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형태 (modality)는 오랜 기간 화학합성물질인 small molecule이 주류를 이루다가 80년대부터 항체, 재조합 단백질, 유전자 클로닝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츰 항체 및 항체 변형 재조합 단백질들이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 등 다양한 방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렇지만 주류는 크게 small molecule과 항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mall molecule은 생산비용이 적게 들고 세포내 침투, 혈액 뇌 관문 (blood brain barrier)의 침투가 가능하지만 반감기가 짧고 타게팅하는 단백질의 효소 활성부위에 결합해 효소 작용을 방해하는 방식이 아니면 약으로 사용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항체의 경우는 반감기가 길지만 뇌, 세포내 침투가 쉽지 않아서 주로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타게팅하는데 사용이 됩니다.
지난 5월 ASCO에서는 오랜 기간 암연구자들이 타겟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KRAS에 대한 Amgen의 첫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에는 그동안 기존의 의약품 형태로는 타겟팅이 불가능 (undruggable)하다고 알려진 단백질들을 대상으로한 새로운 의약품의 형태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단백질 대신 RNA를 타게팅하는 방식인 anti-sense RNA, siRNA 등이 있고 Ionis, Alnylam, Sarepta 등에 의해 이미 의약품으로 개발되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또, RNA splicing을 타겟팅하는 small molecule의 스크리닝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신생 비상장 기업 Skyhawk Therapeutics는 설립 1년도 되지 않아 대형 제약사 다섯군데와 라이선스 딜을 맺는 뜨거운 기업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려는 방식은 세포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ubiquitin-proteasome system (UPS)라는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을 개발하는 기업 Arvinas입니다.
살아있는 세포는 끊임없이 단백질을 만들고, 오래된 단백질은 분해가 되고 재활용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UPS는 이처럼 오래되거나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세포내 기작입니다. 아래 그림에서처럼 단백질에 E3 ligase라는 효소에 의해 ubiquitin (Ub)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되면 이 꼬리표가 달린 단백질은 26S proteasome에 의해 분해가 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