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Weekly Biotech Review에 포함시키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좀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을 마련했습니다. AbbVie가 Allergan을 $63B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왜? 왜 하필 Allergan?” 이었습니다. 좀 뜬금없고 맥락없다 느꼈는데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처음엔 “AbbVie가 J&J나 Roche가 되고싶나?’ 이런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럴려면 새로 들어가고 싶은 각 분야에서 똘똘한 놈들을 따로 따로 사와야죠.
느낌을 비유하자면 올스타브레이크 앞두고 플레이오프 컨텐딩이 간당간당한 팀이 내년 FA 앞두고 있는 전성기가 지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노장 투수 하나를 거금들여 사온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트레이드 조건으로 별 가망성 없는 유망주들까지 덤으로 끼워서 말이죠. Allergan이 피부질환 쪽 포트폴리오를 매각한 이후로는 어차피 양사간 포트폴리오상 공통점도 별로 없고, Allergan의 파이프라인에 기대감도 별로 없는데, 포트폴리오 고려 안하고 사올 바에는 잘나가는 Vertex (시총 $46B), Alexion (시총 $28B)이나 저평가된 Regeneron (시총 $33B), Biogen (시총 $45B) 중 하나에 더해, 하루 전 매물로 나온 Celgene의 Otezla를 $10B 정도에 사오는 편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다른 빅 파마가 이정도 금액을 쓸 생각이라면 그리 했을 듯싶습니다. 근데 한번 계산을 해보면 위에 열거된 회사들의 2018년 매출이 각각 $3.1B, $4.1B, $6.3B, $13B이고 Otezla 매출이 $1.8B였으니 Allergan에 지불한 45%의 인수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어떤 조합을 해도 $63B의 비용으로 Allergan의 $15B 매출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아래 표 참조). 그나마 바이오젠을 인수하면 비슷한 정도의 효율이 나오겠네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AbbVie는 미래의 파이프라인을 포기하고 Allergan의 당장의 $15B 매출이 필요한 것 같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