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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Vie의 Allergan 인수 관련 생각들 : 네이버 블로그 (2019/6/27)

약 장 수 2020. 2. 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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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Weekly Biotech Review에 포함시키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좀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을 마련했습니다. AbbVie가 Allergan을 $63B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왜? 왜 하필 Allergan?” 이었습니다. 좀 뜬금없고 맥락없다 느꼈는데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처음엔 “AbbVie가 J&J나 Roche가 되고싶나?’ 이런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럴려면 새로 들어가고 싶은 각 분야에서 똘똘한 놈들을 따로 따로 사와야죠.

느낌을 비유하자면 올스타브레이크 앞두고 플레이오프 컨텐딩이 간당간당한 팀이 내년 FA 앞두고 있는 전성기가 지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노장 투수 하나를 거금들여 사온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트레이드 조건으로 별 가망성 없는 유망주들까지 덤으로 끼워서 말이죠. Allergan이 피부질환 쪽 포트폴리오를 매각한 이후로는 어차피 양사간 포트폴리오상 공통점도 별로 없고, Allergan의 파이프라인에 기대감도 별로 없는데, 포트폴리오 고려 안하고 사올 바에는 잘나가는 Vertex (시총 $46B), Alexion (시총 $28B)이나 저평가된 Regeneron (시총 $33B), Biogen (시총 $45B) 중 하나에 더해, 하루 전 매물로 나온 Celgene의 Otezla를 $10B 정도에 사오는 편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다른 빅 파마가 이정도 금액을 쓸 생각이라면 그리 했을 듯싶습니다. 근데 한번 계산을 해보면 위에 열거된 회사들의 2018년 매출이 각각 $3.1B, $4.1B, $6.3B, $13B이고 Otezla 매출이 $1.8B였으니 Allergan에 지불한 45%의 인수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어떤 조합을 해도 $63B의 비용으로 Allergan의 $15B 매출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아래 표 참조). 그나마 바이오젠을 인수하면 비슷한 정도의 효율이 나오겠네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AbbVie는 미래의 파이프라인을 포기하고 Allergan의 당장의 $15B 매출이 필요한 것 같다입니다.

단위 $B
시총
프리미엄 (45%)
2018 매출
인수가 합
매출/인수가 (%)
조합
Vertex
46
66.7
3.1
66.7
5%
Vertex 단독
Biogen
45
65.25
13
65.25
20%
Biogen 단독
Regeneron
33
47.85
6.3
57.85
14%
Regeneron + Otezla
Alexion
28
40.6
4.1
50.6
12%
Alexsion + Otezla
Otezla
10
1.8
Allergan
63
15.7
63
28%

여기저기서 아티클들이 많이 나왔는데 읽어보면 Allergan의 파이프라인에 높은 점수를 주는데는 한군데도 없는 것 같습니다. 키워드는 오로지 “보톡스”와 “현금흐름” 이었습니다. 근데 읽다보니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Allergan의 그동안의 주가 하락 요인이 보톡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진입에 의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영진 문제가 컸던 듯하더군요. 실제로 보톡스 매출은 계속 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하네요. Evaluate Pharma에서는 2018년 보톡스 매출이 $3.6B인데 2024년에 $5B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톡스의 경우는 트레이드마크로 보호받고 있어서 제조과정의 비밀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군요. 보톡스의 현재 NPV만 해도 인수가의 70%에 달하는 $46B로 잡고 있습니다. 이 전망이 맞다면 AbbVie의 매출 감소가 시작될거로 예상되는 2023년 이후에도 그 감소폭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듯 합니다. Evaluate Pharma에서 전망하는 2018년과 2024년 매출은 각각 $46B과 $51B 입니다. 휴미라 매출 감소로 2023년 이후 매출이 줄어들 전망과는 조금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대로 될지는 두고 볼 일이겠죠.

한가지 변수는 요즘 깐깐하게 나오는 FTC가 시비를 거는 경우인데, AbbVie와 Allergan 포트폴리오상 공통점이 많지는 않아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미세하게나마 겹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AbbVie 입장에서는FTC가 시비를 걸어주면 오히려 고마운게, Allergan의 포트중에는 쓸만한게 별로 없어서 매각해버리는 편이 더 도움이 되지 싶습니다. 선제적으로 FTC를 빌미삼아 매각에 나설 수도 있을 듯 하구요. 제가 생각하는 향후 시나리오는 보톡스 + Humira 매출로 생긴 현금으로 빚 값고, 인수 완료되면 구조조정해서 Allergan 돈 나가는 구멍들 잘라내고 (컨콜 자료에 보면 $2B를 줄일거고 그중에 절반이 R&D라고 했는데, 아마도 그 폭이 더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파이프라인 확충을 위한 인수합병에 다시 나서지 않을까 싶네요. 근데 모르죠 Allergan의 파이프라인에 숨겨진 보석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어쨌든 저의 결론은 당분간 주가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배당컷의 가능성 역시 줄어들었다입니다. 인수발표 당일 16% 폭락하면서 시가 배당률이 6.5% 위로 치솟기도 했는데 대략 시가 배당률 5% 대에서 안착하고 당분간 횡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요. 한편 Allergan은 최근 회사를 분사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발언이 있었는데요, 분사가 아니라 합병을 하게 되네요. 아마도 AbbVie와의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레버리지를 위한 뻥카였던 것 같습니다. 그덕에 주가가 조금 올랐죠. 보아하니 Allergan 주주들이 CEO를 무척 내쫓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이런 방식은 아니었겠지만 결국 그 바램은 이루어진 셈이 됐습니다. 2015년에 Pfizer가 아일랜드로의 세금 회피 목적으로 Allergan을 $160B에 인수하려다가 무산된 적이 있는데 이에 비하면 AbbVie는 훨씬 싸게 샀습니다. AbbVie는 아일랜드로 세금이전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네요. 아래 표는 Evaluate Pharma에서 예상하는 AbbVie-Allergan 합작 회사의 탑10 파이프라인과 2024년 예상 매출입니다. 파이프라인에서 Allergan 효과는 정말 미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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