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 시간내서 글쓰는게 이래저래 쉽지 않네요. 아무래도 글 하나 쓰려면 알고 있던 사실도 확실한건지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하고, 자료도 찾아야하고, 글의 스토리도 생각해야하고 등등 보기보다 꽤나 고된 작업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끔씩 그 주간에 있었던 (제가 보기에) 주목할 만한 이벤트들을 간략히 브리핑하는 식으로 가벼운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1. Sanofi의 파이프라인 정리와 면역항암제 시장의 추세
이번주에 사노피의 실적발표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대량의 파이프라인 교체를 발표했는데요, Oncology 파이프라인이 주목할만 합니다. 사노피는 대형 제약사이기는 하지만 항암제 시장에서는 약체이고 항암제 쪽으로 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 파이프라인들을 개발중에 있었는데, 이번에 포기한 파이프라인과 추가한 파이프라인들을 보면 지금 항암제 시장의 추세를 볼 수 있는듯 합니다.
우선 포기한 파이프라인으로는 anti-CTLA-4와 anti-LAG-3가 눈에 띕니다. 왜냐하면 CTLA-4는 Immune Checkpoint Therapy라는 분야를 처음으로 열었던 타겟이고, LAG-3는 CTLA-4, PD-1/PD-L1 다음으로 주목받던 Immune Checkpoint 후보물질이기 때문이죠. Checkpoint Inhibitors들의 병용요법에 대한 기대가 이젠 저물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최근 임상 결과들도 비슷한 결론을 보여줬었습니다.
반면에 추가한 파이프라인 중에 눈에 띄는 것은 anti-BCMA-CD3 bisepcific target engatr (BiTE) 입니다. BiTE는 작년 가을 ASH 컨퍼런스 이후 부쩍 CAR-T를 대체할 물질로 주목받기 시작했죠.
사노피는 리제네론의 anti-BCMA-CD3 BiTE를 파이프라인에 편입시키면서 이 추세에 올라탔습니다. BCMA는 암젠 (BiTE), GSK (ADC), 블루버드 (CAR-T), 노바티스 (CAR-T) 등에서 치료제를 개발중인 타겟 물질인데 이쪽 경쟁도 한층 더 달아오르는듯 합니다. 최근에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카이트 파마를 인수하면서 딸려온 BCMA CAR-T 파이프라인의 포기를 선언하면서 거액의 손실금을 장부에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Sanofi 2018 Q4 실적발표 자료
2. 유전자 치료의 위기
이번주에는 두건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들이 임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둘 다 좋지 못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Zinc Finger Nuclease를 이용한 유전자 가위를 개발중인 Sangamo와, 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중인 Solid Bioscience 입니다. 두 임상 결과 모두 약효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왔는데요, 공교롭게도 두 결과가 같은날 발표되는 바람에 그날 하루 유전자 가위,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회사들 모두가 떡락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몇몇 종목을 줍줍했네요.
3. IPO
트럼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꽉 막혀있던 IPO 시장이 풀리면서 이번주에 세개의 유니콘 바이오텍이 상장했습니다. Gossamer (GOSS), Alector (ALEC), Harpoon (HARP)이 그 주인공들인데 각각 $276M, $176M, $76M의 자금을 모았습니다.
Gossamer는 쎌진에 피인수 된 Receptos의 멤버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입니다 (Receptos에서 개발한 Ozanimod가 작년 CRL을 받으면서 쎌진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면역질환, 면역항암제 등을 개발 중인데 Allogene 처럼 경영진의 전력 덕에 주목받는 회사입니다.
Alector는 개인적으로 제일 주목하는 회사인데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neurodegenrative disease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중인 회사입니다. 알츠하이머는 임상 성공율이 무지막지하게 낮아서 그동안 대형 제약회사들이 줄줄이 나가떨어지고 이제 하나 남은 바이오젠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Alector는 그간 모든 회사들이 매달렸던 아밀로이드계열 치료제가 아닌 Immuno-neurology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암세포를 직접 타겟하는 약이 아닌 환자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도록 하는 면역항암와 비슷한 개념인 것 같은데 저도 아직 공부가 안되서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기존 매카니즘이 아닌 새로운 매카니즘이라는 점 만으로도 신선하다고 생각됩니다.
Harpoon는 딱히 유니콘이라고까지는 하기 어려운데 위에 언급한 bispecific antibody에 하나를 더 붙여서 TriTAC이라 불리는 tri-specific antibody를 이용한 항암제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아이디어가 신선해서 지켜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