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과 동반 성장, 레플리젠 (Repligen)
작성일 2021-08-14
#Repligen Corporation (RGEN) #Danaher Corporation (DHR) #Millipore Sigma (Merck KGaA, OTC:MKKGY) #Thermo Fisher Scientific (TMO) #Sartorius Stedim Biotech (OTC:SSSGY)
-------------------------------------------------<Key Point>--------------------------------------------
❏ 의약품 산업 내에서 항체, 유전자, 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바이오 의약품의 생산을 담당하는 바이오 공정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기자재 및 소모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으로 규모는 작지만 바이오 공정 산업군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 의약품 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신약 개발 기업들 보다 적은 변동성을 보이는 레플리젠은 안정적인 바이오 투자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본 내용>------------------------------------------------
바이오 의약품(biologics)은 항체, 재조합 단백질,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 화학적으로 합성되는 의약품이 아닌 생명체를 통해 만들어지는 의약품을 지칭한다.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합성이 아닌 세포 배양 등 생명체를 통해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높고, 따라서 의약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여 고마진을 취할 수 있으며, 제조 공정이 복잡해서 복제약 제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투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화학 합성 의약품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해가고 있다.
글로벌 처방약 시장은 연평균 한자릿수 중후반대의 성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반면 항체 의약품은 시장 조사 기관들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연평균 15~20%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처음 FDA 승인을 받고 사용되기 시작한 항체 의약품은 현재는 글로벌 매출 탑 20 의약품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점유했다. 2020년 말 기준 120개의 FDA 승인 항체 의약품이 있으며 이중 약 60%는 최근 6년간 승인이 이뤄졌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임상 시험을 진행중인 항체 의약품 후보물질은 630개 이상이다.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1990년대에 유전자 치료제의 첫 FDA 승인이 이뤄졌지만 상용화에는 실패했고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유의미한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9개의 FDA 승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가 있다. 아직 시장 침투 초기라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가장 가격이 높은 의약품의 최상단은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가 차지하고 있다. 임상 시험을 진행중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은 1000개가 넘고 연평균 성장율은 20~3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의약품 FDA 승인 추이
출처: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021.8.14,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7-021-00814-w (주: FDA가 집계하는 바이오 의약품에는 혁신 의약품으로 취급하지 않는 혈액 추출물, 효소 대체 치료 물질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다소 수치가 높아 보일 수 있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바이오 공정(bioprocessing) 분야다. 바이오 공정은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전 과정을 일컫는다. 위탁 생산 기관(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s, 이하 CDMO)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 삼성 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주로 생산하는 의약품이 바이오 의약품이며 이들은 본질적으로 바이오 공정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바이오 공정 시장이 2020년대 중후반까지 연평균 9~11%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 공정 분야에는 삼성 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처럼 바이오 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전문 기자재 및 소모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도 있다. 오늘 소개할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용 전문 기자재 및 소모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바이오 공정의 틈새 시장 플레이어 레플리젠
레플리젠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전문 기자재, 솔루션, 소모품을 개발, 판매하는 기업이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및 위탁 생산 기관을 주 고객으로 한다. 본사는 메사츄세츠주 월댐에 있으며 미국, 에스토니아, 독일,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1981년에 설립됐고 1986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설립 초기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항체의 분리, 정제에 필수적인 프로틴 A 레진을 OEM 방식으로 제조, 공급하는 사업으로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2012년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제품 생산으로 사업 모델을 전략적으로 변경한 이후2013년 완전한 흑자로 돌아서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기준일자 | 2021.8.14 | 52주 최저-최고가 | $138.00 ~ $258.08 |
기업명 (심볼) | Repligen Corporation (RGEN) | 90일 평균 거래량 | 397,384 |
업종 | 헬스케어 | P/E (TTM) | 143.39 |
시가총액 | $14.182B | EPS | $1.80 |
현재주가 | $257.96 | 배당금 | 없음 |
항체, 재조합 단백질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공정은 크게 단백질을 생산하는 세포주를 만들고 배양하는 업스트림 단계와 배양 세포에서 만들어진 생물학 제제를 수확, 정제, 제품화하는 다운스트림 단계로 크게 나뉜다. 각 단계는 다시 여러 단계들로 나뉘어 지며 각 단계마다 특수 목적의 다양한 기기, 분석 장비, 소모품이 필요하다. 레플리젠의 제품군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공정 전체를 커버하지는 못하지만 몇몇 특정 단계에 특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틈새 시장 플레이어다.
항체 의약품 생산 과정
출처: 이코노믹리뷰, 2021.8.14,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2578
레플리젠의 제품군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1. 여과 장치(Filtration): 업스트림 세포 배양 단계에서 바이오 리액터에 부착하여 세포 배양 배지 교체에 사용되는 필터, 다운 스트림 수확 단계에서 전통적인 원심 분리 방식을 대체해 생물학 제제와 세포를 분리해주고 농축해주는 필터 등 다양한 필터 시스템 및 일회용 카세트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업스트림 여과 필터 시장의 선두 위치에 있으며 다운스트림 쪽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020년 유기적 성장율 35%를 기록했다. 2020년 전체 매출의 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0년 ARTeSYN 인수합병을 통해 약 $100M규모의 잠재 시장이 추가됐다.
2.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 다운스트림 후기 정제 단계에서 정제 및 분리, 공정 개발, 제품화에 필요한 다양한 크기와 용도의 일회용 크로마토그래피 제품군 및 품질 관리를 위한 ELISA 테스트 키트 등의 제품이 있다. 시장 점유율 약 15~20%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리팩 컬럼 (레진을 미리 채워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판매되는 크로마토그래피 컬럼) 시장의 선두 위치에 있다. 2020년 유기적 성장율 약 15%를 기록했고, 2020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2020년 EMS, NMT, ARTeSYN 인수합병을 통해 약 300M 규모의 잠재 시장이 추가됐다.
3. 공정 분석 (Process Analytics): 여과 장치, 크로마토그래피, 단백질 제품군에 부착되어 단백질 용량 측정에 사용되는 분광학(Spectroscopy)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약 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25~30% 성장했다. 2020년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한다.
4. 단백질 (Proteins): 항체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프로틴 A 리간드 및 프로틴 A 레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필요한 스파이크 단백질 리간드, 세포 배양 배지에 첨가되는 성장 인자(Growth Factors) 등의 제품군이 있다. 레플리젠의 레거시 사업 분야다. 프로틴 A 리간드는 프로틴 A 크로마토그래피의 마켓 리더인 밀리포어 시그마 (2023년), 퓨로라이트 (2026년) 등과 OEM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시장 점유율 약 10~15%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백질 A 리간드 분야의 마켓 선두다. 2020년 유기적 성장율 약 15~20%를 기록했고 2020년 전체 매출의 약 22%를 차지한다.
레플리젠의 각 사업 분야별 매출은 바이오 공정 사업으로 전략전 전환을 한 이후 레거시 제품군인 단백질 사업군의 비중이 점차 줄어든 반면 여과 장치와 크로마토그래피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었다. 이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여과 장치 분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율 72%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레플리젠의 전체 매출은 연평균 35%로 증가했다.
출처: 레플리젠 연간 실적 보고서. 필자 자체 제작, 2021.8.14, https://repligen.q4ir.com/financial-information/sec-filings/default.aspx
레플리젠은 2014년 이후 7년간 매출 성장율이 가장 낮았던 해가 25%일 정도로 빠르게 고속 성장중이다. 매출총이익율, 영업이익율, 순이익율은 각각 50%대 중후반, 10% 중후반, 8~20%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각각 57%, 19%, 16%를 기록했다.
레플리젠은 자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을 병행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2년 이후 다수의 인수합병을 통해 제품군을 확장했고 자연스럽게 채무는 증가했다. 그러나 부채/자산 비율은 30%를 크게 넘지 않는 선에서 감당 가능할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 매출은 프로틴A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시절에는 밀리포어 시그마가 위치한 유럽 매출 비중이 컸으나 다른 사업부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북미와 아시아 등의 매출 비중이 늘어났다. 또한 매출 비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의 매출 비중 역시 매출 다각화와 함께 2014년 71%에서 2020년 11%로 크게 감소하면서 매출 채널 집중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주요 재무제표 항목들 및 분야별 매출 (단위 Million – EPS 제외)
손익계산서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총 매출 | $64 | $84 | $105 | $141 | $194 | $270 | $366 |
연구개발비용 | $6 | $6 | $7 | $9 | $16 | $19 | $20 |
매출총이익 | $36 | $48 | $57 | $74 | $108 | $151 | $210 |
영업이익 | $11 | $14 | $16 | $14 | $26 | $36 | $70 |
순이익 | $8 | $9 | $12 | $28 | $17 | $21 | $60 |
기본 EPS | $0 | $0 | $0 | $1 | $0 | $0 | $1 |
희석 EPS | $0 | $0 | $0 | $1 | $0 | $0 | $1 |
재무상태표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현금, 현금성 자산, 유가증권 | $58 | $72 | $142 | $174 | $194 | $528 | $717 |
유동 자산 | $81 | $103 | $184 | $243 | $276 | $642 | $902 |
총 자산 | $128 | $146 | $289 | $744 | $775 | $1,400 | $1,903 |
채무 | $95 | $99 | $103 | $233 | $244 | ||
유동 부채 | $11 | $19 | $21 | $25 | $130 | $48 | $319 |
총 부채 | $17 | $23 | $120 | $152 | $159 | $340 | $374 |
총 자본 | $112 | $123 | $169 | $592 | $616 | $1,060 | $1,529 |
현금 흐름표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영업활동 현금흐름 | $18 | $15 | $8 | $17 | $33 | $67 | $63 |
투자활동 현금흐름 | ($20) | $5 | ($49) | ($98) | ($14) | ($205) | ($201) |
재무활동 현금흐름 | $2 | $1 | $112 | $130 | $3 | $485 | $306 |
비율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매출 증가율 | 27% | 38% | 25% | 35% | 37% | 39% | 36% |
매출총이익 증가율 | -17% | 36% | 19% | 29% | 45% | 41% | 39% |
영업이익 증가율 | -53% | 29% | 16% | -12% | 86% | 39% | 94% |
순이익 증가율 | -49% | 14% | 25% | 143% | -41% | 29% | 180% |
ROE | 7% | 8% | 7% | 5% | 3% | 2% | 4% |
ROA | 6% | 6% | 4% | 4% | 2% | 2% | 3% |
매출총이익율 | 56% | 58% | 55% | 53% | 55% | 56% | 57% |
영업이익율 | 17% | 16% | 15% | 10% | 13% | 13% | 19% |
순이익율 | 13% | 11% | 11% | 20% | 9% | 8% | 16% |
유동비율 | 758% | 550% | 874% | 963% | 212% | 1,328% | 283% |
부채/자산 비율 | 15% | 19% | 71% | 26% | 26% | 32% | 24% |
매출 세부 사항 (단위 Million)
사업 분야별 매출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CAGR |
여과장치 | $7 | $16 | $20 | $49 | $91 | $120 | $175 | 72% |
크로마토그래피 | $10 | $15 | $30 | $36 | $45 | $65 | $74 | 40% |
공정 분석 | $16 | $33 | 43% | |||||
단백질 | $44 | $53 | $55 | $54 | $54 | $65 | $81 | 11% |
기타 | $0 | $0 | $0 | $2 | $4 | $4 | $4 | 61% |
총 매출 | $60 | $84 | $104 | $141 | $194 | $270 | $366 | 35% |
지역별 매출 비중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
북미 | 33% | 28% | 39% | 43% | 48% | 51% | 48% | |
유럽 | 58% | 54% | 36% | 24% | 40% | 37% | 38% | |
아시아태평양 및 기타 | 9% | 18% | 25% | 33% | 12% | 12% | 14% | |
총 매출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
10%이상 매출 고객 비중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
10%이상 매출 고객 비중 | 71% | 66% | 57% | 39% | 30% | 25% | 11% |
출처: 레플리젠 연간 실적 보고서. 필자 자체 제작, 2021.8.14, https://repligen.q4ir.com/financial-information/sec-filings/default.aspx
투자 포인트
성장하는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레플리젠의 가장 큰 투자포인트는 레플리젠이 속한 산업군 자체가 성장하는 산업군이고, 레플리젠은 그 산업군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의약품 산업은 인구 고령화 추세와 함께 매년 성장중인 산업이다. 전술한대로 의약품 산업내에서도 의약품 유형별 비중은 바이오 의약품이 화학 합성 의약품보다 더욱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구조적으로 바이오테크 기업 수, 바이오 의약품의 임상시험 수가 증가 추세에 있고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와 같은 혁신 의약품 개발은 산업 초기 단계에 있으며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 의약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은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 분야의 주요 기업들 중 몇 안 되는 순수 바이오 공정 전문 기업으로 바이오 의약품 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순풍을 그대로 타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임상시험 결과와 FDA 승인 결과에 따라 큰 폭의 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레플리젠은 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므로 변동성을 줄이면서 바이오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대안이다.
반복 매출
레플리젠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여과 장치와 크로마토그래피 분야 매출의 대부분은 소모품과 일회용품 매출이다. 레플리젠의 일회용 여과 장치 및 크로마토그래피 컬럼은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에 플러그 앤드 플레이로 부착해서 멸균 단계 없이도 오염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한 편리성, 소규모 공정 개발 단계부터 대규모 생산 단계 까지의 모든 규모의 공정을 커버할 수 있는 규모의 다양성 및 고객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레진을 프리팩으로 만들어주는 종류의 다양성, 주요 바이오 공정 기업들의 시스템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 등을 바탕으로 바이오 공정용 일회용품 시장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소모품 매출은 반복 매출을 창출한다. 반복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주식 시장에서 대체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다. 또한 레플리젠의 사업이 일반적으로 저마진 사업인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마진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레플리젠의 매출총이익율은 5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전략적 사업 변경을 통한 성공을 이끈 경영진
레플리젠은 2012년 전략적으로 바이오 공정 분야로의 사업 분야 확장을 결정하고 2014년 현 CEO 토니 헌트를 최고 운영 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 COO)로 영입했다. 이후 2015년 CEO에 오른 토니 헌트는 이후 레플리젠의 고속 성장기를 이끌고 있다. 토니 헌트는 2014년 서모 피셔에 인수합병된 라이프 테크놀로지스에서 바이오 공정 분야를 책임지던 인물로 바이오 공정 분야 전문가다. 또한 2015년 이후 주요 경영진을 바이오 공정에 전문성을 지닌 인물들로 교체했다. 덕분에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현 경영진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개발과 더불어 다수의 소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레플리젠은 2020년에는 그동안 1회용 소모품 관련 인수합병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유체 조절(fluid management) 시스템에 관련된 세 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시스템 시장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14-2019 주요 인수합병
출처: 레플리젠 발표 자료. 2021.8.14, https://s1.q4cdn.com/717391049/files/doc_downloads/2021/07/Investor-Presentation_28July21.pdf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
바이오 공정 시장은 레플리젠과 같은 소형 전문 기업보다는 밀리포어 시그마, 데이나허의 자회사 사이티바, 서모 피셔, 사토리우스 등 다양한 생명과학 관련 사업을 하는 대형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레플리젠은 바이오 공정 산업의 틈새시장에서 메이져 플레이어들이 놓치고 있던 제품군을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많은 성숙한 산업들이 그렇듯 바이오 공정 시장 역시 몇몇 주요 기업들로 통합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레플리젠은 가장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인수합병이 되는 기업의 주주들에게는 일반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리스크 요인
틈새시장 전략
틈새시장 전략은 레플리젠이 2014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케한 성공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은 언제든지 약점이 될 수 있다. 바이오 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은 레플리젠의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다. 밀리포어 시그마와 사이티바에는 프로틴 A 레진을 OEM 공급하고 있고, 사토리우스 스테딤 바이오테크와는 당사의 바이오리액터에 자사의 여과장치를 부착하여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경쟁사들에게 매출의 일부가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데 사이티바의 경우 2020년 자체 프로틴 A 생산을 시작하면서 2021년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코로나-19는 레플리젠에게 역풍 보다는 순풍으로 작용했다. 판데믹 초기에는 시장과 함께 주가가 -20%가량 하락했지만 두달도 되지 않아 코로나-19 이전 고점을 회복했고, 이후 코로나-19 저점 대비 약 3배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레플리젠의 사업 중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업은 없지만 코로나-19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항체 의약품 및 백신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간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결과적으로 2020년 매출의 약 13%인 $46M이 코로나-19 관련 매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2021년에는 코로나-19 관련 예상 매출이 $170~$180M으로 규모도 커지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6%~29%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은 매출 증가가 주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2022년 이후에도 올해와 같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판데믹의 진행 상황에 따라 급격한 주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 매출 비중이 높았던 진단 기업들의 주가가 백신이 보급되면서 급격히 하락한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투자 의견
팁 랭크스에 따르면 레플리젠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5명 모두 매수 의견으로 종합적으로 강력 매수 의견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평균 $257.60, 최대 $275, 최저 $240으로 현재 주가 대비 각각 0%, 6.6%, -7%의 괴리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월가의 매수·매도 의견 및 목표주가
출처: 팁 랭크스, 2021.8.14, https://www.tipranks.com/stocks/rgen/forecast
올해 들어 7월말까지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횡보하던 레플리젠의 주가는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고 그 결과 YTD 34% 상승으로 S&P 500, 나스닥, 러셀 2000의 19%, 15%, 12.6%를 아웃퍼폼하고 있다. 월가의 올해 EPS와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36%, 60%로 올해 역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으나 2022년에는 다소간 둔화된 EPS 12%, 매출 16.7%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월가의 평균 예상 실적
2020 | 2021E | 2022E | |
EPS 컨센서스 | $1.65 | $2.25 | $2.52 |
EPS 증가 | 36.4% | 12% | |
매출 가이던스 | $625~$645M | ||
매출 컨센서스 | $366.26M | $585.9M | $683.98M |
매출 증가 | 60% | 16.7% |
출처: 야후 파이넌스, 2021.8.14, https://ca.finance.yahoo.com/quote/RGEN/analysis?p=RGEN
레플리젠의 포워드 P/E는 흑자로 완전히 전환한 2013년 하반기 최저 70, 최대 260의 밴드 내에서 움직였다. 동일 산업군 내에서 마땅히 비교할 만한 대상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인 평가는 어렵지만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포워드 EV/Sales 역시 같은 기간 12~28배의 밴드에서 움직였는데 EV/Sales 수치가 일반적인 기업들의 P/E 수치와 맞먹을 정도다. 현재의 포워드 P/E와 EV/Sales는 주가 대비 각각 94배, 20배로 밴드 내에서는 평균 정도로 볼 수 있지만 현재의 성장성이 미래에도 지속된다고 가정해야만 주가가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레플리젠은 다른 많은 성장주들과 달리 이미 흑자 전환한 기업이고, 성장주 투자는 언제나 프리미엄이 요구되며,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인 밴드의 평균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본다면 좀 더 좋은 진입 시점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작은 조정시 조금씩 분할 매수하면서 모아가는 방식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레플리젠의 지난 10년간 주가, 포워드 P/E, 포워드 EV/Sales
출처: 코이핀, 2021.8.14, https://app.koyfin.com/home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 비중의 증가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항체 의약품은 이미 대부분 대형 제약사들의 주력 제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반복되는 규제 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형 제약사들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어 향후 의약품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순수 바이오 공정 기업이라는 레플리젠의 현재 포지션이 잘 지켜지고, 지난 6-7년간 보여준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 레플리젠의 주가가 중간 중간 부침은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간에 걸쳐 우상향할 것이고 아직은 성장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당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있고 테이퍼링을 앞둔 거시 경제 환경이 성장주 투자에 우호적이지 않아 단기적인 수익율 기대치를 조금 낮게 잡아야할 필요가 있지만 시장이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면 신규 진입 및 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성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바이오 공정 시장에서 레플리젠이 현재와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게 담보하기 어렵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이 언제든지 레플리젠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고, 시장이 커진다면 바이오 공정 사업에 참여하지 않던 다른 대형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 여지도 있다. 거액을 들인 인수합병이 실패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경쟁 제품의 등장 소식이 나올 경우 한 번 반응을 하고, 실제로 그 여파가 실적에서 수치로 확인될 때 다시 한번 반응한다. 하지만 뉴스에 의한 주가 조정은 다소간 과도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레플리젠이 경쟁 제품 등장으로 인해 펀더멘털에 훼손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뉴스보다는 실적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레플리젠의 제품군이 비교적 다각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 제품 한 두개의 출현으로는 실적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 제품의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난다면 그때는 비중을 축소하면서 레플리젠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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