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분야의 테슬라를 꿈꾼다 Schrödinger, Inc.
작성일 2020-07-17
#Schrödinger, Inc. (SDGR)
-------------------------------------------------<Key oint>---------------------------------------------
❏ 슈뢰딩거는 신약개발 기업들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돕는 AI 소프트웨어 SaaS 기업이면서 협업과 자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직접 신약 후보물질 발굴도 하는 바이오-제약 기업이기도 하다.
❏ 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시장은 잠재 규모 $180B에 달하며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다. 슈뢰딩거는 이 시장의 선도자로써 가장 앞줄에 서있다.
❏ 슈뢰딩거는 빌 게이츠, 헤지펀드 계에 컴퓨터 알고리듬 트레이딩을 도입한 데이비드 쇼가 초기 투자자로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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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의 지분을 줄이고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한 기업
- 공매도로 유명한 씨트론 리서치가 최근 5년 내에 가장 중요한 상장이고 테슬라의 초기와 비교될 만한 파괴적 혁신 기업이라고 극찬한 기업
- 2020년 상반기 상장한 바이오텍 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율을 기록한 기업
위의 세가지 사안 중 한가지만 해당된다고 해도 꽤 주목을 받을 만한 기업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 모두에 해당되는 기업이 있다. 2020년 2월에 나스닥에 상장한 Schrödinger, Inc. (이하 슈뢰딩거) 라는 기업이다. 물리학 이론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AI 머신러닝을 통해 바이오-제약 회사들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돕는 것이 주 사업 분야인 이 기업의 무엇이 그토록 특별한 것일까?
하나의 신약이 최초 디자인에서부터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보통 10년이 넘는 지난한 기간이 소요된다. 이중 신약의 최초 디자인에서 후보물질이 결정되고 임상시험에 진입하는데까지만 보통 4~6년 정도가 소요된다. 일단 후보물질이 결정되고 임상시험에 진입하면 더 이상 후보물질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임상시험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약 개발 기업들은 원하는 목적에 가장 최적화된 후보물질을 결정하는 데에 이토록 오랜 시간을 소요한다.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 들어가기까지는 시행착오를 통한 다양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가능한 모든 조합을 지닌 무작위 후보물질들로 구성된 라이브러리 (library)로부터 원하는 의약학적 성질을 지닌 복수의 최초 후보물질들을 찾아내고, 찾아낸 후보물질들의 물리, 화학, 생물학, 약학, 독성학적 성질들을 토대로 후보물질의 수를 추려가는 과정을 지나, 전술한 여러 성질들을 하나씩 바꿔가면서 의약품으로써 적합한 성질을 지니도록 하는 선도물질 최적화 (lead optimization) 과정을 거친다.
선도물질 최적화 과정에서 여러 물질적 특성들을 고려하여 이 모두를 충족해야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후보물질이 되는데, 각각의 특성은 서로 독립되어 있지 않고 많은 경우 서로 상충하게 된다. 이 과정은 마치 루빅 큐브를 맞추는 것과 같은데, 루빅 큐브의 경우 한 면을 맞추는 것은 쉽지만 두번째, 세번째 면을 맞추기 위해서는 먼저 맞춘 첫번째 면이 망가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시행착오를 통해 물질의 한가지 특성을 바꾸고, 바뀐 물질을 새로 합성하기를 반복하면서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모 된다. 신약 개발 기업들은 많은 경우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할 수 없고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100% 만족스럽지 못한 후보물질을 임상시험에 올리게 된다. 이는 결국 임상시험의 성공 가능성과 직결된다.
신약 개발 선도물질 최적화 과정은 마치 루빅 큐브를 맞추는 것과 유사하다
출처: 구글
선도물질 최적화 과정의 어려움
출처: 슈뢰딩거 발표 자료, 2020.7.17, https://ir.schrodinger.com/static-files/afed9256-e98b-403f-bb38-e88393f46336
슈뢰딩거는 시행착오를 통해 무한 반복하던 이 과정을으로 물리학적 모델링과 AI를 이용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신약 개발 기업들에게 제공한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험을 통해 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큰 규모의 라이브러리로부터 초기 후보 물질군을 골라내고, 초기 후보 물질의 최적화 과정을 거쳐 실험실에서 테스트해볼 최종 후보 물질을 골라내기까지 일주일 이내의 시간에 해결한다. 물론 이 과정 역시 실험을 통한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슈뢰딩거의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신약 개발 기업들은 4~6년 걸릴 과정을 2~3년으로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더 높은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슈뢰딩거의 사업모델]
슈뢰딩거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이론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이름을 따 콜롬비아 대학의 화학자 Richard Friesner 교수와 칼텍의 응용 물리학자 William A. Goddard, III가 1990년에 설립한 기업이다.
기준일자 | 2020.7.17 | 52주 최저-최고가 | $25.50-$99.50 |
기업명 (심볼) | Schrödinger, Inc. (SDGR) | 90일 평균 거래량 | 979,933 |
업종 | 헬스케어 | P/E | 없음 |
시가총액 | $5.4B | EPS | -$0.34 |
현재주가 | $84.63 |
출처: 야후 파이낸스, 2020.7.17 https://finance.yahoo.com/quote/SDGR
슈뢰딩거의 사업은 소프트웨어 판매 및 서비스와 신약 후보물질 발굴의 두가지로 크게 나뉜다. 인력은 각 분야 약 130명과 70명으로 소프트웨어 판매 및 서비스 분야가 두 배 가량 크고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1. 소프트웨어 판매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 판매 및 서비스 분야는 슈뢰딩거에게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주고 있는 분야다. 슈뢰딩거는 총 38개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를 통해 구독 모델로 제공하고 있는데 신약 개발 기업들에게뿐만 아니라 우주과학, 에너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재료 과학 연구에도 동일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재료 과학에서의 물리적 기반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 연구소 등 아카데미 연구기관, 정부 기관 등에도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2019년 연간 계약 규모 $1000 이상의 고객 수는1,266개, 총 소프트웨어 매출은 2013년부터 연평균 16% 성장했고 2019년에는 18% 성장했다. 연간 계약 규모 $100K 이상 고객수는 131개, $1M 이상 고객수는 10개이고 연간 계약 규모 $100K 이상 고객들의 계약 갱신율은 지난 6년간 96% 이상이다.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회사는 모두 슈뢰딩거 소프트웨어의 고객이며 평균 15년 동안 사용해왔다.
소프트웨어 연간 계약 규모 및 규모별 고객수 추이
출처: 슈뢰딩거 발표 자료, 2020.7.17, https://ir.schrodinger.com/static-files/afed9256-e98b-403f-bb38-e88393f46336
2. 신약 후보물질 발굴
슈뢰딩거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사업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신약 개발기업들과의 협업이고 다른 하나는 슈뢰딩거의 자체 개발이다.
2-1. 신약개발 협업
슈뢰딩거의 신약개발 협업은 신약 개발사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매 후 직접 후보물질 발굴을 하는 대신 슈뢰딩거의 숙련된 과학자들이 이 과정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슈뢰딩거는 Agios와의 협업을 통해 2017년과 2018년 각각 IDHIFA와 Tibsovo를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슈뢰딩거는 신약개발 협업을 통해 계약에 따라 상이한 연구개발비, 마일스톤과 미래 매출에 대한 로열티 매출을 올리게 된다. 연구개발비/선수금, 마일스톤, 매출 로열티는 일반적인 제약업계의 라이선싱 계약 구조다. 마일스톤이란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진입, 임상 1상, 2상, 3상 등 특정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지급되는 대금을 뜻한다. 매출 로열티란 신약이 시장에 진출해 매출이 발생할 때 미리 정해진 비율로 매출의 일부분을 지급하는 대금을 뜻한다.
라이선싱 매출은 소프트웨어 매출처럼 꾸준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협업 프로그램이 꾸준히 증가한 덕에 지난 3년간 소프트웨어 매출보다 빠른 연평균 96%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2013년 9개였던 협업 프로그램은 2019년 29개로 증가했다. 현재 진행중인 협업 프로그램을 통한 마일스톤은 최대 $1.4B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슈뢰딩거의 협업 프로그램에 포함된 기업들 중 상당수가 슈뢰딩거가 설립에 참여했거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이는 임상시험이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 상승으로 전통적인 마일스톤과 매출 로열티에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하나의 프로그램이 실패하더라도 다수의 프로그램으로 리스크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신약 개발 기업들이 임상시험 실패로 받는 타격은 피해갈 수 있다. 대다수의 협업 프로그램들은 초기단계이고 Nimbus Therapeutics, Sanofi 협업 프로그램 중 3개가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슈뢰딩거의 협업 프로그램과 신약 후보물질 발굴 매출 추이
출처: 슈뢰딩거 발표 자료, 2020.7.17, https://ir.schrodinger.com/static-files/afed9256-e98b-403f-bb38-e88393f46336
2-2. 자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슈뢰딩거는 협업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발굴 프로그램 다섯개를 진행중이다. 모두 항암제 후보물질이고 향후 다른 질병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후보물질을 라이선스 아웃하는 경우 기존의 협업 매출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슈뢰딩거의 경쟁 기업으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모델링을 통한 신약 발굴을 돕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BIOVIA, Cresset Biomolecular Discovery, OpenEye Scientific Software, Optibrium, Simulations Plus, Materials Design, Certara USA, Dotmatics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들로 슈뢰딩거의 세가지 사업모델은 소프트웨어만을 개발, 판매하는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시너지를 제공한다. AI 특성상 더 많은 경험을 할 수록 더 정교한 작업이 가능해진다. 슈뢰딩거는 협업과 자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 자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직접 사용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컴퓨터 모델링만의 한계를 극복하고 소프트웨어를 검증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정확하고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선순환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
출처: 슈뢰딩거 발표 자료, 2020.7.17, https://ir.schrodinger.com/static-files/afed9256-e98b-403f-bb38-e88393f46336
슈뢰딩거의 매출은 지난 3년간 연평균 24%의 성장율을 보였다. 2020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6% 성장했고 소프트웨어 매출이 28% 성장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Seeking Alpha에 의하면 4명의 애널리스트들이 2020년과 2021년 예상 매출을 각각 $107.01M ($100~113.3M), $156.50M ($135.95~171.67M)으로 향후 2년간 연평균 20~50%의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아직 적자 기업이지만 2022~2023년경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재무제표 항목들
단위 Million | 2017 | 2018 | 2019 | 2020Q1 | 성장율 | |
손익계산서 | ||||||
매출 | 소프트웨어 판매/서비스 | $50.8 | $59.9 | $66.7 | $23.8 | 15% |
신약후보물질 발굴 | $4.9 | $6.8 | $18.8 | $2.4 | 97% | |
합 | $55.7 | $66.6 | $85.5 | $26.2 | 24% | |
매출총이익 | $39.8 | $42.9 | $49.1 | $15.6 | 11% | |
영업 이익 | ($19.0) | ($28.0) | ($38.7) | ($11.8) | 43% | |
순이익 | ($17.4) | ($28.4) | ($24.6) | ($13.8) | 19% | |
EPS | ($3.77) | ($4.93) | ($4.09) | ($0.34) | 4% | |
재무상태표 | ||||||
현금, 현금성 자산 및 유동화 가능 유가증권 | $84.1 | $85.8 | $288.3 | |||
자산 | $120.7 | $155.3 | $349.9 | |||
부채 | $30.6 | $57.0 | $54.3 | |||
자본 | ($71.6) | ($93.3) | $295.5 | |||
현금흐름표 | ||||||
영업활동 현금흐름 | ($23.7) | ($26.1) | ($5.8) | |||
투자활동 현금흐름 | $11.2 | ($53.9) | ($87.9) | |||
재무활동 현금흐름 | $80.3 | $28.7 | $212.5 | |||
비율 | ||||||
매출총이익율 | 71% | 64% | 57% | 60% | ||
영업이익율 | -34% | -42% | -45% | -45% | ||
순이익율 | -31% | -43% | -29% | -53% |
출처: 슈뢰딩거 S-1, 10-K, 10-Q 자료, 2020.7.17, https://ir.schrodinger.com/financial-information/sec-filings
[투자 포인트]
1. 미개척 분야의 선두주자 – 파괴적 혁신
부정적인 리포트를 발간하고 공매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씨트론 리서치가 이례적으로 발간한 슈뢰딩거에 대한 긍정적인 리포트의 주된 포인트는 슈뢰딩거가 존재하지 않던 전기차 분야를 개척한 테슬라와 같이 파괴적 혁신의 기업이라는 점이다. 씨트론의 리포트는 슈뢰딩거가 테슬라의 초기와 가장 유사하면서도 상장 당시 자동차 생산이 가능한지조차 불투명하던 테슬라와 달리 이미 시장에 침투해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씨트론 리서치에 의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간 연구개발 비용은 $180B에 달한다 (필자 주: 물론 이 비용은 신약개발 후기 단계인 임상시험까지 포함한 수치일 것이다. 신약 개발 비용은 후기 단계로 갈 수록 더 커진다). 신약 개발 관련 논문에 AI를 언급하는 빈도는 아래 그래프와 같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슈뢰딩거의 2019년 매출이 $67M에 불과하고 전체 신약 개발 논문 중 AI를 언급한 비중은 고작 1.5% 정도로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하면 슈뢰딩거가 침투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가 얼마나 클지 가늠이 가능하다.
연간 신약 개발 관련 논문의 AI 언급 빈도
출처: blog.benchsci.com, 2020.7.17, https://blog.benchsci.com/artificial-intelligence-in-drug-discovery-trends-and-statistics
미개척 시장에서는 선도자(first mover)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슈뢰딩거는 이미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도 존재하고, 사업 모델 자체가 소프트웨어를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직접 검증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시장의 선도 기업이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2. SaaS와 바이오텍의 결합
코로나-19로 가장 수혜를 받고 있는 산업군은 재택근무의 중심축이 되는 SaaS 기업들과 전염병 퇴치의 최전선에 서있는 신약 개발 바이오-제약 기업들이다. 슈뢰딩거는 소프트웨어 SaaS기업이기도 하고, 생명과학용 연구 도구 제공 업체이기도 하면서 신약 개발을 하는 바이오텍이기도 하다. 즉 SaaS와 바이오텍의 속성을 모두 지닌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적합한 투자처이다. 슈뢰딩거의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만큼 재택 근무를 해야하는 바이오-제약 기업 연구자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슈뢰딩거는 6월말 코로나-19 의약품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프로그램을 확장한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유일한 승인 의약품 remdesivir는 원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개발하다 실패한 의약품을 목적변경한 의약품이다. 코로나-19에 효능이 있으나 아주 뛰어난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더 좋은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이 절실하다. 슈뢰딩거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조금 늦게 뛰어든 감도 없지 않으나 코로나-19 전용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일찍 뛰어든 기업들도 빨라야 2월이었던 만큼 슈뢰딩거 플랫폼의 속도와 우수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으로 보인다. 하반기 슈뢰딩거의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빨리 효과적인 후보물질을 발굴해낼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3. 유명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
많은 투자자들이 슈뢰딩거라는 신규 상장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5월에 발표된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13F발표였다. 13F는 자산 규모 $100M 이상의 모든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 (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에 분기마다 제출하는 보유 자산 현황에 대한 보고서다. $17.35B의 자산을 운영중인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1분기 동안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버크셔 헤서웨이의 지분을 10% 감축하고 7개의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했다. 신규 편입한 7 종목 중 6 종목은 누구나 알만한 애플 (0.73%), 아마존 (0.68%), 알리바바 (0.62%), 알파벳 A주 (0.29%), 알파벳 C주 (0.29%), 트위터 (0.04%)였는데, 이들 유명 기업들보다 더 큰 비중으로 신규 편입된 종목이 슈뢰딩거였다. 슈뢰딩거는 1.74%로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10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게이츠 재단의 슈뢰딩거 포트폴리오 편입은 슈뢰딩거에 대한 벤쳐 투자로 보유중이던 우선주의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한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의 보통주를 상장시 추가 매수한 것이다. 슈뢰딩거의 벤쳐 시절 초기 투자자들을 보면 시리즈 A에는 그 자신이 컴퓨터 과학자이자 월스트릿에 알고리즘을 이용한 트레이딩을 도입해 헤지펀드 업계에 변혁을 불러온 데이비드 쇼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빌게이츠의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시리즈 B부터 참여해서 상장 직전 시리즈 C, D, E까지 모두 참여해 현재 슈뢰딩거의 최대 주주다. 그밖에 구글 벤쳐, 디어필드 등 유명 투자 회사들이 벤쳐 라운딩에 참여했고, 테슬라의 투자자로 유명한 론 바론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유명한 투자자들, 특히 IT 기술에 일가견이 있는 빌게이츠, 데이비드 쇼가 최대 지분으로 초기에 투자했다는 점은 슈뢰딩거의 가능성을 가늠케 해준다.
[리스크 요인]
신약 개발사들의 연구 개발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트랜드에 있다. 신약 개발사들이 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신약 개발의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임상시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 이는 매력적인 비즈니스이고 수요 역시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제약 업계의 관행이 바뀌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슈뢰딩거의 플랫폼이 좀 더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수의 승인 의약품을 통해 플랫폼의 우수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거대 IT 공룡들의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시장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T 공룡들은 최근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주로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서비스, 의약품 유통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경우 AI를 이용한 진단, 맞춤형 의약품 유통 등의 사업을 대형 제약사들과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I를 이용한 진단 및 환자 맞춤형 의약품 개발 사업을 대형 제약사들과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만일 IT 공룡들이 AI를 이용한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이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면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언제든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슈뢰딩거는 인수합병의 우선적인 타겟이 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긍정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슈뢰딩거의 플랫폼은 아직까지는 주로 화학구조가 단순한 저분자 화합물에 사용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약물 형태인 저분자 화합물은 의약품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항체, 핵산 의약품 등 보다 복잡한 구조를 지닌 고분자 생체 물질들이 의약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제약 업계에서 메가 트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슈뢰딩거는 Twist Bioscience와 2020년 처음으로 항체 의약품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슈뢰딩거로서는 자사의 플랫폼이 고분자 생체 물질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사업의 매출 구조도 리스크 요인이다. 소프트웨어 매출처럼 예측 가능하고 꾸준한 매출이 아니기 때문에 신약 후보물질 발굴 사업의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전체 매출이 불규칙하게 널뛰기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의견]
2020년 2월 10일에 나스닥에 상장한 슈뢰딩거의 공모가는 $17었고, 거래 첫날 시초가와 종가는 각각 $26, $28.64이었다. 7월초 장중 최고가 $99.5를 기록하고 현재는 $80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상장 후 5개월만에 공모가, 첫 거래일 시초가 및 종가 대비 각각 약 370%, 200%, 180% 가량 상승한 셈이다. 슈뢰딩거의 주가 상승률은 2020년 상반기에 상장한 60여 바이오텍 기업들 가운데에서 최고의 상승률이다.
슈뢰딩거의 주가
출처: 구글파이낸스, 2020.7.17 https://www.google.com/search?q=sdgr+stock&oq=sdg&aqs=chrome.0.69i59l2j69i57j46j0j69i60l2j69i61.1239j0j4&sourceid=chrome&ie=UTF-8
슈뢰딩거 주가의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P/E의 산정은 불가능하고 독보적인 사업모델이기 때문에 비교할만한 피어 기업도 마땅히 없다. 따라서 편의상 디지털 헬스 분야의 기업들과 SaaS 분야의 기업들 중 슈뢰딩거와 같이 적자기업이면서 시가 총액 $1B~$20B 사이의 기업들을 뽑아 최근 3년 매출 성장율과 P/S를 비교해봤다.
아래 표에서 보듯 슈뢰딩거는 유사 기업들 대비 가장 낮은 매출 성장율과 가장 높은 P/S를 보인다. 표에 언급된 기업들 대부분이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업들인데 그 가운데에서도 슈뢰딩거는 가장 돋보인다. 슈뢰딩거의 현 주가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Livongo Health처럼 100%가 넘는 매출 성장율을 보이던가 평균적인 P/S 20 정도에 해당하는 주가 수준 (약$25~30 정도)까지 하락해야 맞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씨트론 리서치의 주장처럼 잠재 규모 $180B에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하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사업 모델로 선도자 위치에 서있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5B 정도라면 엄청나게 싼 것이라는 의견도 분명 일리가 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슈뢰딩거가 현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받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현재의 가치로 봤을 때는 너무나 비싸 보이 것 역시 사실이다.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할지, 비싸기 때문에 투자를 접을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의 투자 철학에 따라 결정해야할 것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주식인 만큼 미래를 보고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매수 결정을 한다면 정말로 길게 보고 주가가 반토막 이상이 나도 견딜 수 있어야할 것이다.
유사 기업들의 3년 매출 성장율 및 P/S
심볼 | 기업명 | 분야 | 시가총액 | 2017 | 2018 | 2019 | CAGR | P/S |
SDGR | Schrodinger Inc | $5.4B | $55.7 | $66.6 | $85.5 | 24% | 62.7 | |
LVGO | Livongo Health Inc | Digital Health | $10.2B | $30.9 | $68.4 | $170.2 | 135% | 59.8 |
PGNY | Progyny Inc | Digital Health | $2.2B | $48.6 | $105.4 | $229.7 | 117% | 9.8 |
TDOC | Teladoc Health Inc | Digital Health | $18.0B | $233.3 | $417.9 | $553.3 | 54% | 32.5 |
TRHC | Tabula Rasa HealthCare Inc | Digital Health | $1.3B | $133.5 | $204.3 | $284.7 | 46% | 4.7 |
HCAT | Health Catalyst Inc | Digital Health | $1.4B | $73.1 | $112.6 | $154.9 | 46% | 8.8 |
HQY | Healthequity Inc | Digital Health | $4.4B | $178.4 | $229.5 | $287.2 | 27% | 15.4 |
PHR | Phreesia Inc | Digital Health | $1.1B | $79.8 | $99.9 | $124.8 | 25% | 8.8 |
ESTC | Elastic NV | SaaS | $7.7B | $159.9 | $271.7 | $427.6 | 64% | 18.0 |
MDB | Mongodb Inc | SaaS | $12.1B | $166.0 | $267.0 | $421.7 | 59% | 28.8 |
CLDR | Cloudera Inc | SaaS | $3.4B | $372.3 | $479.9 | $794.2 | 46% | 4.3 |
COUP | Coupa Software Inc | SaaS | $20.4B | $186.8 | $260.4 | $389.7 | 44% | 52.3 |
PLAN | Anaplan Inc | SaaS | $6.1B | $168.3 | $240.6 | $348.0 | 44% | 17.5 |
MDLA | Medallia Inc | SaaS | $3.9B | $261.2 | $313.6 | $402.5 | 24% | 9.8 |
GWRE | Guidewire Software Inc | SaaS | $9.6B | $509.5 | $652.8 | $719.5 | 19% | 13.4 |
DT | Dynatrace Inc | SaaS | $11.7B | $398.0 | $431.0 | $545.8 | 17% | 21.4 |
Digital Health 평균 | Digital Health | 64% | 20.0 | |||||
SaaS평균 | SaaS | 40% | 20.7 |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슈뢰딩거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매수 1, 보유 3으로 보유 의견이 다수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도 상장후 크게 상승한 현재의 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목표주가는 최저 $50, 최고 $92, 평균 $69.75로 평균 목표가의 경우 현재 주가인 $84.63보다 약 -18% 낮은 주가다.
월가의 매수·매도 의견 및 목표주가
출처: 야후 파이낸스, 2020.7.17 https://finance.yahoo.com/quote/SDGR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슈뢰딩거 주가의 당면한 촉매제는 8월 4일로 예정되어 있는 IPO 락업 해제일이다. IPO 락업 기간은 신규 상장한 기업에 상장 전 투자한 초기 투자자들과 기업 내부자들이 상장 직후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하고 주식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장후 90~180일간 초기 투자자,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를 금지한 기간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IPO 락업 해제일에 대량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 하락이 나오고, 이를 알고 있는 일반 투자자들 역시 락업 기간이 다가오면서 차익실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슈뢰딩거의 주가 역시 락업 해제 한달 전인 7월 초 최고점을 찍은 후 최고점으로부터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슈뢰딩거 주식의 신규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락업 해제일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슈뢰딩거가 많은 사람들의 기대처럼 빠른 속도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시장을 침투해 들어가고 신약개발 분야에 파괴적 혁신을 불러온다면 슈뢰딩거의 주가는 테슬라의 상장 초기처럼 고평가 논란과 더불어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10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투자자라면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고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기를 추천한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반면 슈뢰딩거의 성장이 생각보다 더딜 수 있고 여기에 변동성이 더해진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견디기 힘들 것이다. 주가의 하락이 크게 나올 경우 그 원인이 펀더멘털의 훼손인지 변동성이나 시장 상황에 의한 것인지를 잘 구분해야 할 것이다. 슈뢰딩거의 소프트웨어 구독 구매자수 증가가 둔화, 슈뢰딩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임상시험에 들어간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실패 소식 축적, 슈뢰딩거보다 더 매력있는 AI 기반 플랫폼의 등장 등이 펀더멘탈의 훼손에 해당할 것이다. 임상시험 실패의 경우 후보물질이 타겟을 제대로 표적하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의한 것인지, 애초부터 신약개발사가 타겟 설정을 잘못한 것인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후자의 경우라면 큰 문제될 것이 없다. 만일 주가의 하락이 펀더멘탈 훼손에 의한 것이라 판단한다면 손절을, 다른 요인들에 의한 것이라면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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