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약물 접합체의 선두 주자 Seattle Genetics
작성일 2020.9.27
#Seattle Genetics (SGEN) #Immunogen (IMGN) #Roche (RHHBY) #Takeda Pharmaceuticals (TAK) #GlaxoSmithKline (GSK) #Merck (MRK) #Daiichi Sankyo Company (OTC:DSKYF)
-------------------------------------------------<Key Point>--------------------------------------------
❏ 항체-약물 접합체 (ADC)는 표적항암제의 일종으로 2019년 이후 항암제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Seattle Genetics는 ADC 항암제를 개발해온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이면서 ADC 분야의 선두 주자다.
❏ 주로 단일 의약품으로 사용되던 ADC가 최근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사용시 높은 효능이 확인되며 Seattle Genetics는 머크와의 대형 라이선싱 계약을 이끌어냈다.
❏ 2019년까지 단일 의약품에 매출을 의존하던 Seattle Genetics가 최근 1년 남짓한 사이 2개의 직접 판매 의약품과 2개의 라이선싱 의약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한단계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확장된 포트폴리오와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Seattle Genetics의 비상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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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주목받는 정밀 의학 항체-약물 접합체
항암 치료에 1차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은 절제수술과 화학치료, 방사선 치료다. 우리 몸은 세포분열을 멈췄거나 느리게 분열하는 세포들이 대부분인 반면 암세포는 활발하게 세포분열을 일으킨다. 화학치료와 방사선 치료는 이점에서 착안,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들만을 골라서 죽이는 약물,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 몸에는 암세포 말고도 조혈모세포, 줄기세포와 같이 여전히 분열하는 세포들도 많이 있어서 화학치료와 방사선 치료에는 백혈구 감소증, 적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탈모,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이 동반한다. 그렇다면 분열하는 세포만 죽이는 약물에 암세포가 지닌 표지를 인식할 수 있는 물질을 달아서 약물이 암세포에게만 전달되도록 하면 어떨까? 이와 같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의약품이 항체-약물 접합체 (antibody-drug conjugate, 이하 ADC)다. 즉 암세포 표면에 높은 수준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에 독성 약물을 달아서 약물이 암세포에게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ADC는 2001년 Pfizer의 Mylotarg가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후 지금까지 모두 9종의 의약품이 시장에 나와 있다. 그러나 ADC가 시장에 확실히 자리잡은 것은 최근의 일로 그간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ADC는 일반 화학 항암제로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독성이 매우 강한 화학 약물을 사용하는데, 항체가 암세포를 인지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약물이 항체에서 분리되는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암세포와 결합해 암세포 안으로 들어간 항체로부터는 약물이 분리되야 독성이 발휘되기 때문에 독성은 적으면서 효과가 좋은 의약품의 개발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덕분에 최초의 ADC 승인 의약품 Mylotarg은 2010년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후 용량을 낮추고 투여 주기가 바뀌어 2017년 재승인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항체와 약물을 이어주는 링커 부위에 대한 기술의 발전으로 효과적인 ADC 항암제들이 탄생하고 있고, 항체에서 분리되지 않더라도 독성을 발휘하는 작용기전의 ADC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면역 항암제와의 병용 요법에서 높은 효능이 확인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항암제 이외의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총 9개의 FDA 승인 ADC 의약품 가운데 2017년 이후 승인이 6종, 2019년 이후로만 한정하면 5종에 이를 정도로 최근 ADC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항암제 분야에서 ADC의 높아진 위상은 ADC에 관한 인수합병 및 라이선싱 계약의 규모에서 확인된다. 2018년까지 선수금 규모가 $100M을 넘는 라이선싱 계약이 없었으나 2019년과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가 일본의 다이이치 산쿄와 두개의 ADC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선수금 $1.35B, $1B의 대형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는데 (총 규모 각각 $6.9B, $6.0B) 이는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과도한 라이선스 비용에 대해 비난 일색이었던 계약 발표 당시와는 달리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성공적인 계약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이뮤노메딕스의 $21B 인수합병을 발표했는데 이뮤노메딕스는 올해초 FDA의 승인을 받은 ADC 의약품 유방암 치료제 Trodelvy를 보유하고 있다. 이뮤노메딕스의 $21B 인수합병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고 2019년 초 브리스톨마이서스스큅-셀진, 애브비-앨러간의 대형 인수합병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기도 하다. 또한 같은날 머크는 본문에서 다룰 Seattle Genetics와 선수금 $600M, 지분인수 $1B, 총 규모 $4.2B의 대형 라이선싱 딜을 발표했다. 얼마전 끝난 유럽 종양학회 ESMO에서 면역항암제와 ADC 의약품의 병용 사용이 높은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이다.
ADC의 리더 Seattle Genetics
Seattle Genetics는 1997년에 현 CEO/이사회 의장인 Clay Siegall이 설립한 바이오-제약회사로 2001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헤드쿼터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 바델에 위치해 있다. Bristol Myers Squibb의 시애틀 지사에서 과학자로 근무하면서 ADC를 연구하던 Clay Siegall이 시애틀 지사가 문을 닫게 되자 Bristol Myers Squibb으로부터 ADC 기술을 라이선싱해서 Seattle Genetics를 설립했다.
기준일자 | 2020.9.27 | 90일 평균 거래량 | 998,436 |
기업명 (심볼) | Seattle Genetics (SGEN) | 52주 최저-최고가 | $78.32-$187.99 |
업종 | 헬스케어 | P/E (TTM) | 없음 |
시가총액 | $32.2B | EPS (TTM) | -$1.49 |
현재주가 | $184.95 | 배당금 | 없음 |
출처: 야후 파이낸스, 2020.9.27, https://finance.yahoo.com/quote/SGEN/
Seattle Genetics는 항체-약물 접합체를 초기부터 개발해온 기업으로 ImmunoGen과 더불어 이 분야의 리더로 손꼽히고 있다. ImmunoGen보다 설립시기는 늦었지만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9개의 ADC 의약품들 중 Seattle Genetics의 기술을 사용한 의약품이 4개에 이를 정도로 ADC 분야에서의 위치가 확고하다 (ImmunoGen은 한 개에 불과).
Seattle Genetics의 매출 구성은 자체 의약품 판매 매출이 약 70~80% 정도이고 ADC 기술을 라이선스아웃하여 받는 협업/라이선싱 매출과 Takeda의 Adcetris 북미 이외 지역 매출에 대한 로열티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Seattle Genetics는 아직 글로벌 판매망을 갖출 만큼의 규모가 되지 않는 기업인 만큼 직접 판매는 북미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고 북미 지역 이외의 판매는 글로벌 제약사에게 라이선스아웃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Seattle Genetics는 2019년 6월까지는 단 한 개의 의약품만을 보유한 기업이었으나 이후 두개의 자체 판매 의약품과 두개의 라이선싱 의약품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포트폴리오가 급격하게 확대됐다.
Adcetris (Brentuximab vedotin): 2011년 첫 FDA 승인을 받은 희귀 림프종 치료제로 일본의 Takeda와 공동으로 개발했고 Seattle Genetics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Takeda가 북미 이외 지역에서의 글로벌 판매를 담당한다. 2019년 Seattle Genetics 매출 $628M, Takeda 매출 약 $500M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기준인 $1B 매출을 돌파했다. 2019년까지 단일 승인 의약품만 있던 Seattle Genetics의 제품 판매 매출과 로열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2011년 첫 승인 후 연평균 4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희귀 림프종이라는 틈새 시장에서 특별한 경쟁이 없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매출 가이던스는 $675~$700M이다.
Padcev (Enfortumab vedotin): 일본의 Astellas와 공동 개발한 방광암 치료제로 2019년 12월에 FDA 승인을 받았고 미국내 판매에 대해 양사가 동일 비율로 수익/지출을 나눈다. 면역 관문 억제제가 실패한 방광암에서 높은 치료 효능을 보이면서 여러 고형암들에 대해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고 연매출 최대 $5B 이상이 기대되는 메가 블록버스터 후보로 꼽히는 의약품이다. 2020년 상반기$92M의 매출을 기록하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2020년 매출 가이던스는 $215~$235M이다.
Tukysa (Tucatinib): Seattle Genetics의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ADC가 아닌 의약품으로 2020년 4월 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연매출 최대 $950M이 기대된다. 출시 첫 분기 매출 $16M을 기록했다. 최근 머크에게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의 판매권을 라이선스 아웃했다.
Polivy (Polatuzumab vedotin-piiq): Genentech (Roche)가 Seattle Genetics의 ADC 기술을 사용하여 개발한 의약품으로 2019년 6월 B세포 림프종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연매출 최대 $1.5B 정도가 예상되며 Seattle Genetics는 매출에 대해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Blenrep (Belantamab mafodotin): GSK가 Seattle Genetics의 ADC 기술을 사용하여 개발한 의약품으로 2020년 8월 다발성 골수종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연매출 최대 $1.2B 정도가 예상되며 Seattle Genetics는 매출에 대해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주요 재무제표 항목들 및 분야별 매출 (단위 Million – EPS 제외)
손익계산서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1H 2020 | 증가율* |
매출 | $95 | $211 | $269 | $287 | $337 | $418 | $482 | $655 | $917 | $513 | 33% |
매출총이익 | $92 | $197 | $248 | $258 | $299 | $376 | $428 | $566 | $873 | $435 | 33% |
판관비 | $163 | $170 | $219 | $231 | $295 | $379 | $457 | $565 | $719 | $393 | 20% |
연구개발비 | $73 | $84 | $92 | $104 | $126 | $139 | $167 | $261 | $374 | $248 | 23% |
영업이익 | ($144) | ($57) | ($63) | ($77) | ($121) | ($143) | ($196) | ($260) | ($221) | ($206) | |
순이익 | ($152) | ($54) | ($63) | ($76) | ($120) | ($140) | ($126) | ($223) | ($159) | ($190) | |
EPS | ($1.34) | ($0.46) | ($0.51) | ($1) | ($1) | ($1) | ($0.88) | ($1.41) | ($0.96) | ($1.10) | |
재무상태표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1H 2020 | |
현금, 현금성 자산, 장단기 투자금 | $295 | $364 | $374 | $313 | $713 | $619 | $413 | $460 | $868 | $896 | 14% |
총부채 | $168 | $245 | $254 | $248 | $209 | $204 | $200 | $229 | $330 | $350 | 9% |
총자본 | $330 | $471 | $484 | $459 | $895 | $838 | $878 | $1,503 | $2,206 | $2,165 | 27% |
총자산 | $162 | $226 | $230 | $211 | $686 | $634 | $678 | $1,274 | $1,876 | $1,814 | 36% |
현금흐름표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1H 2020 | |
영업활동 현금흐름 | ($124) | $11 | ($1) | ($60) | ($133) | ($97) | ($119) | ($204) | ($164) | ($155) | |
투자활동 현금흐름 | $3 | ($80) | ($25) | $37 | ($376) | $68 | $130 | ($593) | ($278) | ($55) | |
재무활동 현금흐름 | $188 | $36 | $35 | $16 | $554 | $35 | $41 | $713 | $638 | $53 | |
비율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1H 2020 | |
매출총이익율 | 97% | 94% | 92% | 90% | 89% | 90% | 89% | 87% | 95% | 85% | |
영업이익율 | -152% | -27% | -23% | -27% | -36% | -34% | -41% | -40% | -24% | -40% | |
순이익율 | -160% | -26% | -23% | -27% | -36% | -34% | -26% | -34% | -17% | -37% | |
ROE | -94% | -24% | -27% | -36% | -18% | -22% | -19% | -17% | -8% | -10% | |
ROA | -46% | -11% | -13% | -17% | -13% | -17% | -14% | -15% | -7% | -9% | |
R&D/매출 | 77% | 40% | 34% | 36% | 37% | 33% | 35% | 40% | 41% | 48% | |
분야별 매출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1H 2020 | |
Adcetris | $43 | $138 | $145 | $178 | $226 | $266 | $308 | $477 | $628 | $332 | 40% |
Padcev | $0 | $92 | |||||||||
Tukysa | $16 | ||||||||||
총 제품 판매 | $43 | $138 | $145 | $178 | $226 | $266 | $308 | $477 | $628 | $439 | 40% |
협업/라이선싱 | $52 | $68 | $107 | $69 | $70 | $85 | $109 | $94 | $150 | $52 | 14% |
로열티 | $0 | $5 | $18 | $40 | $41 | $67 | $66 | $83 | $138 | $22 | 60% |
매출 총합 | $95 | $211 | $269 | $287 | $337 | $418 | $482 | $655 | $917 | $513 | 33% |
출처: Seattle Genetics 연간 실적 보고서. 필자 자체 제작, 2020.9.27, https://investor.seattlegenetics.com/financial-information/sec-filings/default.aspx
*2011~2019 증가율.
파이프라인
Seattle Genetics는 12개의 후보물질을 개발중이고 10개의 pivotal trial (주: 승인 신청을 위한 임상시험으로 대부분 임상 3상을 지칭하나 희귀 질환의 경우 임상 2상이 pivotal trial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임상 3상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을 진행중이다. 이중 상당수는 이미 승인을 받은 세 의약품들의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시험이고 아직 승인받지 않은 후보 물질들 중에는 Genmab과 공동 개발중인 자궁경부암 치료제 후보물질 tisotumab vedotin, 최근 머크와의 라이선싱 딜의 주인공이었던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ladiratuzumab vedotin이 후기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투자 포인트
1. 확장하는 포트폴리오
전술한대로 2019년 6월 전까지는 단 하나의 의약품에 매출을 의존하던 Seattle Genetics가 불과 1년 3개월만에 3개의 직접 판매 의약품과 2개의 라이선스 의약품을 보유한 기업으로 변했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짧은 시간 동안 크게 변한 것이다. 기존의 Adcetris는 물론 Padcev 역시 미충족 수요를 지닌 틈새 시장을 겨냥한 의약품으로 작용 기제면에서나 기존 의약품 대비 효능 면에서나 모두 뛰어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Seattle Genetics의 마케팅 능력 역시 Padcev의 상반기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은 것에서 보듯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선싱아웃한 의약품들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마케팅팀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만큼 시장 침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 시장에 진출한 4개 의약품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2021~2022년경에는 큰 폭의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2011년 Adcetris 승인 후 연평균 33%에 이르던 매출 성장율이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이고 적자 기업인 Seattle Genetic는 2021~2022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10여개에 이르는 후기 파이프라인들도 향후 2~3년 내에 시장 진출이 기대되고 있고 최근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에서 좋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향후 5년간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확장하면서 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eattle Genetics의 시가총액은 약 $32B인데, S&P500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미 상업화 단계에 안착한 대형 바이오텍 기업들 Amgen, Gilead Sciences, Vertex Pharma, Regeneron, Biogen의 바로 밑에 위치해 있다. Seattle Genetics가 향후 5년내에 이들 $50B+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할 관전 포인트다.
2.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
Seattle Genetics는 ImmunoGen과 더불어 ADC의 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Seattle Genetics의 ADC 의약품들은 여러가지 특허로 겹겹이 보호받고 있다. Adcetris는 모두 12개의 특허로 보호받고 있으며 특허 만료는 2020~2031년으로 아직도 10년 이상 특허가 남아있고, Padcev 역시 2022~2031년 사이 만료되는 12개의 특허로, Tukysa는 2024~2033년 사이 만료되는 8개의 특허로, tisotumab vedotin은 2022~2032년 사이 만료되는 10개의 특허로, ladiratuzumab vedotin는 2020~2032년 사이 만료되는 9개의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더불어 바이오로직스 의약품이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 첫 승인으로부터 12년간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설령 특허가 만료된다고 해도 바이오시밀러가 ADC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ADC는 항체, 독성 약물,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링커의 세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ADC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기업은 세 파트 각각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함을 별도로 입증해야하고 이에 더해 세가지를 하나의 의약품으로 만들었을 때 역시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함을 입증해야한다. 일반적인 항체, 재조합 단백질의 바이오시밀러 제조보다 몇 단계 높은 고난이도 작업이고 따라서 개발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만약 ADC 의약품들 중에 메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나온다면 바이오시밀러를 시도해보는 기업이 나올 수는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 Seattle Genetics가 걱정해야할 경쟁 상대는 바이오시밀러보다는 CAR-T, 이중항체 등 높은 효능을 지닌 새로운 유형의 의약품들로 실제로 Seattle Genetics의 의약품들과 동일한 시장을 놓고 CAR-T, 이중항체 등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작용기제가 다른 의약품들끼리는 치료 옵션을 놓고 언제든 상호 보완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만큼 (예, 병용 치료) 반드시 악재로 볼 필요는 없다.
3. 높은 기관 투자자 비율
Seattle Genetics 주식의 기관투자자 보유 비율은 전체 주식의 94.31%, 유동주식의 95.07%를 차지한다. 최대주주는 가장 큰 규모의 바이오텍 투자 전문 헷지펀드 중 하나인 Baker Bros로 Seattle Genetics 주식의 27.17%를 보유하고 있다. Seattle Genetics는 2분기말 기준 Baker Bros의 포트폴리오에서 34.82%를 차지하며 두번째로 비중이 큰 Incyte의 14.42%와 큰 차이를 보이는 최대 비중 종목이다. Baker Bros는 2004년부터 Seattle Genetics의 주식을 오랜 기간 장기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에 두명의 멤버가 참여하고 있다. 신뢰도 높은 바이오텍 전문 헷지펀드가 높은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개인 투자자로서는 투자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요건이다.
리스크 요인
1. 경쟁이 심한 항암제 분야
Seattle Genetics의 사업 분야는 항암제 분야로 제약 사업 내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분야다. 성공했을 경우의 보상이 큰 만큼 리스크도 크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자들이 출현하며 변화도 빠르다. ADC 분야에서도 최근 ADC 의약품들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지닌 신규 바이오텍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또한 전술한대로 CAR-T, 이중항체 등 새로운 유형의 의약품들이 시도되고 있다. 당분간 Adcetris, Padcev가 해당 적응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언제든 더 낮은 독성과 높은 효능의 의약품이 등장하여 두 의약품의 시장을 침식할 수 있다. 주력 제품인 Adcetris가 지난 10년간 40%의 높은 연평균 매출 성장율을 보여왔지만 2020년 상반기 매출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3% 증가에 그치며 다소 정체된 점도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2. 다이이치 산쿄와의 특허 공방
Seattle Genetics는 한때 협업 관계였던 다이이치 산쿄와 Enhertu에 사용된 ADC 기술을 놓고 소송을 진행중이다. Seattle Genetics는 2008년 다이이치 산쿄와 협업 계약을 맺고 기술을 제공했으나 이 계약은 2015년 별 성과없이 종료됐다. 이후 다이이치 산쿄는 별도로 ADC를 개발하여 전술한대로 2019년 Enhertu를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 역사상 최대 규모로 아스트라제네카에 라이선스아웃하는데 성공한다. Seattle Genetics는 이에 대해 다이이치 산쿄가 자사가 제공한 ADC 기술을 개량하여 ADC를 개발했다고 비 법적인 수단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고 했으나 이에 대해 다이이치 산쿄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특허에 관한 법적 분쟁으로 번진 상태다. 이 케이스는 Seattle Genetics로서는 매우 중요한데, 소송에 승리하는 경우 메가 블록버스터가 예상되는 Enhertu 매출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잇점도 있지만 만일 패하는 경우 특허가 무효화되면서 대형 제약사들이 Seattle Genetics의 ADC 기술을 변용한 ADC 개발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될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3. 부작용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
Seattle Genetics의 ADC 의약품 Adcetris, Padcev는 모두 해당 적응증의 2차 이상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ADC 의약품들을 1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들도 진행중이지만 ADC보다 훨씬 안전성이 뛰어난 면역관문억제제들이 빠른 속도로 다양한 적응증의 1차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ADC 개발 초기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1차 치료제로 사용되기에는 여전히 부작용이 심각하고 Adcetris는 박스 경고가 달려있기도 하다. 부작용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링커 기술의 발전이 필요로 하는데 짧은 시간에 이뤄질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아닌 만큼 쉽지 않은 숙제다.
투자 의견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월가의 Seattle Genetics에 대한 9월 투자 의견은 적극 매수 3, 매수 5, 보유 8로 8월 대비 적극매수, 매수 의견이 각각 1, 3 개가 줄은 반면 보유 의견은 한건 늘었다. 전반적인 의견은 5점 만점에 2.2점으로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16명의 애널리스트 중 최저 $165, 최고 $252, 평균 $189.18이고 현재 주가 대비 상승여력은 각각 -11%, 36%, 2%로 상승 여력이 많지는 않다.
월가의 매수·매도 의견 및 목표주가
출처: 야후 파이낸스, 2020.9.27 https://finance.yahoo.com/quote/SGEN
Seattle Genetics의 주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2019년 이후 이어져온 신약 승인의 효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었고 코로나-19 이후만 봐도 3월 저점 대비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월가의 12개월 목표주가와의 괴리가 크지 않은데에서 알 수 있듯이 Seattle Genetics의 주가는 가격만 보자면 당장 진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Seattle Genetics의 최근 10년 주가, 매출, P/S
출처: Koyfin.com, 2020.9.27, https://www.koyfin.com/charts/g/SGEN 필자 자체 제작
Seattle Genetics는 적자기업이므로 P/E를 산출할 수가 없고 성장주인 만큼 P/S로 유사 시총 바이오텍들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 Seattle Genetics의 P/S는 31.22로 섹터 중위값 5.94 뿐만 아니라 유사 시총 기업들의 P/S를 크게 웃돈다. 특히 S&P 500에 포함되어있는 Alexion, Incyte보다 매출은 크게 적으면서도 높은 시총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Seattle Genetics의 ADC 기술 및 신규 진출 의약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10년간의 P/S를 보더라도 Adcetris의 승인 초기 P/S가 55배까지 치솟았던 적을 제외하면 최근의 P/S가 가장 높다. 그러나 2012년 높은 P/S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이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P/S가 하락했던 전례에서 보듯 이는 성장주의 성장초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신규 투자자라면 Seattle Genetics의 밸류에이션이 해소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Seattle Genetics의 가치평가
시가총액 | 2019 매출 | P/E (GAAP) | P/S | P/B | ||
Seattle Genetics | SGEN | $32.18B | $0.92B | - | 31.22 | 17.73 |
Regeneron Pharmaceuticals | REGN | $60.41B | $7.45B | 22.23 | 7.27 | 6.65 |
Alexion Pharmaceuticals | ALXN | $25.08B | $4.99B | 30.05 | 4.58 | 2.39 |
Incyte Corporation | INCY | 18.93B | $2.16B | - | 7.84 | 8.05 |
Alnylam Pharmaceuticals | ALNY | $16.04B | $0.22B | - | 45.15 | 11.43 |
BioMarin Pharmaceutical | BMRN | $14.03B | $1.70B | 114.41 | 7.54 | 4.33 |
섹터 중위값 | 33.85 | 5.94 | 3.90 | |||
S&P 500 | 28.35 | 2.34 | 3.72 |
출처: 시킹 알파, 멀티플 2020.9.27, https://seekingalpha.com/symbol/SGEN/valuation/metrics https://www.multpl.com/sitemap
Yahoo Finance에 따르면 19명 애널리스트들이 Seattle Genetics의 2020년, 2021년 EPS, 매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EPS의 경우 평균값으로 2020년과 2021년 각각 47.9%, 94% 증가를, 매출의 경우 평균값으로 2020년과 2021년 각각 60%, 20%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EPS와 매출의 범위가 무척 광범위한데, 이는 신약 출시 초기의 불투명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월가의 예상 실적: 평균값 (범위)
2019 | 2020E | 2021E | |
EPS | -$0.96 | -$0.5 (-$2.53~$3.6) | -$0.03 (-$1.44~$2.44) |
EPS 증가 | 47.9% (-163.5%~475%) | 94% (-188%~588%) | |
매출 | $916.7M | $1.47B ($1.1~$2.07B) | $1.77B ($1.48B~$2.1B) |
매출 증가 | 60% (20%~126%) | 20% (0.7%~43%) |
출처: 야후 파이낸스, 2020.9.27 https://finance.yahoo.com/quote/SGEN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전술한대로 Seattle Genetics는 두개의 자사 출시 의약품과 두개의 라이선싱 의약품이 최근 1년 3개월 안에 신규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다만 2011년 Adcetris의 출시 당시의 P/S 55만큼은 주가가 오르지 않아 기대감이 100% 반영됐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8월 이후 바이오 섹터가 조정을 받으면서 전고점 대비 20% 이상 주가가 하락했고 매수 기회를 줬지만 최근 머크와의 대형 라이선싱 딜이 발표되면서 전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Seattle Genetics 최상의 시나리오는 기존 Adcetris가 코로나-19로 주춤해진 매출 증가세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새로 출시한 Padcev, Tukysa, Polivy (Roche), Blenrep (GSK)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해 들어가며, 파이프라인에 있는 후보물질들의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다이이치 산쿄와의 소송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최상의 시나리오 하에서 Seattle Genetics는 1~2년 내에 $50B+ 클럽에 가입하는 여섯번째 바이오텍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시장의 조정으로 인한 주가하락이 나온다면 좋은 매수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ADC는 항암제 분야에서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잦은 매매보다는 다년간의 장기 투자를 추천한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바이오텍에게 악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신규 출시 제품들의 시장 침투가 기대만큼 빠르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경쟁 제품이 등장할 수도 있으며,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여 임상 중단 명령이 내려지거나, 효능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실패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출시된 의약품이 복제약 기업과의 특허 무효 소송에 패소하며 복제약의 시장 진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으며, 대형 제약사와의 분쟁에서 소송에 승리하더라도 이미 막대한 시간과 자금을 소진한 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ADC가 항암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ADC 분야에서 Seattle Genetics가 차지하는 위상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Seattle Genetics의 현재 주가는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어서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주가의 급락이 나올 수 있다. 악재가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에 변화가 생겼는지, 생겼다면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가령 막강한 경쟁 제품이 등장하여 보유 제품의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면 이는 펀더멘털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미 예견된 악재였고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면, 그리고 펀더멘털의 변화를 줄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준비되고 있다면 주가의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Seattle Genetics에 발생하는 이벤트들에 대해 ADC 마켓에 변화가 생겼는지, ADC 마켓에서 Seattle Genetics의 위상에 변화가 생겼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면 악재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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