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텍 투자 – 종류별 접근 : 네이버 블로그 (2018/03/17)
우선 제 소개를 간단히 하면, 저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미국에 있는 startup biotech company 에서근무중입니다. 팟캐스트와 카페를 통해서 투자에 대한 도움만 받다가 비행소년님, 닭털킬러님의 글들을 보고 저도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는 바이오 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있을까 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제가 바이오 업계 종사자이고 이쪽에 꽤 오래 (주로 아카데미아) 있어왔지만 저 역시 바이오 쪽 주식에 투자하는 건 쉽지가 않았습니다.가장 큰 이유는 밑바탕이 되는 Science를 이해하고 좋은 Idea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다고는 해도 주가에는 그 밖의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 되서 결정되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지난 1년 바이오 쪽 주식을 집중 투자하면서 바이오쪽의 주가는 바이오텍의 종류에따라 다른 섹터의 주식들과는 좀 다른 요인들로 움직인다는 것을 나름 알게 되어서 그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글에서 다룰 바이오텍은 신약개발을 하는 회사들을 말합니다. 진단관련 기기/시약 개발을 하는 바이오텍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한 제네릭을 만드는 회사들 역시 다른 범주이므로 포함되지 않습니다. 바이오텍은 구분하는 기준에따라 여러가지 분류가 가능하겠지만, 저는 바이오텍을 회사의 성장 단계에 따라 다음 세종류로 구분해보았습니다.
1. Clinical Stage Biotech/Pharma
2. Commercial Stage Biotech/Pharma - One ortwo drug companies
3. Commercial Stage Biotech/Pharma – Establishedcompanies
1. ClinicalStage Biotech/Pharma
주식시장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바이오텍들이 아마도 여기에 해당되리라 봅니다. 바이오텍들은 개발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가장 앞서 나가 있는 신약이 대게 최소 임상 1기(Phase 1)는 마친 이후에 IPO를 합니다. 이시기의 바이오텍은 아직 매출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끌어오는 펀딩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또한 임상실험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갑니다. 평상시 별일 없는데 하루 5%등락은 보통이고, 임상실험 결과가 예상보다 잘 나오거나, 못 나오는 경우 하루 50~100% 등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바이오텍 주식을 고를 때 살펴볼 요소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Founder
개발하고자 하는 신약/질병 관련 그 분야에 명망 높은 연구자가 창업한 회사는 주목을 많이 받고 이후 언급할 파트너쉽을 맺는데도 유리하게 됩니다.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처음으로 사람에게 적용한 연구결과를 내놓은MIT의 FengZhang교수가 만든 Editas Medicine (EDIT), Immuno Oncology 분야를 처음 개척하고 이 분야의 첫 신약이 된 BMS의 Yervoy개발에 밑바탕이 되는 연구를 했던 James Ellison교수가 만든 JounceTherapeutics (JNCE)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대형 제약회사에서Spin off 된 회사들의 경우 당연히 모회사로부터의 펀딩/파트너쉽을가지게 됩니다. Biogen에서 spinoff한 Bioverativ(BIVV – 얼마전에 사노피에 인수됐습니다), Ionis와 Novartis가 설립한 Akcea Therapeutics (AKCA)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Partnership
대형 제약회사 들과의 파트너쉽 여부는 초기 단계 회사들에게대단히 중요합니다.파트너쉽은 초기 개발단계에서의 안정적인 펀딩을 제공하고, 향후 인수합병의 우선적인타겟이 되며, 임상단계를 벗어나 commercial stage에 들어갈때 파트너 제약회사의 마케팅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Strategy
신약개발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전략을 잘 세우는것이 중요합니다.좋은 전략을 세운 회사가 당연히 매력적이 됩니다. 이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말 중에Best in class, First in class란 말이 있습니다.
Bestin class는 이미 그 질병에 사용되고 있는 약이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약을 만들겠다는전략입니다.이 경우 아주 독보적인 기술이 요구됩니다. CAR-T라고 불리는 환자의 면역세포를이용한 암 치료법이 그 예입니다. 이 치료법은 기존의 치료법들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치료율을 보입니다.이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Kite Pharma (KITE, Gilead에 인수), Juno Therapeutics (JUNO, Celgene에 인수),Bluebird Bio (BLUE) 등은 이미 대형 제약사에 인수 되었거나 인수의 가장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Firstin class는 아직 그 질병에 대한 약이 없는 경우 최초로 약을 개발하겠다는 뜻입니다. 많은 신생 제약회사들은 최근 희귀질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흔한 질병들의 경우 이미 많은 약들이나와있어서 Best in class가 아닌 경우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희귀질병의 경우 시장성은 작지만 아직 개발된 약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FDA승인을 받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후자의 경우 반드시 살펴봐야할 요소는 Labelexpansion potential, 즉 같은 약을 가지고 다른 질병의 치료에도 쓰일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입니다.신약개발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므로, 이미 한 질병에 대해 FDA승인 받은 약을 다른 질병에도 사용할 수 있다면 많은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회사의 파이프라인을 살펴볼 때, 한가지 신약으로 얼마나 많은 다른 종류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있는지를 살펴보는게 좋습니다.
Clinical data
임상실험 결과는 모든 바이오텍/제약회사에 중요하지만 이 시기의 바이오텍에는 특별히 더 중요합니다. 임상실험 결과에 따라 주가가100%씩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합니다. 임상실험에 대해 간단히만 설명드리면,임상 1기는 보통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신약후보가 안전한지를 알아보는실험입니다. 큰 부작용이 있는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그러나 암처럼 어차피죽을 병인 경우 일반인들이 아닌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경우 임상 1기와 2기를 병행해서 하기도 합니다. 임상 2기부터는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효를 테스트합니다. 약을 어느정도 사용할지,어느정도 주기로 투여할지 등을 결정합니다. 임상 3기는 2기에서 정해진 사용량/기간 등을 바탕으로 약효를보다 정확하게 검증합니다. 통계적 유의미성을 얻기 위해 실험의 규모가 커집니다. 임상 실험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바이오텍에투자하는걸 도박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임상 실험은 보통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립니다. 회사들은 그 중간 결과를 중간 중간 발표합니다. 이 중간 발표를 아무 때나 할 수도 있지만, 보통 많은 회사들이 실적 발표에 맞춰서 하거나,1년에 몇 번 있는 학회나 투자자 미팅에서 합니다. 유의해서 보셔야할 학회와 투자자미팅으로는 봄에 열리는 AACR , 초여름에 열리는 ASCO, 겨울에열리는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등이 있습니다. 이 시기 회사들의 실적 발표를 보실 때는 실적/매출 보다는 임상실험 update가 있는지를 좀 더 유의해서 보셔야 합니다. 중간결과 발표, 특히 임상 2기의 결과가 잘 나왔다면 들어가는걸 고려해보셔도 괜챦습니다.
2. Oneor two drug companies
임상실험을 잘 통과하고 FDA에서 첫 신약의 승인을받은 회사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 회사들은 매출은 있으나 아직은 적자입니다. 앞서서 파트너쉽을 얘기했는데, 대형 제약회사와의 파트너쉽 유무 여부에 따라 이 시기 회사들의명암이 갈립니다. 보통 FDA 승인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가 크게 뛰기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public offering을 많이 합니다. Offering 이후에는 주가가 많이 빠지게 되는데, 파트너쉽이 있어서 commercial launching이 순조로운 회사들은 금방 주가가 회복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그때부터 내리막이 시작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balance sheet이 중요해집니다. Offering으로 모은 자금 만으로는 마케팅 비용이 충당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 군데서 debt financing을 하게 됩니다.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시기까지 얼마나 넉넉하게 자금을갖춰 놓고 있는지, 마켓에 처음 나온 신약이 예상만큼 팔리고 있는지가 이 시기 회사들의 관건이 됩니다. 이런 정보들은 분기별 실적 발표 때 알 수 있기 때문에 실적 발표가 clinical stage 회사들에 비해 크게 중요해집니다.
회사들마다 여러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고, 승인 받은 첫번째 약보다 개발중인 두번째 약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이시기의 회사들 역시 앞서 언급한 clinical stage biotech들의 특징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그러나 이미 승인 받아 시장에 나온 약이 있기 때문에 volatility는 크게줄어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시기 회사들을 매도 타겟으로 많이 보고 있습니다. volatility는 clinical stage biotech보다 줄어들면서 다른 여타 섹터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적자에서 흑자 전환되는 시기에 주가가 크게 오르는 루트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회사들을 고를 때 한가지팁은 FDA 승인 후 두, 세 분기 정도는 그냥 지켜 보면서 실적발표때 신약의 매출이 어떻게 증가하는지를 보고 판단하는 겁니다.
3. CommercialStage Pharma/Biotech
이 시기 회사들은 따로 설명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만한 대형 제약회사들입니다. 이 시기부터는 다른 섹터의 일반 기업들처럼 실적과 매출의 증가추이가 주가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시기 회사들 역시 많은 임상실험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Celgene의 경우처럼 블락버스터급 신약 후보가 임상실험에 실패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잘한 파이프라인의 임상실패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이시기에 한가지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주력 제품의 특허만료와 제네릭과의 경쟁입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설명드릴 것이 없는 것 같네요.
끝으로, 바이오텍 ETF 두개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지금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핫 한 분야들을 꼽으라면 Geneediting/Gene Therapy, 그리고 Cancer Immunotherapy 입니다. 전자의 경우 ARKG (Genomic RevolutionMulti-Sector ETF), 후자의 경우 CNCR (Loncar Cancer ImmunotherapyETF)가 있습니다. 개별 회사들을 들어가시기 힘드신 경우 이 두 ETF가 괜챦아 보입니다.
두서없이 많이 늘어놓기만 했는데 배경지식이 없으신 분들이 읽기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나름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쉽지가 않네요. 영어로 된 용어를 한국말로 바꾸는 것도 영 어색하구요.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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