kadmon Holdings Inc
KDMN
$3.95
$678.7M
강력매수 (1.7)
6
$12.17
Mereo BioPharma Group plc - ADR
MREO
$3.38
$365.9M
강력매수 (1.0)
1
$580.59
Alpine Immune Sciences Inc
ALPN
$10.78
$257.4M
강력매수 (1.5)
6
$21.40
Checkmate Pharmaceuticals Inc
CMPI
$11.60
$250.8M
강력매수 (1.7)
4
$24.75
Corvus Pharmaceuticals Inc
CRVS
$3.14
$120.3M
매수 (2.0)
6
$8.63
출처: 야후 파이넌스. 2021.4.3.
전술한대로 대부분의 발표가 초기 임상 시험 결과이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특히 시가 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시가 총액이 작은 기업들의 경우 후보물질이 그 기업의 주요 후보물질인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다.
기존에 발표된 적 없던 새로운 메커니즘의 후보물질이 가능성 있는 결과를 보이는 경우 해당 기업 및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임상단계 바이오 기업이 가장 큰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구간이 임상 2상을 전후한 구간이다.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주가가 폭등하더라도 풀백이 오는 구간을 기다려 진입하면 이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임상 1상 결과를 해석할 때 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대부분의 임상 1상은 안전성 점검과 임상 2상 용량 결정이 1차 목표다. 임상시험 진행시 투여 용량을 증가시켜 가며 안전성을 확인하고 다음 용량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용량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용량에 비례하는 결과가 나오는지와 2상 용량으로 결정된 용량에서 어떤 효능을 보이는지다.
또한 임상 1상은 대조군이 없고 투여 환자수가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조군이 없고 환자수가 작은 임상시험은 아무리 높은 효능이 나와도 그 수치를 100% 신뢰할 수 없다. 수많은 임상시험들이 대조군 없는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높은 효능을 보인 후 대조군이 포함된 대규모 후기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
바이오 투자는 변동성이 매우 심하고 리스키하다. 무조건적인 장기 투자나 한두달의 단기 거래보다는 임상시험의 시작 및 결과 발표 시점을 고려해 기간을 정해 놓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임상시험은 수년이 소요되는 긴 과정이다. 분기 실적 발표 처럼 자주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기간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특별한 이유 없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큰 폭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진입 시점은 이전 결과 발표 이후 다음 발표 사이 사람들의 관심이 충분히 떨어진 구간에서 하는 것이 좋다. 금액은 본인이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는 것을 권한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면서 세계 경제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신임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부터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해서 7월까지 집단 면역을 형성해 7월 4일 독립 기념일에는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포했다. 빠른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은 고평가 성장주들이 조정을 받는 반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경기 회복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대면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서비스 업종이었고 글로벌 미용 의료 시장 역시 빗겨갈 수 없었다. 병원 시설이 코로나-19 치료에 우선 이용되고, 응급 상황이 아닌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술들이 모두 취소됐으며,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려하면서 필수적이지 않은 미용 시술은 직격타를 맞았다. 대면을 필요로 하는 많은 직종들은 셧다운에 들어갔고, 재택 근무가 가능한 직종의 종사자들은 미용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백신의 보급과 함께 오프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미용 의료 시장도 회복세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동종업계 경쟁 기업들이 직원을 줄이고 몸사리기에 들어간 판데믹 기간에 오히려 직원을 늘리고, 고객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판데믹 이후를 준비한 기업이 있다. 그 기업은 덕분에 경쟁 업체들에 비해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섰고 지난해 3, 4분기에는 판데믹 이전 매출로 회복한 정도가 아니라 이를 뛰어 넘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 기업은 미용 의료 시장의 떠오르는 강자, 인모드(InMode)다.
미용 의료의 새로운 트랜드 인모드
인모드는 2008년 설립된 이스라엘의 의료 기기 기업이다. 2017년 Invasix에서 인모드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19년 8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고주파 (radio frequency, RF) 에너지를 이용한 최소 침습 (minimally invasive), 비침습 (non-invasive) 의료 기기를 개발, 판매하고 있으며 미용 의료에 주로 사용된다.
기준일자
2021.3.27
90일 평균 거래량
773.919
기업명 (심볼)
InMode Ltd (INMD)
52주 최저-최고가
$19.21-$77.80
업종
헬스케어
P/E (TTM)
38.03
시가총액
$2.59B
EPS (TTM)
$1.16
현재주가
$67.71
배당금
없음
인모드의 제품을 이용한 최소 침습, 비침습 시술들은 수술 대비 위험이 낮고 대부분의 경우 마취 및 입원이 필요하지 않아 환자의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면서도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기존의 비침습 레이저 시술과 비교해서는 근원 시술로서 시술 효과가 오래 지속되고 통증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모드의 제품들은 (1) 안면 및 신체 윤곽 리모델링 (2) 미용 의료 (3) 여성 건강 등 크게 세가지 종류의 치료 및 시술에 사용된다. 안면 및 신체 윤곽 리모델링은 얼굴 및 체지방 제거, 주름 제거, 피부 타이트닝, 셀룰라이트 치료 등의 시술이, 미용 의료는 피부재생, 혈관, 색소 병변 (기미, 주근깨, 잡티, 색소 등) 제거, 영구 제모, 콜라겐 리모델링 등의 시술이, 여성 건강은 여성 음부 각 부위에 대한 시술이 포함된다.
인모드의 제품군은 안면 및 신체 리프팅으로 유명세를 얻으며 미용 의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성형외과, 피부과에서 사용되지만 여성의학과를 비롯 안과, 치과, 비뇨기과로도 사용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인모드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총 25개의 FDA 510(K) 승인을 받았고 약 3,900대가 보급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7,250대가 보급되어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스페인, 인도, 호주, 프랑스에서는 154명의 영업 직원이 직접 판매하며 이외 47개국에서는 39개의 유통사를 통해 대리 판매한다.
인모드의 플랫폼 기술 및 제품군
인모드는 2020년 출시한 두개의 제품 (Morpheus8, Evoke) 포함 총 9개의 제품군을 출시했다. 첫 제품 BodyTite를 2010년 출시했고 2016년부터 매년 1~2개씩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인모드의 제품들은 ①에너지 소스를 제공하고 콘트롤러 역할을 하는 본체 플랫폼, ②플랫폼에 연결되어 시술을 담당하는 핸드피스 혹은 핸즈프리 장치, ③소프트웨어의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플랫폼은 고주파 에너지, 레이저/IPL 등 다중 에너지 소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 개 이상의 핸드피스 혹은 핸즈프리 장치를 에너지 소스에 따라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 핸드피스/핸즈프리 장치 및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고, 각 플랫폼은 고유의 주력 핸드피스/핸즈프리 장치 외에도 다른 용도의 핸드피스/핸즈프리 장치 역시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되어 있다. 각 핸드피스/핸즈프리 장치는 신체의 특정 부위를 타게팅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인모드의 제품들은 모두 외주로 제작되며 4군데의 이스라엘 하청업체들이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이중 Flextronics Ltd.와 Medimor Ltd가 주력 하청업체다. 하청업체들과의 계약은 1년이며 매년 자동 연장되는데 주요 파트들에 대해서 Flextronics, Medimor와 고정 가격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인모드는 Medimor Ltd의 지분을 약 10% 보유하고 있다.
인모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흑자 기업이다. 매출은 2017~2020년 기간 연평균 57% 증가율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출의 90%가 기기 판매 매출, 10%가 소모품 및 연장 보증 매출이다. 매출의 73%를 미국이 차지할 정도로 미국에 대한 비중이 크지만 미국 이외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면서 미국 비중은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마켓리서치의 2018년 시장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 의료 시장은 2018년 $10.3B에서 2024년 $18.9B으로 연평균 10.6%의 속도로 성장하며 그 가운데에서도 비침습, 최소 침습 시술이 성장을 주도한다. 인모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하는 제품들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한 기업은 인모드 외에 보슈 헬스에 인수된 솔타 메디컬 (Solta Medical)의 서마지 (Thermage)가 있다.
그러나 제품의 다양성, 편리성, 적용 범위 등에서 인모드가 먼저 출시된 서마지보다 우위에 있다. 인모드의 고주파 에너지 시술은 피부 표피만 일시적으로 치료하는 레이저 기반 시술과 달리 고주파를 이용하여 피하층 밑에 존재하는 지방까지 제거하면서 지방 조직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근원 치료이기 때문에 경쟁 기술들 대비 시술 효과가 오래 가는 반면 시술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 시간이 짧다는 점은 환자들이 일과중 시간을 내서 시술을 받은 후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병원 입장에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보는 것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에 다양한 핸드피스 사용이 가능하도록 모듈화 되어있어서 시술 범위를 넓히고 싶어하는 병원 입장에서 매우 요긴하다.
인모드의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 주목해야할 제품은 핸즈프리 제품군이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출시된 이볼브 (Evolve)와 이보크(Evoke)는 전체 제품군 가운데 2019년 9%, 2020년 32%로 대폭 매출 비중이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핸즈프리 제품들은 의사들이 시술을 세팅해놓고 환자를 떠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의사들로 하여금 그 시간에 다른 환자를 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모드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기존 고객이 18개월 이내에 재구매하는 비율이 약 1/3 정도에 이른다. 더불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안면 비대면 시술을 제공하는 이보크의 출시는 매우 시의 적절한 출시였다.
인모드의 제품군은 25개의 FDA 승인을 비롯한 여러 국가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은 제품들이며, 60개의 논문, 50개의 완료된 임상시험과 21개의 진행중인 임상시험을 통해 기술이 검증된 제품들이다. 인모드는 기존 미용 의료뿐만 아니라 코골이, 축농증, 안구 건조증, 눈꺼풀 처짐, 악관절 장애, 발기 부전 등 고주파 에너지 시술의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적응증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개발도 진행중이다.
인모드의 매출은 미국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인모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미국 이외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면서 미국 매출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8~2020년 인모드의 미국 매출은 각각 81%, 79%, 73%을 차지한다. 미용 의료에 대한 수요가 높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에 아직 침투율이 높지 않다는 점은 향후 인모드의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긍정적이다.
2. 공격적이며 주주와 이해를 같이하는 경영진
코로나-19 판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대면으로 고객을 만나야하는 서비스 업종이었다. 서비스 업종은 판데믹이 1년여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늦게 회복되고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판데믹 기간 대부분의 경쟁 업체들이 인원을 감축하고 최소한의 사업 유지를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맸던 반면 인모드는 마케팅 인원 신규 채용을 늘리고, 의사들의 시스템 도입을 촉진할 인센티브 패키지 프로그램 개발하고, 핸즈프리 안면 시술용 이보크를 포함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인모드는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3분기부터는 판데믹 이전으로의 회복 정도가 아닌 사상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앨러간, 보슈 헬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대형 기업을 제회한 미용 의료 기기에 특화된 경쟁 기업들의 매출 추이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판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모든 경쟁 기업들의 매출이 하락한 반면 인모드만 상승했다. 비교 기간인 2017~2020년 동안 가장 가파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기업 역시 인모드다.
인모드 및 경쟁 기업 매출: 인모드 분기 매출 및 순이익(위) 인모드 및 경쟁 기업 매출(아래)
출처: Koyfin.com 2021.3.27
인모드의 공동 설립자 CEO Moshe Mizrahy와 CTO Michael Kreindel는 의료 기기 분야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경영진들이다. 인모드 주식의 1/3을 두명의 공동 설립자 포함 내부자들이 보유하고 있어 경영진들이 주주들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다. 인모드는 지난해 3분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인모드 규모의 소형 성장 기업에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경영진의 주주 친화적 경영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3. 높은 마진, 현금 흐름
인모드는 시장에 진출한지 10여년, 본격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려간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흑자 기업이다. 인모드가 판데믹 기간 경쟁 기업들과 달리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현금 보유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모드가 빠르게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던 데에는 높은 마진율이 있다. 인모드의 매출 총이익율은 85% 내외, 영업이익과 순이익율은 35% 내외다. 기기 판매를 하는 제조업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마진율이다. 인모드의 ROE는 2020년 29%로 전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채무는 없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재무제표다.
인모드와 경쟁 기업들을 비교해보면 인모드의 재무 성적이 얼마나 탁월한지 한눈에 들어온다. 경쟁 기업들 중 흑자 기업은 인모드가 유일하고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플러스인 기업 역시 인모드 뿐이다. 매출 총이익율은 경쟁 기업들과 20% 포인트 이상 차이난다.
인모드와 경쟁 기업 비교
기업명
심볼
시가총액
매출
P/E
P/S
매출총 이익율
2020
2020 증가율
2021 예상
InMode
INMD
$2.59B
$206M
31.8%
$259M
38.03
11.84
85.00%
Cutera, Inc
CUTR
$527M
$148M
-18.7%
$186M
N/A
3.32
51.30%
Apyx Medical Corporation
APYX
$334M
$27.5M (잠정)
-2.5%
$39.7M
N/A
14
62.40%
Venus Concept Inc
VERO
$128M
$78.5M (잠정)
-28.9%
$102M
N/A
0.9
64.80%
Viveve Medical Inc
VIVE
$31M
$5.5M
-16.6%
$8.0M
N/A
0.86
5.40%
섹터
35.61
7.58
55.90%
출처: 필자 자체 제작. 원자료 출처 Seeking Alpha
인모드의 높은 마진율에는 몇 가지 요인들이 존재한다. 인모드는 4군데의 이스라엘 하청 업체들과 외주 계약을 맺고 있는데 주요 파트들에 대해서 Flextronics, Medimor와 고정 가격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낮은 제품 원가를 유지할 수 있다. 85%에 이르는 높은 매출 총이익의 비결이다.
더불어 하청업체들에게 최소 수량에 대한 제한 없이 구매 주문에 따라 발주를 하기 때문에 재고 유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인모드의 높은 마진에 기여하는 또다른 요인은 인모드의 본사가 이스라엘의 세금 우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모드는 2021년까지 소득세를 내지 않으며 이자 소득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거의 일치하는 이유다. 세금 혜택이 연장되지 않는 경우 경영진은 2022년 세금을 11-12%로 예상하고 있다. 법인세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 요즈음 이정도의 세율도 미국의 경쟁업체들 대비 낮은 수준이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소모품 및 연장 보증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소모품 및 연장 보증 매출은 고마진일 뿐만 아니라 반복 매출을 의미한다. 반복 매출은 높은 밸류에이션 멀티플의 주요 전제 조건 중 하나다. 인모드의 소모품 및 연장 보증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2018년 7%, 2019년 9%, 2020년 10%로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율은 각각 +100%, +94%, +46%에 이른다.
4. 유명인들의 사용으로 인한 홍보 효과
인모드는 폴라 압둘을 광고 모델 겸 브랜드 대사로 위촉하여 홍보를 했는데 이와 더불어 많은 유명인사들이 인모드 사용 후기를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킴 카다시안, 코트니 카다시안, 앰버 로즈, 노아 사이러스, 페이지 헤더웨이를 포함 사진에서 보듯 다수의 유명인사들이 인모드를 사용했고 이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2020년 미국 주식 시장을 주도하던 고성장, 고평가 주식들이 미국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장기 금리 상승과 함께 조정을 겪고 있다. 나스닥은 10% 내외의 조정을 겪고 반등 중이지만 종목에 따라 고점 대비 40~50%씩 하락한 종목도 다수다. 하지만 인모드는 고성장, 고평가 주식이면서도 15% 정도 약간의 조정만을 겪고 있다. 나스닥이 조정을 겪는 동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회복을 보여줄 컨택트 종목들은 큰 조정을 겪지 않았는데 인모드 역시 대면 서비스 관련 업종으로 코로나 이후 시대의 수혜주이기 때문이다. 성장주 위주로 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인모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리스크 요인
1. 경쟁 및 트렌디한 시장 환경
인모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경쟁이다. 미용 의료 시장에서 보톡스, 하일루론산, 콜라겐 등 약물 치료 및 안면 리프팅, 지방흡입술, 경화요법, 전기 분해, 화학 박피, 레이저 시술, 고강도 집속 초음파 (HIFU) 등 다양한 시술 및 미용 의료 시장에 진출한 수많은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인모드가 지목한 경쟁 업체들로는 Allergan plc (AbbVie, ABBV), Cutera, Inc (CUTR), Apyx Medical Corporation (APYX), Venus Concept Inc (VERO), Sisram Medical Ltd (홍콩), Viveve Medical Inc (VIVE) 등의 상장 기업뿐만 아니라 Cynosure LLC, Lumenis Ltd., BTL Aesthetics, Inc, Syneron Medical Ltd 등의 비상장 기업들도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유사 규모의 경쟁 기업들 가운데 인모드는 독보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용 의료 시장에 특화된 스몰캡 기업들과의 비교일 뿐이다. 앨러간 (애브비), 보슈 헬스 등 미용 의료 분야를 섭렵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중대형 기업들도 존재한다. 중대형 기업들은 언제든 기술력은 있으나 사업이 지지부진한 스몰캡 기업들을 인수합병 할 수 있고 중대형 기업들의 손에 들어간 경쟁 제품은 그들의 마케팅 인프라와 합쳐져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2. 단일 기술에 의존
미용 의료 시장은 일반적인 의료 기기 사장과 달리 유행을 타는 시장이고 그래서 제품의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다. 2-3년 유행 후에 유사한 기기가 다른 브랜드명을 달고 나오는 경우도 흔하고 트랜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인모드의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고주파 에너지 기술을 이용한다. 현재는 가장 앞선 최신 기술이지만 언제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유행이 지난 기술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자체 연구 개발이나 인수합병을 통한 신기술 획득이 있어야 한다. 인모드의 자체 연구 인력은 16명에 불과하며 매출 대비 연구비 비중도 5% 정도로 매우 낮다. 향후 인모드가 더 성장하게 되면 새로 등장하는 신기술을 인수합병을 통해 흡수할 수 있겠지만 인모드가 아직은 그 정도 규모는 되지 못한다.
투자 의견
팁랭크스에 따르면 인모드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는 3명이고 모두 강력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82.67, 최대 $84, 최저 $80으로 각각 22%, 24%, 18%씩 상승 여력이 있다.
인모드의 주가는 P/E 약 38배, P/S 12배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의 주가는 지난 3년간의 P/E, P/S 밴드의 상단에 위치한다. 따라서 현재 주가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고 주가를 정당화해줄 실적을 필요로 한다.
인모드 P/E, P/S 밴드
출처: Koyfin.com 2021.3.27
야후 파이넌스에 의하면 인모드의 2021년, 2022년 EPS 및 매출은 10~20% 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모드는 지난 다섯 분기 동안 2020년 1분기 EPS 미스를 제외하면 매출은 5회, EPS는 4회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애널리스트의 매출/EPS 성장 전망치가 지난 3년간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율과는 거리가 있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 백신 보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펜트업 디멘드로 인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다면 더 높은 성장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침습, 비침습 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용 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거대한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모드가 가진 잠재력은 상당히 크다. 인모드는 미용 의료 기기 시장에 특화된 기업들 가운데에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잘 조합하면서 독보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인모드 경영진들의 사업 능력으로 봤을 때 인모드가 수술용 로봇 시장에서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위치에 준하는 자리를 미용 의료 기기 분야에서 차지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물론 인모드는 시장 내에서 후발 주자이고 여러 기업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쟁 기업 없이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열고 개척한 인튜이티브 서지컬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미용 의료 시장 자체가 커지는 속도는 수술용 로봇 시장보다 더 빨라 보인다.
인모드는 당연하게도 고평가 주식이다. 인모드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라면 현재의 주가와 무관하게 장기 보유함으로써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주주들이 누렸던 어마어마한 주가 수익율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첫 $100M 매출을 돌파하면서 흑자 전환했던 2004년 이후 주가는 약 100배 상승했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미국 나스닥은 2월 중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한달이 넘는 기간 조정을 겪고 있다. 나스닥 지수의 조정폭은 최대 약 -12% 정도로 크지 않지만 자칫 기간이 길어질 조짐이 보인다. 코로나-19 피해 회복주, 컨택주로 꼽히는 인모드의 주가는 지금까지는 지수와 유사한 정도의 조정만을 보였지만 인모드 역시 고평가 주식이라는 점에서 조정의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인모드 자체로서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가장 큰 리스크는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미용 시장에서의 경쟁이다. 인모드는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적응증을 늘려가고 있지만 모두 고주파 에너지 기술에 의존한다. 언제든지 인모드의 기술보다 더 효과가 좋고 더 싼 제품과 더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지닌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
인모드의 주가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코로나-19 이전 고점 대비 -77% 하락했었다. 큰 폭의 조정이 나온다면 반토막 이상의 조정이 나와도 이상할 것 없는 스몰캡 주식이다. 변동성을 감내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조정이 나올시 충분한 가격 하락을 겪은 후 진입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반면 변동성을 친구로 여길 수 있는 투자자라면 손절보다는 조정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불과 7달 전만해도 0.5%대에 불과하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1.6%까지 치솟았다.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고평가 성장주들 위주로 2월 중순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 성장주들이 모여있는 나스닥은 2월 16일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하락하기 시작해서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으로 들어섰다가 회복했다. 개별 종목들은 하락세가 더 심해서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종목들이 허다하다.
장기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에는 국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바이든 행정부의 $1.9T 경기 부양책, 완화적인 연준의 통화 정책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 기대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코로나-19 감염자수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백신 접종자 숫자가 있다.
2월 27일에 FDA의 긴급사용허가(EUA)를 받은 J&J의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는 화이자/바이온테크, 모더나의 mRNA 백신 보다 떨어지지만 1회 접종, 보관과 유통의 용이함으로 인해 공급 쇼티지에 시달리던 백신 보급에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월 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머크가 J&J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돕기로 했으며, 미국 정부에서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자금을 지원할 것이고 그 덕에 7월로 예상되던 미국 성인의 백신 접종 완료 시기가 5월말로 당겨졌다고 발표한다. 또한 3월 11일 연설에서 5월 1일부터 미국 전 성인의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다. 3월 3일 발표 후 미국 10년물 금리는 1.47%에서 1.55%로 급등했고 3월 11일 발표후에는 잠시 상승세가 멈추는 듯하던 미국 10년물 금리가 1.63%로 판데믹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성장주들은 여전히 금리 상승에 반응하며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초 머크의 이슈들
머크는 가장 최근에는 본의 아니게 나스닥 성장주 하락에 기름을 부은 역할을 했지만 머크 자체로도 2021년 들어 두 달 남짓 기간 동안 비교적 큰 이슈들이 잇따르며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
2020년 백악관의 초고속 작전에서 선정한 6개 백신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머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은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뛰어난 백신을 만들 것이라는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실패로 돌아갔다. 머크는 두가지 다른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으나 1월말 초기 임상시험에서 충분한 중화 항체 반응이 검출되지 않으면서 개발을 중단했다.
2월초 머크는 현 CEO인 Kenneth Frazier가 6월 30일자로 퇴임하고 현 CFO/EVP global services Robert Davis가 신임 CEO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CEO의 교체는 딱히 악재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Kenneth Frazier는 Vioxx 사태 등으로 위기에 처해있던 머크를 2011년부터 맡아 Keytruda로 대표되는 현재의 머크를 주도한 인물이기에 시장은 그의 퇴임을 부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였고 주가 역시 하락했다. 그의 취임 전 10여년 동안 $90대에서 $20대까지 크게 하락한 머크의 주가는 그의 취임 후 10여년간 $30대에서 $90대까지 고속 성장한 후 최근 주춤한 상태다.
머크의 또다른 악재는 최근 Keytruda의 소세포 폐암 적응증에 대한 자발적 철회다. Keytruda는 소세포 폐암에 대해 신속 승인 과정을 통해 생존율 결과 없이 암 크기 축소와 반응 기간 결과만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승인 후 확인 임상시험에서 생존율이 플라시보와 통계적 차이를 보이지 못하면서 FDA와 논의 후 자진 철회했다. 이번 철회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FDA의 커미셔너 역할 대행으로 임명된 자넷 우드칵의 취임 후 달라진 FDA를 보여주는 한 예로, 그동안에는 신속 승인 과정을 통해 승인된 의약품들에 대해 확인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도 문제 삼지 않거나 승인 취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머크의 철회 일주일 전 아스트라제네카가 Imfinzi를 방광암 적응증에 대해 자진 철회했고, 로슈 역시 3월초 Tecentriq을 방광암에 대해 자진 철회했다. 모두 동일한 이유였다. 이 이슈는 제약 업종 내에서는 꽤 큰 이슈로 깐깐해진 FDA는 업종 전체의 악재라고 볼 수 있다.
최근 10년 머크 주가
출처: Koyfin.com, 2021.3.13
키트루다의 머크
머크(Merck & Co)는 시가총액 및 매출 기준 글로벌 5위권 제약회사다. 머크는 1887년 독일 머크 (Merck KGaA)의 미국 지사로 최초에 설립되었고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에 몰수된 후 1917년 독립적인 미국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두 기업은 완전히 별개의 기업이다. 머크라는 기업명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MSD(Merck Sharp & Dohme)로 불린다. 양사간에는 머크라는 이름을 둘러싼 소송전도 있었다. 참고로 독일 머크는 제약 업종 외에도 화학/소재, 생명과학 소모품 사업 등을 하고 있으며 독일 시장에 상장되어 있고 미국 시장에서는 OTC 마켓에서 MKKGY라는 심볼로 거래된다.
기준일자
2021.3.13
52주 최저-최고가
$65.25 - $87.80
기업명 (심볼)
Merck & Co (MRK)
90일 평균 거래량
10,817,628
업종
헬스케어
P/E (TTM)
26.83
시가총액
$188.762B
EPS (TTM)
2.78
현재주가
$74.60
배당금
$2.60 (3.48%)
머크의 사업 분야는 제약 사업과 동물 건강 사업으로 나뉜다. 제약 사업 분야는 다양한 질병 분야를 섭렵하고 있으나 항암제, 백신, 당뇨병 분야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머크는 2020년 4분기 기준 총 7종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제약 분야 매출 $43B, 동물 건강 분야 매출 $4.7B으로 전체 매출의 90%를 제약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매출 증가율은 한자릿수 중반대 퍼센티지로 폭발적이지는 않으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아직 중국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2021년 배당금은 $2.60으로 시가 배당률 3.48%이며 배당 성향은 2020년 기준 87%다.
머크의 대표 의약품은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 (PD-1 저해제)다. 2014년 출시된 키트루다는 2020년 $14.4B 매출을 기록하며 $19.8B의 매출을 기록한 휴미라 (애브비)에 이어 전체 의약품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렸다. 2003년에 출시됐고 매출이 하향 추세에 있는 휴미라와 달리 키트루다는 2020년 매출이 30% 증가했고 여전히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2023년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진출이 예정되어 있는 휴미라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 등급이 확실시되고 있다.
키트루다의 개발 스토리는 매우 흥미롭다. 머크가 2009년 쉐링-플라우와 합병하면서 따라 들어온 키트루다는 합병 당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던 초기 후보물질이었고 심지어는 애초 개발 목적이 항암제도 아니었다. 하지만 동일 기제의 옵디보(브리스톨-마이어 스큅, BMS)가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낸 것을 보고 뒤늦게 키트루다의 개발이 시작됐다. 머크는 당시 처음 도입된 FDA의 신속 승인 (Fast Track) 제도를 활용하여 임상시험 기간과 승인 심사 기간을 단축하여 옵디보가 FDA 승인을 받은지 불과 2개월 뒤에 FDA 승인을 받았다. 키트루다는 FDA 신속 승인 제도로 승인을 받은 첫 의약품이다.
패스트 팔로워에 불과하던 키트루다 출시 초기에는 임상시험때 부터 집중 하이라이트를 받던 옵디보에 매출이 밀렸다. 그러나 적응증의 확장 과정에서 두 의약품의 판세는 뒤집히게 된다. 옵디보 이외에도 여보이라는 또다른 면역 항암제가 존재했던 BMS는 적응증 확장과정에서 옵디보 + 여보이 병용 전략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키트루다 이전에는 항암제가 주력 사업이 아니었던 머크에게 여보이에 해당하는 또다른 면역 항암제가 없었고 궁여지책으로 화학 항암제와 병용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여보이는 옵디보의 효능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만 심하게 만든다고 밝혀졌고 초기 적응증 흑색종보다 훨씬 큰 적응증인 폐암 치료에서 화학 치료 병용이 키트루다의 효능을 크게 높여주면서 앞서 나가게 됐기 때문이다. 2021년 현재 키트루다는 총 17종의 암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며 항암치료의 표준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고 수많은 개발 단계의 항암제 후보물질들이 키트루다의 효과를 개선시키거나, 키트루다의 치료가 실패한 암을 타겟으로 개발되고 있다.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머크는 백신과 감염질환을 주력 사업 분야로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대형 제약사였기 때문에 코로나-19 발병 후 머크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머크는 코로나-19 의약품 개발에 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물론 대형 제약사들 보다도 뒤늦게 뛰어들었다. 머크는 코로나-19에 대해 두 종류의 백신과 두 종류의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는데 전술한대로 두 종류의 백신 모두 중화항체 반응이 기대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개발을 중도 포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머크는 (1) Ridgeback Biotherapeutics와 공동으로 molnupiravir (EIDD-2801/MK-4482)라는 항바이러스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2) OncoImmune을 인수합병해서 CD24 단백질의 Fc 융합 단백질 SACCOVID (MK-7110)를 개발하고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처럼 초기 감염에 대해, SACCOVID는 코로나-19 후기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과다 면역으로 인한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에 대해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항바이러스제 molnupiravir의 임상 2a상 초기 결과 발표에서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바이러스 검출양이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고 RT-PCR 바이러스 검출양 결과는 추후 발표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어 보다 효능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9월 발표한 중증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SACCOVID의 임상 3상에서는 플라시보 대비 60% 회복 기간이 빠르고 사망위험/호흡기부전이 50% 이상 감소한다는 결과를 보였다. FDA에 긴급 사용 허가를 신청했으나 FDA가 추가 결과를 요구하면서 긴급사용허가는 지체되고 있다.
투자 의견
머크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키트루다: 2-3년 안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릴 의약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키트루다의 가치는 크다. 면역 항암제 분야는 이제 막 개척이 시작된 분야고 머크는 이 분야를 선점했다. 키트루다와 동일 기제의 FDA 승인 의약품만 6종에 달하고 이중 4종이 블록버스터다. 제7, 제8, 제9, 제10의 PD-1/L1 저해제가 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타사 후보물질들도 다수다. 제약 회사들이 동일 기제 의약품이 10종이 되더라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고 키트루다의 성장 여력이 충분히 남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최근 2-3년 이내에 개발이 시작된 거의 대부분의 항암제들은 키트루다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 키트루다에 반응하지 않는 암들에 대해 개발하거나 병용으로 사용시 키트루다가 불응성 암에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들이 상당수다. 머크 역시 키트루다를 중심으로 키트루다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병용 요법을 중심으로 인수합병, 라이선싱 및 파이프라인 개발을 하고 있다.
2. 밸류에이션: 머크의 Non-GAAP P/E, 포워드 P/E는 각각 약 12배, 11배로 섹터 평균 P/E 약 24배, S&P500의 P/E, 포워드 P/E 34배, 22배 대비 많이 저렴하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시기에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더웨이는 2020년 3분기 머크 주식을 22.4M주 신규 매입한 후 4분기에 28.7M주로 지분을 확장했는데 저평가 주식이 아니면 좀처럼 손을 대지 않은 버크셔 해더웨이가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데에서 머크가 저렴한 종목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머크의 주가는 2020년 3분기($76.69~$85.82), 4분기($75.21~$86.93)와 비교해 더 저렴해졌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정확한 매입가를 알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주가면 아마도 버크셔 헤더웨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 배당 성장주: 머크는 1970년부터 50년이 넘게 배당금을 지급중이며 2004년 4분기 이후로 증가가 멈췄던 배당금은 2011년 4분기 부터 다시 매년 인상되며 올해로 10년째 배당금을 인상중이다. 배당을 지급한 기간 배당컷이나 배당금 지급 중단은 없었다. 키트루다가 캐시카우의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배당금 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금리가 1.5%를 상향하고 장기적인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현재 시점에서도 3.5%에서 출발하는 시가 배당률은 매력적이다. 머크의 최근 시가 배당률은 최근 5년 머크의 시가 배당률 밴드 최상단에 와있다.
최근 5년 머크의 시가 배당률
출처: Koyfin.com, 2021.3.13
4. 분사: 머크는 여성건강, 레거시 브랜드,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떼어 2021년 상반기 분사할 계획을 발표했다. 현금 창출 능력은 있지만 성장이 정체된 분야를 분사시키고 백신, 항암제, 동물건강, 감염 질환 등 성장 동력이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한자릿수 중반 퍼센티지의 매출 증가율을 두자릿수로 올릴 수 있다면 머크 주가 멀티플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날 수 있다.
5. 동물 건강 분야: 동물 건강 분야는 전체 매출의 10% 정도만을 차지할 뿐이지만 민주당 정부 집권으로 인한 의약품 가격 인하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
머크에 대한 리스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과도한 키트루다 매출 의존도: 키트루다의 매출은 머크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 의약품들의 매출 증가가 키트루다의 매출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를 제외한 6종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가운데 유의미하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의약품은 여성 자궁 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이 유일하나 이마저도 지난해 한자릿수 퍼센티지 증가에 그쳤다.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좀처럼 하지 않는 머크 경영진의 특성상 당장 현금흐름을 창출해줄 기업의 인수합병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유중인 파이프라인에서 블록버스터 후보물질이 나와주지 않는다면 키트루다의 매출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머크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다. 휴미라의 매출이 60%대에 이르면서 주가가 하향추세에 들어섰던 애브비의 케이스처럼 하나의 의약품에 매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은 기업의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2. 감소하는 현금 보유량, 증가하는 부채: 머크의 현금, 현금성 자산 및 투자금은 2016년 $25.8에서 2020년 $8.8을 감소했다. 같은 기간 회사채 및 대출은 $24.8에서 $31.8로 증가했다. 머크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수적인 경영진의 특성 이외에도 점점 줄어드는 현금 보유량과 조금씩 늘어나는 부채도 한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3. 민주당 정부 집권으로 인한 의약품 가격 규제 리스크: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하고 민주당이 상, 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의약품 가격 규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이전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높아졌다. 규제 법안이 설령 시행되지 않더라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만으로도 제약회사들은 의약품 가격 인상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칼은 칼집에서 빼기 전이 더 무서운 법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제약 업종은 전체 시장의 상승세에 동참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있다.
머크에 대한 월가의 3월 투자 의견은 총 21건의 의견 중 적극 매수 4건, 매수 7건, 보유 10건, 평균 점수 1.9로 매수 의견이다. 평균 목표 주가는 $96.33으로 현재 주가 대비 29% 상승 여력이 있다. 머크의 현재 주가는 21건의 목표주가들 최하단 보다도 아래에 있다.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 투자자들에게 배당 성장주로서의 매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바이오 업종은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 31%, 대표적인 바이오테크 ETF XBI 56%가 상승하며 16% 상승한 S&P 500, 44% 상승한 나스닥을 아웃퍼폼했다. 하지만 바이오 업종 내에서 상승에 동참하지 못했던 분야가 있는데 유전자 치료제 분야다. 2019년 총 6건의 유전자 치료제 기업 인수합병 발표로 2020년 초반까지 상승 무드를 이어가던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2020년 들어 다수의 부작용 발생 및 임상시험 중단 권고, 까다로워진 규제 당국의 요구 조건 등 분야 전반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침체에 들어갔다.
유전자 치료제 기업들 가운데 특별히 더 하락세가 심했던 기업은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선도 기업이자 초기 CAR-T 개발 기업들 가운데 하나인 불루버드 바이오다.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중인 기업들 가운데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들을 보유한 기업이기도한 불루버드 바이오는 2017~2018년 Gilead Siences의 Kite Pharma 인수 ($11.9B), Celgene의 Juno Therapeutics 인수 ($9B) 등 초기 CAR-T 개발 기업 대형 인수합병 붐을 타고 한때 인수합병 1순위로 거론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2018년 3월 주가 $206, 시가총액 $11.7B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반복적인 임상시험 결과 발표 지연, FDA 승인 신청 지연, 서류 미비 및 제조 공정 이슈로 인한 FDA의 추가 서류 요청,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 등의 악재가 잇따랐고 주가는 3년간 하향 추세가 지속되며 $40대까지 하락했다.
그리고 올해 2월 16일 불루버드 바이오의 주가 하락세에 화룡 정점을 찍는 사건이 발생했다.
겸상 적혈구증에 대한 임상시험에 참여해 5년전 유전자 치료제 투여를 받은 두명의 환자에게서 한 명은 백혈병이, 다른 한 명은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이 발생한 것이다. 백혈병은 불루버드가 유전자의 전달체로 사용하는 렌티바이러스/레트로바이러스 계열의 백터를 사용한 경우 이전에도 보고가 있던 부작용이다.
불루버드 바이오는 동일한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 및 상용화된 ZYNTEGLO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주가는 2013년 상장일 가격보다 낮은 $24대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CEO가 한 투자자 미팅에서 잠정 조사 결과 백혈병 발생은 유전자 치료와 무관하고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은 오진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가는 일단 하락세를 멈췄다.
불루버드 바이오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이번 폭락을 야기한 유전자 치료제의 전달체인 벡터에 대해 살펴보자.
유전자 치료 벡터
유전자 치료는 광범위하게는 유전자 편집, RNAi, 안티센스 RNA, mRNA 치료 등을 포함하지만 통상적으로는 유전자를 DNA 형태로 전달체인 벡터에 실어 세포에 전달하는 일회성 치료를 의미한다. 주로 하나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서 유발된 질병 (monogenic diseases)에 정상 유전자 혹은 돌연변이 유전자의 정상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유전자를 단 한차례의 투여로 영구적인 혹은 장기간의 치료효과를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전자 치료를 DNA 형태로 전달하는 이유는 RNA나 단백질 투여는 반복 투여가 필요한 반면, DNA 형태로 전달하면 전달체인 벡터에 따라 일회 투여만으로 반영구적으로 세포에 존재하며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달체로 사용되는 벡터는 크게 바이러스 벡터와 비 바이러스 벡터로 분류된다. 바이러스 벡터는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침투해 숙주 세포를 통해 자신의 단백질을 만드는 성질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비 바이러스 벡터는 DNA를 직접 주입하거나 지질 나노 입자 등에 실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 벡터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으나 아직은 세포 전달, 단백질 발현 효율에서 바이러스 방식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해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 더 널리 이용되고 있다.
바이러스 벡터는 초기에는 아데노바이러스, 레트로바이러스가 주로 사용됐으나 현재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와 렌티바이러스가 주로 사용된다. 바이러스 벡터들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세포에 들어갔을 때 염색체에 삽입되는지 여부다. 아데노바이러스와 AAV는 세포에 침투한 후 바이러스 DNA가 숙주 세포 염색체에 삽입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핵에 존재한다. 반면 레트로바이러스와 렌티바이러스의 DNA는 숙주세포의 염색체에 삽입된다.
바이러스 유전자가 숙주세포 염색체에 삽입될 때에는 삽입 부위가 무작위로 정해지기 때문에 자칫 중요한 유전자에 영구적인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가령 바이러스 유전자 삽입으로 암 억제 유전자가 망가지거나, 반대로 암 유발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경우 암이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과거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에서 백혈병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AAV를 주로 벡터로 사용하고 있지만 골수 세포 등 세포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세포를 타게팅하는 경우에는 레트로바이러스나 렌티바이러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AAV의 경우 염색체에 삽입되지 않아서 세포 분열이 일어나면서 소실되기 때문이다.
렌티바이러스 벡터 유전자 치료의 선도 기업 불루버드 바이오
불루버드 바이오는 두명의 MIT 교수들이 1992년에 설립한 초기 유전자 치료제 기업들 가운데 하나로 매사츄세츠주 캠브릿지에 소재해 있다. 2013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렌티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한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 선두 기업이다.
중중 유전성 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와 유전자 조작된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 세포치료제 CAR-T를 개발하고 있으며 상용화된 제품은 2019년 EU에서 겸상적혈구증에 대해 승인받은 ZYNTEGLO가 있다. 올해 말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분리해 신규 기업으로 스핀오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준일자
2021.3.6
52주 최저-최고가
$24.24 - $72.51
기업명 (심볼)
bluebird bio, Inc(BLUE)
90일 평균 거래량
2,052,521
업종
헬스케어
P/E (TTM)
N/A
시가총액
$1.926
EPS (TTM)
-$9.95
현재주가
$28.68
배당금
없음
파이프라인 및 포트폴리오
불루버드 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은 크게 중증 유전 질환과 항암제로 나뉜다. 불루버드 바이오의 치료제 후보들은 모두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한다는 점 이외에 ex vivo 방식의 유전자 치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ex vivo 방식에 대해서는 필자의 <2021년 주목해야할 바이오 키워드 ‘유전자 편집’> 편을 참고하기 바란다.
1. 중증 유전 질환
중증 유전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은 beti-cel (LentiGlobin)과 eli-cel 두 종류를 개발 중이다. 두 후보물질 모두 환자 본인의 조혈 모세포를 채취해서 돌연변이가 발생한 발병 유전자의 정상 카피를 렌티바이러스 벡터에 실어 세포에 주입한 후 정맥주사를 통해 다시 체내로 되돌려 보내는 치료법이다.
수혈 의존적 베타 지중해 빈혈 (transfusion-depedent β-thalassemia, TDT)과 겸상적혈구증 (sickle cell disease, SCD) 두 적응증에 대해 개발하고 있다. 두 질병 모두 헤모글로빈을 형성하는 베타 글로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서 생기는 질병이다.
1.1.1. 수혈 의존적베타 지중해 빈혈 (TDT): TDT는 베타 글로빈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결함이 있는 적혈구가 생성되는 질병이다. 빈혈, 비장 비대증, 골수 확장, 골격 기형 및 주요 기관의 철 과다가 발생하며 유전형에 따라 심한 경우 수혈을 필요로 한다. beti-cel은 정상 베타 글로빈 유전자를 지닌 조혈 모세포를 공급해 정상적인 적혈구가 생성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2020년 12월 미국 혈액학 학회에서 beti-cel을 투여받은 환자가 최대 6년째 수혈없이 생활 가능하다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
beti-cel은 2019년 6월 유럽에서 ZYNTEGLO 라는 브랜드명으로 β0/β0 유전형이 아닌 12세 이상의 TDT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ZYNTEGLO의 가격을 $1.8M (€1.58M)라는 고가에 책정하면서 승인은 받았지만 각 국가들과 지난한 보험 수가 협상을 벌였다. 유럽의 경우 승인은 EU 단위에서 하지만 보험 수가는 개별 국가별로 따로 협상해야한다. 불루버드는 가치 기반 지불 모델 도입. 20%만 선수금으로 받고 나머지 80%는 5년간 매년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경우에만 마일스톤으로 균등 지불받는 방식을 도입하며 협상을 별였지만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첫 환자의 투여가 올해 2월에서야 독일에서 이뤄졌다. ZYNTEGLO의 판매는 암 환자 발생 이후 잠정 중단된 상태다.
블루버드는 올해 중반 (아마도 6월의 유럽 혈액학 학회 EHA가 유력)에 데이터 업데이트를 예고하고 있으며 암 환자 문제 해결을 전제로 2019년 4분기에 TDT의 모든 연령, 모든 유전형에 대해 시작한 FDA의 롤링 서류 제출 (rolling submission – 신속 승인 등 지정을 받은 후보물질들에 한해 승인 심사 서류를 일괄 제출하는 대신 각 섹터가 완성되는 대로 그때 그때 제출하는 제도)을 올해 중반 완료할 계획이다. 유럽에도 역시 연령대와 유전형을 확장한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1.1.2. 겸상 적혈구증 (sickle cell disease, SCD): SCD 역시 헤모글로빈을 형성하는 베타 글로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인해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형성되는 유전 질환이다. 낫 모양의 적혈구는 쉽게 파괴되서 빈혈을 일으키고 작은 혈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혈관을 막아 혈류장애를 일으킨다. 혈류 장애를 일으킬 때 급성 통증을 동반하는데 이를 혈관막힘위기 (vaso-occlusive crises, VOC)라고 하며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일으킨다.
불루버드는 TDT와 마찬가지로 beti-cel을 SCD의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 HGB-210을 진행중이며 2020년 12월 미국 혈액학 학회에서 임상 ½상 C 그룹 결과에서 beti-cel을 투여받은 환자가 6~24개월간 VOC 발생이 전무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임상 ½상 장기 추적 결과 및 임상 3상 결과 업데이트도 올해 말 예고되어 있으며 임상 ½상 HGB-206 C 그룹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 신속 승인 신청에 합의가 되어 있다. FDA가 제조 공정상 추가 데이터를 요구했기 때문에 승인 신청은 2022년 말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백혈병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예정된 시간에 신속 승인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2. eli-cel (Elivaldogene autotemcel, Lenti-D)
불루버드는 eli-cel을 부산백질이영양증 소아대뇌형(cerebral adrenoleukodystrophy, CALD)에 대해 개발중이다. CALD는 ABCD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매우 긴사슬 지방산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X-염색체 연관 희귀 대사 질환으로 부산백질이영양증 가운데 가장 심각한 형태다. CALD 환자는 뇌기능 상실로 인한 사고, 운동 장애가 발생하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한다.
eli-cel 역시 beti-cel과 마찬가지로 정상 ABCD1 유전자를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환자 본인의 조혈 모세포에 주입한 후 이 세포를 다시 환자에게 돌려보내는 ex-vivo 치료법이다.
2020년 8월 EBMT 학회에서 eli-cel을 투여받은 환자 87%가 24개월 이상 기능 장애 없이 생존해 있다는 임상 2/3상 Starbeam의 장기 추적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10월 유럽에서 승인 심사가 시작됐고 올해 중반 심사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또한 FDA에 올해 중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올해말 분사가 예정되어 있는 항암제 분야에서는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 조작한 여러 종류의 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가장 선두에 있는 후보물질은 다발성 골수종에 대해 개발중인 ide-cel (bb2121)이며, 이를 제외하면 모두 초기 단계에 있거나 전임상 단계에 있다.
2.1. ide-cel (bb2121)
ide-cel은 다발성 골수종의 표지 단백질인 BCMA를 인식하는 항체-T세포 수용체를 지닌 T세포 (chimeric antigen receptor T, CAR-T) 치료제다. CAR-T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하고 암의 표지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T세포 수용체 카이메라(항원 인식 부위는 항체를, 세포내 신호 전달 부위는 T세포 수용체를 지닌 혼합 단백질)를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T세포에 주입한 후 시험관 배양을 거쳐 환자에게 되돌려 보내는 치료법이다. 환자 몸으로 되돌아간 CAR-T 세포는 BCMA 표지가 있는 암세포만을 공격하게 된다. CAR-T는 현존하는 항암 치료법 가운데 가장 뛰어난 효능을 보이지만 제조가 까다롭고 고가이며 과다 면역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불루버드는 ide-cel을 브리스톨-마이어 스큅(BMS)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임상 2상 KarMMa에서 최소한 3차례 이상의 치료법을 사용해도 치료가 되지 않는 치료법이 소진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객관적 반응율 73%, 완전 관해 33%라는 놀라운 효능을 보였다. 최고 투여량에서는 객관적 반응율과 완전 관해 각각 94%, 42%를 보였다. 2020년 발표한 CRB-401 임상시험 역시 유사한 결과 (객관적 반응율, 완전 관해 각각 76%, 39%)를 보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FDA에서 우선 심사중이고 승인 심사일은 3월 27일이다. ide-cel은 승인시 BCMA를 타게팅하는 CAR-T로는 최초이며 블록버스터 후보로 꼽히고 있다. 불루버드는 ide-cel의 후속 후보물질 bb21217도 개발중이며 역시 BMS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불루버드는 CAR-T 외에도 TCR-T, CCR-T, DARIC 등 다양한 형태의 항암 세포 치료제를 초기 및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중이다. 또한 megaTAL이라는 유전자 편집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불루버드는 BCMA CAR-T 개발을 오랜 기간 BMS에 인수된 셀진과 함께 해왔고 현재 상용화 문턱에 와있다. 이밖에 리제너론 파마슈티컬즈와 고형암에 대한 T세포 치료제 (MAGE-A4 TCR)개발을, 노보 노디스크와 혈우병에 대한 in vivo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투자 의견
불루버드 바이오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간략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2023년까지 계속될 카탈리스트: beti-cel에서 발생한 백혈병 발생 이슈가 긍정적으로 마무리된다는 가정하에 약 3주 뒤인 3월 27일 FDA의 ide-cel 승인 심사를 시작으로 향후 2년간 현재 진행중인 후기 임상 3상 프로그램 네가지의 미국과 유럽에서의 승인 과정이 예고되어 있다. 네 프로그램 모두가 각 분야에서 first-in-class이고 상용화 된다면 선점자 우위(first-mover advantage)를 지닐 수 있다.
2. 저렴한 주가: 불루버드의 시가 총액은 약 $2B이다. 불루버드의 2020년 4분기말 기준 현금, 현금성 자산 및 유가증권 보유량은 약 $1.15B이며 부채는 없다. 기업가치 (enterprise value, EV, 시가총액 + 부채 – 현금성 자산 보유량. 기업 인수합병시 인수하는 기업이 실제 지불하는 비용)가 $1B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Evaluate Pharma에서 추정하는 beti-cel의 2026년 SCD, TDT 적응증 예상 매출은 각각 $874M, $626M, ide-cel은 $1,425M이다. 매출 추정치가 나와있지 않은 eli-cel을 제외해도 예상 잠재 매출은 약 $2.9B에 달한다. 플랫폼 가치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잠재 매출에 비해 현재의 기업 가치는 터무니없이 저렴하다.
3. 분사: 불루버드는 올해말 유전질환과 항암제 파트를 분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주주들에게 비과세로 신규 기업 지분이 돌아가고 현금 보유량도 적절히 분할한다고 한다. 유전질환의 경우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서 상용화에 주력하는 기업이 될 전망이고, 항암제의 경우 BMS가 ide-cel 상용화를 담당하면서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서로 다른 분야의 파이프라인들인 만큼 분사 후 더욱 효율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
반면 리스크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렌티바이러스 벡터: beti-cel 투여 환자에게서 발생한 두건의 부작용 (백혈병/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은 불루버드 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제 분야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중이던 AVROBIO (AVRO), Orchard Therapeutics (ORTX), Rocket Pharmaceuticals (RCKT) 등의 기업들 역시 20~40%씩 폭락했다. 불루버드는 현재 1. 렌티바이러스의 염색체 삽입 부위로 인한 발병 2. 프리컨디셔닝에 사용된 busulfan에 의한 부작용 (프리컨디셔닝이란 골수 이식 투여 전 골수 이식이 용이하도록 환자의 골수에 존재하는 조혈 모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이다. ide-cel은 골수이식은 아니지만 투여 전 프리컨디셔닝으로 면역 세포 수를 줄여준다. busulfan은 골수 형성에 이상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알려져있다) 3. 치료와는 무관한 발병으로 나눠 발병 원인을 조사 중이다. 최악의 경우는 렌티바이러스의 염색체 삽입으로 인한 발병으로 이 경우 유전 질환 파이프라인 전체가 무효화되면서 기업의 명운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2. 경쟁: 불루버드의 상용화를 앞둔 파이프라인들은 모두 first-in-class다. 그러나 best-in-class는 아니다. 더 뛰어난 효능을 지닌 후속 주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SCD, TDT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불루버드 beti-cel)는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버텍스 파마슈티컬즈와 공동으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 CTX001을 개발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뛰어난 효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beti-cel과 다른 메카니즘으로 염색체 무작위 삽입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적다. 항암제 BCMA CAR-T (불루버드 ide-cel)의 경우 중국의 레전드 바이오테크와 J&J가 공동으로 개발중인 JNJ-4528/LCAR-B38M가 100%에 가까운 반응율을 보이며 뒤쫓아오고 있다.
3. 까다로와진 규제 당국: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 분야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기 시작한 분야다. 아직 승인받은 치료제가 많지 않고 기존 저분자 화합물, 항체 치료제 등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 역시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다. 후기 임상시험에 돌입한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증가하고 FDA 승인 심사도 증가하면서 FDA는 지난해 부쩍 까다로운 조건들을 내걸기 시작했다. 일례로 큰 기대를 모으던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즈의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가 올해 초 승인 거부됐고, 제조 공정에 대한 추가 서류 요구, 투여 기구에 대한 추가 실험 요구, 시험관에서의 효능 입증 실험 요구 등 다양한 사유로 여러 기업들의 FDA 승인 신청이 지연되고 있으며, 다수의 임상시험들이 임상 중단 명령을 받았다. 불루버드 역시 여러 차례 FDA 승인 신청이 지연된 바 있어서 올해 예정된 승인 신청이 예정된 스케쥴대로 진행되는지 지켜봐야한다.
불루버드에 대한 월가의 3월 투자 의견은 총 18건. 이중 적극 매수 5건, 매수 7건, 보유 5건, 매도 1건, 평균 점수 2.5로 약한 매수 의견이다. 평균 목표 주가는 $46.53로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있다.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는 주가인 만큼 위험/보상 비율로 보았을 때 보상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년 동안 내리 하락만 한 주식인 만큼 시장의 좋지 않은 센티먼트가 바뀔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3월 27일로 예정된 ide-cel의 승인 거부 혹은 승인 지연 시 주가는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2021년 시작과 함께 바이오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S&P 500과 나스닥이 YTD로 각각 4.8%, 9.4% 상승하는 동안 바이오테크의 대표 ETF인 XBI와 IBB는 각각 16.7%, 12.7% 상승하면서 마켓을 아웃퍼폼했다. 올해 초반 바이오의 상승세를 이끄는 테마는 코로나-19와 뉴로 사이언스다.
지난해 중반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로나-19 관련 종목들은 하반기 다소 주춤 했다. 하지만 연말/연초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크게 확산하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백신 개발 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바이오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분야는 뉴로 사이언스 및 희귀질환 분야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 나노캡 바이오테크 기업 카사바 사이언스가 알츠하이머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하면서 퇴행성 신경질환 관련 종목들이 랠리를 펼쳤다.
한편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다수 대형 제약사들의 성장 정체가 확인되면서 인수합병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중 주요 의약품 매출이 모조리 전년 동기 대비 하락 혹은 정체한 바이오젠, 리드 파이프라인 후보물질의 임상 중단으로 파이프라인 문제가 발생한 버텍스 파마슈티컬즈를 중심으로 그들의 인수합병 대상이 될만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바이오젠은 뇌/근 신경질환 분야를, 버텍스 파마슈티컬즈는 희귀질환 분야 전문 기업이고 뇌신경 질환과 희귀 질환은 상당수 겹쳐 있다.
1월초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별다른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끝났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빅파마가 아닌 중견 제약회사 호라이즌 테라퓨틱스와 재즈 파마슈티컬즈가 각각 $3B과 $7.2B의 깜짝 인수합병 발표를 했다. 호라이즌 파마슈티컬즈는 희귀 신경 면역질환 치료제를 지난해 출시한 비엘라 바이오를, 재즈 파마슈티컬즈는 희귀 신경 질환 치료제를 보유한 GW 파마슈티컬즈를 각각 인수했다. 두 건의 인수합병으로 해당 기업은 물론 유사 기업들 주가 역시 상승하며 바이오 랠리에 모멘텀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오늘은 자신의 몸집에 맞먹는 규모의 인수합병을 하면서 카나비스 시장에 진출한 뇌신경 의약품 전문 기업 재즈 파마슈티컬즈에 대해 알아보자.
[대마초 추출 의약품 시장으로 진출한 재즈 파마슈티컬]
재즈 파마슈티컬즈는 2003년에 설립된 아일랜드 제약회사다. 2007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고 2011년 이후 다수의 중소형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했다. 총 8종의 승인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업 분야는 기면증 (일상 생활 중 발작적으로 졸음에 빠져드는 중추 신경계 질환이자 수면장애), 탈력발작 (기면증 증상의 하나로 갑작스럽게 근육의 힘이 짧은 시간 빠지는 현상) 등 수면 장애이며 최근 항암제 시장에도 진출했다.
기준일자
2021.2.13
52주 최저-최고가
$86.88-$172.67
기업명 (심볼)
Jazz Pharmaceuticals PLC (JAZZ)
90일 평균 거래량
661,612
업종
헬스케어
P/E (TTM)
52.98
시가총액
$9.333B
EPS (TTM)
3.16
현재주가
$167.52
배당금
없음
재즈 파마슈티컬즈는 창사 이례 다수의 의약품들을 출시했지만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의약품은 설립시 Orphan Medical을 인수하면서 편입한 기면증 치료제 Xyrem이다. Xyrem은 2002년 FDA의 첫 승인을 받았고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마취제, 알코올 중독 치료, 체중 감량 등에 사용되어온 옥시베이트 나트륨(Sodium oxybate)의 브랜드명이다.
2023년부터 Xyrem의 복제약 진입이 예정되어 있어서 재즈 파마슈티컬은 Xyrem을 대체할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고 2020년 Xyrem에서 나트륨 함량을 90% 이상 낮춘 Xywav를 출시했다. 기면증은 종종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는데 Xyrem의 높은 나트륨 함량은 리스크 요인이었다. 하지만 Xywav 역시 Xyrem과 마찬가지로 규제 약물로 분류가 되었고 Xyrem 이후 첫 기면증 치료제로 2019년 출시된 규제약물로 분류되지 않은 Wakix (Harmony Biosciences)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기존 사업 영역 이외의 분야로의 진출이 요구되던 상황이다.
재즈 파마슈티컬즈가 주당 $220 (현금 $200 + JAZZ 주식 $20), 총액 $7.2B에 인수한 영국 기업 GW 파마슈티컬즈는 1998년에 설립됐고 2001년 영국 시장에 상장했으나 2013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2016년 영국 시장에서는 상장 폐지됐다. GW 파마슈티컬즈는 현재까지 유일한 FDA 승인 대마초 추출 의약품인 Epidiolex (cannabidiol)을 보유한 기업이다. Epidiolex는 2018년 레녹스-개스토 증후군과 드라베 증후군, 2020년 TSC 연관 뇌전증 등 희귀 소아 뇌전증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아 출시된 후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하며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2020년 승인받은 적응증인 TSC 연관 뇌전증은 레녹스-개스토 증후군과 드라베 증후군의 환자수를 합쳐 놓은 만큼 환자수가 많아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Epidiolex의 2020년 잠정 매출은 $520M이고 2023년경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즈 파마슈티컬즈와 GW 파마슈티컬즈의 4분기 실적 발표일은 모두 2월 23일로 예상된다.
재즈 파마슈티컬즈는 GW 파마슈티컬즈를 인수를 통해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Xyrem에 대한 과도한 매출 의존도를 단번에 해결했다. Xyrem의 후속품 Xywav가 2020년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출시 초기인데다 Wakix (Harmony Biosciences)와의 경쟁, 2023년부터는 Xyrem의 복제약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2020년 $520M 매출, 그리고 2023년에 $1B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Epidiolex를 추가하면서 Xyrem 매출 감소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Epidiolex는 현재 승인받은 세개의 적응증 이외에 추가적인 뇌전증 관련 적응증으로 계속해서 확장할 계획이고, 유럽에서는 아직 영국, 독일, 이태리, 프랑스, 스페인 5개국에서 초기 론칭 단계에 있어 매출 확장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GW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경직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중인 Sativex (nabiximols)도 있다. Sativex는 아직 미국에서는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EU에서 2011년에 승인을 받은 오래된 의약품으로 다발성 경화증, 척추 손상 환자의 경직 및 통증 완화, PTSD 등에 대해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없기 때문에 매출 기여도는 높지 않으나 미국 시장 진출 시 최대 $450M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ativex는 오랜 기간 미국 이외 지역에서 사용되면서 안전성에 대해 검증이 됐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의 승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즈 파마슈티컬즈의 GW 파마슈티컬즈 인수를 통해 얻은 것은 상용화 제품뿐만이 아니다. GW 파마슈티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마리화나 관련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이다. GW 파마슈티컬즈는 올해초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올해 말 합성 카나비노이드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합성 카나비노이드는 동물실험에서 기존 Epidiolex의 효능을 개선시킨 것을 확인했고, 합성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다. Epidiolex의 경우 마리화나 추출물이기 때문에 특허 보호에 취약했다.
양사의 합병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부채의 증가다. 재즈 파마슈티컬즈의 3분기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량은 약 $1.9B, 회사채 및 대출은 약 $2.1B이었다. GW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1.9B을 합쳐도 현금 지불액 $6.7B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2.9B 이상을 마련해야 하고 부채는 현재 규모의 두배 이상인 $5B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9B 시가 총액 기업의 부채 규모로는 너무 과도하다. 양사 합병으로 창출될 현금흐름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겠지만 과도한 부채 규모는 당분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다른 리스크는 GW가 대마초 ETF의 주요 보유 종목으로 편입되어있는 점이다. GW를 인수한 재즈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마초 ETF 편입종목의 대부분은 GW와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아닌 여가용 마리화나 기업들이다. 여가용 마리화나 기업들은 GW와 같은 처방약이 아닌 기호품으로서의 마리화나를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하는 기업들로 주가 변동성이 엄청나다. 마리화나의 합법화에 우호적인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마리화나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기대감에 의한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만일 마리화나 합법화에 부정적인 결정이 나올 경우 주가는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과 한바구니에 담긴다는 것은 재즈의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재즈 파마슈티컬즈의 주가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약 100배에 이르는 큰 폭의 상승을 이뤄냈으나 그 이후로는 $100~$190의 박스권에 갇혀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Xyrem에 대한 과도한 매출 의존도, Xyrem의 특허 만료 및 이를 대체할 제품의 부재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2014년 이후에만 재즈의 매출은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재즈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음을 의미하는데 EV/Sales는 약 4배로 섹터 평균 약 6배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GW의 EV/Sales는 Epidiolex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가장 낮은 수준이 약 6배일 정도로 고공행진해왔고 현재 약 13배 정도다. 따라서 이번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재즈의 주가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 합병을 가정하고 양사의 매출, 현금 보유량, 부채 및 합병에 소요되는 부채를 포함해 현재 주가로 EV/Sales를 계산해보면 약 5.7배가 나온다. 따라서 재즈의 인수합병 발표 전 수준인 9배 정도로만 재평가를 받아도 재즈의 주가는 5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
재즈에 대한 월가의 2월 투자 의견은 총 21건의 의견 중 적극 매수 4건, 매수 12건, 보유 5건, 평균 점수 1.7로 매수 의견이다. 평균 목표 주가는 190.59로 현재 주가 대비 14% 상승 여력이 있다. 만일 재즈가 오랜 기간 박스권 상단인 $190대를 돌파하고 $200대로 진입하게 되면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주식이 비싼 최근의 주식 시장에서 재즈는 보기 드물게 저렴한 주식이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다양한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흔히 사용되는 분류법으로는 질병 분야에 따른 분류 (예, 신경질환, 항암제, 감염질환 등), 개발하는 의약품의 유형(modality)에 따른 분류 (항체,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 mRNA 등) 등이 있다.
그중 바이오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분류 중 하나는 해당 기업이 플랫폼 기업인지 여부다. 가령 항체 의약품을 개발중인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가 항체 후보물질 발굴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다.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라이선싱해와서 개발하는 기업들도 의외로 많다.
의약품을 하나 개발하기 위해서는 질병의 근원이 되는 타겟을 지목할 수 있어야 하고, 지목된 타겟에 효과적인 약물을 발굴해야하며, 가장 효과적인 약물의 유형을 결정해야하고, 약물을 원하는 기관으로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 각각의 과정에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다.
신약 개발에 있어서 플랫폼이란 각각의 의약품 개발 단계에서 여러 의약품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초기 개발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번 개발해 놓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플랫폼 기술의 예로는 타겟이 주어졌을 때 이에 결합하는 항체 혹은 저분자 화합물을 스크리닝하는 플랫폼, 유전자 치료나 편집 플랫폼, mRNA 플랫폼, RNAi/ASO 플랫폼, 경구용 약물 전달 플랫폼, 피하주사 약물 전달 플랫폼 등을 들 수 있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여러가지 경제적 해자를 지니게 된다. 플랫폼 기술을 사용하여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비교적 손쉽게 구축할 수 있어서 리드 파이프라인이 실패하더라도 재기가 용이하다.
또한 자사가 개발할 여력이 없는 후보물질들을 외부 기업에 라이선스 아웃하여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신약 개발 단계의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매출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특히 라이선스 아웃한 후보물질이 개발에 성공하여 상용화된 경우 검증된 플랫폼으로 인정받아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은 예에 딱 들어맞는 기업이 오늘 소개할 유럽의 항체 개발 플랫폼의 강자 Genmab A/S다.
항체 플랫폼의 강자 Genmab A/S
젠맙은 1998년에 설립된 코펜하겐 소재 덴마크 기업이다. 젠맙의 본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으며 네델란드 위트레흐트에 Genmab B.V. 와 Genmab Holding B.V., 미국 뉴저지에 Genmab US, Inc., 일본 도쿄에 Genmab K.K. 등 네 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2000년에 덴마크, 독일 시장에 상장했고 2019년에 미국 나스닥에 ADR로 상장했다. ADR은 덴마크 시장 주가의 1/10 비율로 거래된다.
기준일자
2021.1.31
90일 평균 거래량
501,745
기업명 (심볼)
Genmab A/S (GMAB)
52주 최저-최고가
$16.24 - $44.83
업종
헬스케어
P/E (TTM)
30.07
시가총액
$26.24B
EPS (TTM)
$13.51
현재주가
$39.68
배당금
없음
젠맙은 설립때부터 항체 항암제 개발을 목표로 했고 파트너 제약회사들을 통해 출시한 3개의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매출은 $885M, 2020년 3분기까지의 매출은 $1.33B이다. 2020년은 얀센 (J&J의 제약 사업부)을 통해 출시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Darzalex의 로열티 및 애브비(AbbVie)와의 라이선싱 계약 선수금으로 3분기만에 첫 $1B 매출을 돌파했다. 자사 출시 의약품이 없음에도 파트너십을 통한 라이선싱 및 로열티 매출만으로 2013년 이후 흑자 전환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량도 2020년 3분기 기준 약 $2.9B으로 풍부하고 부채도 많지 않다.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는 2월 17일로 예상된다.
1. Darzalex (daratumumab): CD38을 타게팅하는 혈액암 치료제로 2012년 얀센과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2015년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출시했다. 다발성 골수종의 후기 차수 치료제로의 승인을 시작으로 상위 차수 및 다양한 종류의 다발성 골수종 하위 분류, 다양한 병용 요법으로 확장 승인을 받으며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다발성 골수종 이외의 혈액암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중이고 2020년 할로자임 테라퓨틱스(Halozyme Therapeutics)의 ENHANZE 기술을 이용해 투여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 제제도 FDA 승인을 받았다. 예상보다 빠른 시장 침투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시장에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메가 블록버스터 Revlimid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J&J의 2020년 Darzelex 총 매출은 $4.19B으로 2019년 대비 40% 증가했다. 젠맙은 얀센으로부터 Darzelex 매출의 12~20% 단계별 로열티를 받는 계약을 맺었는데 $3B 이상 매출에서는 20%의 로열티를 받는다.
2. Arzerra/Kesimpta (ofatumumab): Ofatumumab 은 2006년 GSK와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혈액암 및 자가 면역질환에 대해 개발을 시작한 CD20 타게팅 항체로 2009년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고 Arzerra라는 브랜드명으로 론칭됐다. 2015년 GSK로부터 노바티스(Novartis)로 라이선스가 이전됐다. 노바티스는 CD20 항체의 경쟁 심화로 2017년 유럽, 2020년 미국의 혈액암 시장에서 Arzerra를 철수했으며 현재는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중이다. 한편 노바티스는 ofatumumab을 피하주사 제제로 바꿔 자가면역 근신경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에 대해 2020년 8월 FDA 승인을 받고 Kesimpta라는 브랜드명의 자가 주사 펜 형태로 출시했다. EU에서는 현재 승인 심사중이고 결과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젠맙은 노바티스와 ofatumumab 피하주사 제제에 대해서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받는 계약을 맺었다.
3. Tepezza (teprotumumab): 로슈(Roche)와의 파트너십 하에서 개발된 IGF-1R 타게팅 항체로 로슈가 다시 호라이즌 파마슈티컬(Horizon Therapeutics)에게 라이선싱했다. 호라이즌 파마슈티컬이 갑상선 안질환이라는 눈주변에 발생하는 희귀 근육 및 지방 조직 질환에 대해 2020년 1월 FDA 승인을 받았다. 젠맙은 매출의 한자릿수 중반 퍼센티지 로열티를 받는다. Tepezza는 블록버스터 후보로 꼽히며 Horizon Therapeutics는 연매출 최대 $3B을 예상하고 있다. 2020년 2, 3분기 매출은 각각 $165M, $287M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론칭을 알렸다.
젠맙은 8개의 자체 개발 후보물질과 12개의 파트너사 개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자체 개발 후보물질들도 상당수가 파트너사들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파트너사 개발 후보물질들은 파트너사가 전적으로 개발 및 판매를 담당하고 젠맙에게 마일스톤 및 상용화시 매출 일정부분을 로열티로 지급한다. 반면 자체 개발 후보물질의 경우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개발 및 판매하며 매출에 대한 로열티 대신 50:50 비율로 수익과 지출을 나누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체 개발 후보물질 중 리드 후보물질인 Tisotumab vedotin은 tissue factor (TF) 단백질을 타게팅하는 항체-약물 접합체로 시젠(SeaGen)과 공동 개발중이다. 2020년 하반기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FDA에 신속 승인 과정으로 승인 신청하기 위해 FDA와 논의중이다.
애브비와 공동 개발중인 이중항체 Epcoritamab (DuoBody-CD3xCD20)은 2020년 11월 광범위 큰B세포 림프종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시작했고 다양한 종류의 B세포 혈액암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그밖에 바이온텍(BioNTech)과 공동으로 고형암에 대한 이중항체 DuoBody-PD-L1x4-1BB (GEN1046) 및 DuoBody-CD40x4-1BB (GEN1042)를, 애브비와 공동으로 혈액암에 대한 DuoHexaBody-CD37 (GEN3009)과 고형암에 대한 이중항체 DuoBody-CD3x5T4 (GEN1044)를, 그리고 독자적으로 고형암에 대한 HexaBody-DR5/DR5 (GEN1029)를 개발중이다.
파트너사 개발 후보물질들은 얀센이 7개, ADC 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 프로벤션 바이오(ProventionBio),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Bristol Myer Squibb, BMS), 런드백(Lundbeck)이 각각 1개의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이중 얀센의 Amivantamab (JNJ-61186372)은 2020년 12월 EGFR exon 20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FDA와 EMA에 승인을 신청해서 올해 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젠맙은 일반 항체 개발 기술에 더해 항체를 개조해서 만든 네 가지의 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uoBody: 듀오바디는 이중 항체 기술로 하나의 항체로 두가지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다. 동일한 단백질의 서로 다른 항원에 결합하게 함으로써 특이성을 높이거나 기능을 강화시킬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서 두 세포를 연결시킬 수도 있다. 후자의 방법은 engager라고 불리는데 면역 세포와 암세포를 연결시켜줌으로써 면역세포로 하여금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Engager 방식은 다수의 이중항체들에서 개발되고 있다. 또한 이질성(heterogeneity –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암세포들이 섞여 있는 경우)을 보이는 암을 공격할 때 사용할 수 있다.
HexaBody: 헥사바디는 항체가 항원과 결합한 후 육합체(hexamer)를 구성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보체(complement)에 의한 세포 독성을 강화시킬 수 있고, 세포 표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경우 수용체의 클러스터링을 유도해 수용체의 세포신호전달 체계를 활성화시켜 세포 괴사를 유도할 수도 있다.
DuoHexaBody: 듀오헥사바디는 듀오바디 이중항체가 육합체를 형성하도록 하여 이중항체가 위에 서술한 육합체의 기능을 갖도록 하는 기술이다.
HexElect: 헥스일렉트는 두개의 헥사바디를 결합시켜 각각의 헥사바디에 대한 타겟을 동시에 지닌 세포만을 공격하도록 함으로써 특이도(selectivity)를 높인 기술이다.
1990년대 중반에 처음 FDA 승인을 받고 사용되기 시작한 항체 의약품은 현재는 글로벌 매출 탑 20 의약품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점유했다. 생체 물질이기 때문에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내성이 덜 생기고 독성도 약하며 생체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 투여 주기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제작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의약품 가격도 비싸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비싼 의약품을 팔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화학합성 의약품과 비교했을 때 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래서 복제약이라는 표현 대신 바이오 시밀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복제 의약품도 제작 비용 때문에 가격을 크게 낮출 수가 없어서 복제약 진입후에도 경쟁력을 크게 잃지 않을 수 있다.
젠맙의 항체 의약품 개발 플랫폼은 지난 10여년간 세개의 의약품 승인으로 시장의 검증을 받았고 젠맙의 항체 기술을 라이선싱하는 파트너사들의 숫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얀센, 노바티스, 로슈, 애브비, BMS, 노보 노디스크, 암젠(Amgen)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부터 시젠, 바이온테크, ADC 테라퓨틱스 등 크고 작은 바이오테크 기업들까지 1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젠맙의 항체를 라이선싱해서 개발하고 있다. 2020년에는 애브비가 3개의 이중항체 및 정해지지 않은 후보물질 발굴에 선수금만 $750M, 마일스톤 최대 $3.15B에 상용화시 22-26%에 이르는 로열티를 주는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8년전 얀센과 daratumumab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할 당시 선수금 $55M, 마일스톤 최대 $1.1B과 12-20% 로열티와는 사뭇 달라진 젠맙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항체 의약품 후보물질 라이선싱 시장에서 젠맙은 이미 프리미엄 대우를 받고 있다.
의약품 라이선싱 계약은 라이선스 아웃한 후보물질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일회성 매출로 간주된다. 하지만 상용화되면서부터는 반복 매출이 된다. 의약품 판매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게 되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젠맙의 로열티 매출은 전적으로 Darzalex에 의존해왔다. Arzerra가 있었지만 상용화에 크게 성공하지 못해 매출은 미미했다. 올해부터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Darzalex는 멀티 블록버스터가 되면서 여전히 성장 추세에 있고, Kesimpta와 Tepezza가 신규 출시됐다. Kesimpta와 Tepezza는 젠맙에게 돌아오는 로열티 비중이 크지 않아 여전히 Darzalex 의존성이 높지만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점은 긍정적이다. 젠맙은 2025년까지 세 의약품의 로열티 매출이 $1.9B에 이르며 2020년 대비 약 2.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열티 매출의 가장 큰 장점은 매출 전부가 매출 총이익, 즉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매출이라는 점이다. 마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로열티 매출에 더해 젠맙은 근미래에 Tisotumab vedotin과 Epcoritamab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각 시젠, 애브비와 50/50으로 이익/비용을 나누는 구조로 상용화시 젠맙의 첫 자사 출시 의약품이 된다. 이밖에 젠맙은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 후보물질들을 늘려가고 있어서 추후 자사 출시 의약품 숫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젠맙은 일반 항체 개발에 안주하지 않고 2010년 듀오바디를 시작으로 2018년 헥스일렉트까지 네가지의 항체 플랫폼 기술을 추가했다. 10년 남짓한 기간에 네개의 플랫폼 기술을 발표했다는 점은 젠맙의 항체 연구 기술의 우월성을 잘 보여준다. 듀오바디 기술을 사용한 다수의 후보물질이 이미 자체 개발 및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임상 개발이 진행중이고 헥사바디와 듀오헥사바디를 사용한 각각 하나의 후보물질도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향후 최근 개발한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후보물질들의 개념증명이 임상시험을 통해 이뤄지면 젠맙의 라이선싱 비즈니스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젠맙 플랫폼을 이용한 항체들은 매우 복잡한 구조의 항체들이기 때문에 상용화시 바이오시밀러의 도전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젠맙은 2019년 독일의 mRNA 의약품 개발 기업 큐어백(Curevac)과 손잡고 mRNA에 기반한 항체 개발 플랫폼 개발도 시작했다. 젠맙의 지속적인 플랫폼 혁신은 젠맙의 미래에 큰 경제적 해자를 제공할 것이다.
리스크 요인
1. 얀센과의 로열티 소송
2020년 9월 젠맙은 갑작스럽게 보도 자료를 통해 얀센과 법적 중재 요청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Darzalex 피하주사 제제가 FDA 승인을 받고 출시되면서 얀센이 젠맙에 지급하던 로열티의 일부를 피하주사 제제 기술을 제공한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에게 지급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현재 쟁점은 얀센이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에게 지급하기로한 로열티중 일부를 젠맙이 제공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와 얀센이 젠맙에 지급할 로열티가 언제까지인지의 두가지다. 얀센은 젠맙이 Darzalex에 대해 보유한 대부분의 특허가 만료되는 2030년까지라고 주장하고 있고 젠맙은 얀센이 보유한 피하주사 제제에 대한 특허가 종료되는 2035년까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얀센은 이미 2020년 2분기부터 젠맙에게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에 지불할 로열티 (한자릿 수 중반 퍼센티지)를 제하고 지급해오고 있다. 법적 중재 결과가 젠맙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는 경우 Darzalex 로열티 매출에 의존적인 젠맙의 수익성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
2. 자체 생산 시설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
Genmab은 자체 생산시설 없이 100% 위탁 생산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위한 의약품을 제조한다. 이제까지는 자체 상용화 의약품이 없었고 파트너사가 상용화한 의약품들은 파트너사들에서 제조했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도 사업 유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향후 자체 개발 의약품 출시가 늘어나면 자체 생산시설이 없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기간 많은 위탁 생산 기업들이 코로나-19 의약품 및 백신 생산을 과도하게 수주받으며 기존에 제작하던 의약품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들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경우가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또한 최근 FDA 승인 심사과정에서 생산 시설 점검이 문제가 되서 승인이 지연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자체 생산시설이 있는 경우라면 좀 더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3. 높은 밸류에이션
젠맙의 시가 총액은 $26B에 달한다. 로열티 매출이 있지만 자체 출시 의약품이 없는 기업 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020년 예상되는 매출 약 $1.6B중 애브비에게서 받은 라이선싱 선수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절반 이상이 일회성 매출이다. 일회성 매출을 제외하고 로열티 매출만으로 P/S를 계산해 보면 약 35배 정도의 멀티플이다. 통상적인 제약-바이오 업종의 6배와 큰 차이가 난다. 매출이 고속 성장중에 있기 때문에 높은 멀티플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Darzalex의 로열티 매출 증가가 둔화되면 높은 멀티플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젠맙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숫자는 2020년 12월 현재 7명이다. 20201년 새로 발표된 애널리스트 의견은 없다. 7명 중 적극 매수 1명, 매수 4명, 보유 2명이고 전반적인 의견은 5점 만점에 2.3점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최저 $35, 최고 $49, 평균 $42.71로 현재 주가 $39.68 대비 상승여력은 각각 -12%, 23%, 8%다.
젠맙의 주가는 P/S 약 15배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Genmab의 지난 5년 P/S 밴드의 최하단에 해당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일회성 매출을 제외하고 P/S를 계산해보면 약 35배 정도이고 제약-바이오 섹터 평균 6배 정도와 크게 차이가 난다. 젠맙 자체 히스토리로 보면 저렴한 가격대이지만 섹터와 비교해보면 비싸다고 볼 수 있다. 젠맙의 P/S 멀티플이 밴드 하단으로 내려온 데에는 2015년 Darzalex 출시후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이 기간 젠맙의 매출 성장율은 연평균 143%에 달한다.
최근 10년 젠맙의 주가 및 P/S 밴드
출처: Koyfin.com 2021.1.30 (참고: 젠맙은 2019년 나스닥에 ADR 상장했지만 그 전부터 미국 OTC 마켓에서 거래되었음)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젠맙의 EPS 및 매출 전망치는 2020년에는 크게 증가하지만 2021년에는 감소한다. 전술한대로 2020년에는 애브비로부터 $750M에 달하는 대형 라이선스 계약의 선수금을 받으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일회성 매출에 해당한다. 월가의 2021년 전망은 로열티 매출만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이며 올해 또다른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된다면 매출 및 EPS 전망치는 달라질 수 있다.
예상할 수 있는 젠맙의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얀센과의 법적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면서 로열티 매출이 크게 타격받지 않고, 진행중인 Darzalex의 적응증 확장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Kesimpta와 Tepezza의 초기 론칭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Tisotumab vedotin의 임상 2상 결과가 승인 신청에 충분하다는 FDA의 동의를 받아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며, 아직 라이선스 아웃되지 않은 초기 후보물질들에 대한 라이선싱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들이다. 모든 케이스가 긍정적으로 진행되더라도 당장은 Darzalex 매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P/S 멀티플의 확장이 일어나면서 주가는 상승할 것이다. 지난 5년 평균인 약 30배 정도로 확장되어 준다면 주가는 두배 정도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반면 가장 안좋은 시나리오는 얀센과의 법적 분쟁이 불리하게 결론나는 경우다. 이 경우 Darzalex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로열티가 15~17% 정도로 줄어들게 되고 로열티를 받는 기간도 2030년에 종료된다. 2030년은 아직 먼 미래지만 Darzalex의 매출 피크가 다가오면 주가에는 선반영된다. Darzalex에 대한 경쟁 의약품 등장도 리스크 요인이다. 다발성 골수종은 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적응증의 하나로 CAR-T, 이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 등 최신 의약품 기술이 모두 테스트되고 있다. 2-3년 내로 새로운 혁신 의약품들의 시장 진입이 예상되고 있어서 Darzalex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 젠맙의 주가가 이상의 이유들로 조정을 받게 되면 Darzalex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큰 만큼 조정은 짧지 않은 기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젠맙의 검증된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 발굴 엔진을 고려한다면 조정은 좋은 분할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생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뒤 가장 먼저 백신 개발에 뛰어든 기업 가운데 하나인 노바백스는 그러나 11월 시작 예정이었던 코로나-19 백신 미국 임상 3상이 두차례 지연되고 경쟁 기업들의 백신이 승인을 받으면서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수행된 노바백스의 임상 3상과 2b상의 발표가 임박해 있다. 공교롭게도 두 국가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국가들로 다른 백신들과 달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다면 노바백스 백신의 위상 변화가 기대된다.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가 거세다. 12월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각각 퍼지기 시작한 B.1.1.7 변이와 B.1.351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50%가량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발견 한달만에 영국과 남아공에서 우점종이 됐다.
공교롭게도 두 변이 바이러스는 화이자/바이온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이 막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발견됐다. 이들 백신은 변이 발견 이전에 개발이 시작됐는데 변이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는 백신의 항원으로 사용된 스파이크 단백질에도 발생했다. 이때문에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백신으로 인한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대하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공포를 자아내고 있다.
이미 개발된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중이고 최근 화이자/바이온텍에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혈청에 존재하는 항체들이 변이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실험실에서의 실험 결과일 뿐 실제 사람의 감염을 통해 확인한 결과는 아니다.
J&J와 함께 조만간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노바백스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노바백스는 미국 임상 3상의 시작이 두차례 연기되면서 선두 그룹에 뒤쳐지게 됐고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 노바백스는 연기된 미국 임상 3상뿐만 아니라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각각 임상 3상과 임상 2b상을 진행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두 국가가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고 확산된 국가들이다. 노바백스는 자사의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실험실에서가 아니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노바백스는 11월 말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임상시험의 지원자 모집이 종료됐고 1분기 내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 예고해 놓았다. 두 국가의 확진자 증가 속도를 볼 때 발표는 1월 내에 나올 것이 유력시 된다.
[2020년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노바백스]
노바백스는 1987년에 설립된 미국의 백신 개발 기업이다. 1995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메릴랜드 주 게이더스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스웨덴 웁살라에 위치한 자회사 노바백스 AB를 통해 Matrix-M 애주반트 (adjuvant: 면역 증강을 위해 백신에 첨가하는 물질)를 생산한다.
기준일자
2021.1.16
52주 최저-최고가
$4.76 - $189.40
기업명 (심볼)
Novavax, Inc. (NVAX)
90일 평균 거래량
4,095,823
업종
헬스케어
P/E (TTM)
N/A
시가총액
$8.112B
EPS (TTM)
-$5.66
현재주가
$127.43
배당금
없음
노바백스는 업력이 30년이 넘는 기업이지만 아직까지 자사가 개발해서 FDA 승인을 받고 시장에 출시한 제품이 없다. 2005년과 2012년에 사스와 메르스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고 후보물질이 실험실 상에서 좋은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으나 전염병이 급속도로 사라지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리드 백신 후보물질인 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 ResVax는 2016년과 2019년 두차례 임상 3상에 실패하면서 시장 진출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에도 위기를 맞았다. 2016년 임상 실패로 주가가 85% 하락하고 인원 30% 감축 포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2019년 두번째 실패로 주가가 $1 밑으로 떨어지면서 주식 병합 (reverse stock split)을 해야했으며, 메릴랜드주 락빌의 제조시설을 Catalent에 매각하는 등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노바백스는 극적으로 회생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보고된지 한달도 안 된 1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CEPI로부터 $388M, 그리고 백악관 주도의 초고속 작전 (Operation Warp Speed)로부터 $1.6B의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2019년 12월 31일 주가 $3.98 (주식 병합 전 가격으로 환산하면 $0.199), 시가총액 $93M에 불과하던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으로 2020년 8월 주가 장중 $189.4, 시가총액 $9.2B으로 8개월만에 주가 기준 47배, 시가총액 기준 무려 99배의 놀라운 상승을 이뤄낸다.
[노바백스의 지난 1년간 주가]
출처: Koyfin.com. 2021.1.16.
[노바백스의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
노바백스는 항원 단백질 나노 입자와 면역반응을 높여주는 애쥬반트가 조합된 백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항원 단백질은 곤충에서 유래한 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 곤충 세포는 단백질이 포유동물 세포에서 만들어질 때와 동일한 구조 및 단백질 생성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을 유지하면서도 포유동물 세포보다 빠르게 증식한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한발 더해 노바백스는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서로 결합해 바이러스와 유사한 3차원 나노 구조를 형성하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원 단백질 백신은 바이러스에서 항원으로 작용하는 단백질만을 정제해 백신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면역원성이 약해 일반적으로 애쥬반트라고 하는 면역 증강제를 함께 사용한다. 노바백스는 Matrix-M이라는 사포닌 계열의 애쥬반트를 보유하고 있다. 애쥬반트는 항원의 면역원성을 증강시킬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의 항원 사용이 가능해 대량 생산 시 유리하다.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을 제외한 두개의 임상 3상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두번의 임상 3상을 실패한 RSV 백신 ResVax의 세번째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NanoFlu의 임상 3상 결과를 2020년 3월에 발표했다. NanoFlu는 임상 3상에서 1987년 승인받은 인플루엔자에 대한 유일한 백신 Fluzone(사노피)과의 비교에서 비열등성을 보이며 성공을 알렸다. 2020년말 FDA 승인 신청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CEPI와 백악관의 초고속 작전에 모두 선정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의 첫 임상 1/2상의 1상 파트 결과는 2020년 8월 발표됐다. 참고로 CEPI와 초고속 작전 두 군데 모두 선정된 백신은 노바백스, 모더나, 옥스포드 대학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 군데뿐이다. 미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18-59세 성인 대상 3주 간격으로 두번 접종을 했고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신을 접종한 인원 전원에게서 2차 접종 후 높은 수준의 중화항체 반응이 나타났는데 발표후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앞서 발표된 모더나, 바이온텍/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및 중국 백신들과 비교했을 때 베스트-인-클래스라는 평가였다.
노바백스는 이어 8월에 임상 1/2상의 2상 파트를 시작했고 안전성과 면역 반응뿐만 아니라 실제 감염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보는 후기 임상시험 역시 시작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진행하는 4,400명 대상 임상 2b상을 8월에 시작했으며 영국에서 진행하는 15,000명 대상 임상 3상을 9월 시작했다. 노바백스는 11월 30일 보도자료를 내서 이 두 후기 임상시험의 자원자 모집이 종료됐고 결과는 올해 1분기 초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두 국가의 확진자 발생 속도를 볼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일 만오천~2만명, 영국 4만~6만명) 1월 내에 목표한 확진자수 (남아프리카 공화국 23~50명, 영국 1차 분석 50명 최종 분석 100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의견
올해 1분기에는 노바백스 뿐만 아니라 J&J의 코로나-19 백신 Ad26.COV2.S의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시장은 J&J의 백신 역시 1월 내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J 백신에 대한 기대감은 큰데 가격이 저렴($10)하고 유통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주요 백신들 가운데 유일하게 1회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1회 접종과 2회 접종 모두 테스트하고 있지만 최근 발표한 임상 1/2a상 결과에서 1회 접종 57일 후 100% 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관심은 J&J 백신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필자는 노바백스의 백신이 여러 백신들 가운데 장기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백신으로 평가받을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
노바백스의 NVX-CoV2373은 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곤충 세포로부터 발현, 분리한 단백질 서브 유닛 백신이다. 서브 유닛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나 여타 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하는 벡터 백신과 달리 병원균의 항원만을 백신으로 사용한다. J&J,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경우 벡터로 사용하는 아데노 바이러스의 껍데기에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돌출되도록 만들어 백신으로 사용한다. 우리 몸이 바이러스 자체에 더 크게 반응하기 때문에 면역원성이 뛰어나고 제조와 유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접종시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면역 반응 역시 발생하기 때문에 반복 접종 시 면역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2021년 한 해만 접종해야한다면 별 문제없겠지만 매년 접종해야하거나 1년에 한차례 이상 접종해야한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아데노바이러스는 흔한 감기바이러스로 이미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한 사람들이 많다. 개인별로 아데노바이러스 항체 보유 수준에 따라 백신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반면 서브 유닛 백신은 순수 항원만을 접종하기 때문에 반복 접종 시 유리하다. 또한 mRNA 백신처럼 유통, 보관이 까다롭지 않고 일반 냉장 보관 조건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노바백스는 NVX-CoV2373가 일반 냉장 온도 2-8˚C에서 6개월 이상 보관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논문을 통해 보인 바 있다.
주요 백신 비교
개발사
백신명
국가
플랫폼
단계
효능
유통 온도
도즈당 가격
Pfizer/BioNTech
BNT162b2
미국/독일
mRNA
승인
95%
-70˚C
$20
Moderna
mRNA-1273
미국
mRNA
승인
95%
-20˚C
$15~25
AstraZeneca/Oxford
AZD1222
영국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승인
70% (62%/90%)
2-8˚C
$4
J&J
Ad26.COV2.S
미국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임상 3상
2-8˚C
$10 (1회 접종)
Novavax
NVX-CoV2373
미국
서브 유닛 (단백질 나노입자)
임상 3상
2-8˚C
$8
Sanofi/GSK
프랑스/영국
서브 유닛 (단백질)
임상 2상
2-8˚C
$21
Gamaleya Research Institute
Sputnik V
러시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승인
91.4%
-18˚C
$10 이하
Sinovac
CoronaVac
중국
사백신
승인
78%
2-8˚C
$30
Sinopharm
BBIBP-CorV
중국
사백신
승인
79%
2-8˚C
$30-$75
출처: 필자 자체 제작. 2021.1.16.
지난해 12월 초에 발간된 Evaluate Pharma의 2021년 전망 보고서에 담긴 시장의 백신 매출 컨센서스는 흥미롭다. 노바백스, 모더나, 화이자/바이온테크의 백신 예상 매출을 비교한 그래프에서 노바백스는 가장 늦게 출시됨에도 불구하고 2022년 이후 세 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이자/바이온테크의 백신 매출이 2022년부터 급감하는데 이는 유통의 어려움 때문이다.
Evaluate Pharma의 보고서에 실린 컨센서스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2026년까지 매년 $2~3B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을 올린다. 올해 이후 백신의 매출 전망은 사실상 코로나-19 판데믹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판데믹이 종료되도 엔데믹(풍토병)으로 남아 계절별, 지역별로 계속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판데믹 기간에는 할인된 가격으로 백신을 공급하지만 판데믹 종료 후에는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판데믹 종료 후에도 접종자 수는 줄어들겠지만 매출은 일정 수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바백스의 시가 총액은 약 $8B이다. 예상되는 코로나-19 매출에 비해 3-4배 높은 시총으로 포워드 P/S 3-4에 불과하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평균 P/S는 약 6배다. 반면 모더나와 바이온테크의 시총은 각각 $51B, $24B으로 노바백스에 비해 각각 6배, 3배 높다. mRNA라는 플랫폼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다고 해도 그 차이가 너무 과도하다. 노바백스가 너무 낮게 평가된 것인지 모더나, 바이온테크가 너무 비싸게 평가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둘 중 하나가 잘못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노바백스, 모더나, 바이온테크 시가 총액 비교
시가총액
노바백스
$8.11B
모더나
$51.30B
바이온테크
$24.46B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두 국가에서 이미 우점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국가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CDC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서도 우점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개발된 백신, 치료제들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라이 릴리는 자사의 중화항체 치료제 bamlanivimab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변이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발표를 앞둔 노바백스의 임상 3상과 2b상이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진행됐다는 점은 노바백스에게 큰 행운이다. 두 국가에서 우점종인 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이 확인된다면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고 주가 역시 지난해 8월 고점 $189.40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노바백스에 대한 월가의 목표 주가는 최저 $75, 최고 $223, 평균 $188.50에 형성되어 있다. 이역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화이자/바이온테크와 모더나의 백신이 95% 효능을 보이면서 눈높이를 높여놨지만 80% 이상의 효능을 보이면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인다면 시장은 환호할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70%의 높지 않은 효능,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후기 임상시험에 들어가있는 주요 백신들 가운데 큰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백신은 노바백스가 유일하다.
노바백스가 비록 미국에서의 임상 3상은 두 번 지연되면서 늦어졌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인 의약품이라면 미국 시장이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임상시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는 다르다. 전 세계가 시장이다.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는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수행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긴급 사용 허가를 내줄 것이다. 미국에서는 승인이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이미 $1.6B의 자금을 받았다. 100M 도즈에 대한 대가다.
노바백스가 30년이 넘도록 백신 개발에 성공한 전력이 없다는 점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임상 3상에 두차례 실패한 ResVax의 경우 백신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시험하는 임상 1상 결과는 뛰어났다. 지난해 임상 3상에 성공한 NanoFlu의 경우도 실제 인플루엔자 감염에 대한 보효효과를 보인 임상시험이 아니라 면역원성과 안전성만 Fluzone과 비교한 임상시험이었다. NVX-CoV2373 역시 임상 1/2a상에서 베스트-인-클래스 면역원성을 보였지만 실제 감염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보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지난해 12월 노바백스 처럼 서브유닛 단백질, 애쥬반트 조합으로 사노피와 GSK가 공동으로 개발중이던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노년층으로부터 면역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서 용량 수정을 위해 임상 2상을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역시 서브유닛 단백질, 애쥬반트 조합으로 호즈 퀸즈랜드 대학과 CSL이 공동 개발중이던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안정성을 위해 사용한 HIV 유래 단백질로 인해 HIV 위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서브 유닛 백신이 자연 발생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대신 변형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하면서 나온 결과다. 공교롭게도 안좋은 결과를 발표한 백신은 모두 서브 유닛 백신들이었다.
임상 1/2a상 결과를 봤을 때 노바백스 백신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하지만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임상시험 실패라는 리스크가 있는 만큼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투자가 좋을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노바백스의 주가는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 유전자 편집은 과거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다뤄지던 상상속의 기술이었다.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중인 기업들이 2010년대 중반 이후 다수 등장했지만 임상시험에서 유용성을 입증한 기업은 없었다.
❏ 2020년 12월 CRISPR Therapeutics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최초의 유의미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비롯한 대표적인 유전자 편집 기업들은 2020년을 기점으로 모두 임상 단계로 진입했다. 즉 2021년 이후로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들의 임상 시험 결과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아직은 여전히 유전자 편집의 개념 증명 단계지만 실현 가능성은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1년을 새해를 맞아 제약-바이오 산업 내에서 주목할 만한 분야들 중 유전자 편집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020년 하반기 유전자 편집,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제약-바이오 산업 내에서 뜨거운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작용 기제를 규명하고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 두명의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 (UC 버클리, 미국)와 엠마누엘 샤펜티에 (막스 플랑크 연구소, 프랑스)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또한 엠마누엘 샤펜티에 교수가 공동 설립자로 있는 CRISPR Therapeutics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최초의 유의미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가장 좋은 수익율을 올린 액티브 펀드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캐시 우드 최고 경영자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이후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위시한 유전체 분야를 주목하고 있음을 밝혔다. ARK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이룬 테슬라를 오랜 기간 펀드의 최대 비중 종목으로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상의 호재들이 겹치면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개발중인 기업들은 물론 여타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중인 기업들의 주가가 12월 이후 랠리를 보였다.
필자는 그동안 실험실에서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던 유전자 편집 분야의 실제 임상 시험 결과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2020년 말 CRISPR Therapeutics의 임상 결과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개화기에 막 들어서기 시작한 유전자 편집 분야. 이 분야에 어떤 기업들이 있고 어떤 기술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지에 대해 살펴본다.
기업 소개에 앞서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유전자 편집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할 점들을 짚고 넘어가자.
유전자 편집과 유전자 치료
치료용으로 개발중인 유전자 편집 (gene editing)과 유전자 치료 (gene therapy)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광범위하게 보자면 유전자 편집은 유전자 치료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개발중인 치료제들로만 한정해서 비교해 보자면 유전자 치료는 망가진 유전자를 대신해 외부에서 세포내로 추가적인 정상 유전자를 공급해주는 치료법을 의미한다. 반면 유전자 편집은 세포 내 염색체 상에 원래 존재하던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을 뜻한다 (주: 유전자 편집은 치료용 이외에도 진단, 동식물 품종 개조, 연구용 등 다른 응용 목적으로도 광범위하게 개발되고 있는데 치료용 이외의 사용은 논외로 한다). 편집해야할 원래 염색체상의 유전자를 대신해 추가적인 유전자를 외부에서 공급해주는 대신 염색체상의 원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도구들을 세포에 넣어주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노트북 컴퓨터의 모니터가 망가진 경우 유전자 치료는 망가진 모니터를 그대로 둔 채 외부 모니터를 하나 달아주는 것이고, 유전자 편집은 망가진 노트북 모니터를 고쳐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아무래도 전자의 경우 여러가지로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유전자 치료의 경우 치료 후에도 망가진 유전자는 그대로 염색체 상에 존재하게 된다. 추가된 유전자는 염색체 바깥에 존재하거나 (episomal) 원래 그 유전자가 있어야할 염색체상의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삽입된다 (chromosomal integration). 염색체 바깥에 추가된 유전자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세포 분열을 하면서 점차로 넣어준 유전자가 소실된다. 염색체에 삽입시킨 경우에도 세포 본래의 생리적인 유전자 발현 조절로부터 벗어날 뿐만 아니라 원래 그 유전자가 있어야할 위치가 아닌 다른 부위에 무작위로 삽입되기 때문에 다른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고, 세포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침입한 불순물로 인식해 이를 제거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반면 유전자 편집은 기본적으로 염색체상에 존재하는 원래의 유전자에 대한 편집이기 때문에 편집 후 세포의 생리적인 유전자 발현 조절을 받게 된다. 유전자 편집의 경우 편집 도구들이 외부 불순물이기 때문에 세포가 이들을 제거하려고 하고 이때문에 편집 효율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편집된 염색체상 유전자가 세포에 의해 제거될 수는 없다. 최근 유전자 치료의 장기 추적 임상시험에서 유전자 발현이 치료 초기만큼 유지되지 않는 현상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다면 이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종류
유전자 편집은 기본적으로 ① 염색체상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고 ② 인식한 특정 염기서열 근처의 원하는 부위를 절단한 후 ③ 세포의 (상동 혹은 비상동) 재조합 기제를 이용해 절단된 염색체를 복구하는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유전자 편집 플랫폼은 이 세 단계를 수행하는 핵산 분해 효소 (nuclease) 및 작용 기제에 따라 크게 ① 크리스퍼 (CRISPR) ② 탈렌 (TALEN) ③ 징크 핑거 핵산 분해 효소 (Zinc Finger Nuclease, 이하 ZFN) ④메가 핵산 분해 효소 (Meganuclease)의 4가지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세개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흔히 1세대 (ZFN),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로 표현한다. 이는 마치 세 기술이 이전 세대 기술을 계승 발전한 것 같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각각의 기술은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시차가 다르게 등장했을 뿐이므로 본 주식투자전략에서는 이와 같은 표현은 지양한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위 네 기술을 바탕으로한 여러 종류의 변이들이 존재하는데 비전공 일반인 투자자 입장에서 각각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 상세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미국 상장 기업들이 개발중인 대표적인 플랫폼들의 장단점을 간단하게만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유전자 편집 플랫폼 비교
크리스퍼
탈렌
ZFN
메가 핵산 분해 효소
DNA 특정 염기서열 인식 방법
DNA-RNA 상동 결합
단백질:DNA 결합
단백질:DNA 결합
단백질:DNA 결합
특정 염기서열 인식을 위한 조작의 용이성
매우 용이
어려움
어려움
매우 어려움
정확도
높음 (오프 타겟* 보고)
매우 높음
매우 높음
가장 높음 (오프 타겟 없음)
생체내 세포 전달 용이성
어려움 (전달체 사이즈 큼)
매우 어려움 (전달체 사이즈 크고 재조합 가능성 높음)
용이 (전달체 사이즈 작음)
매우 용이(전달체 사이즈 가장 작음)
두개 이상 부위 동시 조작 용이성
쉬움
어려움
어려움
어려움
면역원성
높음 (박테리아 유래)
높음 (식물 유래)
낮음 (사람 유래)
높음 (박테리아 유래)
제작 가격
매우 저렴
고가
고가
고가
제작 기간
매우 짧음
오래 걸림
오래 걸림
오래 걸림
관련 기업
CRSP EDIT NTLA BEAM
CLLS
SGMO
DTIL CLLS
출처: 필자 자체 제작. 2021.1.3. (*오프 타겟: 원하는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의 유전자가 조작되는 현상)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고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의 주인공이기도 한 크리스퍼의 경우 특정 DNA 염기서열 인식 방법에서 여타 유전자 편집 플랫폼들과 가장 큰 차별화를 보인다. 크리스퍼를 제외한 유전자 편집 플랫폼들은 짧은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다수의 단백질들을 모듈화해서 원하는 긴 DNA 염기서열 인식부위에 결합하는 모듈들의 신조합으로 구성된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야한다. 이 과정은 만드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 아니라 만들어진 모듈의 새로운 조합이 원하는 타겟 DNA를 정확하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검증 및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하므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크리스퍼의 경우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DNA-RNA의 상동 결합을 이용한다. 원하는 타겟 DNA 염기서열에 결합하는 RNA 염기서열을 DNA 형태로 합성해주면 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면에서 여타 플랫폼들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나다. 하지만 정확도 및 생체내 세포 전달, 면역원성 등에서 여타 플랫폼들과 비교해 단점이 있기 때문에 크리스퍼 이전에 개발되던 플랫폼들 역시 크리스퍼 등장 이후에도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의 종류
현재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는 크게 in vivo와 ex vivo 치료제로 나눌 수 있다. In vivo는 라틴어로 ‘체내에서 진행되는’ 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유전자 편집에 필요한 도구들을 바이러스, 지질 나노입자 (lipid nanoparticle, LNP)등을 이용해 체내의 타겟 세포로 전달해 몸 안에서 유전자 편집 및 치료가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유전자 편집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지만 여러가지 극복해야할 문제점들이 있고 난이도가 높은 까닭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in vivo 치료제 개발은 사이드로 하고 있다.
반면 ex vivo는 유전자 편집이 필요한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유전자 편집을 수행한 후 몸 안으로 다시 되돌려 보내는 방식이다. 필요한 세포들만을 모아 시험관 안에서 유전자 편집 도구들을 전달할 수 있어서 in vivo 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in vivo에서 하기 어려운 방법들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ex vivo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유전자 편집할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기 용이한 혈액 세포로 용도가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ex vivo 방식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는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첫번째는 단일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유전성 혈액 질환을 대상으로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직접 편집하거나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식이다. 혈우병, 지중해 빈혈, 겸상 적혈구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번째는 면역 세포를 유전자 편집으로 조작한 후 치료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주로 암 치료를 위한 면역 세포 치료제 (CAR-T, TCR-T, NK 등)의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유전자 편집 자체가 치료인 반면 후자의 경우 치료용 세포 제작을 위해 유전자 편집을 도구로 이용한다는 첨에서 차이가 있다.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개발중인 면역 세포 치료제는 대표적으로 CAR-T (Chimeric Antigen Receptor T 세포)가 있다. CAR-T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환자의 T세포가 암세포의 표지 단백질을 인식하도록 하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 치료법으로 다른 치료법들이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이며 기적의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2017년 노바티스의 Kymriah가 FDA의 첫 승인을 받은 후 현재까지 Gilead Sciences의 Yescarta와 Tecartus 등 총 3종의 CAR-T가 혈액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현재 승인받고 사용중인 CAR-T는 환자의 피에서 T세포를 분리해 시험관에서 배양하고 유전자 조작을 한 후 다시 배양을 해야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다. 그러나 긴 공정 때문에 치료제 제작에 최소 1-2개월이 소요되고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이기 때문에 제작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부작용이 심해 주로 말기 암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치료제이기 때문에 이 1-2개월은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개발중인 CAR-T를 비롯한 면역 세포 치료제들은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건강한 성인의 T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CAR-T로 미리 만들어 놓고 환자가 필요할 때 바로 투여할 수 있도록 한 치료제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타인의 세포가 환자몸에 이식될 때 일어나는 이식 거부 반응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불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성품’ (off-the-shelf) 혹은 ‘동종 이계’ (allogeneic) CAR-T라고 부르며 향후 환자 맞춤형 CAR-T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상 유전자 편집에 대해 알아야할 사항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이제부터 유전자 편집의 대표적인 기업들 7군데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CRISPR Therapeutics (CRSP)
2013년 설립된 스위스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사명에서 보듯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톤에 지사를 두고 있다. 2020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엠마누엘 샤펜티에 교수가 공동 설립자다. 2016년 Editas Medicine, Intellia Therapeutics 보다 몇 달 늦게 상장했지만 설립 초반 in vivo 치료에 집중해온 두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ex vivo에 집중하면서 세 크리스퍼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유전자 편집 기업들 가운데 가장 시가 총액이 크고 현금 보유량 또한 가장 풍부하다.
Vertex Pharmaceuticals와 공동으로 헤모글로빈 유전자의 변이로 발생하는 지중해 빈혈 (β-thalassemia)와 겸상 적혈구증 (sickle cell disease) 치료제 CTX001을 개발중이다. 2019년 말 지중해 빈혈과 겸상 적혈구증 환자에 각 한 명씩에 대한 최초의 크리스퍼를 이용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능성을 보였고, 2020년 6월 유럽 혈액학회(EHA)에서 지중해 빈혈과 겸상 적혈구증 각각 2명과 1명의 결과를 발표한 뒤 올해 12월 미국 혈액 학회(ASH)에서 지중해 빈혈과 겸상 적혈구증 각각 13명과 6명의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2월 결과는 크리스퍼를 이용한 치료로는 최초의 유의미한 임상시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초기 치료 효과는 뛰어났는데 동일 적응증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치료후 기간이 경과할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CTX001 역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장기간의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
CTX001 외에 기성품 CAR-T인 CTX110 (CD19 타겟)의 임상 1상 첫 결과를 2020년 10월에 발표했고 추가 업데이트를 올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 임상시험에 들어간 기성품 CAR-T CTX120 (BCMA 타겟), CTX130 (CD70 타겟), CTX130 (CD70 타겟)의 첫 결과가 올해 발표될 예정으로 다수의 임상 시험 결과 발표들이 대기 중이다. ViaCyte와 공동으로 1형 당뇨병에 대한 기성품 줄기세포 치료의 임상 1상은 올해 시작할 예정이다.
2013년 설립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보스톤에 본사를 두고 있다. 포유동물 세포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적용을 처음 발표한 팽 장 교수 (Broad Institute of Havard/MIT)를 포함한 4명의 하버드/MIT 교수들이 설립했다. 2016년 2월에 크리스퍼 개발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했다. 그러나 in vivo 치료에 집중하면서 CRISPR Therapeutics에 비해 개발이 다소 뒤쳐졌다.
Allergan과 공동으로 2020년 3월 in vivo 크리스퍼 유전자 치료제로는 최초로 EDIT-101의 임상 1/2상을 시작했다. EDIT-101은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10 (Leber congenital amaurosis 10, LCA10)이라는 출생시 혹은 출생 직후에 선천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성 희귀 안과질환에 대한 유전자 편집 후보물질이다. 안과 질환은 in vivo이면서 국부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2020년 8월 AbbVie의 Allergan 인수가 완료되면서 AbbVie의 주력 분야가 아닌 안과질환의 EDIT-101 프로그램은 Editas Medicine으로 반납되서 독자 개발중이다. 2020년 11월 저용량군의 투여가 완료됐고 올해 중후반의 유전자/세포 치료 학회나 안과 관련 학회에서 최초의 in vivo 크리스퍼 임상시험 중간 결과 발표가 기대된다.
2020년 12월 겸상 적혈구증에 대한 EDIT-301의 임상 1/2상의 시작을 위한 서류(IND)를 FDA에 제출했다. 올해 초 첫 ex vivo 임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12월에 열릴 미국 혈액학회(AHS)에서 첫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다른 ex vivo 프로그램인 고형암에 대한 EDIT-201(기성품 NK세포)의 임상 1/2상은 2020년 말까지 IND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연말까지 업데이트가 없었다. 올해 초 IND 제출 발표와 임상 시험 시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혈액암보다 시장이 큰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Editas Medicine은 in vivo 치료제에는 기존의 크리스퍼/Cas9 시스템을, ex vivo 치료제에는 크리스퍼/Cas12a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Editas Medicine과 CRISPR Therapeutics가 각각 크리스퍼/Cas9의 특허를 라이선싱한 Broad Institute와 CVC 그룹간에는 지리한 특허 분쟁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판결들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없는 애매한 판정들이다. 그러나 소송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으므로 크리스퍼/Cas12a을 대안으로 지니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2014년 설립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보스톤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가 공동 설립자다. Editas Medicine, CRISPR Therapeutics와 같은 해인 2016년에 상장했다. Editas Medicine 처럼 in vivo에 먼저 집중했는데 in vivo이면서도 국부 투여가 가능한 안과 질환을 선택한 Editas Medicine과 달리 전신 투여를 해야하는 질환을 선택하면서 세 크리스퍼 개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임상시험이 늦어졌다.
In vivo 프로그램은 리제너론과 공동으로 유전성 트랜스타이레틴 아밀로이드증 (hereditary transthyretin amyloidosis, hATTR)에 대해 개발중인 NTLA-2001이 전신 크리스퍼 치료제로는 최초로 2020년 11월에 환자 투여가 시작됐다. 첫 중간 결과는 2020년 하반기 경에 신경질환 관련 학회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유전성 혈관부종 (HAE)에 대한 NTLA-2002의 임상 1상을 올해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Ex vivo 프로그램은 노바티스와 공동으로 겸상 적혈구증에 대해 개발중인 OTQ923/HIX763의 임상 1/2상이 2020년 3월에 시작됐다. 첫 결과는 5월의 유전자/세포 치료 학회(ASGCT)나 6월 유럽 혈액학회(EHA)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기성품 TCR-T세포 치료제 NTLA-5001 (WT1 타게팅)의 임상 1상의 2021년 시작도 예고되어 있다.
Intellia Therapeutics 역시 CRISPR Therapeutics와 마찬가지로 CVC Group 및 역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가 설립한 Caribou Biosciences, 그리고 CRISPR Therapeutics로부터 크리스퍼/Cas9을 라이선싱했다. 따라서 크리스퍼/Cas9에 대한 특허 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eam Therapeutics는 Editas Medicine의 공동 설립자 4명 중 3명 (데이비드 류, 펭 장, 키스 정 – 한국계)의 하버드 교수들이 2018년 설립했고 2020년 2월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다. 위 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보스톤에 소재해 있다. 가장 최근에 상장했고 아직 임상시험을 시작한 프로그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편집 기업들 가운데 CRISPR Therapeutics 다음으로 시가 총액이 높을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그 이유는 Beam Therapeutics의 유전자 편집이 여타 크리스퍼나 TALEN, ZFP 등의 유전자 편집과는 차별화된 진정한 편집이기 때문이다.
다른 유전자 편집 기술들은 DNA의 특정 부위를 절단하는 기제에서 출발한다. DNA 특정 부위의 절단 후 비상동 재조합을 이용해 유전자를 불활성화 시키거나 상동 재조합을 이용해 외부에서 공급된 유전자와 바꿔치기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후자의 경우 아직은 효율이 높지 못해 in vivo에서의 사용은 제한적이다.
Beam Therapeutics의 염기 편집 (base editor) 플랫폼은 크리스퍼의 핵산 분해 효소 활성 부위를 아민 제거 효소 (deaminase)로 대체한 융합 효소를 이용해 DNA를 절단하지 않고도 특정 부위의 염기를 다른 염기로 치환할 수 있다.
기존 세개의 크리스퍼 개발 기업들이 모두 개발중인 겸상 적혈구증을 예로 그 방법의 차이를 설명해보자. DNA를 절단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는 헤모글로빈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를 정상 유전자 서열로 바꿔 놓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상동 재조합을 이용해야한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대신 성인이 되면 유전자 발현이 비활성화되는 태아 헤모글로빈(HbF)를 재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한다. 이를 위해 성인의 HbF의 발현을 억제하는 BCL11A라는 유전자를 불활성화시키는 간접적인 치료 방식이다. 반면 Beam Therapeutics의 염기 편집은 헤모글로빈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를 염기 치환을 통해 상동 재조합 기제의 이용 없이 직접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
Beam Therapeutics의 리드 프로그램은 위에 언급한 겸상 적혈구증으로 2021년 임상시험 시작을 예고해 놓고 있다. 염기 편집 방식의 유전자 편집 결과가 기존 유전자 편집 치료법들과 동일한 수준으로만 나와도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는 2022년 이후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탈렌과 메가 핵산 분해 효소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개발중인 프랑스 기업으로 미국 뉴욕과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 지사를 두고 있다. 프랑스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고 미국 시장에는 ADR로 상장되어 있다. 1999년 상장했고 처음에는 메가 핵산 분해 효소로 시작했으나 2011년 미네소타 대학으로부터 탈렌을 라이선싱해서 현재는 탈렌을 이용한 기성품 CAR-T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회사 Calyxt를 설립해 식물 품종 개량 사업도 하고 있다. 탈렌은 원래 식물 세포에서 유래한 핵산 분해 효소다.
Cellectis의 기성품 CAR-T 포트폴리오는 자사 개발 프로그램 3개와 파트너십 프로그램 3개 총 6개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특히 Servier, Allogene Therapeutics에게 라이선스 아웃해서 개발중인 UCART19/ALLO-501은 기성품 CAR-T 들 중 가장 앞서 있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 ASCO에서 성공적인 첫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Cellectis의 자체 기성품 CAR-T 프로그램의 경우 가장 앞서 있는 UCART22 (CD22 타겟)는 2020년 12월 미국 혈액 학회에서의 첫 결과 발표에서 첫 두 환자 모두 완전관해를 보이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UCARTCS1 (CS1/SLAMF7 타겟)프로그램은 사망 환자 발생으로 내려졌던 임상 중단 명령이 2020년 11월 철회되며 임상시험이 재개됐고, UCART123 (CD123 타겟) 프로그램은 2020년 첫 환자에 대한 투여가 이루어졌다. 이 세프로그램은 5월 미국 임상 종양 학회(ASCO), 6월 유럽 혈액학회(EHA), 9월 유럽 종양 학회(ESMO), 11월 면역 항암 학회(SITC), 12월 미국 혈액학회(ASH) 중에 결과 업데이트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하반기가 유력하다.
Sangamo Therapeutics는 1995년에 설립된 유전자 편집 기업들 중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캘리포니아 리치몬드에 본사를 두고 있고 ZFN을 기반으로한 유전자 편집뿐만 아니라 유전차 치료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역사가 오래된 기업 답게 가장 많은 수의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Biogen, Gilead Sciences, Novartis, Pfizer, Sanofi, Takeda 등 여섯 군데의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유전자 편집이 아닌 유전자 치료지만 임상 3상을 진행중이기도 하다.
크리스퍼를 개발 중인 기업들이 상호간에 복잡하게 특허 관계가 얽혀있고, 유전자 편집 적용 방법, 치료제 전달 방법 등을 대부분 외부에서 라이선싱을 해와서 개발하는 것과 달리 특허 관계도 깔끔하고 유전자 편집 이외의 다른 기술들에 대해서도 자사 개발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 Truist Financial에서 주최한 투자자 미팅에서 오랜기간 인수합병 가능성을 닫아놓고 있던 CEO Sandy Macrae가 인수합병에 대해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Sangamo Therapeutics는 현재 두개의 유전자 치료, 두개의 ex vivo 유전자 편집, 한개의 in vivo 유전자 편집으로 구성된 다섯개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리드 프로그램은 Pfizer와 공동으로 A형 혈우병에 대해 진행중인 유전자 치료 프로그램으로 2020년 12월 미국 혈액학회에서 임상 1/2상 1년차 추적 결과를 발표했는데 다른 유전자 치료제들처럼 투여 초기에 비해 효과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2월 미국 혈액학회에서 2년차 추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0년 10월에 시작한 임상 3상의 첫 중간 결과 역시 올해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패브리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ST-92의 첫 결과가 올해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 vivo 유전자 편집 프로그램은 사노피와 공동으로 진행중인 겸상적혈구증에 대한 BIVV003의 첫 결과가 올해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이고 역시 사노피와 공동 진행중인 지중해 빈혈에 대한 ST-400의 임상 1/2상의 업데이트 결과 역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장이식 거부반응에 대한 환자 맞춤형 CAR-Treg 치료제 TX200,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공동 진행하는 기성품 CAR-T KITE-037 (CD19 타겟)의 임상1상이 올해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In vivo 유전자 편집 프로그램의 경우 2019년 4월에 발표한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현재는 새 환자의 투여가 중단됐다. 1세대 ZNF보다 개선된 2세대 ZFN을 이용한 새 임상시험을 준비중이라는 보도 이후 특별한 업데이트는 아직 없다.
Precision BioSciences는 2006년 설립된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노스캐롤라이나 더햄에 소재해있다. 메가 핵산 분해 효소를 이용한 ARCUS 유전자 편집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Cellectis처럼 ex vivo 기성품 CAR-T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Eli Lilly와 전임상 단계 in vivo 유전자 편집 프로그램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식품 업체들 (Elo Life Systems, Dole)과 파트너십을 맺고 식물 품종 개량 사업도 진행중이다. 메가 핵산 분해 효소로 출발한 Cellectis와 특허 분쟁이 있었으나 합의 후 현재는 상호간에 라이선싱한 관계다.
리드 파이프라인 PBCAR0191 (CD19 타겟)의 임상 1/2상 업데이트 결과가 2020년 12월 미국 혈액학회에서 발표됐다. 1년전 같은 학회에서의 발표보다는 효과가 개선됐으나 유사한 CD19 CAR-T 대비 떨어지는 효능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또다른 기성품 CAR-T 프로그램 PBCAR20A (CD20 타겟), PBCAR269A (BCMA 타겟)의 첫번째 용량군 결과가 올해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두번째 용량군의 투여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상 언급된 기업들 외에도 1세대 CAR-T 개발 기업 bluebird bio (BLUE)가 탈렌과 메가 핵산 분해 효소를 접목한 mRNA 기반의 megaTAL 플랫폼을 개발중이고, Homology Medicines (FIXX)은 핵산 분해 효소 없이 외부 공급된 DNA의 양쪽 끝 부위를 상동 재조합이 잘 일어나도록 조작하는 방식을 통한 유전자 편집 플랫폼으로 전임상 개발중이다. 올해 6월 상장한 Repare Therapeutics (RPTX)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대신 후보물질의 스크리닝에 사용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그밖에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가 설립한 비상장 기업 Caribou Biosciences와 Mammoth Biosciences는 크리스퍼를 이용한 진단 기술을 개발중인데 크리스퍼의 상업화는 치료제보다는 진단 쪽에서 먼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필자 자체 제작 (1최근 12개월; 2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영업 지출 비교로 산출; 3괄호 안은 유전자 편집이 아닌 프로그램)
투자 포인트, 리스크 요인, 투자의견
유전자 편집 기업들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한마디로 ‘때가 무르 익었다’ 라고 표현할 수 있다. Sangamo Therapeutics를 제외한 유전자 편집 기업들은 최근 5년 내에 상장했는데 모두 전임상 단계에서 상장했다. 전임상 단계에서의 상장은 2020년 IPO 붐이 일면서 흔해졌으나 이전까지는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2020년 상장한 Beam Therapeutics를 제외하면 모든 기업이 2020년을 기준으로 임상 단계가 되었고 202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임상시험 결과들을 내놓기 시작한다. 각 기업 소개에서 언급했듯 2021년은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촉매제가 가득한 한 해인 것이다. 물론 임상 시험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이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기존의 치료 방법과 비교해 여러 장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법과 유사한 정도의 효능만을 보여준다고 해도 시장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실패해도 또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 기업들이라는 점은 커다란 경제적 해자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 언급하기에는 이르지만 세포 치료제는 복제약의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분야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개발에 성공한다면 큰 경제적 해자를 지닐 수 있다.
리스크 요인은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개발중인 프로그램들이 모두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는 점, FDA가 2020년 하반기부터 유전자/세포 치료제들에 대해 까다로운 심사를 하면서 눈높이가 높아진 점, (크리스퍼의 경우) 서로간에 얽혀있는 특허 분쟁, 그리고 높아진 밸류에이션 등이 있다.
유전자 편집 기업들의 주가는 서두에서 언급했듯 2020년 하반기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크리스퍼 개발 기업들의 경우 다소 거품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큰 폭으로 올랐다. 기업들의 시가 총액 역시 이제 임상 1상을 시작하거나 진행중인 기업들의 시가 총액으로 보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다만 유전자/세포 치료제들의 임상 1상은 일반 의약품의 임상 2상 정도로 봐야한다. 효능이 뛰어난 경우 임상 1/2상만으로도 승인 신청이 가능하다.
유전자 편집 기업들의 최근 5년 주가 추이
출처: Koyfin.com, 2021.1.3.
크리스퍼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탈렌, ZFN, 메가 핵산 분해 효소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특히 Sangamo Therapeutics의 경우 임상 3상 프로그램도 진행중이고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편으로는 복수의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크리스퍼 보다는 ZFN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임상 단계의 바이오테크 기업의 주가는 변동성이 심하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날에도 5-10%의 주가 등락은 흔하게 나타나고 임상시험 결과 발표와 같은 촉매제가 될만한 이벤트가 발생시에는 하루 50% 내외의 변동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벤트가 가까워 오면 주가가 상승 트렌드를 타고 반대로 이벤트 발생 후 다음 이벤트까지 상당 기간 남아있는 경우 주가는 하락 트렌드를 탄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잘 파악해 본문에 소개한 이벤트들에 맞춰 매수/매도를 진행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유전자 편집에 대해 신규로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하나의 기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복수의 서로 다른 플랫폼 기업을 바스켓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5% 안쪽에서 담는 것을 추천한다. 유전자 편집 기업들은 상호간에 경쟁 관계이면서도 동반 관계에 있어 한 기업의 호재로 동일한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복수의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는다고 헷징 역할을 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하나의 기업이 그 기업만의 악재로 크게 하락할 경우의 리스크를 막아줄 수 있다.
주가 측면에서 크리스마스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상당 부분 과매수 상태가 해소됐지만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라는 대형 이벤트로 인한 바이오의 모멘텀이 살아있고 올 한 해 다수의 임상 결과 발표들이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올 한 해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수시에는 한 번에 담기 보다 시간을 두고 저가 분할 매수하면서 평균 단가를 낮춰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변동성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식을 최대한 싸게 사는 것이다.
기존 보유자라면 대부분이 상당한 수익 구간에 있을 것이다. 본인의 투자 철학 및 변동성을 견딜수 있는 정도에 따라 장기 투자자는 하락시 추가 매수를, 중단기 투자자는 차익실현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20년의 마무리를 3주 앞둔 12월 12일, 글로벌 다국적 제약회사 AstraZeneca가 미국의 바이오테크 기업 Alexion Pharmaceuticals의 인수 합병을 발표했다. 2020년에 있었던 제약-바이오 분야 인수합병 중 가장 큰 약 $39B 규모의 딜이었다. Alexion Pharmaceuticals의 인수합병과 함께 Incyte Corporation(이하 Incyte)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두 기업은 미국을 대표하는 혁신적인 바이오테크 기업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첫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대성공으로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이뤄냈지만 최근 2-3년간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고, 그 결과 최근 2-3년간 단골 인수합병 타겟으로 거론되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덕분에 Alexion Pharmaceuticals의 인수합병이 발표된 날 Incyte의 주가는 특별한 호재가 없었음에도 6.8% 급등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분야의 대형 인수합병은 전통적으로 1월에 열리는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전후에 많이 발표되어 왔다. 바야흐로 제약-바이오 인수합병의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Alexion Pharmaceuticals의 인수 합병으로 첫 스타트를 끊은 올 겨울 인수합병 시장에 또다른 대형 인수합병 발표가 있을지, 있다면 어떤 기업이 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Incyte라는 이름도 자주 거론된다.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면서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이기도 한 Incyte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제약 산업에서 인수합병이 지니는 의미를 먼저 간단히 살펴보자.
제약 산업과 인수합병
제약 산업은 여러 산업군들 가운데 인수합병이 가장 활발한 산업군이다. 제약 산업은 시가 총액 $100B 이상의 13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피라미드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그 아래에 20~30여 군데의 시가총액 약 $20B~$100B 규모의 중대형 상업화 단계 바이오테크 기업들, 그리고 최 하단에 매출 없이 신약을 개발하는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후자는 상장 기업만 약 6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숫적으로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
제약 산업군의 피라미드식 구조로 인해 자연스럽게 하단의 소형 바이오테크들이 상위 중대형 기업들에게 파이프라인을 제공해주는 생태계가 형성됐다. 상위 제약사들은 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로부터 어느정도 검증이 된 후보물질 혹은 승인 의약품을 라이선싱, 인수합병을 통해 자사로 편입한 후 개발, 상업화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 기간을 절약하고, 동시에 새로운 과학적 발전을 접목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반면 소형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후보물질의 라이선스 아웃 혹은 기업의 매각을 통해 투자자들의 수익을 회수하고 리스키한 상업화 단계를 건너 뛸 수 있다. 바이오테크 투자자들의 흔한 오해 중 하나가 개발중인 신약이 승인만 받으면 마치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험생처럼 성공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신약의 연구 개발과 상업화는 완전히 별개의 사업이고 상업화의 성공은 신약 개발보다도 더 어렵다. 많은 개발 단계의 바이오테크 기업들 및 투자자들은 기업이 가보지 않은 리스키한 상업화의 길을 가는 것보다 연구 개발 단계에서 대형 제약사들에게 인수합병되는 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제약 산업에서 라이선싱과 인수합병은 인수되는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출구 전략으로, 인수하는 기업들에게는 파이프라인과 포트폴리오 강화 수단으로 자리잡았고 매년 크고 작은 딜들이 이루어진다.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나는 시기에는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바이오 산업군 전체의 주가 상승 분위기를 이끌기도 한다.
희귀 항암제의 강자 Incyte Corporation
Incyte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1991년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고 1993년 상장했다. S&P 500과 나스닥 100에 포함되어 있다. 설립 초기에는 유전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이었으나 2002년 Bristol-Myers Squibb에 인수합병된 DuPont Pharmaceuticals의 스태프들을 흡수하면서 델라웨어주로 본사를 옮겨 신약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2011년 희귀 혈액 종양에 대한 치료제 Jakafi를 출시하며 상업화 단계로 들어섰다. 스위스 제네바와 로잔, 일본 동경에 지사를 두고 있다.
기준일자
2020.12.19
90일 평균 거래량
1,175,479
기업명 (심볼)
Incyte Corporation (INCY)
52주 최저-최고가
$62.48- $110.37
업종
헬스케어
P/E (TTM)
N/A
시가총액
$19.35B
EPS (TTM)
-$1.55
현재주가
$88.34
배당금
없음
2011년 출시된 Jakafi는 2019년까지 연평균 132%의 매출 성장율로 고속 성장하며 Incyte의 성장을 이끌었다. Jakafi의 성장에 힘입어 Incyte는 2015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2017년과 올해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는데 2017년에는 Agenus, Calithera, MacroGenics, Merus와의 파트너십 체결로 인한 선수금 및 마일스톤 비용, 올해는 MorphoSys에 지급한 선수금과 Priority Review Voucher 매입 비용이 R&D 비용으로 처리됐기 때문으로 일회성 이벤트들로 인한 적자다. 약 $2B의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회사채 및 대출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25% 선순위 전환 사채 하나만 있어서 재무적으로 튼튼하다.
Incyte의 포트폴리오에는 총 6개의 의약품이 있다. 이중 세개는 직접 판매하고 두개는 라이선스 아웃해서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주력 제품인 Jakafi는 미국에서는 Incyte가, 미국 이외지역에서는 Novartis가 Jakavi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Incyte는 로열티를 받는다. 제품 판매와 매출 로열티 외에 파이프라인 후보물질들을 라이선스 아웃해서 받는 마일스톤 매출도 매년 $100M 내외로 발생한다. 올해 3분기 기준 TTM (최근 12개월) 매출은 $2.4B이고 이중 제품 직접 판매 81%, 로열티 15%, 마일스톤 4% 비중이다. Jakafi/Jakavi 매출은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① Jakafi/Jakavi (ruxolitinib)
Jakafi/Jakavi는 면역세포 과잉반응으로 인한 다양한 염증성 질환들에 대해 사용/개발되고 있는 JAK 저해제들 중 최초의 승인 의약품이다. 경구용 태블릿 제제인 Jakafi는 2011년 골수섬유증 (myelofibrosis), 2014년 진성 다혈구증 (polycythemia vera) 등 희귀 혈액 종양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고 2019년에는 골수 이식후 나타나는 부작용인 스테로이드 저항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graft versus host disease, GvHD)에 대해 승인받았다. 미국 이외지역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Novartis가 Jakavi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한다.
승인 당시 세개의 적응증에 대해 모두 최초의 FDA 승인 의약품이었고 진성 다혈구증과 스테로이드 저항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에 대해서는 아직도 유일한 승인 의약품이다. 골수섬유증에 대해서는 2019년 Bristol-Myers Squibb의 Inrebic이 시장에 진입했지만 Inrebic의 독성이 심해 여전히 경쟁 우위에 있으며 이미 오랜기간 유일한 치료제이자 1차 치료제로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는 2027년에 만료된다.
② Iclusig (ponatinib)
2016년에 ARIAD Pharmaceuticals로부터 ARIAD의 유럽 사업과 Iclusig의 유럽 및 몇몇 국가의 개발, 판매권을 라이선싱했다. Iclusig는 혈액 종양에서 자주 발견되는 BCR-ABL 융합 돌연변이 단백질에 대한 저해제다. EU에서 Iclusig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id leukemia, CML)과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Philadelphia-chromosome positive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Ph+ ALL)에 대해 승인받았고 2016년부터 판매중이다. ARIAD를 인수한 Takeda에게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한다.
③ Pemazyre (pemigatinib)
올해 4월 FGFR2 융합 돌연변이를 지닌 담관암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Pemazyre는 경구용 FGFR1/2/3 저해제로 애널리스트 2026년 예상 매출은 $335M이다.
④ Monjuvi (tafasitamab-cxix)
MorphoSys로부터 올해 1월 선수금 $750M에 라이선싱했으며 올해 8월 재발성/불응성 광범위 큰B세포 림프종 (relapsed/refractory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의 2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tafasitamab-cxix은 Fc부위 조작 CD19 항체로 Xencor가 MorphoSys에게, MorphoSys가 다시 Incyte에게 라이선싱한 의약품이다. 미국에서는 Morphosys와 Incyte가 공동 비용분담/판매하고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Incyte가 판매하며 Morphosys에게 로열티를 지급한다. 애널리스트 2026년 예상 매출은 $687M이고 적응증 확장 여부에 따라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
⑤ Olumiant (baricitinib)
Eli Lilly에게 라이선스 아웃한 염증성 질환 및 자가 면역 질환 대상 JAK 1/2 저해제로 2017년 유럽, 일본, 2018년 미국에서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대해 승인받았다. Incyte는 글로벌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올해 11월 렘데시비르와 병용으로 코로나-19에 대해 긴급 사용 허가를 받았다. 현재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코로나-19에 대해 긴급 사용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다. Eli Lilly가 아토피성 피부염 (Atopic Dermatitis), 전신 홍반성 루프스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원형 탈모증 (Alopecia Areata)에 대해 개발 중이다.
⑥ Tabrecta (capmatinib)
Novartis에게 라이선스 아웃한 후보물질들 중 두번째로 FDA 승인받은 의약품으로 Novartis가 모든 적응증에 대한 글로벌 개발 판매권을 지니고 Incyte는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Tabrecta는 고형암에서 자주 발생하는 MET 돌연변이에 대한 저해제로 올해 5월 METex14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및 2차 이상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METex14 돌연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3-4% 정도에서 발견된다. 애널리스트 2026년 예상 매출은 $355M이다. Novartis가 간암 및 여타 고형암들에 대해 개발 중에 있어 적응증 확장이 이루어지면 예상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ncyte는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의 발굴 및 개발에 강점을 보여온 기업이다. Jakafi, Pemazyre, Olumiant, Tabrecta 등 자체 신약 발굴 엔진을 통해 개발된 의약품들은 모두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들이다. Incyte는 여전히 저분자 화합물 후보물질들을 다수 파이프라인에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항체 의약품의 성장 추세에 맞춰 2017년 Agenus, MacroGenics, Merus와 파트너십을 맺고 다수의 면역 항암제 항체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으로 편입했다. 적응증 역시 기존 희귀 종양 적응증에서 점차 환자수가 많은 종양 및 면역성 질환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임상 2상 이상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다음과 같다.
① Jakafi/Jakavi: 기존 희귀 혈액 종양 적응증의 효능 향상을 위해 parsaclisib (PI3Kδ 저해제), INCB53914 (PIM 저해제), INCB57643 (BET 저해제), INCB00928 (ALK2 저해제) 등과의 병용 및 일일 복용 제제를 개발중이다. 또한 Novartis가 GvHD에 대한 적응증 확장을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신규 적응증으로는 연고 제제를 아토피성 피부염, 백반증 (vitiligo)에 대해 개발중인데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해서는 올해 FDA에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다. Jakafi 연고제제의 신속 승인을 위해 올해 3분기에 $120M을 들여 Priority Review Voucher를 매입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승인은 2021년 Incyte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② Pemazyre: 방광암, 골수 증식 증후군 (myeloproliferative syndrome), 요로상피세포암 (Keytruda 병용)에 대해 개발중이다.
③ INCMGA0012: MacroGenics로부터 2017년 라이선싱한 PD-1 저해 항체로 직장암, 자궁 내막암, 메르켈 세포암, 비소세포 폐암에 대해 개발 중이다.
그밖에 초기 파이프라인으로는 면역 항암제 후보물질들인 GITR, Ox40, LAG-3, TIM-3 항체를 Agenus와 공동으로, 이중항체 MCLA-145 (PD-L1 x CD137)을 Merus와 공동으로 개발중이고 Calithera와 공동으로 INCB01158 (CB-1158)를 개발중인데 최근 양사간에 소송이 시작되면서 계약이 파기됐다.
이상의 파이프라인 후보물질들로 Incyte는 2025년까지 아래 그림과 같은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0년 1월 발표 자료이기 때문에 올해 승인받은 의약품들도 미출시로 표시되어있다).
Jakafi/Jakavi 출시 후 고공행진하던 Incyte의 주가는 2017년 최고점인 $153을 찍은 후 2017년과 2018년 내내 줄기차게 약세를 보이며 $57까지 하락했다. 2017년 초까지의 주가 상승은 Jakafi/Jakavi의 매출 호조, Gilead Sciences의 인수합병설, Olumiant의 승인 기대감,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았던 면역 항암제 후보물질 IDO1 저해제 epacadostat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하지만 Gilead Sciences의 인수합병은 일어나지 않았고, Olumiant는 2017년 FDA 승인이 거부되면서 출시가 1년여 늦어졌으며, epacadostat은 임상 2상의 결과를 반복하지 못하고 임상 3상에서 실패한 후보물질의 대명사처럼 남게 됐다.
특히 epacadostat의 실패는 가뜩이나 Jakafi/Jakavi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Incyte의 주가에 치명적이었다. 단일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약회사의 주가는 리스크가 그만큼 증가하면서 마땅한 후속 제품이 나오기까지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덕분에 Incyte의 주가는 epacadostat의 실패 후 2년여가 지난 아직까지도 완전히 회복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Jakafi/Jakavi 매출은 2016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고 적응증이 확장됐으며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이다. Olumiant는 결국 2018년 FDA 승인을 받았고 코로나-19 적응증이 더해지면서 기대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그리고 2020년에 Pemazyre, Monjuvi, Tabrecta 등 세개의 신규 의약품이 FDA 승인을 받고 출시됐다. 단일 의약품에 의존하는 기업이 아닌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변모하는 출발점에 선 것이다.
그뿐 아니다. 그동안 Incyte에게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중화권에서 Innovent, Zai Lab 등에 자사의 후보물질들을 라이선스 아웃하며 교두보를 마련했다. Iclusig의 유럽 판매를 통해 구축한 유통망을 통해 MorphoSys로부터 라이선싱한 Monjuvi의 글로벌 판매를 담당한다. 바야흐로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Incyte의 주가는 횡보했다. 올해에 많은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두배 이상 치솟았고, 대표적인 바이오테크 ETF인 IBB, XBI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Incyte의 주가는 올해초 대비 고작 2.8% 상승하는데 그쳤다. 덕분에 Incyte의 주당 매출 비율인 P/S는 7.2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헬스케어 섹터의 평균 P/S 7.0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이고 지난 5년간 최저치 수준이다. 두자릿수 성장중인 기업이 받는 프리미엄 치고는 너무 낮다.
최근 5년간 Incyte의 주가, 매출, Price/Sales
출처: Koyfin.com, 2020.12.19
2.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
Incyte는 2017년에 인수합병 대상으로 자주 언급됐었다. 그 당시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었다. 2년여가 흐른 지금, Incyte는 그때보다 덜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일까? 오히려 반대다. Epacadostat이라는 블록버스터 후보물질은 사라졌지만 Jakafi/Jakavi의 적응증이 확장되고 있고, 특히 연고 제제가 기대를 많이 모으고 있다. 세개의 신규 의약품이 출시됐으며 파이프라인은 2년 동안 진보했다. 그리고 시가 총액은 오히려 2/3 정도로 줄어들었다. 부채는 크게 늘지 않은 반면 현금성 보유 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가치 (enterprise value, EV, 시가총액에 부채를 더하고 현금성 자산을 뺀 값으로 인수합병시 실제 지불하는 값)는 $31B에서 $17B으로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Incyte의 인수합병을 고려중인 글로벌 제약회사가 있다면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Incyte 정도 규모의 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 $100B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 정도는 되야 가능하고 이에 해당되는 기업은 13군데뿐이라는 점이다. 반면 지난 2-3년간 상장 바이오테크 기업의 폭증으로 인수합병 대상은 크게 증가했다. 2017년에 Incyte를 인수할 기업으로 자주 언급되던 Gilead Sciences는 올해 Immunomedics ($21B), Forty Seven ($4.9B)의 인수로 이미 더 이상의 대형 딜은 어려워 보인다. 주목할만한 기업은 Incyte와 2009년부터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Novartis와 Eli Lilly다. Novartis는 지난해 The Medicines Company의 $9.7B 딜 이후 큰 인수합병이 없었고 Eli Lilly 역시 지난해 초 Loxo Oncology의 $8B 딜 이후 대형 인수합병은 잠잠한 상태다. 2019년 말 20%에 달하는 Regeneron의 보유 지분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한 Sanofi가 현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올 여름 Alexion의 인수합병설이 돌았던 Amgen 등도 관심사다.
리스크 요인
1. Jakafi/Jakavi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
전술한대로 Incyte의 당면한 최대 리스크는 Jakafi/Jakavi에 대한 과도한 매출 의존성이다. Incyte 매출에서 Jakafi/Jakavi가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한다. Jakafi는 세개의 적응증 모두에 대해 FDA로부터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FDA의 희귀 의약품 지정은 FDA 승인 후 7년간의 시장 독점을 보장한다. 따라서 2011년 출시한 골수섬유증을 제외하면 진성 다혈구증 (2014년 승인)과 이식편대숙주병 (2019년 승인)에 대해서는 희귀 의약품 지정에 의한 시장 독점권이 남아있다. 특허는 2026년에 미국과 EU 모두에서 만료한다. 특허 만료 전이라도 특허 무효 소송을 통해 복제약 진입이 가능하다. 2018년에 Concert Pharmaceuticals이 제기한 특허 무효 소송에서는 Incyte가 승리했다. 그러나 다른 복제약 기업들로부터 또다른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희귀 의약품 지정 만료와 특허 만료 기간을 고려했을 때 Incyte는 2026년 전에 Jakafi/Jakavi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출시해야한다. 의약품이 피크 세일에 이르기까지 4-5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출시는 향후 2-3년 내에 이뤄져야 한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올해 출시한 Pemazyre, Monjuvi, Tabrecta (로열티) 트리오의 매출 증가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ncyte는 특이하게도 자체 생산시설 없이 100% 위탁 생산 방식으로 의약품을 제조한다. 올해 초 코로나-19 판데믹 초기에 해외에 의존해온 미국의 의약품 원재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의약품 확보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수 의약품들에 대해서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의약품 리쇼어링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Incyte는 외부 생산 기관에 의약품 생산을 의존하고 있고 특히 주력 Jakafi의 원재료는 중국 기반 업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미-중 갈등 등 비상 사태 발생시 언제든 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다.
3. 과도한 미국, 유럽 매출 의존성
Incyte의 매출 대부분은 미국에서의 Jakafi 판매 (77%)와 Iclusig의 유럽 판매 (4%)에 의존한다. 중국 등 제3 세계에서의 직접 판매 매출은 미미하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가 가장 크게 번지고 있는 곳이 미국과 유럽이다. 매출의 지역적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 점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Incyte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숫자는 11월 20명에서 12월 21명으로 1명 증가했다. 11월 대비 12월 투자 의견은 적극 매수, 매수 각각 1, 7 건씩 증가했고 보유 의견은 7건 감소했다. 전반적인 의견은 5점 만점에 2.3점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최저 $85, 최고 $133, 평균 $102.2로 현재 주가 대비 상승여력은 각각 -4%, 51%, 16%다.
Incyte의 주가는 P/S 약 7배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Incyte의 지난 5년래 P/S 밴드의 최하단이다. 아래 그래프는 상업화 단계 바이오테크 성장주들의 2021년 매출 성장율 전망치와 포워드 P/S 멀티플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유사 바이오테크 기업들 대비 Incyte의 밸류에이션은 평균 정도로 볼 수 있다. Jakafi/Jakavi의 매출 성장 둔화, 신제품들 출시 초기 등의 이유로 2021년 매출 성장율 전망치가 지난 9년 평균 48%에 못미치는 1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인데 신제품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2022년부터는 매출 성장율 회복과 함께 더 높은 P/S 멀티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Yahoo Finance에 따르면 Incyte의 2020년, 2021년 EPS 전망치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전년 대비 -122%, 702% 변화를 보인다. 전술한대로 올해는 MorphoSys에 지급한 선수금과 Priority Review Voucher 매입 비용이 R&D 지출로 잡히면서 영업이익 및 EPS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2021년에는 다시 흑자로 돌아선다. 매출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각각 17.5%, 12.7%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신제품 매출은 많은 경우 전망과 다르기 때문에 Pemazyre와 Monjuvi의 매출 추이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두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첫번째는 Incyte가 인수합병 되는 경우다. 그러나 이 경우는 투자자 입장에서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고 주가가 낮게 유지되는 편이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 두번째는 2021년에 Incyte의 신제품들이 매출 호조를 보이고 Jakafi/Jakavi의 아토피성 피부염 적응증을 추가하는 경우다. Jakafi/Jakavi 매출과 신제품들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그림은 Incyte로서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다. 이경우 당분간 Jakafi/Jakavi 의존도를 줄이기는 어렵겠지만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성장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고 주가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갈 것이다. Incyte가 epacadostat 임상시험 실패 직전의 P/S 멀티플 13 정도만 회복해 준다면 2021년 매출 전망치 범위인 $2.41B-$3.09B를 대입해 시가 총액이 약 $31B~$40B 정도가 되고 현재 시가 총액 약 $19B 기준 50%~100%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Incyte가 출시한 신제품들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Pemazyre의 경우 올해 가을 Agios Pharmaceuticals의 Tibsovo가 임상 3상에 실패하면서 담관암에 대한 적응증 확장이 불투명해졌고 Incyte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Pemazyre와 동일 작용 기제의 infigratinib (Bridge Bio)가 담관암 1차 치료제로 우선 심사 과정으로 FDA 승인 심사중이고 호주, 캐나다에서도 동시에 심사중이다. Pemazyre는 2차 치료제이기 때문에 infigratinib이 내년 상반기에 FDA 승인을 받게 되면 Pemazyre 적용 환자군의 수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Monjuvi의 경우 상황은 더 녹록치 않다. Monjuvi는 CD19을 타게팅하는 항체다. CD19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타게팅하는 의약품을 개발중인데 의약품 유형만 봐도 CAR-T, 이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 등 너무도 다양하고 각 유형들마다 최소 3~4개의 기업이 의약품을 개발중이다. 신규 출시한 의약품들은 Jakafi가 출시됐을 때처럼 경쟁 의약품 없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그만큼 매출 성장도 더디게 나올 수 있다. Jakafi 연고의 신규 적응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토피성 피부염도 Regeneron의 Dupixent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하고 역시 다수의 기업들이 의약품을 개발중인 적응증이다. 경쟁 상황이 간단치 않다. 2021년 신규 의약품들의 매출이 유의미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Jakafi 매출 역시 둔화세가 지속된다면 Incyte의 주가는 2018년 이후 바닥이었던 $60대로 다시 진입하거나 $60의 지지선을 깨고 추락할 수도 있다. 매 분기 실적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식 관련 게시판이나 단톡방 등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들이 있다. ‘회사 실적 보고는 언제에요?’, ‘임상시험 결과 발표는 했나요?’, ‘내부자 주식 거래는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재무재표는 어디서 찾아요?’ 등등. 여러 주식 포털 사이트들이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지만 사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기업 홈페이지의 Investor Relations (이하 IR) 섹션이다. 기업의 IR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업 IR이 일반적으로 어떤 구조로 되어있고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IR 사이트 찾기
IR 사이트 활용을 위해서는 우선 IR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찾아야한다. IR을 홈페이지의 찾기 쉬운 곳에 배치한 기업들도 있는 반면 찾기 어려운 곳에 배치한 기업들도 있다. 찾기 어려운 곳에 배치한 기업들은 주로 홈페이지가 고객들을 상대하는 플랫폼인 경우 (예: 홈페이지를 전자 상거래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아마존) 들이 대부분이고 일반적으로는 찾기 쉬운 곳에 배치한다.
NVIDIA의 홈페이지 (https://www.nvidia.com/en-us/)에 접속하면 상단에 메뉴가 보이고 그중 ABOUT NVIDA에 마우스를 올려 놓으면 그림과 같은 하위 메뉴가 나타난다. 이중 INVESTORS라고 적혀있는 곳이 바로 NVIDA의 IR 사이트다. 보통은 메뉴에 바로 보이게 위치하거나, 아니면 회사 소개란에 하위 메뉴로 위치해 있다. 명칭은 보통 Investor Relations 혹은 Investors 둘 중 하나다.
이처럼 기업의 비즈니스에 따라 홈페이지에 IR 위치가 달라진다. 하지만 더 쉽게 찾는 방법이 있다. 바로 ‘구글링’이다. ‘기업명 IR’ 이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다.
가령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경우 모기업의 홈페이지는 Google.com도 아니고 alphabet.com도 아니다. Google.com은 검색 엔진만 제공하며 alphabet.com은 호주-뉴질랜드의 렌터카 업체 홈페이지다. 알파벳은 abc.xyz라는 생소한 도메인을 홈페이지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검색창에 ‘Google IR’ 혹은 ‘Alphabet IR’이라고 검색하면 그림과 같이 어렵지 않게 알파벳의 IR을 찾을 수 있다.
제목 그대로 기업의 보도 자료가 모두 이곳에 있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기업의 뉴스를 보통 언론을 통해서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에 관한 뉴스는 기업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언론이 2차로 가공해서 내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언론이 취재를 통해 발표하는 경우는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몇몇 기업 정도뿐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 뉴스는 IR 보도 자료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아래 그림은 SeaGen의 보도자료 섹션이다. 날자 별로 최근 순으로 정리되어 있고 검색도 가능하다. 아래에서부터 보면 10/12에 PADCEV의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했고 10/13에 10/29에 3분기 실적 보고를 한다고 날자 공지를 했고, 10/28에 Merck의 $1.0B 지분 투자가 완료됐고, 10/29에 3분기 실적 발표를 했고 11/2에 R&D Day를 11/16에 한다고 공지했고 11/5에 ASH 미팅에서 ADCETRIS의 발표를 한다고 공지했고 11/9에 SITC에서 발표를 한다고 공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의 중요한 공지는 모두 보도자료 섹션을 통해 발표된다.
한가지 언급할 부분은 기업의 실적 발표일이다. Earningswhispers나 Investing.com, Zacks.com, Nasdaq.com 등 주식 포털 사이트들에서 실적 캘린더를 통해 실적 발표일을 알려준다. 기업들은 통상 매년 같은 날, 혹은 같은 주 같은 요일에 해당 분기 실적 발표를 하기 때문에 실적 캘린더는 이를 통해 실적 발표 추정일을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 사정에 따라 날자가 변경되는 경우도 흔히 있고 주식 포털의 경우 잘못된 정보가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경우들도 자주 있어서 가장 정확한 날자는 해당 기업의 보도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일정 및 발표 섹션에서는 각종 학회나 투자자 미팅에서의 발표 일정, 실적 발표 일정 등 기업의 주요 일정이 정리되어 있다. 각 일정 별로 웹케스트를 하는 경우 라이브로 듣거나 지나간 발표를 다시 듣기/보기 할 수 있으며 발표에 사용된 슬라이드 자료도 볼 수가 있어서 기업을 시각적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얻을 수 있다. 기업에 따라 각 일정을 본인의 칼렌더에 저장되어 알람기능을 제공하는 칼렌더 링크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많다.
아래 그림은 SeaGen의 일정 및 발표 섹션이다. Upcoming Events (다가올 이벤트)와 Past Events (과거 이벤트)로 나뉘어 있으며 현재 발표가 예정된 이벤트는 없다. 우측 상단에는 11/16에 있었던 R&D Day의 발표 자료를 볼 수 있으며 PDF로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하단 과거 이벤트를 보면 지나간 발표들이 정리되어 있으며 각 링크를 클릭해 발표 일자,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우측 Webcast를 통해 발표를 다시 볼 수도 있다. Presentation (PDF)라고 표기되어 있는 링크를 클릭하면 슬라이드 자료를 볼 수 있으며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과거 이벤트의 경우 통상적으로 6개월 ~ 1년 이내의 자료를 제공하며 아주 오래된 자료는 Archive로 따로 제공하는 기업도 있으나 대부분은 제공하지 않는다.
3.재무 정보 및 SEC 제출 자료 (Financial Information/SEC filing)
재무 정보 및 SEC 제출 자료 섹션에서는 회사의 재무 정보 및 SEC에 제출하는 모든 자료, 기업의 연차 보고서 (Annual Report) 등이 정리되어 있다. 보도자료와 함께 회사 IR에서 가장 중요한 메뉴다.
아래 그림은 스타벅스의 재무정보 섹션 (Financial Data)이다. IR 상단 메뉴 Financial Data에 마우스를 올려 놓으면 하부 메뉴인 Annual Reports (연차 보고서), Quarterly Results (분기 실적 발표), SEC filings (SEC 제출 자료), Supplemental Financial Data (재무 보조 자료), Guidance (실적 가이던스) 등의 하부 메뉴가 나타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연차 보고서, 분기 실적 발표, SEC 제출 자료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스타벅스의 재무정보 섹션
3.1.Annual Reports (연차 보고서): 최근 연도 연차 보고서 및 과거 연차 보고서들을 보고 싶으면 이곳으로 가면 된다. 연차 보고서는 4분기 실적 발표 후 SEC에 제출하는 10-K의 내용과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나 10-K를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조금 다듬은 보고서라고 보면 된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해당 연도의 주요 이벤트 및 성과, 리스크 요인 등 그 기업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것이 하나의 문서에 담겨 있다. 분량이 보통 수백페이지에 달하기 때문에 전체를 다 보기는 쉽지 않지만 그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한다.
3.2..Quarterly Results (분기 실적 발표): 각 분기 실적 발표의 보도자료, SEC에 제출하는 분기 보고서 10-Q나 연차 보고서 10-K, 컨퍼런스콜 발표 슬라이드, 웹캐스트, 녹취록 등이 분기별로 정리되어 있다. 실적 발표시 중요한 내용은 보도자료 보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매우 중요한 자료다. 기업에 따라 컨퍼런스콜 녹취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영어 듣기가 어려운 사람들의 경우 영어 공부 겸 녹취록을 같이 보면서 청취하면 도움이 된다.
3.3.SEC filings (SEC 제출 자료):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 SEC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하는 모든 서류가 이곳에 정리되어 있다. SEC filings 메뉴의 경우 기업에 따라 재무정보 메뉴 바깥에 별도로 마련해 놓은 경우도 많다. 해당 기업의 SEC 서류를 SEC.gov 내의 EDGAR 웹사이트에서 검색할 수도 있지만 각 기업의 SEC filing 섹션에서는 PDF, html 형식 이외에도 엑셀 (xlxs)과 워드 (rtf) 포멧으로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 실적 자료를 직접 엑셀에 정리하는 경우 훨씬 유용하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모든 SEC 제출 자료들이 시간 순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이를 종류와 연도별로 정리해서 볼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한다.
3.3.1.Annual Filings: 연간 실적 보고서. 파일명 10-K. Annual Reports (연차 보고서) 보다 더 자세하게 기업의 사업 및 재무 정보가 제공된다.
3.3.2.Quarterly Filings: 분기 실적 보고서. 파일명 10-Q. 연간 실적 보고서보다 간략한 내용들을 제공한다. 10-K와 달리 재무 감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3.3.3.Current Reports: 기업의 현황에 관한 보고서. 파일명 8-K. 보도 자료 발표 후 동일한 내용이 8-K로 나가며 보도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은 상세한 내용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아예 보도자료가 나가지 않은 내용이 8-K로 제출되는 경우도 자주 있어서 새로운 8-K가 나올 때마다 반드시 확인해 봐야한다.
3.3.4.Proxy Filing: 주주총회 시 투표에 관한 내용. 파일명 DEFA14A. 기업의 주요 주주 명단 및 보유 주식수를 알고 싶으면 이 자료를 보면 된다.
3.3.5.Registration Statement: 주식 증자, 회사채 발행, 스톡옵션 제공 시 제출하는 서류들. 파일명 S, 424B 등
3.3.6.Section 16 Filings: 내부자 거래에 대한 내용. 파일명 4, 3 등. 경영진, 이사회 멤버 및 10% 이상 주식 보유자가 주식을 사고 팔았을 때 반드시 제출해야하는 서류로 내부자 거래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3.3.7.Other: 기타 여러 파일링. 파일명 424, SC13, S-8 등이 있다. 이중 SC13의 경우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기관이 주식을 사고 팔았을 때 제출해야하는 서류로 기관 투자자의 주식 변동 사항을 파악할 때 중요한 자료다.
4.주식 정보 (Stock Information)
주식 정보 섹션에서는 그날 그날의 주가에 대한 정보, 챠트, 배당 내역, 주식 분할 내역 등 기업 주식에 관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주식 포털에서 제공하는 내용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5.기업 지배 구조 (Corporate Governance)
기업 지배 구조 섹션은 기업의 설립자, 임원진, 이사회 멤버들의 명단과 각각에 대한 이력을 소개한다. 또한 투자자들에 대한 공개 서한, 지배 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 주식 보상 제도 등 기업 지배와 관련된 문서들도 투명하게 제공된다. 최근 ESG 투자가 주목받는 가운데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6.투자자 도구 (Investor Resources)
투자자 도구 섹션에서는 투자자들이 정보를 용이하게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가지 도구를 제공한다. (1) 투자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FAQ)에 대한 답변, (2) 정보 제공 요구 (3) IR 자료 업데이트 통지 기능 (4) 소셜 미디어 등의 도구들이 제공된다. 정보 제공 요구의 경우 기업의 연차 보고서를 책자로 보유하고 싶은 투자자의 경우 신청하면 보내준다.
투자자 도구 중 가장 요긴한 도구들은 IR 자료 업데이트 통지 기능과 소셜 미디어다. IR 자료 업데이트 통지 기능은 이메일을 등록하거나 RSS 피드를 통해 제공된다. 이 기능을 통해 매번 기업 IR 홈페이지에 접속 새로 나온 소식이 없는지 찾을 필요 없이 본인의 이메일이나 RSS 리더를 통해 업데이트를 받아볼 수 있다. 또한 기업이 운영하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를 등록해서 역시 업데이트된 기업 소식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기업에 따라 제공되는 도구들은 많이 다른데 공통적으로는 메일링 리스트 등록이 있다. 이메일을 등록해 놓으면 기업 보도자료, 일정 및 발표, SEC 제출 자료 등이 새로 업데이트 될 때마다 이메일을 보내 알려준다.
7.연락처 (Contact)
연락처 섹션은 기업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등을 제공한다. 기업의 소재지 및 지사의 위치를 파악할 때 유용하다.
이상으로 기업의 IR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 섹션 별로 어떠한 내용들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기업의 사업 모델 및 사업 모델 파악을 위한 각종 시청각 자료, 재무 상태, 각종 업데이트되는 뉴스들, 내부자 및 기관의 주식 거래 내역, 경영진에 대한 정보 등 기업 투자를 위한 대부분의 정보는 그 기업의 IR 사이트에서 고스란히 제공된다.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정보를 얻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 없이 해당 가까운 기업의 IR 부터 방문하자. 영어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보다 보면 금방 익숙해지게 되고 영어 공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