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lead Sciences (NASDAQ:GILD)
렘데시비어의 EUA 승인 이후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길리어드의 주가는 오히려 줄줄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의 실현일 수도 있고, 경쟁 HIV 치료제 후보물질의 긍정적 임상 결과, 기대했던 filgotinib의 만족스럽지 못한 임상 결과 등 몇가지 악재들이 겹친 탓도 있습니다. 2017년 이후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길리어드의 주가가 박스권 상단 $86을 뚫고 과연 breakout할 수 있을까요? 향후 길리어드의 주가를 견인해줄 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뭐하는 회사?
캘리포니아주 Foster City에 소재한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오텍 기업 중 하나. 1987년 Oligogen이라는 사명으로 시작했으나 곧바로 Gilead Sciences로 사명 변경. Gilead는 성경에 나오는 길르앗의 유향 (Balm of Gilead)에서 따왔다고. 아마도 치료에 관련된 향신료? 인듯. "길르앗에는 유향이 있지 아니한가 그 곳에는 의사가 있지 아니한가 딸 내 백성이 치료를 받지 못함은 어찌 됨인고" (예레미아 8:22)
초기 안티센스 올리고 핵산 (anti-sense oligonucleotide, ASO)를 이용한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시작했으며 향후 길리어드의 ASO의 IP 포트폴리오는 Ionis Pharmaceuticals (IONS)에게 매각. 1992년에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1996년 AIDS 환자의 CMV 감염에 의한 망막염 치료제 Vistide (cidofovir)를 론칭. 부시 행정부에서 네오콘 국방장관으로 유명했던 도날드 럼스펠드가 97년부터 2001년 입각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지냈음.
1999년 이후 다수의 인수합병과 성공적인 신약 론칭으로 빠르게 성장. 특히 2011년 $10.4B을 들여 인수한 Pharmasset의 인수는 길리어드에게 C형 간염 치료제 Sovaldi (sofosbuvir)를 안겨주었음.
이 기간 론칭한 대표적인 의약품들은 Roch에 라이선싱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치료제 Tamiflu (1999), HIV/B형 간염 치료제 Viread (tenofovir, 2001), 첫 HIV 예방 치료제 Truvada (2012), 등이 있고 2013년 Pharmasset의 인수로 들여온 Sovaldi를 론칭하면서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됨. 2016년에는 Sovaldi와 ledipasvir를 혼합한 Harvoni를 출시하면서 HCV를 94~99%까지 치료하게 됨. Sovaldi/Harvoni의 대성공은 역설적으로 C형 간염 환자수의 급감을 불러와 길리어드의 매출은 2016년 이후로 급격한 하향세로 전환됨. 2015년 길리어드는 $32.6B의 매출을 올리며 2014-2016년 글로벌 제약사 매출 10위권 (10-6-8)에 들었으며 2013~2016년 기간 바이오텍 시가총액 1위를 기록. 현재는 Amgen에 이어 바이오텍 산업군 시총 2위. HCV의 매출 급감을 아직껏 회복하지 못하면서 2017년 이후 박스권 횡보 중.
포트폴리오
길리어드의 포트폴리오는 크게 C형 간염 치료제 (HCV), HIV 치료제와 기타로 나눌 수 있음. 2013년 Sovaldi, 2014년 Harvoni 출시 후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길리어드 매출의 약 70%는 HIV에서 나옴. 10여개 의약품으로 구성된 HIV 포트폴리오는 다수의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블락버스터 계보를 이어가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음. 현 시점에서의 에이스는 2018년 출시한 Biktarvy.
신임 CEO와 방향성
2019년 3월 Genentech (Roche) 출신 Daniel O’Day가 신임 CEO로 취임. 이후 C-suite의 상당수를 Roche 출신 및 항암제 전문가들로 교체하며 Gilead 가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설 것임을 암시. 요즘은 항암제라고 하면 Merck의 Keytruda, BMY의 Opdivo를 먼저 떠올리지만, 항암제의 최강자는 지난 20여년간 Herceptin, Rituxan, Avastin의 항체 3총사를 보유한 Genentech (Roche). 길리어드에는 2017년 인수한 Kite Pharma의 CAR-T 치료제 이외에는 이렇다할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없던 상황.
막대한 현금 보유량으로 어떤 기업을 인수합병할 것인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던 가운데 2019년을 조용히 넘긴 신임 CEO Daniel O’Day는 2020년 들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magrolimab을 보유한 Forty Seven (FTSV)을 $4.9B에 인수, TeneoBio로부터 BCMA 항체를 라이선싱하면서 항체 기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수혈했고, CAR-T를 보완해줄 NK 세포 기반 항암 세포치료 후보물질을 oNKo-innate로부터 라이선싱하면서 예상대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음. 또한 기존에 협업을 해오던 Galapagos와 면역질환에 관한 10년 R&D 초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신임 CEO의 새 키워드는 ‘면역’, ‘항암’, ‘항체’임을 보여줌.
파이프라인
그림에서 보듯 항바이러스제 파이프라인보다는 염증성 질환과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숫자가 더 많아진 상황. Galapagos와 협업으로 개발중인 JAK 저해제 filgotinib이 염증성 질환에서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차지하고 있고,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대해 현재 FDA 승인 심사 중.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Kite Pharma의 CAR-T 세포 치료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KTE-X19가 올해 8월 Priority Review로 PDUFA가 잡혀있음. 최근 인수한 Forty Seven의 magrolimab이 후기 파이프라인에 추가되었음.
지켜봐야할 마일스톤
Filgotinib은 지난해 12월 FDA에 Priority Voucher를 사용해서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대해 승인신청했으니 올해 7월까지는 결론이 날 듯. 승인 자체에 대해서는 의문시되지 않지만 블랙박스 워닝을 달고 나올지가 관건. AbbVie의 JAK 저해제 Rinvoq 대비 효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전성은 더 좋다는 평가 속에 FDA가 JAK 저해제에 대해 class로 블랙박스 워닝을 포함해서 승인을 주고 있어서 여타 JAK 저해제들과 차별화 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
기대를 모았던 CAR-T 치료제 Yescarta가 2017년 출시 후 기대만큼의 매출 성장이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Yescarta와 제조공정만 바뀐 KTE-X19의 FDA 승인 심사가 올해 8월로 예정되어 있음. 승인시 적응증이 늘어나는 만큼 추가적인 매출 성장도 기대 가능.
과연 항바이러스제를 제외한 분야에서 Gilead의 성장 동력이 나와줄지를 잘 지켜봐야할 듯.
몇가지 이슈들
HIV 포트폴리오
길리어드가 여전히 HIV 치료제 시장의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GSK, Pfizer, Shinogi 3사의 HIV 조인트 벤쳐 ViiV의 도전이 거센 상황. 특히 최근 예방적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도 성공했음. 백신이 없는 HIV의 예방적 치료에는 길리어드의 Truvada가 사용되고 있었으나 9월부터 복제약이 도입되고 길리어드는 후속 Descovy가 Truvada의 지위를 이어받아야할 상황. 저렴한 복제약, 새로운 도전자에 대해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할 듯.
렘데시비어
아직 중등증 COVID-19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임상시험 결과와는 무관하게 렘데시비어가 더이상 길리어드의 주가를 부양해주기는 어려울 듯. 상업화 단계 이전부터 렘데시비어가 출시되더라도 실비로 제공되리란 것은 에측 가능한 상황이었고, 출시후 이는 현실이 되었음. 특허만료가 되지 않았음에도 이례적으로 다섯 군데의 복제약 회사들 Cipla Ltd, Ferozsons Laboratories Ltd, Hetero Labs Ltd, Jubilant Life Sciences Ltd, Mylan에게 127개국에 공급할 수 있는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한술 더떠 WHO가 정한 판데믹 기간 혹은 백신이나 다른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로얄티를 받지 않는 조건. 렘데시비어의 생산 캐파를 늘리기 위해 기존 의약품의 생산을 줄일 수 밖에 없음. 렘데시비어는 이미 대량으로 무상 공급했고, 판매 역시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려워 전체 매출의 마진율을 깎아먹으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렘데시비어는 길리어드 전체 수익에 도리어 악영향을 끼치게 될 듯. (추가)길리어드는 연매출 $20B 이상을 올리는 기업. 렘데시비어가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렘데시비어 매출이 일회성 반짝 매출이 아닌 향후 몇년간 매출이 지속되고 피크 세일이 최소 $4~5B는 된다는 전망이 나올 때에나 가능. 현재로서는 한두해 $1~2B 매출 정도로 보는 견해가 많은 듯.
관전 포인트 및 주가
그림에서 보듯 길리어드의 주가는 매출을 6-12개월 정도 선행하는 패턴. 2016년 1분기부터 시작된 매출 감소세가 2018년 3분기를 기점으로 멈추고 미약하게나마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 주가는 이보다 빠른 17년 5월 정도부터 하락세를 멈추고 $60~$80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음.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줄만한 ‘무엇’이 있어야 함. 위에 언급한대로 렘데시비어가 촉매제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당장 매출 성장을 일으켜줄만한 촉매제 역시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
길리어드로서 최상의 시나리오라면
- 항바이러스제 포트폴리오가 큰 데미지 없이 현상 유지. 후속제품은 기존 제품의 빈자리를 잘 메워줌.
- 올해 승인이 예상되는 filgotinib이 인상적인 초기 매출을 보여주고, 적응증 확장이 기대했던대로 진행
- CAR-T 포트폴리오가 적응증 확장을 해가며 매출 성장을 보여줌
- Magrolimab이 후기 임상에 성공하며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 부여
- 막대한 보유 현금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장단기 유가증권 총합이 대략 $25B 가량)을 이용, 모두가 수긍할만한 인수합병 시행
등이 있을 수 있겠음.
부정적인 케이스는 위를 모두 뒤집으면 됨.
하방 지지
2015년 6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한 배당은 매년 5~6 센트씩 인상하면서 현재 시가 배당율 3.7% 정도 수준. 역사적 시가 배당율 최고치는 4.13%로 약 4% 정도가 주가의 하단을 지지해준 것을 알 수 있음. 2020년 배당금 $2.72 기준 시가 배당율 4%에 해당하는 주가는 $68, 2021년 5센트를 인상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1년 배당금 $2.92 기준 시가 배당율 4%에 해당하는 주가는 $73. 특별한 악재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이 가격대가 2020년과 2021년의 주가 하단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을 듯. 더 내려갈 수도 있겠으나, 장기 투자자라면 이 가격대 아래로 하락한다면 분할 매수를 고려해봐도 좋을 듯.
길리어드의 벨류에이션은 P/E 18.8, P/S 4.0로 섹터 평균이나 피어들에 비해 살짝 저렴한 상태.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뜻. 바이오는 꿈을 먹고 자라는 산업. 당장 매출이 잘나오더라도 ‘성장’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면 주가는 저평가에 빠지게 됨. CAR-T와 filgotinib에서 매출의 성장이 나와줘야하고, 기존 파이프라인에 새로 수혈된 magrolimab 이 기대감을 부여해야 박스권 상단을 뚫고 상승이 나올 수 있다고 봄. 하지만 현재로는 조금 동력이 약해 보임. 좀 더 과감한 인수합병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
5/22 기준 | 시총($) | P/E | P/S |
BMY | $137.55 | 118.6 | 4.4 |
LLY | $137.02 | 25.0 | 5.9 |
AMGN | $133.00 | 17.7 | 5.6 |
GILD | $92.00 | 18.8 | 4.0 |
VRTX | $73.88 | 49.3 | 15.3 |
BIIB | $49.70 | 9.4 | 3.4 |
※ 매수, 매도 추천 아니며 투자는 본인 책임하에 충분히 공부하고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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