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a CEO가 언론 인터뷰로 주가 올리고 주식 팔았다???
게시판을 보다 보니 모더나에 대한 각종 음모론이 나돌고 그중에 CEO의 주가 조작 얘기를 하는 분들도 많더군요. 한국에서 주식하시는 분들 특히 바이오텍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 그래도 사실 확인 정도는 하고 의심을 해도 되겠죠.
모더나의 CEO Stephane Bancel이 최근 자사 주식을 매각한 것은 사실입니다. 근데요, 그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 6,739,044 주 가운데 0.2% 조금 안되는 12,623주를 5/15에 $60대 중반에 처분했습니다. 모더나가 mRNA-1273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 5/18 전입니다.
보유한 기업의 Form4를 계속 트래킹하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회사 경영진들은 끊임없이 소량의 주식을 팝니다. 대부부분의 회사가 그렇습니다. 주식을 사는 경우는 거의 스탁옵션이고, 마켓 가격으로 보통주를 매수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경영진이 계속해서 보유 주식을 소량으로 매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세금 문제와 스탁옵션으로 매년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게시판에서 또 한가지 흔히 보이는 비판이 모더나의 mRNA 기술은 2010년부터 개발했는데 아직까지 승인받은 신약이 하나도 없다라는건데, 새 drug modality가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 과정에서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받아들여져서 시장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유전자 가위 기술 중 CRISPR 이전에 나왔던 ZFN, TALEN 같은 기술들은 개발이 시작된지 20년도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 기술로 승인받은 의약품은 없습니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은 여전히 신약을 열심히 개발중입니다. 가장 최근에 개발이 시작된 CRISPR도 2010년대 중반부터 개발이 시작되서 최근에야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했습니다. siRNA는 어떻죠? Alnylam이 설립된게 2002년입니다. 첫 승인 의약품은 2018년에 나왔습니다. ASO는 어땠을까요? 1990년대부터 개발되오던 물질이고 몇차례 FDA 승인을 받기는 했지만 문제점들이 발견되서 모두 시장에서 철수한 후 제대로 된 첫 의약품이 나온게 2016년 Spinraza입니다. Ionis는 무려 1989년에 설립된 회사구요. Small molecule이나 antibody 처럼 기존에 증명된 drug modality와는 달리 새로운 drug modality는 증명해야할 것들이 훨씬 많습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물질이 사람 몸에 들어갔을 때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지를 모두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임상1상 발표가 백악관과의 조율에 의해서 예정보다 앞당겨 미성숙한 (premature) 상태에서 발표됐다고 보고 있고, 이는 회사측 입장보다는 아마도 백악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바이오텍이 premature한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경우는 흔히 있습니다. 아마도 제 위클리 리뷰를 꾸준히 봐오신 분이라면 많은 기업들이 임상 결과를 endpoint를 충족했다라고 보도자료 내고 자세한 데이타는 추후 학회에서 공개한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대략의 중요한 수치를 같이 발표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거 전혀 없이 성공/실패만 언급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임상시험에 따라서는 완성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아닌 코호트 하나의 결과만 하나씩 떼어서 발표하는 경우도 아주 흔합니다. 이번 모더나의 경우 25, 100, 250ug의 용량을 사용했는데, '25ug에서 어떻게 나왔다' 이런식으로 발표하고 몇달 뒤에 '100ug에서 어떻게 나왔다' 또 발표하는 식이죠.
이번 모더나의 발표에 대해 그동안 별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갑자기 관심갖고 보다보니 이상해 보이는 것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번 발표에서 좀 더 자세히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가령 왜 250ug에서는 convalescent sera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지 언급이 없지? 같은 궁금증이죠. 하지만 여러 바이오텍의 임상관련 보도자료를 꾸준히 봐온 제 입장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해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의 비판 포인트도 결국에는 너무 데이타 공개가 부실했다는 점인데, 이 부분도 만약에 마켓 전체가 폭발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면 크게 제기되지 않았을 법한 비판들입니다. 너무 과격하게 반응한 시장에 대해 아직 초기 데이타이니 좀 더 지켜보자고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의 주식 게시판들의 반응은 마치 주가 조작을 한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들이 너무 많아서 한 바이오텍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보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데이타가 초기 수준에서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 너무 흥분할 필요도, 너무 의심의 눈초리로만 바라볼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어제 나왔던 STAT 뉴스에 대한 저의 관점, 유상 증자 및 몬세프 슬라위의 주식 매각에 대한 관점, 모더나의 밸류에이션 등에 대해서 관심있는 분들은 이전 게시물들을 참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약-바이오 섹터 > 개별 종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Vir Biotechnology (NASDAQ:VIR) (4) | 2020.05.25 |
---|---|
Inari Medical System (NASDAQ:NARI) (5) | 2020.05.24 |
Moderna Inc (MRNA): STAT news (8) | 2020.05.20 |
Moderna Inc (MRNA) - 유상증자, 몬세프 슬라위 (0) | 2020.05.20 |
Moderna Inc (MRNA): 밸류에이션 (2) | 2020.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