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전문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 버브 테라퓨틱스
작성일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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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Point>--------------------------------------------
❏ 최근 인텔리아 테라퓨틱스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전신 투여한 최초의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버브 테라퓨틱스는 올해 6월 17일에 상장한 신규 상장 기업으로 크리스퍼 염기 편집기를 이용한 심혈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임상 단계의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 버브 테라퓨틱스는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희귀 유전질환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잠재 시장이 큰 심혈관 질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스마트한 접근법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임상 단계에 접근해가고 있다.
-------------------------------------------------<본 내용>-------------------------------------------------
6월 26일 인텔리아 테라퓨틱스가 역사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자사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 후보물질 NTLA-2001을 중간 용량으로 투여한 희귀 유전 질환 트랜스타이레틴 아밀로이드증 환자에서 한차례의 투여로 87%의 혈중 트랜스타이렌틴 감소를 보고한 것이다. 트랜스타이레틴은 바이오마커에 불과해 아직 치료 효과를 충분히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표준치료제가 트랜스타이렌틴을 80% 정도 감소시킨다는 점, 그리고 아직 최고 용량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였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전신 투여한 치료로는 최초의 결과라는 점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은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 대상이 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첨단 기술이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혈액 질환에 대한 엑스 비보 방식 (ex vivo, 세포를 체외로 꺼내 유전자 조작을 가한 후 체내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의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며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의 임상적인 적용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엑스 비보 방식은 적용할 수 있는 질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인 비보 (in vivo,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물질을 체내에 직접 투여하여 체내에서 편집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 방식을 통한 치료로 가야했고, 이번에 인텔리아 테라퓨틱스가 최초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의 임상 시험 결과 발표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의 주가를 두배 넘게 상승시켰을 뿐만 아니라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중인 에디타스 메디슨,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빔 테라퓨틱스, 버브 테라퓨틱스, 그래파이트 바이오 등의 주가를 크게 상승시켰다. 또한 반대급부로 트랜스타이레틴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온파트로를 2018년에 출시한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즈와 온파트로의 플랫폼 기술인 RNAi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즈, 다이서나 파마슈티컬즈 등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필자는 지난 1월에 2021년에 주목할 바이오 키워드로 유전자 편집을 선정하고 유전자 편집 분야 및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를 비롯한 주요 개별 기업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https://whatmoney.co.kr/stock/strategy/view?idx=931). 이번 이슈 종목에서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와 유사하게 인 비보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심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최근 상장한 유전자 편집 기업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기업 개요
버브 테라퓨틱스는 2018년 설립된 메사츄세츠 캠브릿지 소재 심혈관 치료제 개발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2016년 이후 상장한 에디타스 메디슨,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빔 테라퓨틱스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플랫폼에 대한 기술적 전문성을 지녔지만 특정 질병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다소 떨어지는 기업들이었다면 버브 테라퓨틱스는 심혈관 질환에 대한 뚜렷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도구로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출범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의 7명의 설립자들은 심혈관계 질환 전문의,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개발 전력의 기업인, 유전학자, 유전자 편집 전문가 및 벤처 투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동 설립자중에는 에디타스 메디슨과 빔 테라퓨틱스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한국계 하버드 의대 교수 키스 정도 포함되어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설립 3년만인 지난 6월 17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19, 공모 총수익 $266.7M에 업사이즈 (애초 공모가격대 $16~18) 상장했고 거래 첫날 75% 상승 마감했다.
벤쳐 라운딩에서는 시리즈 A, 시리즈 A-2, 시리즈 B의 세차례 라운딩을 통해 $216.5M을 모금했다. 라운딩A에는 구글 벤쳐, 아크 벤쳐, 바이오매틱스 캐피털 파트너, 빔 테라퓨틱스, 웰링턴 바이오메디컬 이노베이션, 캐스딘 캐피털이, 라운딩 B에는 웰링턴 바이오메디컬 이노베이션, 캐스딘 캐피털, 구글 벤쳐, 바이오매틱스 캐피털 파트너가 참여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벤쳐 캐피털 및 지분율은 다음 표와 같다.
이름 | 상장전 | 상장후 |
구글 벤쳐 | 34.6% | 24.6% |
바이오매틱스 캐피털 | 8.3% | 5.9% |
아크 벤쳐 | 8.0% | 5.7% |
웰링턴 바이오메디컬 이노베이션 | 8.0% | 5.7% |
캐스딘 캐피털 | 6.2% | 4.4% |
출처: 버브 테라퓨틱스 S-1 자료, 2021,7,14, https://ir.vervetx.com/static-files/34c5900a-97bf-4a71-a5ce-c1db2f755fa1
기준일자 | 2021.7.14 | 52주 최저-최고가 | $29.50~$73.80 |
기업명 (심볼) | Verve Therapeutics, Inc. (VERV) | 90일 평균 거래량 | 834,733 |
업종 | 헬스케어 | P/E (TTM) | - |
시가총액 | $2.3B | EPS (TTM) | - |
현재주가 | $49.73 | 배당금 | 없음 |
버브 테라퓨틱스의 전략
버브 테라퓨틱스는 심혈관 질환의 가장 흔한 형태인 죽상경화성 심장혈관병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이하 ASCVD)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심혈관 질환은 암과 더불어 성인의 사망 원인 1-2위로 꼽히는 질환이며 만성 질환으로 환자가 평생 치료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미국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연간 비용은 $350B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유전자 편집 기업들 대부분이 자사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개념 증명을 위해 희귀 질환인 단일 유전자 질환 (monogenic disease –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발병하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비해 버브 테라퓨틱스는 환자 규모가 큰 질환의 치료제의 개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유전자 편집 기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버브 테라퓨틱스가 단일 유전자 질환을 벗어나 환자수가 큰 질환에 도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질환 및 유전학에 대한 전문성이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ASCVD에서 이미 검증이 끝나서 타사들에 의해 이미 치료제가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유전자들을 대상으로 유전학적으로 자연 발생하면서 질환 발생 리스크와 상관계가 높은 돌연변이를 찾아 해당 돌연변이를 유전자 편집을 통해 환자에게 도입하는 방식의 치료제 개발 전략을 짰다. 즉 기존에 저분자 화합물, 항체 등을 통해 저해제를 만들던 타겟 유전자에 유전자 편집을 통한 돌연변이 삽입으로 영구적으로 불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미 검증이 끝난 유전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임상시험을 통해 유전자 기능 손실시의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고, 인류에 자연 발생적으로 존재하지만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리스크가 없다.
돌연변이 삽입을 위한 방법론으로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중에서도 염기 편집기(base editor)를 택했다. 기존의 Cas9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은 염색체의 이중 나선을 절단한 후 편집(주: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기 때문에 유전자 가위라고 보통 불린다)하기 때문에 이중나선이 복구되지 않는 경우 유전체의 불안전성을 야기해 최악의 경우 암까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지닌다. 하지만 염기 편집기는 염색체를 절단하지 않고 염기를 치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 월등히 우월하다. 또한 유전자 편집의 가장 큰 리스크인 오프 타겟 (원하는 염색체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를 편집하는 것) 최소화를 위해 오프 타겟 연구 전문 인력 및 최신 방법론으로 오프 타겟을 최소화했다.
크리스퍼 염기 편집기를 목적한 부위인 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바이러스 대신 지질나노입자 (lipid nanoparticle, 이하 LNP)를 택했다. LNP는 비교적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약물 전달 방식이지만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즈의 핵산 치료제 파티시란에 핵산 전달물질로 사용되어 FDA 승인을 받았고 특히 최근 모더나, 화이자/바이온테크의 mRNA 백신에서 mRNA 전달물질로 사용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한 기술이다.
LNP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전달 방식 대비 약물로 사용되는 유전자가 염색체에 삽입될 위험이 없고 면역 반응이 적어 재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목적한 부위인 간은 정맥주사를 통해 주입된 LNP가 혈류를 타고 자연적으로 축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목적부위 타게팅에 대한 어려움도 적고 따라서 저용량 사용이 가능하다.
LNP에 실리는 약물은 Cas12b 염기 편집효소 유전자와 편집 부위의 인식에 필요한 gRNA인데 Cas12b 유전자는 mRNA를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mRNA 백신과 동일한 방식의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다. mRNA 백신의 대성공으로 mRNA 생산에 대한 인프라가 글로벌로 갖춰지게 된 점은 임상시험을 위한 후보물질 생산 및 승인 후 치료제 대량 생산에 있어 순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다른 버브 테라퓨틱스의 탁월한 전략은 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이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플랫폼 개발에 시간을 들이는 대신 타사의 검증된 플랫폼들을 라이선싱했고 이에 따라 비용 문제로 일반적으로 전임상 연구 개발의 후반기에 진행하는 영장류 실험을 초기에 진행할 수 있었다. 영장류는 설치류보다 인간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영장류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임상시험 진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버브 테라퓨틱스가 불과 설립 3년만에 상장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이 임상시험 진입을 위해 대략 10년 정도가 소요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무척 빠른 속도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빔 테라퓨틱스로부터 Cas12b 염기 편집 기술을,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브로드 가문의 투자를 받아 하버드 의대와 MIT가 합작으로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소)와 하버드 대학으로부터 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아퀴타스 (Acuitas)로부터 LNP 기술을 라이선싱했다.
이처럼 버브 테라퓨틱스는 타겟의 설정 부터 약물의 유형 선택 및 전달 방법까지 매우 스마트한 방식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했는데 경영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점이자 가장 큰 투자 포인트이기도 하다.
파이프라인
심혈관 질환은 심장과 혈관에 발생하는 질병을 통칭하는 말로 크게 ASCVD와 심근증(cardiomyopathy)으로 나뉜다. 심혈관 질환의 가장 흔한 형태인 ASCVD는 다시 관상동맥 심장 질환 (coronary heart disease), 허혈성 뇌졸중 (ischemic stroke), 말초동맥 질환(peripheral vascular disease)으로 크게 나뉜다. ASCVD는 콜레스테롤로 인해 혈관에 형성된 죽상경화 플라크(atherosclerotic plaque)가 동맥을 단단하게 만들면서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은 apo B, 중성지방이 서로 다른 비율로 섞여 간에서 만들어져 혈류로 분비된 LDL (low-density lipoprotein, 저밀도 리포단백질), TRL (triglyceride-rich lipoprotein, 중성지방이 풍부한 리포단백질), Lp(a) (lipoprotein(a), 리포단백질(a)) 등 주로 이 세가지의 형태로 혈관을 돌아다닌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이들 세가지의 리포단백질 LDL-C (LDL 콜레스테롤), Lp(a), TRL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진 타겟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ASCVD 리스크 요인인 리포단백질
출처: 버브 테라퓨틱스 발표 자료, 2021.7.14, https://www.vervetx.com/wp-content/uploads/Sekar-Kathiresan-ISSCR-2020-Keynote-Presentation.pdf
버브 테라퓨틱스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두개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리드 후보물질인 VERVE-101(프로젝트명)은 IND-enabling (IND 신청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 IND는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FDA에 제출하는 서류) 단계이고, 두번째 후보물질인 ANGPTL3(타겟명)은 Lead optimization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에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 파이프라인
출처: 버브 테라퓨틱스 발표 자료, 2021.7.14, https://www.vervetx.com/wp-content/uploads/JPM-Presentation-011221-Final-Uploaded.pdf
1. VERVE-101 프로그램
버브 테라퓨틱스의 리드 후보물질인 VERVE-101은 PCSK9 유전자에 대한 염기 편집기다. 유전학 연구에 의하면 PCSK9 유전자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들은 돌연변이를 지니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LDL-C가 38 mg/dL 낮으며 ASCVD 리스크가 88% 감소한다. VERVE-101은 전술한대로 자연발생하는 PCSK9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유전자 편집을 통해 도입하여 한차례의 투여로 LDL-C 감소 및 ASCVD 리스크 감소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유전적으로 PCSK9 불활성화에 의해 확실하게 LDL-C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적응증으로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광범위한 ASCVD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형 가족성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이하 HeFH)에 대해 2022년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족성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이하 FH)는 LDLR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LDL-C가 증가해 발생하는 유전병으로 ASCVD의 위험이 높다. 돌연변이가 하나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경우 HeFH, 두개 모두에 존재하는 경우 HoFH (Homozygous FH)라고 하며 전자의 경우 미국에 250명당 한 명 (약 백 30만명), 전세계에 약 3천 백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후자의 경우 미국에 250,000명당 한 명 (1300명)만이 존재하는 희귀 질환이다.
PCSK9 단백질은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분비되며 LDLR단백질에 결합해 LDL-C의 분해를 저해한다. PCSK9은 이미 FDA 승인 의약품이 존재하는 잘 알려진 타겟이다. 엠젠의 Repatha (evolocumab)과 리제너론 파마슈티컬즈/사노피의 Praluent (alirocumab)는 PCSK9의 기능을 저해하는 단일 클론 항체로 각각 HeFH, HoFH, ASCVD와, ASCVD, HeFH를 포함한 원발성 고지혈증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또한 노바티스의 siRNA 핵산 치료제 Leqvio (inclisiran)는 지난해 고코레스테롤혈증,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EMA의 승인을 받았고 현재 FDA 승인심사중에 있다.
VERVE-101은 지난해 6월 영장류 실험에서 투여 2주 후 간세포에서 67%의 PCSK9 유전자 편집율, 89%의 혈중 PCSK9 단백질 감소 및 59%의 혈중 LDL-C 감소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10개월이 지난 후에도 62%의 혈중 LDL-C 감소가 유지됐다. 이는 간세포가 약 200일 간격으로 재생되는 것을 고려할 때 유전자 편집이 세포 분열 후에도 유지됨을 의미한다. 또한 간세포 실험에서 염색체 상의 정확하게 원하는 부위만 편집되고 141개의 오프 타겟 가능 부위에서 편집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승인된 의약품들의 경우 두개의 단일 클론 항체 Repatha와 Praluent는 후기 임상시험에서 약 60%의 LDL-C 감소를 보였고 Leqvio는 이보다 다소 떨어지는 40%의 LDL-C 감소를 보였다. VERV-101이 1회 투여라는 투여상의 장점이 있는 만큼 유사한 수준의 LDL-C 감소를 임상시험에서 보일 수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ANGPTL3 프로그램
버브 테라퓨틱스의 두번째 프로그램 ANGPTL3는 혈중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ANGPTL3 유전자를 타게팅하는 유전자 염기 편집기다. 후보물질이 확정된 VERVE-101과 달리 아직 후보물질이 최적화 단계에 있어 프로젝트 명이 아닌 타겟 유전자 명으로 불리고 있다. 2022년에 IND-enabling study를 시작할 계획이다.
ANGPTL3 단백질은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분비되며 혈관 표면에 존재하는 혈중 중성지방 분해 효소 lipoprotein lipase를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PCSK9과는 달리 LDLR과 무관한 메커니즘으로 LDL-C를 조절한다.
유전학 연구에 의하면 ANGPTL3 유전자에 자연 발생하는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지닌 사람들은 돌연변이를 지니지 않은 사람들 대비 중성지방, LDL-C, HDL-C가 감소하고 ASCVD 리스크가 30~40% 감소한다.
VERVE-101과 마찬가지로 유전적으로 잘 정의된 환자군인 HeFH, HoFH 모두에 대해 임상시험을 먼저 진행하고 단계적으로 광범위한 ASCVD 환자군에 대해 확장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ANGPTL3를 타게팅하는 승인 의약품은 리제너론 파마슈티컬즈가 올해 2월 ANGPTL3 단백질을 저해하는 단일 클론 항체 Evkeeze (evinacumab)을 HoFH에 대해 FDA 승인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Evkeeze는 후기 임상시험에서 HoFH 환자 대상 24주차 LDL-C 49%, 중성지방 50% 감소를 보였다. 또한 HeFH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에서는 PCSK9 저해제에 더해졌을 때 56%의 추가적인 LDL-C 감소를 보였다.
그밖에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즈와 화이자가 공동으로 ANGPTL3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ASO 핵산 치료제 후보물질 vupanorsen의 임상 2상을,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즈가 역시 siRNA 핵산 치료제 후보물질 ARO-ANG3의 임상 1/2상을 진행중이다.
버브 테라퓨틱스의 ANGPTL3 후보물질의 경우 영장류 실험에서 1회 투여 2주후 ANGPTL3 단백질 95%, 중성지방 64%의 감소를 보였고 10개월 후 ANGPTL3 단백질 96%, 중성 지방 69% 감소가 유지됐다. 따라서 영장류 실험 결과가 임상시험에서 반복될 경우 항체 치료제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ANGPTL3의 전달체로는 아퀴타스에서 라이선싱한 LNP가 아닌 자체 개발한 GalNAc-LNP의 사용이 예상된다. 간세포가 LNP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LDLR 단백질이 필요하지만 HoFH 환자의 경우 상동 염색체상의 LDLR 유전자 두 쌍 모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에 LDLR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고 따라서 간세포의 LNP 흡수율이 낮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즈가 siRNA의 간 전달에 사용한 GalNAc를 LNP에 부착한 GalNAc-LNP를 대신 사용하여 간세포의 LNP 흡수율을 높였다. GalNAc는 간세포 표면에서만 발현되는 ASGPR에 결합하는 리간드다.
투자 의견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전술한대로 스마트한 전략이다. 이를 요약해보면 (1) 질환 및 유전학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존 유전자 편집 기업들과 달리 환자수가 많은 질환을 적응증으로 선택함으로서 잠재 시장 규모를 크게 넓혔고 (2) 검증된 타겟과 검증된 방법론을 사용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 시간을 줄였으며 (3) 검증된 방법론이 모두 첨단 기술들인 동시에 최근에 크게 각광받기 시작한 방법론들이라는 점이다.
반면 리스크도 존재하는데 (1) 검증된 타겟이다보니 경쟁 제품이 존재하고 따라서 경쟁 제품보다 우월성을 확보해야하고, (2) 크리스퍼 염기 편집기에 대한 임상시험 단계에서의 검증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빔 테라퓨틱스는 아직 전임상 단계다), (3) 아직 임상시험에도 진입하지 못한 전임상 단계의 기업이면서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어서 조그마한 흠집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으며 (4) 자체 개발한 원전 기술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플랫폼에 대한 가치를 높게 주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한 월가의 투자 의견은 총 4건의 의견 중 매수 3건, 보유 1건으로 평균적으로 강한 매수 의견이다. 목표 주가는 평균 $74.50, 최고 $92, 최저 $50으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50%, 85%, 0%의 괴리율을 보인다. 6월 17일에 상장해 아직 상장 1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커버하는 증권사가 네 군데나 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우며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유전체 ETF ARKG에서 최근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
월가의 매수·매도 의견 및 목표주가
출처: 팁 랭크스. 2021.7.14. https://www.tipranks.com/stocks/verv/forecast
버브 테라퓨틱스는 상장일에 공모가 $19에서 75% 상승한 $31.92에 마감했고, 열흘 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최고 $73.8, 상장가 대비 288% 상승한 뒤 하락해 현재는 $5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고가에서는 많이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장가 대비 150% 상승한 가격이다.
2016년 이후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의 주가 추이
출처: Koyfin.com, 2021.7.14
특히 시가총액 면에서 2016년에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한 에디타스 메디슨의 $2.9B과 맞먹는 $2.3B을 기록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진행중이고 조만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기업과 유사한 수준의 시가 총액은 다소 고평가라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버브 테라퓨틱스는 플랫폼 기술을 라이선스 아웃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가치는 높지 않다. 상장 초기의 과열에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임상시험 결과의 영향이 겹쳐 주가가 높게 형성된 과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군 비교
이름 | 심볼 | 시총 | 리드 프로그램 | 임상 프로그램 | 전임상 프로그램 |
Verve Therapeutics Inc | VERV | $2.3B | VERVE-101, 전임상 | 0 | 2 |
Intellia Therapeutics Inc | NTLA | $10.2B | NTLA-2001, 임상1상 | 2 | 7 |
Crispr Therapeutics AG | CRSP | $10.5B | CTX001, 임상1/2상 | 4 | 5 |
Beam Therapeutics Inc | BEAM | $5.6B | BEAM101, 전임상 | 0 | 11 |
Editas Medicine Inc | EDIT | $2.9B | EDIT-101, 임상1상 | 2 | 6 |
Graphite Bio Inc | GRPH | $1.5B | GPH101, 전임상 | 0 | 5 |
출처: 각 기업 홈페이지, 야후 파이넌스, 필자 자체 제작. 2021.7.14
그러나 경영진의 스마트한 접근법, 기업 설립 3년만에 이룩한 빠른 진행, 영장류 전임상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버브 테라퓨틱스의 장기 전망은 상당히 밝아 보인다. 2016년 상장했던 3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보면 초반 매우 큰 폭의 주가 변동을 보였던 것을 알 수 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전임상 단계이던 2018년 $70대까지 이유없이 주가가 치솟은 후 $20대까지 하락했었고, 에디타스 메디슨 역시 전임상 단계 시절 $15~$40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특별한 호재나 악재 없이 시장 분위기에 따라 2-3배의 주가가 움직인 것이다. 따라서 버브 테라퓨틱스의 미래 전망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는 현재의 주가 보다 좀 더 나은 진입 시점을 기다려 장기로 홀드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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