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가?
작성일 2021-10-09
#Merck(MRK) #Roche(RHHBY) #Atea Pharmaceuticals(AVIR) #Pfizer(PFE)
-------------------------------------------------<Key Point>--------------------------------------------
- 머크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어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 코로나와의 공존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꼽히는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의 연내 출시 가능성에 일주일 내내 하락하던 시장은 반등 전기를 마련했고 여행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항체 치료제 관련 종목들은 크게 하락했다.
- 몰누피라비어의 예상 매출 및 2023년 이후 매출 지속성에 대해서 의문 부호가 따라붙고 있지만 키트루다 이후를 위한 파이프라인 보강을 서두르고 있는 머크에게 몰누피라비어는 단기간일지라도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 내용>-------------------------------------------------
코로나와의 공존을 위한 전제 조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올라가고 델타 변이로 인한 글로벌 3차 유행이 정점을 찍으면서 차츰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코로나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오랜기간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피로도가 늘어나고 경제가 크게 위축된데다가, 델타 변이를 비롯한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불가능하다고 인식이 바뀌고 있는 반면 백신 접종율이 올라가면서 확진자는 늘어나도 입원율과 사망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데 따른 완화 조치다.
완화된 방역 조치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두가지가 꼽힌다. 첫번째는 백신의 보급이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고 저소득 국가에서는 아직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로 보면 백신의 최소 1회 접종율은 45%를 넘어서며 백신 접종 가능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최소 한차례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돌파 감염 사례에서 보듯 백신 접종이 안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며 효과적인 치료제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특히 현재 사용중인 치료제들 보다 효과적이면서도 과거 신종 플루 유행 당시의 타미풀루처럼 감염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가정에서 쉽게 복용할 수 있어서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막아줄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이 두번째 조건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1일, 시장이 한달 째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랫만에 반등을 주는 소식이 들려왔다.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가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어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는데 외래환자 대상으로 위약 대비 50%의 입원/사망율 감소를 보였으며 특히 29일차 사망 환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델타를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들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긍정적인 중간 결과에 대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와 FDA는 추가 환자 모집 중단을 권고하고 머크는 조속한 시일 내에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한다고 발표한다. 머크의 중간 결과 발표에 힘입어 시장은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마감하고 1%대 반등을 했다. 좀처럼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은 무거운 머크의 주가 역시 14% 급등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여행 관련 업종 기업들 상당수가 두자릿 수 급등했다. 반면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하면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 및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머크의 최근 1년 주가
출처: 야후 파이넌스, 2021.10.9.
경구용 치료제 개발 현황
현재 미국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치료제는 한 종의 항바이러스제와 세 종의 항체 치료제, 그리고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 등 모두 다섯 종의 치료제가 FDA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초기 항바이러스제 및 항체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는 다음 표 및 필자가 지난해 6월 작성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을 참조하기 바란다.
주요 코로나-19 초기 감염 치료제 및 후보물질
후보물질 (제품명) | 기업명(심볼) | 의약품 종류 | 진행 상태 | 투여 방식 |
렘데시비어 (베클러리) | Gilead Sciences(GILD) | 항바이러스제 | FDA 승인 | 정맥 주사 |
밤라니비맙, 에테시비맙 | Eli Lilly(LLY), AbCellera(ABCL) | 중화항체 칵테일 | FDA 긴급 사용 승인 | 정맥 주사 |
카시리비맙, 임데피맙 (REGEN-COV) | Regeneron Pharmaceuticals(REGN) | 중화항체 칵테일 | FDA 긴급 사용 승인 | 정맥 주사 |
소트로비맙 | GSK(GSK)/Vir Biotechnology(VIR) | 중화항체 | FDA 긴급 사용 승인 | 정맥 주사 |
몰누피라비어 | Merck(MRK)/ Ridgeback Biotherapeutics |
항바이러스제 | 임상 3상 | 경구용 |
AT-527 | Roche(RHHBY)/Atea Pharmaceuticals(AVIR) | 항바이러스제 | 임상 3상 | 경구용 |
PF-07321332 | Pfizer(PFE) | 항바이러스제 | 임상 3상 | 경구용 |
AZD7442 | AstraZeneca(GILD) | 지속형 중화항체 칵테일 | 임상 3상 | 근육주사 및 정맥주사 (1회 투여) |
출처: 각 기업 실적 공시 자료, 2021.10.9.
현재 FDA 승인 혹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다섯 종의 의약품은 모두 정맥 주사 제제로 병원 병상에서 링거를 꽂고 투약해야하며 의약품에 따라 치료 코스가 한차례 이상인 경우도 있다. 렘디시비어와 덱사메타손은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약하고 있으며, 중화항체 치료제들은 예방용으로도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병원 병상에서 투약해야한다.
투약 과정이 간단치 않은 만큼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구입한 후 가정에서 쉽게 투약할 수 있는 경구용 의약품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경구용 치료제는 투약 과정 뿐만 아니라 제조 및 글로벌 운송 과정이 건식 파우더나 액체 형태로 제조되어 콜드체인으로 운송되는 주사약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또한 정맥 주사 의약품은 병원 스케쥴에 따라 진단 후 투약 사이에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경구용 치료제는 진단 후 환자가 약국에서 약을 타다가 가정에서 투약하면 되기 때문에 진단과 투약 사이 지연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용 몰누피라비어의 치료 코스는 5일간 1일 2회 복용으로 1치료 코스당 10정의 알약이 사용된다.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항바이러스제, 항체 치료제들 역시 동일 성분의 경구용, 또는 비교적 외래 진료로 간단하게 주사할 수 있는 근육 주사나 피하 주사 제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현재 경구용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후보물질은 머크와 릿지백 바이오가 공동 개발중인 몰누피라비어, 로슈와 아티아 파마슈티컬즈가 공동 개발중인 AT-527, 화이자가 개발중인 PF-07321332가 있다.
이 세 후보물질은 모두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로 입원 환자, 비입원 환자, 고위험 비감염자 예방 등 다양한 환자군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고 올해 안에 비입원 환자들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예상되고 있다. 이중 머크가 가장 먼저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1회 근육 주사 투여만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속형 중화항체 칵테일의 비감염 고위험군 예방 치료 임상 3상 결과를 8월 발표했고 10월 5일 FDA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AZD7442는 감염후 예방에서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고 투여가 간단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의료 기관을 방문해서 투약해야하는 근육 주사 형태이기 때문에 쓰임새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작용 메카니즘 면에서 보자면 몰누피라비어와 로슈/아티아의 AT-527는 렘데시비어 처럼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방해하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 물질이다. 반면 화이자의 PF-07321332는 바이러스의 유전체에서 합성된 전구체 단백질을 활성 단백질로 전환시키는 단백질 분해 효소에 대한 저해제고, 아스트라제네카의 AZD7442는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막는 중화항체다.
3전 4기의 머크
머크의 전반적인 기업개요, 포트폴리오 및 파이프라인 등에 대해서는 필자가 올해 3월 작성한 “황제 등극을 앞둔 키트루다, 그리고 머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기준일자 | 2021.10.9 | 90일 평균 거래량 | 12,771,900 |
기업명 (심볼) | Merck(MRK) | P/E (TTM) | 36.72 |
업종 | 헬스케어 | EPS (TTM) | $2.20 |
시가총액 | $204.1B | 배당금 | $2.60 |
현재주가 | $80.63 | 시가 배당률 | 3.17% |
52주 최저-최고가 | $68.44~$84.56 | 배당 주기 | 분기 |
코로나-19에 대해 두 종류의 백신, 감염 초기 및 후기 환자들에 대한 두 종의 치료제 등 모두 네가지 종류의 코로나-19 의약품을 개발하던 머크는 지난 3월 당시 이미 두 종의 백신은 개발을 포기한 상태였고 두 종의 의약품만을 개발 중이었다.
이중 $425M을 들여 OncoImmune을 인수합병해서 중증의 후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중이던 CD24-Fc 융합 단백질 SACCOVID (MK-7110)는 FDA에 긴급 사용 신청을 했으나 FDA가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요구하면서 지난 4월 개발 포기를 결정했다.
네 개의 코로나-19 의약품 후보물질 들 중 이미 세 개의 의약품 개발에 실패한 머크의 마지막 후보물질인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어 역시 개발 실패 위기에 몰렸었다. 올해 4월 발표한 코로나-19 초기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의 2상 결과에서 치료 효과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3상 진행을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비입원 환자들에 대한 몰누피라비어의 임상 3상 결과는 4개의 후보물질들 중 3개는 실패했고 네번째 후보물질 역시 실패해도 이상하지 않은,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드라마틱한 반전이자 서프라이즈였다.
몰누피나비어의 원개발사인 릿지백 바이오의 개발 스토리 역시 드라마틱했다. 2003년부터 RNA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에 대해 비영리 기관 DRIVE가 개발하던 몰누피나비어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중이던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자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릿지백은 몰누피나비어를 코로나-19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DRIVE로부터 넘겨받고 정부의 지원을 신청했지만 실패한다. 개발 자금 확보에 실패한 릿지백은 머크와 협업이 성사되며 머크의 손에 의해 개발이 되게 된다. 만일 릿지백이 정부 펀딩에 성공했다면 단독 개발을 했을 것이고 입원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이 실패한 후 개발을 중단했거나 계속 진행했더라도 임상시험 결과는 한참 후에나 나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투자 의견
머크의 주가는 10월 1일 임상3상 결과 발표 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약 $20B의 시가 총액이 더해졌다. 최근 정치권의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법안이 논의를 넘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법안에 패키지로 포함되면서 8월 중순 이후 제약회사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었고 머크 역시 8월 23일 이후 약 -10%, 올해 1월 고점 대비 -13% 정도 조정을 받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몰누피라비어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중들에게 높은 영향력을 보여온 전임 FDA 커미셔너 스캇 고틀립은 머크의 결과 발표 후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는 놀라운 결과다. 유증상 환자에게 이정도 효과를 보이는 경구용 치료제가 있다는 것은 중대한 게임 체인저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더 나아가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구용 치료제가 출시되면 코로나-19의 판데믹이 종식되고 엔데믹(지역 유행)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 애널리스트 앤드루 바움은 머크의 목표 주가를 $105로 제시하며 몰누피라비어의 글로벌 매출이 $20B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이는 연매출 $10B 이상을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치료 코스당 $700에 1.7M 치료 코스, 총 $1.2B의 몰누피라비어 선주문 계약을 맺었으며 임상시험 중간 결과 발표 일주일만에 호주, 싱가폴이 몰누피라비어 선주문을 했고, 영국, 말레이시아는 선주문 의사를 밝혔으며 한국, 태국, 대만이 선주문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각국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몰누피라비어가 실제로 어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는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애널리스트들의 연매출 추정치도 $5B에서 $20B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천만 치료 코스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보건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전제로 미국의 선구매 가격인 치료 코스당 $700을 적용하면 1차적으로 대략 $7B의 매출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로슈/아티아,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결과와 비교를 해봐야 하겠지만 FDA와의 논의 하에 몰누피라비어의 임상시험 추가 환자 모집을 종료한 점을 미루어 볼 때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은 신속하게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머크는 시장 선진입에 따른 선점자 우위를 잠시나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몰누피라비어의 매출이 예상만큼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많다. 아직 부유국들 이외에는 백신 접종율이 낮은 상황에서 일부 부유국들에게는 필요한 의약품일 수 있으나 아직 한자릿 수 접종율에 그치고 있는 저소득 국가들은 백신 접종이 우선 순위이며 경구용 치료제가 백신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부유국들에서도 다양한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백신 접종율이 더이상 올라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은 자친 백신 거부자들에게 백신 접종 거부 정당화 사유가 될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민간 의료 보험이 $20 짜리 백신 접종을 거부한 사람들에게 $700 짜리 치료제의 보험을 적용해줄지도 의문이다.
머크는 아직 몰누피라비어의 정확한 가격 정책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국가별 GDP에 따라 가격을 차등 적용하고 저소득국가에게는 인도의 복제약 기업들과의 라이선싱을 통해 저가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매출은 부유국으로부터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로슈/아티바와 화이자에서 개발 중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와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다. FDA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어 포함 네 종의 의약품들은 모두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로 분류되는데, 화이자의 PF-07321332를 제외한 3종은 모두 바이러스의 RNA에 삽입되어 RNA 복제를 막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유사한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화이자의 PF-07321332 구별되는 작용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어 가장 유리한 면이 있다.
몰누피라비어의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보건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네 종의 치료제 매출을 살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승인 받은 치료제들의 가격은 미국 기준으로 렘데시비어는 치료 코스당 약 $3,000, 중화항체 치료제들은 도즈 당 약 $2,000 정도로 몰누피라비어의 치료 코스당 $700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매출은 아래 표에서 보듯 가장 높은 렘데시비어가 4분기 동안 약 $5B을 기록했다. 최근 델타 변이로 인해 수요 부족까지 겪은 리제너론의 리젠-코브(REGEN-COV)의 경우 아직 3분기 매출은 발표가 안됐지만 지난 4분기 매출이 $3B에 불과하다. 따라서 몰누피라비어의 델타 변이로 인한 3차 유행도 진정되고 있는 국면에서 $10B 이상 매출 예상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정맥 주사형 중화항체 치료제나 렘데시비어 보다는 경구용 치료제들이 2023년 이후까지도 타미 플루가 아직 사용되는 것처럼 롱런할 가능성이 있다.
FDA 긴급 사용 승인을 취득한 코로나-19 치료제 분기별 매출 (단위: 밀리언)
후보물질 (제품명) | 기업명(심볼) | 2020Q3 | 2020Q4 | 2021Q1 | 2021Q2 | 합 |
렘데시비어 (베클러리) | Gilead Sciences(GILD) | $873 | $1,938 | $1,456 | $829 | $5,096 |
카시리비맙, 임데피맙 (REGEN-COV) | Regeneron Pharmaceuticals(REGN) | $40 | $146 | $262 | $2,591 | $3,039 |
밤라니비맙, 에테시비맙 | Eli Lilly(LLY), AbCellera(ABCL) | $810 | $149 | $959 | ||
소트로비맙 | GSK(GSK)/Vir Biotechnology(VIR) | £16 | £16 |
출처: 각 기업 실적 발표 자료, 2021.10.9.
몰누피라비어의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는 큰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약 한 달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추적한 결과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장기 추적 데이터는 부족하다. 몰누피라비어는 기본적으로 RNA 합성을 방해하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 물질이고 정상 세포의 DNA에 삽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몰누피라비어와 유사한 의약품의 동물 실험에서 선천적 기형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머크는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해 임상시험에 임산부의 참여를 배제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치료 기간 성관계 금지 혹은 피임 기구 사용에 동의를 요구했다. 머크는 동물실험에서 몰누피라비어를 사람에게 사용하는 용량보다 많이, 장기간 투여했을 시에도 DNA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하지만 실제로 사람에게 영향이 없는지는 장시간에 걸쳐 추적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는 일이다. 더불어 약효가 확진 5일 이내에 투여한 환자군에서만 효과를 보여 치료 윈도우가 작다는 점도 사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된다.
머크는 9월 29일 심혈관계 질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액셀레론 파마슈티컬즈를 $11.5B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1.5B의 인수합병은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대형 인수합병을 좀처럼 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경영해온 머크가 진행하는 모처럼만의 대형 인수합병이다. 머크는 올해 7월부터 지난 10년간 머크를 이끌던 캔 프레이지어가 CEO에서 물러나고 신임 로버트 데이비스가 취임했다.
머크의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인 2028년 특허가 만료되는 키트루다의 매출 절벽에 대비해 신임 로버트 데이비스 CEO는 전임 캔 프레이지어와는 달리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파이프라인 보강을 천명했다. 액셀레론의 인수합병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데이비스 CEO는 발란스 시트에 구애받지 않고 인수합병을 할 것이며 높은 부채로 인해 신용 등급이 강등되는 것도 감수하겠다며 인수합병을 통한 파이프라인 보강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언론은 이를 추가적인 대형 인수합병이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만일 머크가 몰누피라비어로 인한 $10B 정도의 매출을 2022년에 추가할 수 있다면 이는 머크의 2020년 매출 $48B, 올해 예상되는 약 $51.7B 대비 20% 정도에 해당하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2020년 머크의 최대 매출 의약품은 키트루다의 $14.4B이며 그 다음은 $3.9B을 올린 자궁 경부암 백신 가다실이다. 몰누피라비어 매출의 2023년 이후 지속성에 대해서는 코로나-19의 추이와 경쟁 의약품의 개발 상황 등을 지켜봐야하겠지만 2022년 몰누피라비어를 통해 마련할 현금은 분명 머크의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며 머크의 미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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